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사회에 계급적 틀에 관한 인식이 언제 제대로 있었던 적이 있"느냐는 지적에 예리한 안목을 느끼는 한편, 과연 계급 인식이 공고화 되지 못한 것이 문제인가는 사람마다 의견이 갈릴 것 같아요. 사실 그 '틀'이 19세기말 갑오년의 선언 이후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치면서 급격히 무너지고 뒤죽박죽 섞인 관계로 전후부터, 극소수 가계들을 제외하곤, 거의 새로 짜이기 시작했으니까요. 계급의 부재와 새로운 계급 형성이 한국 사회의 급속한 발전의 원동력이자 고통이 되었고, 현재도 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깊은 의견 감사드려요!!
[📚수북플러스] 2.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최영장군

최영장군
사회의 파이가 줄어들수록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그룹을 짓고, 그룹끼리 갈등을 벌이는 빈도와 강도가 높아질 것 같아요ㅠㅠ

하뭇
자본가VS노동계급
정말 너~~~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최근 제가 너무 힘든 일을 겪었는데, 작년 말에 14년을 일한 직장에서 부당해고를 당했어요. 너무 억울해서 지방노동위원회에 제소하여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진행했는데요.
가장 첫 번째 쟁점은 제가 (법적 보호를 받는) '노동자'라는 것을 증명하는 거였어요.
한 직장에서 14년을 일한 경력증명서가 있어도 제가 법적으로 그 직장의 '노동자'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참..... ㅡㅡ;;
예전부터 이해가 안 되긴 했어요. 결혼한 이후 쭉 맞벌이 부부로 살고 있는데, 워킹맘으로 살고 있는데 왜 아이의 돌봄교실을 신청하는 것은 이리 어려운가. 계속 일을 하고 있는데 나는 왜 연말정산을 할 수 없는가.
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왜 노동자가 아닌가.
일은 하는 사람이 다 노동자가 아니라는 것이 과연 자본가 계급 때문이기만 한 건가?
(제가 하는 일이 거의 다 비정규직이라서 그래요. 방송국의 기상캐스터 사례...를 떠올려보심 이해가 쉬우실지도...)
시작은 자본가와 노동자의 갈등이었을지 모르겠으나 현대에 와서 그 갈등을 부추기고 강화시키는 건 법이 아닌가 싶네요.
(혹시 궁금하실까 하여, 결과도 말씀드리자면 저는 승소했습니다.)

최영장군
사용종속관계를 인정받으셨군요~ 노동위원회 심판 청구 인용되신 거 추카드려요!! 추카추카~ㅎ

연해
저는 우선 장작가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단순히 '자본가 대 노동계급'으로만 나눌 수는 없는 문제인 것 같아요. 이 책도 노동자의 이야기지만, 지금의 노동자들은 뭐랄까. 하나의 직업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생각도 들거든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묵직한 주제가 아니더라도, '직업'과 '일'에 어떤 마음(가치)을 품고 있는지에 따라 다른 경로가 펼쳐지기도 하니까요. 조금 배부른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요. 소위 말하는 좋은 직장(대기업이나 전문직 등)에서 꼬박꼬박 월급 잘 받으면서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일을 잘 하고 있던 사람에게도 갈증이라는 것이 찾아오는 걸 주변에서 종종 봅니다(마치 <이.오.교>의 세 주인공처럼, 타인이 보기에는 편안하고 좋아보이는 인생일지라도 막상 당사자는 아닐 수 있있는).
그래서 다양한 직업이 얽히고설켜있는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자신이 속한 위치에 따라 자본가가 되기도 하고, 노동자가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직업이 여러 개인 사람도 많으니까). 흔히 말하는 갑질이라는 것도 서비스업에 종사할 때의 나와 서비스를 받을 때의 나를 다른 자아로 분리하는 사람들도 있고(내가 당했으니 너도 한 번? 이라는 못된 심보). 이것저것 쓰다보니 질문의 요지에서 많이 벗어난 느낌인데요. 자본가 대 노동계급이라는 주제로 다시 돌아가보자면요. 이 싸움은 돌고 돌아 결국 약자와 약자의 밥그릇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씁쓸합니다). 왜 열한 분의 작가님들 의견이 합의되지 못했는지도 가만히 끄덕끄덕했습니다.
권력을 쥐고도 그걸 휘두르지 않고 (오히려 더 조심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도 담아보고 싶습니다.
사이 좋게 지냅시다아!

