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초크님의 대화: 뉴스를 보니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에는 약 15만명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저도 갔는데 발을 디딜 팀이 없어 백팩을 앞으로 메고 구경했습니다. @모임 여러분 가운데서도 도서전에 다녀온 분이 계시겠지요? 어떤 분의 말씀처럼 출판계는 최대 불황이고 도서전은 최대 호황이라는 극과 극의 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해를 넘길수록 도서전에 참가하는 해외 출판사의 수가 줄고 홍보도 미진한 걸 보면 서울국제도서전이 지향하는 바가 해외 유명 도서전과는 차별된다는 것이 분명하더군요.
지난 20일에 열린 도서전 대담에서 박찬욱 감독은 제발트를 “자꾸 돌아가서 다시 읽고 싶은 마성의 작가”라고 했습니다. 『기억의 유령』 엮은이인 린 섀런 슈워츠가 쓴 「서문: 상실된 것을 부활시키는 언어」에 이와 비슷한 말이 나옵니다.
“이 인터뷰집에 포함된 여러 작가들이 제발트의 책은 끝까지 다 읽고 나면 곧바로 다시 처음부터 읽고자 하는 충동을 언급한다. 그의 책들은 다시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물거품과도 같은데, 이것은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과 배경처럼 책장을 하나하나 넘김에 따라 증발해 버리는 듯하다.”(43쪽)
박찬욱 감독이 제발트를 “마성의 작가”라고 하니 문득 생각나는 게 하나 있습니다. 해외 독자들이 재미삼아 올리는 닮은꼴 사진을 공유합니다. 현혹될 만한가요? ^^
현혹되었습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