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사실주의 시리즈가 형광색이 된 첫 번째 🏃 주자~ㅎ
[📚수북플러스] 2.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최영장군
만렙토끼
엌ㅋㅋㅋ저도 이렇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 거절하는 멘트같다는 생각이 먼저 든 것 같아요. 노고라고 칭했지만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은...
느티나무
주황색의 컬러감이 상큼한 느낌이라 좋았지만 인형을 볼 때에는 일에 지쳐서 쓰러진 느낌이라 안타까웠어요.
만렙토끼
처음 책을 봤을 때 주황색 표지가 쨍하고 강렬했어요.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는 말이 경고창 처럼 진한 색감의 표지와 지친 듯 보이는 인형 탈을 쓴 사람의 모습과 합쳐서 불합격 메일의 서문처럼 거절하는 의미나 돌아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답니다.

최영장군
그렇네요... 냉정한 결과를 알려 줄 때 꼭 영혼 없는 멘트를 앞에 붙이곤 하죠... 그 멘트의 시작도 책의 제목과 같거나 비슷하고요...
연이
귀.노.감 표지를 봤을 때 인형탈 알바생이 쓰러져있는 그림 위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는 제목이 인상적으로 다가왔어요.
왜냐하면 이태까지 여러 일을 해오면서 수고했다, 고생 많았어요 같은 인사는 몇 번 들어봤어도 감사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은 없더라고요. 과연 그런 얘기를 들어본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싶기도 했고요.
그리고 책 내용은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가 쓰여있지 않을까 예상해 봤답니다.
너무 단순하게 생각해서 이렇게만 써도 될까..? 좀 그럴싸하게 꾸며서 써야 하지 않을까? 잠시 고민했지만 거짓으로 쓰고 싶지 않아 이렇게 첫 질문에 답해봅니다! 하나하나 답하면서 생각의 폭을 조금씩 넓혀보다 보면 저도 언젠가 조금 더 섬세하게 살펴보고 조리 있게 답하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희망도 해봅니다!

최영장군
단순하지 않고, 충분히 반추해 보게 하는 답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나이를 따지는 문화가 있어서, 젊으면 수고했다는 말을 들을 확률이 크죠... 나이가 꽤 들게 되면, 감사하단 말 자주...ㅎ😉

처음과끝
저 같은 경우 표지보다는 제목에서 강렬함을 가장 먼저 느꼈습니다. 그리고 곰의 탈을 벗고 쓰러져 있는 한사람. 아 일하다 힘들었구나... 안쓰럽다.. 가 첫번째였네요. 그 뒤로는 강렬한 호기심이었어요. 노동 리얼리즘 앤솔로지라니.. 나잖아?? 하면서 얼른 책을 펼친 기억이 나네요. 저도 최근 3번째 책까지 읽은 사람으로 이 월급사실주의는 매년 계속되어야 한다! 라고 부르짖는 애독자 중에 한명입니다. 다시 한번 예전 책을 펼치며 이번 독서모임에서 다양한 생각들로 더 깊게 얘기해보고 싶네요

최영장군
'당대 현실'에 관해서 쓴 작품들이 예전에 많았다가 줄어들었고, 다시 당대 현실, 그것도 노동으로 한정해서 써 보기로 한 동인인데, 세 번째 앤솔러지까지 11+8+8=27명의 27개 스타일의 작품이다 보니 그야말로 생각, 문체 등이 다양합니다 :)
이번 모임은 수록작 중 한 작품 위주로 진행되니까, 여러 작품 짤막짤막 얘기할 때보다 더 깊은 얘기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ㅎ

delispace
정성스레 포장해서 보내신 책 잘 받았습니다! 독서 태세를 다시 가다듬고, 고맙습니다! 사실 어제 온 책인데 바깥 조사 일로 하루 종일 사무실을 비운 터라 오늘에야 뜯었습니다. 앞 부분 "기획의 말을 대신하여"를 읽다가 책상에 턱 놨는데, 아.. 제가 일 때문에 찾아보는 <적산기준>이란 책과 표지 색이 흡사하네요. 일을 이야기하는 책이라 제일의 책과 비슷한 건지. ㅎ 뭔가 미묘한 느낌.. 그리고 "첫인상"이라.. 이 오렌지 빛깔이라면 오후가 되면 으레 일로 인해서 열이 올라있는 우리의 볼 빨간 볼같은 느낌?