최영장군
노동자와 자본가의 이중적 지위에 관해 말씀하셨는데, 매우 의미 있는 말씀으로 들려요.
덧붙이면,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재산 증식을 추구할 수 있는 '자본'을 어느 정도 축적한 분들도 많이 있으니까, 유튜브에 온갖 전문가(?)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타나는 것이겠죠?ㅎ
직접적 투자가 아니더라도 해외여행을 가거나 주말에 전시나 공연을 즐기는 유희는 프롤레타리아적인 느낌은 아닌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런 형태의 유희는그야말로 '여가'지 재생산을 위한 '휴식'의 개념은 아닐 테니까요 (예를 들어, 휴식이라 하면, 뭐가 있을까요? 음... @옐로우잡채 님께서 언급하셨던 넷플릭스, 이혼숙려캠프 등이 칠아웃(chill out)하거나 방전된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휴식'의 개념에 가까운 것 같군요~)
느낌 있는 좋은 의견 감사드리며, @연해 님께도 마음포인트 십만 점 드리겠습니다!!😂
만렙토끼
장마 시작에 글을 쓰셨는데 장마 전선이 소멸했다고 한지 벌써 며칠이 지났네요. 덕분에 비 피해는 없지만 35도를 웃도는 온도에 익어버릴 것 만 같습니다.
11명의 작가님들의 마음을 한 권에 담아 내는 일이 힘들었을텐데 책이 잘 나와서 참여한 모든 작가님들께 고생 많으셨다고 전해드리고 싶네요.
질문에 대한 답으로는 음, 자본가 대 노동계급이라는 과거의 틀을 아예 없앨 수 는 없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계급적 틀로 노동을 바라보는 관점이 존재하니까요. 하지만 철 지난 관점이란 말엔 동의 하기에 변하는 시각을 담아내면 좋겠다고 생각은 합니다. 어려운 부분임엔 틀림없지만요

최영장군
참 여 작가들이 많으니까 스펙트럼도 다양해서 누구에게는 여전한, 누구에게는 지나간 담론처럼 느끼는 것 같습니다... 서로 상대방이 세상을 오해하고 있다고 (속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
연이
질문이 어렵게 다가와서 '어떻게든 답을 해보자'와 '그냥 넘어가자' 사이에서 며칠을 고민하다 짧게라도 답을 해볼까 싶어 끄적여봅니다.
일단 찬성/반대로 딱 결정하려니 답하기가 어려워져서 부분 동의라고 먼저 답해봅니다.
질문을 읽으며 단순 찬성/반대를 넘어 노동을 바라보는 틀, 계급이라는 개념이 여전히 이 시대에 유효한지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우선 접근을 하게 되었는데요. "'자본가 대 노동계급'이라는 틀로는 지금의 노동 현실을 파악하거나 대처할 수 없다"는 장강명 작가님의 입장에 동의하는가? 라는 질문에 저는 부분적으로 동의합니다. 지금의 노동 문제는 단순히 '자본가 vs 노동자'라는 구도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워졌고, 보다 복합적이고 유연한 구조 안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노동 간 권력 불균형, 소득격차, 결정구조의 문제 등은 여전히 계급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 본질적인 문제 또한 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득 생각난 질문인데요. 최영 작가님은 '불평등'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언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계급? 구조? 운?
* TMI인데요.. 장마 얘기가 서두에 있어서.. 저 몇년동안 고민하다가 레인부츠 구매했는데 말이죠.. 장마가 끝났대요....

최영장군
먼저 레인부츠에 관해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려요~ㅋ 아열대성 기후로 점점 변하고 있으니까 장마는 휙 가버렸지만, 비 많이 온다는 예보는 자주 볼 것 같으니, 고이 모셔 놓으면 곧 신을 기회가 생기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TMI인데, 레인부츠를 신은 분들을 보면 오히려 좀 차려입은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클래식한??!!ㅎㅎ)
그리고, 뭐였더라, 아, 계급!! ㅎㅎ @연이 님 답변은 중도적 입장이면서도, 계급적 현실이 여전히 담론으로서의 힘을 지니고 있다고 바라보시는 걸로 이해됩니다.(제가 오해했을 수도 있어요 ㅋ)
제게 '불평등'을 설명하는 가장 적절한 언어가 무엇일지에 관해 질문하셨는데, 음... 나라마다 사정이 다 르겠지만, 한국과 같은 상황에서는 '마태효과(매튜 이펙트)'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침이 있긴 하지만, 대체로 돈이 돈을 버는데, 이것이 복리처럼 누적되니까 시간이 갈수록 커지는....

