“ 계엄령의 위력이 유감없이, 그리고 강력하게 자주 발휘된 때는 박정희 정권기이다. 박정희 정권은 국민들의 저항이 드높아질 때마다 계엄령을 선포해 군을 동원해서 국민들의 시위를 한순간에 물리력으로 진압했다. 1964년 6·3항쟁과 1979년 부마항쟁 때의 상황이다. 박정희 정권이 몰락한 이후인 5·18항쟁 때도 군이 민간사회를, 국민들의 시위를 힘으로 억눌렀다. 계엄령이 비록 시행되지 않았으나 1987년도 6월항쟁 때도 검토됐다. 전두환 정권이 미국과 군부 내부, 그리고 국민들의 반대에 직면하여 계엄령을 선포하지는 않았으나 계엄령을 검토했던 것 자체가 문제이다. 언제든지 정치적 목적으로 군을 동원하는 것은 곧바로 민간사회에 직접적이며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 군대가 국민들의 일상을 통제하고 감시하며, 종국에는 국가폭력이 자행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1960년 4·19혁명 때는 계엄사령관 송요찬의 의지는 아니었으나 출동한 군이 총구를 내렸다. ”
『그들의 5.18 - 정치군인들은 어떻게 움직였나』 노영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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