최영장군
독서 태세를 가다듬으신다니 MOPP 4단계를 적용해서...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ㅎ 적산기준이면, 건설, 설계 계통에 몸담고 계신가 봅니다 오렌지빛 뺨... 일로 열이 오른 게 아니라면 참 아름다울 텐데 말이죠ㅋㅋ

delispace
최근 다른 독서모임에서 같이 읽은 책이 사라져가는 직업/일에 대한 기록/체험기인 한승태 작가의 <어떤 동사의 멸종>이라 나름 의미 있게, 또 재미있게 비교해볼 수 있을 것 같네요. "기획의 말..."을 읽다 보니 벌써 그 취지에 감탄하고 있습니다. <귀.노.감> 기대됩니다!


최영장군
기대하셔도 좋다고 귀노감에 맞춰 근자감을~😂

물고기먹이
책에 당첨이 안되다니! 그럼 내일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구매할 수 있겠는데요!
마침 장강명 작가님 오시는데...사인은 무리겠쬬? 제 체력이 오후2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즐거운 독서 되세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최영장군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려는가 봐요. 계시는 곳 비 피해 없기를 바라면서, 이제 책 내용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장강명 작가님이 쓰신 '기획의 말을 대신하여'라는 글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당연히 글 자체도 좋지만, 미묘한 표현을 눈여겨 보시면 월급사실주의 동인의 성격을 더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11명이라는 작가들이 참여한 첫 번째 동인 앤솔러지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작가들 마음 맞추기가 쉽지 않은데, 숫자가 11명이나 되다 보니 의견을 달리하는 부분들도 필연처럼 나타나기 마련이고, 또 살짝 있기도 했습니다
7페이지 3번째 줄 '다 동의하는지'에서 '다'라는 부분, 9페이지 2번째 줄에서 '월급사실주의 작가들의 합의는 여기까지다'라는 부분에서 9페이지 이후의 글은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모임 두 번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질문2)
11페이지 아래서 5번째 줄에 '이런 현상들을 '자본가 대 노동계급'이라는 과거의 틀로 파악하고 대처할 수는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라는 장강명 작가의 말에 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동의하시나요? 반대하거나 다른 의견이 있으신가요?
(참고로 이 부분은 월급사실주의 동인 작가들이 합의하지 못한 부분입니다.)
계급적 틀로 노동을 바라보는 관점이 이 책이 나온 2023년에도 유효한 것일까요? 철 지난 관점이거나 적어도 2020년대 이후 당대 현실을 담기에는 지나치게 혹은 상당히 협소한 틀인 것일까요? 기탄없는 의견 기대하겠습니다!!
옐로우잡채
(2번 질문) 저는 중산층이- 몇몇 천재들의- 인공지능이- 그리고 무엇보다도 일에서 의미나 보람을 찾는다는 사람을 드물다.
이 낱낱의 문장들에 동의해요. 이미 문장이 4개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현상들을 '자본가 대 노동계급'이라는 너무나도 큰 두 개의 기둥으로만 판가름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정확하게 말하자면. 굳이 저런 현상들을 두고 . 자본가 대 노동계급이라는 과거의 틀로 파악 노노 대처 노노 한다는 말을 쓸 필요까지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그냥.. 이것은 지극히 제 삶에 기반해 흘러나오는 기름 때 같은 생각이긴 한데요.
이미 제 삶 하나 건사하기에 너무 바쁘고. 지치고. 힘들고. 귀찮고. 쉬고 싶고. 누워있고 싶고. 넷플릭스만 보고싶고. 하는 게으름. 태만. 부침. 인간을 사랑하지만 사랑하는데서 오는 스트레스. 상처 등등 너무나도 저를 덮고 있는 이불들이 많다보니까. 응? 자본가 ? 노동계급? 저기까지 생각해야해? 싫어. 넷플릭스 볼래. 이혼숙려캠프 볼게 일단. 그럼 이만.- 하는 식으로- 나 라는 개인에 대한 생각으로 줄이고. 밀착시키고. 압축시키고 싶은 욕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야 뭐. 거대 담론. 어쩌고. 저쩌고. 하는 일들에 저 또한 엄청나게 귀를 기울이고. 고개를 끄덕끄덕하고. 도리도리 젓고 했었는데요. 이제는 그냥 제 살길이 막막_+애틋 + 어려워... 쉽지 않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설을.
아. 나랑 비슷한 사람이네 이 사람. 아.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이네 이사람. 아. 나보다 하나도 안 힘들텐데 힘들다고 말하네 이 사람. 하는 식으로. 지극히 개인 중심 적으로 읽고 씹고 뜯고 맛보고 돌리고 옆차기 하면서. 다시 읽고. 있는 실정입니다.
고로 요약하자면
장강면 작가님의 한 문장- 저 문장의 함의에 대해서 동의하는 바이지만. 저 문장을 뱉어내는 필요성. 쓸모. 저 문장 뒤에 줄을 서고 있을 많은 현상과 생각들을 보기에는 저는 남아있는 여유나 에너지가 없어요. 쓰셔도 되고 안 쓰셔도 되고. 저렇게 생각 하셔도 되고. 안 하셔도 되요. 미안하지만. 근데 안 미안해요 사실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상입니다.

