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2.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책상 '엄청' 지저분한 분들께서 많이 하시는 말씀이, 지저분해 보이지만 나름의 질서가 있다고....ㅋㅋ
저도 하루종일 컴퓨터랑만 일 합니다. 팀회의도 거의 대부분은 온라인회의고 해서..사람만날일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잔망루피라고 제 동료를 들였는데요. 잔망루피 키보드 마우스 마우스패드 온갖 피규어들이 제 책상에 있습니다.ㅎ.
프로필 사진이 돼지가 아니라는 말씀은 들었는데, 잔망루피'들'이었군요~ 여러 마리가 우르르 있으니 더 귀여운 것 같아요 😉
화제로 지정된 대화
어제가 7월 첫째 날이었는데, 잘 보내셨나요? 평소와 다름 없는 여름날이었는지, 뭔가 특별한 일이 있었던 날인지 궁금해집니다. 이번에는 열두 번째 질문을 드려야겠군요.(질문은 정해진 일정대로 계속 나가니까, 질문 순서에 맞추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질문 12) <이해와 오해가 교차하는 방식>에 나오는 단어들에 관한 문제입니다. 읽다 보면, 이 소설에는 외래어 혹은 외국어 단어가 자주 나오네,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오교에 나온 여러 외래어 혹은 외국어 단어를 몇 가지 열거해 주시고, 고유어가 아닌 단어가 빈번하게 나옴으로써 주는 효과 등에 관한 의견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효과 등은 개별 단어가 주는 효과일 수도 있겠고, 소설 전체적인 효과일 수도 있겠네요~
우선 찾기 시작하면 (파티션, 슈박스, 프랜차이즈, 카페, 스마트폰, 아이스 아메리카노, 앱, 핸드백, 테이크 아웃, 프리랜서, 오피스, 리더, 스펙, 에이전시, 트레이 등) 정말 많은데, 이 단어들이 일상에서 워낙 빈번하게 쓰이는 말이라 크게 이질감이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러프하다'라는 표현이 현실감 있게 다가오기도 했는데요. 이 표현은 회사 생활하면서 종종 쓰는(듣는) 표현인데, 여기서도 등장하더라고요. 근데 동종업계 사람들끼리만 쓰는 단어들을 풍자하는 듯한 시류도 있더라고요. 그믐에서 참여했던 모임 중에 한 평론가님이 하셨던 말씀이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지인 중에 판교 IT업계에서 근무하는 분이 있는데, 그분이 쓰는 판교 사투리가 그렇게 듣기 싫다고(허허허). 하지만 제가 앞서 소개했던 『우리는 아름답게 어긋나지』에서는 직역하는 것과 그 세대의 문화를 반영해서 번역하는 건 느낌이 전혀 달라서 (이를테면 고등학생들의 은어라던가?) 뭐가 더 괜찮은 건지는 상황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위에서 제가 나열한 외래어들도 저 단어를 순우리말로 고쳐 쓰면 오히려 더 어색할 것 같고. 소설에서 언급된 단어는 아니지만 저는 '라포'라는 단어가 갑자기 떠오르기도 했는데요. 이 단어가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 사이에서 은근히 쓰이더라고요. '라포를 형성해야한다', '라포가 형성되지 않아서 그렇다' 등.
