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풍이 불어오며 안개가 걷혔다. 내 손에는 아직 군무원 선배의 온기가 남아 있다. 그의 따뜻했던 손은 아마도 섭씨 36.5도. 혁명의 온도였다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100, 김의경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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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최영장군
오늘밤은 비가 온 탓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선선하다는 느낌까지 주고 있네요. 한 주 시작 무탈히 하셨나요? 모임도 이제 사흘 남은 거죠? 오늘은 모임의 소설이 노동을 기본 얼개로 하는 만큼, 여러분의 일에 관한 질문을 드릴까 합니다.
질문 22)
소설에서 다정씨는 현실적인 판단을 필요로 한다면서 고민하고, 소연씨는 다른 절을 꿈꾸며, 희정씨는 존재증명을 원합니다.
여러분에게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어떤 의미인가요? 있고 싶은 절인가요, 떠나고 싶은 절인가요? 원했거나 만족하는 일인가요, 현실적인 판단에서 머무르는 일인가요? 일을 통해 여러분이 느끼는 감정은 어떤 것입니까?
여러분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관한 여러 생각과 감정이 궁금합니다.
연해
제가 몸담고 있는 조직은 (아직은) 있고 싶은 곳 같습니다.
얼마 전에도 작가님과 전 팀장님 이야기를 잠깐 했었잖아요. 그분 이야기를 조금 이어가보자면요. 팀장님이 근무할 당시에 둘이서 무슨 대화를 나누다가 같은 질문을 받았던 적이 있어요.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연해님은 여기를 왜 다녀요?"와 같은. 그때 제 대답이 "너무 싫지도, 너무 좋지도 않아서 계속 다녀요."였고요. 지금도 그 마음을 품으며 다니고 있습니다. 너무 좋아서 팔짝팔짝 뛸만한 곳도 아니고, 너무 싫어서 눈을 질끈 감고 싶은 곳도 아닌. 제가 적당히 잘 하는 일(적성과 기질적인 면에서)을 풀어낼 수 있는 조직과 잘 만났다고 생각해요(적어도 아직까지는요).
물론 가끔은 어이없어서 헛웃음 나오는 일도 있고(많고), 화가 나는 일도 불쑥불쑥 생기지만!!(워워) 그럼에 도 저는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무탈한 하루 그 자체에 감사하며, 계속 일할 수 있음에 또 감사하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엮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임이 끝나간다는 사실이 아쉽습니다. 그래서 비가 오나 봅...
최영장군
사실 행복(감)도 유전되는 게 크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평이한 조건 하에서이겠지만요. 신라면도 누구에게는 지나치게 맵고, 누구에게는 별로 안 매운 것처럼요. 그래서 @연해 님 직장이 (연해님 말씀만으로는) 진라면인지 신라면인지 가늠하긴 힘들지만, 어쨌든 불닭볶음면처럼 매운 곳은 아닐 거라는 짐작을 해 봅니다 ㅋ
라면은 꼬들꼬들한 면을 좋아하시나요, 푹 삶은 스타일의 면을 좋아하시나요? 😉
(모임이 금방(?) 끝나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지만, 퍼지기 전에 약간 꼬들꼬들한 채로 가스불 끄는 것도 괜찮겠다 싶은 생각도 듭니다... 못다한 얘기는 뚜껑 덮어 놓고 잠시 기다리는 시간에 각자 할 수 있도록...ㅎㅎㅎ)
연해
하하, 면에 대한 비유 정말 재미있습니다. 저는 살면서 불닭볶음면을 입에 대본 적이 없지만, 라면도 (체질상) 먹을 수는 없지만. 꼬들꼬들한 것과 푹 삶은 것 중 하나를 고르라 하시면 전자를 택하겠습니다. 제 주식은 과일, 야채, 채소인데, 여러 종류 중에 아삭아삭한 식감의 것을 고르곤 하거든요(말랑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좋아하지 않지요. 이를테면 망고? 나 딸기? 홍시? 등).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불닭볶음면처럼 매운 곳은 아닌 것 같아요(먹어본 적이 없으니 '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