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2.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이오교에 @향팔 님을 끼워서 삼각구도 대신 사각구도를 만들 걸 그랬나 봅니다.... 말씀대로 그 질문은 답이 요연한 숙제 같은 것이어서, 누구에게 줄지 선택해야 하는 사과처럼 후회를 끌어안고 살 수밖에 없나 봐요. 모임 앞부분 대화에서 제가 무늬 없는 단색의 옷을 주로 입는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튀는 색깔 옷을 입을 때도 간혹 있거든요... 어쨌든 가먼트 다잉처럼 빛바랜 느낌이 드는 단색 위주로... 우리가 껴안은 후회들도 그처럼 바래서, 행복까지는 모르겠지만, 미감은 있기를 바라봅니다....
'스스로 정말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을 하며 사는 사람들이 세상엔 얼마나 될까?'라는 향팔님의 물음이 저에게도 울림처럼 느껴집니다. 신형철 평론가는 "좋아하는 일보다 잘하는 일을 하면 직업 만족도가 크다"라는 말도 했었는데, 제 경우를 예로 들자면 저도 비슷한 마음으로 일하는 것 같아요. 어떤 세계는 직업이 아닌 '좋아하는 이'로 남는 게 좋아하는 감각을 더 고유하게 지키는 방법이기도 하더라고요. 아무리 좋아하는 일도 막상 직업(일)이 되면 싫어진다는 말이 정설처럼 떠도는 것처럼요. 사실 이 글을 올릴까 말까 고민했어요. 제가 향팔님의 A, A', B에 대해, 그 직업군에 담았던 마음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주제넘게 이러쿵저러쿵 말을 덧붙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죄송합니다). 그래도 우리가 그믐에서 그동안 나눴던 여러 대화들을 통해 제 마음이, 그런 (오만한) 마음이 아닐 거라는 걸 아실 거라 믿고. 조심스레 올려보았답니다(향팔님과 B의 관계를 응원하는 마음에서요). <이해와 오해가 교차하는 방식>이라는 제목처럼, 우리 사이에는 오해가 없고 이해가 있기를 조심스레 바라요. 이 모임에서도 @향팔 님과 진솔한 이야기 나눌 수 있어 좋았어요.
감사합니다, @연해 님. 이렇게 댓글 써주시는거 너모 좋아요… 연해님의 글을 보면 세심하고 따수운 마음이 읽는 이에게도 그대로 전해지거든요. 연해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저도 B랑 오랜 시간을 함께하다보니 정이 들었어요 하하. 그리고 다른 일에 비해 제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고, 그 여가 시간은 제가 사랑하는 고양이와 음악과 책과 함께할 수 있으니 만족합니다. 맞습니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어도 일이 일인 이상 마냥 좋을 수만은 없을 거예요.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오해도 언제나 있을 수밖에 없겠지요. 모임이 이제 곧 끝나네요. 좀더 많은 이야길 나눴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살짝 듭니다. 그래도 이게 끝은 아니겠죠. 작가님의 말씀처럼, 책이 이어준 가느다란 붉은 실의 인연, 부디 이어져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존재증명이란 단어자체가 참 와닿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지금 일을 안하고 있어서 존재가 흐려진 기분이라 그런가봐요🥲 소위 캥거루족 상태인데 비유하자면 안락하지만 떠나야하는 절이네요
시대라고 하는 큰 흐름이 개인의 삶에 있어서도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도 섣불리 절을 정하지 마시고, 마음 맞는 절 찾으시기를 기원드려요~
@연해 님,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는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듯 제게도 인생영화에 속한답니다. 아직 안 보셨다면 꼭 보셔요! 아, 그리고 저는 ‘행복’도 좋았습니다. 이 영화는 호불호가 갈린다고 하는데 저는 남얘기 같지가 않더라고요… (덕혜옹주는 안 봤네요.)
