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리를 많이 듣고 계시는군요~ㅎㅎ
쓴 사람이 직접 참여하는 모임이니만큼, 실감나는(?) 답을 해 드리자면,
제목도 나오기 전이죠, 월급사실주의 앤솔러지를 위해 참여작가들이 작품 아이템(?)을 문학동네와 기획자인 장강명 작가님께 미리 보내야 했어요... 직업이 중복되면 안 되니까요...
그래서 장강명 작가님이 보낸 동인 참여 제안 메일을 찬찬히 다시 한번 보았어요. (제안 메일 내용은 귀노감 서문에 나오는 내용과 비슷합니다) 이상하게 이 시대 노동에 포함하는 여러 직업군으로 '프리랜서'도 포함한다는 부분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아마 저도 번역을 했고, 지금도 (많이는 못하고) 사부작 하고 있고 해서 눈길이 갔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다른 대부분 번역가들은 출판이면 출판, 영상이면 영상, 기술이면 기술 분야만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번역가들의 번역에 관한 에세이들은 대부분 1/3에 관한 이야기거든요.
번역 세 영역 전반을 아우르는 번역가의 일하는 모습을 단편이라는 짧고 산뜻한 매체에 담으면 어떨까, 담을 수 있을까, 담을 수 있어, 너라면 이러면서 귀노감, 아니 근자감으로 쓰게 되었답니다~!!
[📚수북플러스] 2.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최영장군

연해
작가님의 답글을 읽으며 뭔가 <이오교>의 번외 편을 읽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자세하게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세 영역 전반을 아우르는 이야기를 담고 싶으셨다는 말씀이 마음에 쏙 들어왔어요. 살짝 여담이지만 '담을 수 있을까, 담을 수 있어, 너라면 이러면서 귀노감, 아니 근자감' 이 대목은 랩의 한 구절 같았습니다. 은근히 라임이 느껴지...
처음 이 작품을 읽었을 때는 '서로 잘 모르는 타인을 자신의 방식대로 해석한다'는 느낌이 강했는데요. 작가님의 질문을 읽고 나서야 직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생각해보니 이 책의 제목이 '월급사실주의'인데 말이죠). 같은 직업을 가졌지만 서로 다른 걱정과 고민이 있다는 게 느껴졌어요. 공통분모가 있지만, 공통분모가 있다고 해서 서로가 서로를 온전히 다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랄까요.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흔히 연애를 할 때도 '나와 닮은 사람', '나와 다른 사람' 중 어떤 사람이 더 좋냐는 질문들을 종종 하던데, 저는 늘 전자였거든요(지금도 그 마음은 여전하고요). 근데 전자라고 해서 모든 게 다 맞을 거라 생각하지는 않아요. 오히려 그게 더 무서운 것 같고(도플갱어거나 한쪽이 지독하게 참고 있는 게 아닌 이상).
신형철 평론가님의 『정확한 사랑의 실험』이라는 책에서 읽었던 “우리는 ‘타인은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고 나는 복잡하게 좋은 사람’이라고 믿는다. (중략) 그리고 깨닫게 될 것이다. 타인은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고 나는 복잡하게 좋은 사람인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대체로 복잡하게 나쁜 사람이라는 것을"이라는 문장이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오해가 쌓이다가도 서로를 이해하는 순간 풀리게 되는 연속성이 결국 관계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오묘하고 불완전하지만 그래서 더 애틋한? 그래서 '이해와 오해가 교차하는 방식'이 중요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정확한 사랑의 실험마음산책에서 펴낸 문학평론가 신형철의 세 번째 책. 약 2년간 「씨네21」에 발표했던 '신형철의 스토리-텔링' 연재글 19편과, 웹진 '민연'에 발표했던 글 2편, '한국영화 데이터베이스'에 발표했던 글 1편을 묶어 27편 영화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책장 바로가기

최영장군
ㅎㅎ 랩~~ 감사합니다. 마음포인트 십만 점 나갑니다 ㅋ
말씀 주신 대로,
어쩌면 삶이라는 게 이해와 오해가 교차하면서 직조되는 무늬같은 것일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도 듭니다
누군가를 만날 때도 '결이 어느 정도는 맞는 사람'이어야 올이 엉키지 않고.... 또 반대로 너무 똑같은 결이면 올이 풀어지고...
그런데 누군가에게 제대로 꽃히면 결 같은 것은 보이지도 않게 되니까, 결국 지나고 나서야 어긋남을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연해
마음 포인트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어 괜히 기분이 좋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사람의 '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인데, '결'이 맞다고 해서 모든 관계가 유연하게 흘러가지는 않더라고요(역시 아이러니).
제 연인이 전에 이와 비슷한 말을 했던 기억도 납니다. 서로의 색(결)이 무엇이건 그 색에 자연스레 물들 수 있는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이었죠(서로에게 길들여지는 게 아니라). 근묵자흑 근주자적, 그렇게 각자의 색이 만나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이기를 바란다고. 근데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듭니다. 어긋나기는 쉬운데, 봉합하는 건 참 어렵다는. "결국 지나고 나서야 어긋남을 알게 되는 것 같아요"라는 작가님 말씀처럼요. 그 타이밍을 맞추기가 늘 어렵습니다.