최영장군
완전히, 거의 완전히, 이해가 딱 됩니다~ 왜냐하면 저도 직장 다닐 때, 복잡한 거 싫고, 규모가 큰 회사였다보니 회사 도서관에서 책도 대출해서 꽤 읽었지만, 그래도 드라마, 예능 많이 봤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여러 군데) 회사 관두고, 완전히 조직 생활 정리한 이후부터는 드라마, 예능 쪽은 거의 안 봐지더라고요....
시골쥐 도시쥐 이야기처럼 시골쥐처럼 사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사회 현상도 물리 현상처럼 보게 되고, 뉴스를 봐도 감정이입하는 부분이 그리 크지 않네요... 목석 같은??ㅎ
계급적 틀로 보는 문제가 굳이 서문에 써야 했을까, 하는 의견도 이해할 수 있겠어요 제가 볼 때 이 문제는 힙합씬 문제와도 비슷한 것 같아요 어떤 '씬'이라고 불리는 영역 에서는 외부에서 봤을 때 그게 무슨 문제야 싶은 것들이 있죠... 이것이 래퍼들끼리만의 이야기일지, 여러 생각을 듣고 싶었고 @옐로우잡채 님 의견도 또 다른 랩처럼 와 닿았습니다!!👍

프렐류드
최근의 노동문제가 자본계급과 노동자의 갈등보다는, 노동자간의 계급 문제로 돌려 서로 반목하게 만드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과의 문제, 무기계약직, 공무직 등 다양한 직렬로 구분하고 각기 다른 체계로 한 조직에서 운영되는 시스템에서의 갈등도 있구요.
몇년전 드라마화된 사랑의 이해에서 공감 많이 했습니다. 더 어려운 진입장벽을 뚫은 일반직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정규직 전환시의 차별, 각자의 재력, 출신대학, 배경에 따라 같은 직장 안에서 다르게 살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잘 묘사되었던 것 같습니다.

향팔
동감합니다. 저는 자본-노동의 틀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이전과는 다르게 상황이 복잡해진 거죠. 예전에 일하던 회사에서는 한 사무실을 쓰면서 바로 옆 책상에 앉은 동료들끼리 정규직, 계약직, 파견직으로 각자 소속이 달랐어요. 명절에 선물을 주는데 정규직은 백화점상품권 봉투를 책상에 놔주고 파견직은 샴푸세트나 참치세트 같은 걸 줬어요. 바로 옆자리 동료가 나랑 같은 일을 하는데 다른 선물을 받는 모습을 직접 보게 만들어요. 상품권 받는 사람이나 선물세트 받는 사람이나 마음이 불편하고 위화감이 조성되죠.
명절 선물이라는 가장 단순하고 직관적인 예를 들었지만, 더 복잡한 상황이 많죠. 서로가 신분(?)이 다르다는 걸 느끼게 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불만의 화살을 회사로 향하는 게 아니라 서로에게 향하게 만들어요. 이렇게 되면 노동자 의식이 있든 없든 함께 뭉치기가 너무 어렵죠. 로마 이래 강대국의 침략/식민 지배 기본 전략이 ‘분할해서 지배하라’라는데 그거랑 똑같습니다.
저는 10대 때부터 일을 했는데 언제나 일부러라도 내가 노동자라는 생각을 가지려고 노력했어요. 안그러면 휘둘려서 속기 쉽고 내 정체성을 잃기 쉬우니까요. 우리나라는 자본-노동의 기본적 계급의식이 너무 없어서 탈이죠, 남한 사회에 계급적 틀에 관한 인식이 언제 제대로 있었던 적이 있나요. 노조 조직률도 터무니없고, 노동자들이 스스로 노동자라고 생각을 안 하고 기업가 관점에서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이 노동자이면서도 노동자 편을 안 들어요. 학교에서도 대부분 노동자가 될 아이들에게 노동자로서 알아야 할 것들을 가르치지 않고 기업가 마인드를 가르쳐서 내보내죠. 게다가 위의 분할 지배(?) 덕택에 더더욱 헷갈리는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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