저는 다른 단어는 @연해 님 말씀처럼 이질감이 전체적인 숫자상으로는 오르겠지만, 개별 장면에서는 크게 느껴지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슈박스는 조금 이질적으로 들릴지도 모르겠다고 느꼈어요... 신발 상자라고 하니까, 선물 상자처럼 뭔가 뚜껑 열고 기뻐하는 낭만적인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고 해서...ㅋㅋ 판교 사투리라... 제 주변에는 IT업체 직원은 있는데 개발자 계통은 아니라 판교 사투리 들을 일이 거의 없네요... 판교는 이천 하이닉스 근무하시는 분 만나러 나름 중간 지점으로 선택해서 몇 번 가 본 적이 있는데, 동네가 쾌적하고 좋아보이더군요 IT 개발자분들과 라포를 형성해서 (이오교 첫 장 각주 부분과 관련해서) 클래스나 상속 등에 관힌 개념을 좀 물어보고 싶기도 합니다 ㅎㅎ
하하, 그러네요. 슈박스. 저는 슈박스를 읽으면서 자꾸 '(영화 배급사)쇼박스'가 떠올랐어요(죄송합니다, 헛소리예요). 판교 사투리는 제가 말씀드린 평론가님이 예시로 몇 개 보여주시기도 했는데, 웃기긴 하더라고요. 그 모임에 장강명 작가님도 계셨는데, 통쾌하게 한 말씀하시고. 저는 판교에 가본 적은 없지만 동네가 쾌적하고 좋아보인다는 작가님 말씀이 꽤나 무감하게 읽히네요? (뭔가 감정 없는 호응이랄까요, 하하하) 말씀하신 마지막 문장은 단번에 이해가 어려워 검색 찬스를 빌렸습니다. 저도 지난 주말에 제가 아는 개발자 한 분을 만났는데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윤리관을 말씀하셔서 귀가 쫑긋했던 기억이 나네요. 초록창으로 유명한 곳에 근무하고 계시는데, 동료들과는 차마 나눌 수 없는 이야기라며. <이오교>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고민(직업에 대한 진중한 마음)과도 맞닿은 부분 같아 반갑기도 했답니다. 저는 오늘 문득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적어도 제 직업이, 하면 할수록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상태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요. 너무 낭만적인 감상일까 싶기도 한데(엄마는 어릴 때부터 제게 '너는 꿈꾸는 소리 좀 그만해'라고 자주 말씀하셨는데),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이렇네요. 바둑기사들의 인터뷰 글을 읽으면서도 '그냥 이기면 다 되는 건가?'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어요. 그럼 세상이 점점, 어떤 방식으로든 상대를 이기기만 하면 무조건 '인정'받는 것 같아 무섭고 서글프기도 했고요. 진지하게 무언가를 골몰하고, 사유하고, 천천히 걸음을 내딛는 사람들을 보며 '요령 없다'고 말하거나 '우스꽝스러워'지지 않는 세상이길 바라게 됩니다.
이 내용도 마음에 와 닿네요~ 이와 관련한 이오교 열세 번째 질문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짜잔!!
저는 슈박스 어색하게 들렸어요.ㅋ 정말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나 신기했던ㅎ 라포는 오히려 제 직업군에서 많이 들을 수 있는 단어라 괜찮았고요.
어색한 혹은 낯섦을 위한 효과?? ㅋㅋ 라포가 빈번히 언급되는 일은 어떤 계통일까도 상상해 봅니다 😉
저는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교육'을 하고 있어요. 대학교 어학당에서 어학연수생을 가르치고요. 이전에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도 결혼 이민자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는데,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복지기관이다보니 학습자와의 '라포' 얘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 @하뭇 님께서는 이해와 오해가 교차하는 곳에서 일하셨고, 일하시는군요~ 확실히 학습자와의 라포가 중요한 공간일 것 같습니다!! 그럼 한국말로 한국어를 가르치시는 건가요?? 일본어 사용자가 아니라면, 기초부터 가르치는 건 정말 힘들 것 같아요... 😼