향팔
인하우스 번역사 다정씨는 영상번역을, 영상번역가 소연씨는 출판번역을, 인하우스 통번역과 출판번역을 해본 희정씨는 다시 인하우스 번역을…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들의 목표가 아이러니한 것 같아요. 지금 이 절을 떠나서 여기보다 더 나아 보이는 저 절로 가고 싶어하지만, 막상 저 절이 주는 고충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는 점도 그렇고요.

향팔
소연씨가 다정씨를 보고 성과급을 받았나 또는 승진했나 생각하는 것, 다정씨가 희정씨를 보고 근심을 내비치지 않는 담담함을 떠올리는 것, 희정씨가 소연씨를 보고 팔자도 좋다고 생각하는 장면들도.. 같은 맥락의 오해로서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최영장군
그러고보면, 우리가 이해하는 부분은 왜 이리 작은지, 혹은 우리가 이해가 아닌 오해로 살아가는 것인지, 그리고 이해와 오해가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닌 혹시 다른 차원의 문제는 아닐지 등등 저 또한 생각해 보곤 합니다....

최영장군
그렇죠... 그래서 제목을 '오해의 삼각형'으로 할까, 고민도 했었답니다 😉

물고기먹이
여행은 탈출구였지 도착지가 아니었던 것이다.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327p, 김의경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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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먹이
좀 다른 해석이지만 저는 항공사에서 일하지만 여행은 1년에 1~2번정도 가고있습니다.....아마 회사를 그만두면 분기별로 가겠죠?ㅋㅋ(동료들은 2~3달에 한번씩 가는 것 같아요)

최영장군
역시 동료분들은 자주 여행하시는군요~ 혜택 같은 것도 있으니까 그런 걸까요? ㅎㅎ

물고기먹이
네 저희 회사 노선이 있는 항공권 이용하면 제주도는 편도 2천원, 국제선은 왕복 5만원에 갔다오는 것 같아요ㅎㅎ

최영장군
있는 줄은 알았지만, 듣고보니 너무한 ㅎㅎㅎ 혜택인데요 여행 갈 때마다 남는~ㅋ

물고기먹이
ㅋㅋㅋ아마 티켓값은 거의 안내고 공항 세금정도만 내는 것 같습니다....근데도 안가는 저란사람도 있으니깐요 쿨럭쿨럭 ㅎㅎㅎ

물고기먹이
“ 저마다 어디론가 서둘러 돌아가는 사람들 뒤로 긴 그림자가 따라붙었다. 그림자의 근원은 빛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직진할 힘을 잃은 빛은 견고한 유리창을 온전히 뚫지 못하고 산란되었다. 결국 카페의 유리창은 오렌지색으로 물들었다. ”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332p, 김의경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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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먹이
제가 점심을 거하게 먹은 뒤에 책을 읽었다보니깐 다정씨, 소연씨, 희정씨 인물들이 나오는걸 인지를 못하고 읽다가 응? 하면서 다시 앞부분부터 읽었습니다;; 식곤증이 너무 와서 정신이 혼미했나봅니다ㅎㅎㅎ

최영장군
꼭 식곤증 때문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정리해 둔 질문 목록에도 관련 내용이 있어요 😂

연해
“ 번역은 느리고도 깊은 작업이라는 것.
그래서 말로 옮기는 통역과 달리 순발력보다는 정교함이 훨씬 더 요구되고 작업 시간도 월등히 많이 걸린다는 사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둘의 차이를 알지 못했고, 번듯한 스펙을 자랑하는 이곳 직원들도 그 점은 마찬가지였다. ”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김의경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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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최영장군
지금은 비가 오지 않는데, 하늘이 잔뜩 흐려 있어서 곧 비가 내릴 것만 같은 날씨네요... 여러분 계신 곳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이번에는 이오교의 시간적 배경에 관한 질문을 드려보려 해요
질문 7)
<이해와오해가교차하는방식>은 얼마의 시간 동안 벌어진 이야기인지 캐치하셨나요? 시간이 짧지는 않았나요?
주인공들이 카페에 있던 그 시각에 여러분은 평소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작품 속 시간적 배경이 여러분께 어떻게 다가왔는지 궁금합니다.

물고기먹이
굉장히 특이하게 다가왔습니다ㅎ 최근에 읽은 <난기류>가 약간 비슷한 느낌이였는데 승무원과 카페알바생의 입장이 같은공간 같은시간인데 또 다른입장의 다른 이야기가 펼쳐져서 왠지 낯익다(?)의 느낌으로 자연스럽게 읽었지만 또 신선하게 읽혀졌습니다
저는 화장도 하지 않은 쫄쫄이 복장으로 책을 읽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변에서는 시간많은 운동하는 여자로 많이들 보시는 것 같습니다.....실체는 개미는뚠뚠일을하는 노동자로~ 쫄쫄이는 운동용이 아닌 그저 평상복임을....허허허 쫄쫄이 넘 편해요 알럽 쫄쫄이(운동 생각보다 정말 많이 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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