물고기먹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쳇GPT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월급사실주의 라고 적어놓은 부분이 있기에 월급을 주는사람과 월급을 받는 사람이 있다는 전제하에 작성이 되어지겠다~ 그리고 경험 뒤에 발생되어지는 일들을 소설로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기 때문에 자본가 대 노동계급의 이야기가 많을 꺼라고는 생각되어집니다.
굉장히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사람들이 앞으로도 많아지다보니 다양한 시선과 관점으로도 엔솔로지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예요!! 저 80살때까지 계속 월급사실주의 엔솔로지 보고싶은데 말이죠ㅋㅋㅋㅋㅋ
읽는 독자의 시점으로는 합의가 되지 못해도 좋으니깐
오~~~~~~~~~~~~래 많은 작가님들께서 글 써주셨음 좋겠어요...♥

최영장군
정말 놀라운 챗GPT네요~ 감탄, 감탄ㅎ @물고기먹이 님의 바람대로 쭉 이어지면 인공지능이나 로봇의 노동에 관해서도 쓰게 될 날이 올 것 같아염 😂 오늘 행사 잘 다녀오시길~!!ㅎ

하뭇
월급사실주의 동인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정말 이 시대에 필요한 문학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졸려요
책 잘 받았습니다~ 저는 주말에 열심히 읽고 모임에 참여하러오겠습니다!

최영장군
비 오는 초여름, 책 읽기 좋은 주말입니당~ㅎ

물고기먹이
잘 다녀왔습니다!
책 구매했으니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께요ㅎㅎㅎㅎ


최영장군
직접 구입하신 책이라 표지 색감이 더 선명한 것 같아염 ㅋ
화제로 지정된 대화

최영장군
이제 주말이 되었고, 모임도 시작한 지 사흘째가 되었네요.
귀노감 전체적인 질문 두 가지로 모임 문을 열었으니, 지금부터는 이전에 말씀드린 대로 이오교에 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해 보겠습니다. 이오교도 처음 질문이니까, '아주 가벼운' 질문 두 가지로 시작할까 합니다.
질문3)
<이해와오해가교차하는방식>은 소설집에서 10번째 순서입니다. 10번째로 배치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영 작가의 <오늘의 이슈>나 황여정 작가의 <섬광>과 소재와 같은 내용이나 문체와 같은 형식 면에서 관련이 있는 것일까요?

delispace
ㅎ 제 이해도가 떨어지는 건가요? <귀.노.감.>에서 "이.오.교."를 먼저 읽고 이야기하는 모임이었나요? 저는 전체를 순서대로 읽는 줄로... 어쨌거나 일요일 야밤에 "이.오.교."를 단숨에 읽고 말았는데.. 와우 진짜 재미집니다. ㅎ 이 10번째 순서를 야구 이닝으로 친다면 대략 8회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기적/희망"이라는 거죠! 작가님의 뼈와 살이 녹아있는 경험담같은 소설의 막바지에 여성분들 셋이서 이해 또는 오해의 '연대'를 이룰 수 있다는 나름의 기적/예감을 떠올립니다!

최영장군
약속의 8회~ㅋㅋ 꿈보다 해몽이긴 하지만, 마음포인트 십만 점 드리겠습니다 😂 (힌트: 작가들 이름을 유심히 보시면...)
아, 그리고 모임 시작 전 인사말에 제가 이번 모임에서는 이오교 위주로 진행하고, 다른 작품들은 언급이 많이 없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런데 사전 인사말 중간에 나온 말이라 진행 내용이 눈에 잘 안 띄었을 것 같긴 합니다ㅎ... 미술작품 통해서 월급사실주의 작품 느낌 비교할 때는 다른 작품들도 언급될 테니, 다른 작품도 읽어 두시연 더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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