네, 한국어로 가르쳐요. 원어민 교사라고 생각하심 이해가 쉬우실 거예요. 영어 원어민 교사는 영어만 쓰죠. 목표 언어로 가르치지 학습자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저는 한국어 원어민 교사인 거죠.ㅎ 그리고 학생들 국적이 매우 다양해서 학습자 언어로 가르칠 수가 없어요.😅
아하~ 원어민 교사~ 캐치했습니다!! 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먼저 극사실주의에 대한 비유가 아주 와 닿는데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이나 녹음된 자신의 목소리 모두 너무 사실적이죠 ㅎ 이오교의 첫 번째 문장이 수동태가 아니군요(혼란을 드려 죄송) 아무튼 물주구문 유사한 가주어진주어 형태인데요. 이 문장은 사실 편집부의 각기 다른 편집자 세 분 모두 바꾸고(수정하고) 싶어 하던 문장이에요 그리고 저 또한 편집부에서 당연히 바꾸고 싶어하리라 예상했고요 😉 왜 바꾸려 했고, 바꾸려 하리라 예상했을까요? 바꾸고 싶어하는 이유는 당연히 '더 나은' 문장을 위해서겠죠. 그렇다면 '더 나은' 문장의 형태란 어떤 것일까요? 독자를 염두에 둔 입장에서는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독자분들이 최대한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기를 바라겠죠. 그래서 '우리의 이해'라는 형태보다 '우리가 이해하는' 형태가 '더 나은' 문장의 모습일 수 있어요 그런데 저는 이오교 소설의 시점이 인물의 내면과 생경한 업무방식(특히 영상번역)을 묘사하기 위해 전지적 시점을 채택했더라도 전지적 화자가 설명적으로 진술하지 않고, 3인칭 관찰자처럼 그대로 옮기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첫 문장을 무미건조하게 진술하는 것이 이오교의 전지적 화자에 부합한다고 봤거든요. 그리고 이러한 내용이 자연스럽지 못하더라도 그렇게 가야 하는 '특별한 사정'으로 책임 편집자분도 '이해'했고요 그런데 세 번이나 사라질 뻔한 '자연스럽지 못한 첫 문장'이 그대로 살아남은 이유를 기록해 두었으면 해서 '잘난 척 어려운 말 쓴다고재수없게' 생각할 수도 있는 리스크를 무릅쓰고 각주를 달았답니다.... 마침 소재가 번역이니까 직역과 의역에 빗대어서요. 결국 제 주관으로 썼다기보다 '대상'의 입장에서 썼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제 입장(주관)에서야 독자분들께 어색한 형태의 문장보다 자연스러운 형태의 문장을, 각주도 없이, 전달하면 더 좋았을 테니까요~
세상에나, 이번 답글도 너무나 자세하고 정성스러워 감동받았습니다. 차근차근 맞춤 설명 해주시는 것 같았어요(어릴 때 했던 '눈높이 교육'이라는 학습지가 생각ㄴ....). 하지만 소설에서 작가님이 담으신 의도는 독자 입장에서는 맞춤이 아니었군요. 말씀하신 것처럼 독자를 염두에 둔 입장보다는 내용이 다소 자연스럽지 못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으로 편집자분들과 소통하셨으니까요. 편집자분들의 의견과 작가님이 의도하신 방향에 대한 서로의 호흡이 인상 깊습니다. '자연스럽지 못한 첫 문장', '잘난 척 어려운 말 쓴다고 재수없게'라고 말씀해주셨는데, 다행히(?) 그렇게 느끼지는 않았고요(하하). 그냥 제 이해력이 부족한가 보다 했어요. 작가님들의 세계관을 제가 다 이해할 수 없으니까요(오해할 수도 있고?). 다만 이렇게 글로 소통할 수 있는 모임이 열리니, 작가님이 추구하신 방향에 대해 알음알음 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할 따름이죠. (여담이지만 가주어 진주어 말씀하신 대목에서는 이 두 단어를 너무 오랜만에 접해서 반갑기도 했답니다)
좋은 방향으로 이해해 주시니 감사드려요~ (그런데 사실 누가 뜩별히 관심을 가지고 욕해 주시도 않더라고요 ㅋㅋㅋ)
악플보다 더 무서운 건 무플이었을까요(하하하). 파고들수록 새로운 의미가 담겨있는 소설이라 더 흥미롭습니다.
그래도 아직 따뜻한 세상이라 어디선가 무플 방지해 주시는 분들이 꼭 나타나시더라고요...(무플방지 시범사업 같은 게 있는 줄...ㅋ)
엇, 작가님. 혹시나 오해가 생길까 싶어 살짝 말씀드리자면요. 저는 지금 순수하게 신나서 답글 달고 있는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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