저는 행복이 파이란만큼 좋았어요...😉
네, 두 작품 모두 볼 때마다 눈물이…
오, 향팔님의 인생 영화라니! 그렇다면 봐야겠군요. '행복'도요. 음, '덕혜옹주'는 추천드리지 않겠습니다. 제가 허진호 감독의 영화 중에 아는 작품이 그 작품뿐이라 말씀드려봤어요(하하).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하고 내일 비가 전국적으로 엄청 많이 올 거라고 하는군요. 우리 모임이 끝나가는 걸 하늘도 슬퍼하나 봐요 ㅋㅋㅋ 제가 있는 곳은 비가 잠깐 소강 상태여서 하루나마 생활하기 좋았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셨는지 모르겠네요. 그럼 또 어김없이 질문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여러분 삶에 도움이 될 만한 답은 못 드려도, 질문은 많이 드릴 수 있답니다!!) 질문 23) 이오교는 '그렇게 느리고도 깊은 오후였다.'라는 문장과 함께 끝납니다. 눈치채신 분도 있겠지만, '느리고도 깊은'이라는 말은, 다정씨가 자신의 일을 이해하지 못하는 회사 사람들에 대한 실망을 담은 독백에서 나오는 표현이자, 에드워드에게 다정씨가 항변하는 과정에서 에드워드가 다 안다는 듯이 건성으로 되묻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느리고도 깊은 오후'라는 표현은 그날이 세 사람에게 그러했다는 축자적 의미도 있지만, '번역된 오후' 혹은 '번역될 가치가 있는 오후'라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오교는 어느 오후에 번역가 세 사람이 다른 사람의 오후를 번역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삶이라는 텍스트는 조금 더 까다로워서 세 사람은 오역을 하고 말았지만요. 여러분의 오후는 어떻습니까? 여러분의 오후를 스스로 번역한다면 어떤 오후라고 번역하시겠습니까? 혹은 여러분의 오후가 어떤 오후이길 소망하십니까? 행복한, 기쁜, 평온한....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형용사 중에서 한두 개를 골라, 여러분의 현재 루틴한 오후를 미니멀하게 묘사해 주시거나 여러분의 소망을 담은 오후를 그려 주세요.
와 어느새 이틀밖에 남지 않았네요 시간이 정말 빠릅니다 정말로 점점 비오는 날짜가 길어지는게 하늘이 슬퍼하는것 같기도해요ㅋㅋ 느리고 깊은 오후... 오늘의 저는 새벽의 공항같은 오후였어요. 아 형용사가 아니군요 그래도 아무튼 묘..묘사가 되지 않았나요!
D-1이 종료 하루 남았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그렇게 생각하고 작별인사를 쓰러 들어왔다가 @만렙토끼 님의 기막힌 묘사를 보게 되었네요~ 웬만한 형용사보다 훨씬 미니멀한 비유인 듯합니다. 새벽과 오후가 대칭을 이루면서, 새벽의 공항이 주는 공허함과 막연한 기대가 교차하는... 마음포인트 20만 점 드립니다 !! 👍 ㅎㅎ
맞아요! 디데이가 종료날짜더라구요ㅠㅠㅠ 0일까지가 아니라 1일까지여서 목요일이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많이 아쉽네요. 내일 낮시간 대에 빼먹은 글을 보면서 좀 더 적어볼테니 저녁에도 보러와주시면 감사해요ㅎㅎ 그믐은 모임이 종료되고나면 더이상 글을 달 수가 없어서 늘 아쉽습니다.
토끼의 스피드를 보여 주세요~ㅎㅎㅎ
🤣 스피드를 기대하셨는데 저녁먹고 돌아왔습니다. 낮이 순식간에 지나갔네요.
아, 토끼와 거북이의 그 토끼셨군요??!!😂
🤔낮잠도 안잤는데 왜 시간이 사라진거죠!
'느리고도 깊은 오후'라는 표현이 '번역된 오후' 혹은 '번역될 가치가 있는 오후'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는 말씀이 인상 깊습니다. 지난번에 향팔님이 '소설이 무슨 건축처럼 짜여져 있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이번 질문을 읽으면서도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속뜻을 알면 알수록 깊어져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네요. 제가 바라는 제 오후(정확히는 퇴근 후 오후)의 풍경은요. '안온함'이라는 단어가 들어갔으면 싶어요. 사실 저는 소음에 굉장히 취약한 편입니다. 백색소음조차 거슬릴 정도로 적막한 공간을 좋아하는데요. 아쉽게도 1인 가구 특성상 여러 집들이 복작복작 얽혀있다보니 이웃들의 소음이 벽을 타고 넘어올 때가 많아요. 근데 제 공간에 적막이 흐르면 그 소음이 더 무시무시하게 넘어오더라고요. 그래서 퇴근하고 집에 가면 가사 없는 잔잔한 bgm을 항상 틀어두곤 합니다. 마음 같아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적막의 상태를 바라긴 하지만요. 그런 의미에서 '안온함'이 주는 의미가 큽니다. 해가 갈수록 삶에 어떠한 이벤트 없이, 하루하루가 그저 잔잔하고 안온하고 무탈하기만을 바라게 되거든요. 저에게는 그게 행복인 것 같고요. 아 하지만 그 안온한 삶에 책은 꼭 있어야합니다(단호).
느리면서 깊은 안온함이 @연해 님께 오래 오래 머물기를 기원드려요~
오늘이 마지막 독서모임이라니 ㅜㅜ 하늘이 아쉬워해서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걸까요? 오늘의 오후는 갈 길을 잃어 헤매고 있는 아기새같은 오후였어요. 비가 워낙 많이 오늘 날이여서요. 점심을 먹고 난 후에 책을 30분정도 읽을 수 있는 여우로운 오후를 소망해봐요 !!! 작가님은 평소에 무슨 생각을 가장 많이 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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