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

D-29
정말 그러네요. 세상에 납득할만 죽음이 어딨겠습니까. 귀한 글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서 얘기한 남는 것은 사진 뿐이란 말과 이 기사에서 '죽음 앞에서 무슨 소용일까 싶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가까운 이의 죽음을 끝내 납득할 수 없기에, 어쩌면 이 소용 없는 짓이라도 애써 해야만 하는지 모른다.' 를 보고 나니 사진은 남은 이들을 위한 것 이란 생각이 드네요.
적어주신 이 문장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되네요. '말하자면 망자의 방출물 중 하나' 최근 사진을 찍으면서 '남는 것은 사진 뿐' 이라는 얘기를 들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뉴스를 보니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에는 약 15만명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저도 갔는데 발을 디딜 팀이 없어 백팩을 앞으로 메고 구경했습니다. @모임 여러분 가운데서도 도서전에 다녀온 분이 계시겠지요? 어떤 분의 말씀처럼 출판계는 최대 불황이고 도서전은 최대 호황이라는 극과 극의 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해를 넘길수록 도서전에 참가하는 해외 출판사의 수가 줄고 홍보도 미진한 걸 보면 서울국제도서전이 지향하는 바가 해외 유명 도서전과는 차별된다는 것이 분명하더군요. 지난 20일에 열린 도서전 대담에서 박찬욱 감독은 제발트를 “자꾸 돌아가서 다시 읽고 싶은 마성의 작가”라고 했습니다. 『기억의 유령』 엮은이인 린 섀런 슈워츠가 쓴 「서문: 상실된 것을 부활시키는 언어」에 이와 비슷한 말이 나옵니다. “이 인터뷰집에 포함된 여러 작가들이 제발트의 책은 끝까지 다 읽고 나면 곧바로 다시 처음부터 읽고자 하는 충동을 언급한다. 그의 책들은 다시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물거품과도 같은데, 이것은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과 배경처럼 책장을 하나하나 넘김에 따라 증발해 버리는 듯하다.”(43쪽) 박찬욱 감독이 제발트를 “마성의 작가”라고 하니 문득 생각나는 게 하나 있습니다. 해외 독자들이 재미삼아 올리는 닮은꼴 사진을 공유합니다. 현혹될 만한가요? ^^
사실, 국제도서전이라는 말이 조금 무색한건 사실 ㅎ 사진은 딕 부르너! 🤔
저도 이 부분이 특히 아쉬웠어요. '국제' 부분이 거의 빠진 기분이더라구요
현혹되었습니다ㅋㅋㅋ
15만명! 저는 올해가 첫 도서전 참여였는데요, 지방에서부터 1박 2일을 잡아 일요일 표를 겨우 구해 갔답니다. 예매부터 얼리버드티켓만 팔고 현장 결제가 어렵다는 문제, 도서전에 책보다 굿즈가 많아져 이건 도서전이 아니다 라는 논란들을 보고 조금 걱정하면서 방문했답니다. 하지만 음...저는 꽤 괜찮았던 것 같아요. 물론 현장 결제가 안된다는건 디지털 취약계층이나 외국인들을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고, 또 누구나 접할 수 있어야 하는 책에 대한 부분이 최대 행사라는 도서전에서 지켜지지 못 해 아쉽긴한데 현장에서 노약자나 외국인들 입장을 돕는 걸 보기도 했고 인원이 너무 몰려서 사고가 날까 걱정도 있었기에 나름 노력한 모습으로 보이기도 했거든요. 굿즈 부분도 너무 줄이 길거나 그런사람들에게 막혀 찬찬히 책을 보지 못하는 부분은 아쉬웠지만, 굿즈로 인해 젊은 세대들의 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단 뉴스 글을 봤어요 그럼 사람들에게 알리는 홍보 수단으로는 괜찮은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출판과 책, 번역 등 도서에 관한 것을 알려야 할 도서전은 호황이고 출판계는 최대 불황이라는 점은 많이 안타까워요. 이번 도서전으로 찾아보게 된 해외 도서전들과 지향점이 다른 바도 아쉽구요. 좀 더 이름에 걸맞는 부분과 홍보?마케팅?에 대한 부분을 조율 할 수는 없었던 걸까요? 어쨌든 그래도 다음 도서전도 방문 해 보고 싶습니다.
"우리는 대형 건물이 드리우는 그림자가 파괴의 전조이자 설계부터 훗날 페허로 존재할 것을 감안했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안다." 아우스터리츠 , 24p 린 섀런 슈워츠가 이 책을 읽은 2001년 9월, 911을 보고 기시감을 느낀게 당연해 보이네요.😱
역사의 그런 끔찍한 국면을 가장 끔찍한 방식으로 연루되어 지나오면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은 충동이 들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 모의된 침묵은…… 말하자면 그냥 생겨났어요. 제 생각엔 부부 사이에도 지켜졌죠.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p.93,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한국의 '모의된 침묵'은 무엇일지 편집자님과 번역가님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반달님의 질문에 대해 공진호 선생님이 이른 나이에 도미해서 한국 사회의 모의된 침묵을 잘 모르겠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제발트가 말하는 '모의된 침묵'은 전후 독일에서 다수의 국민이 행한 '암묵적 합의'이고 이에 대응하는 한국의 모의된 침묵이 무엇인지 저도 곰곰이 생각을 해봐야겠습니다.^^
한국의 모의된 침묵. 음 위안부에서 완전 초기에 다들 위안부였다고 얘기를 하지 못하고 세월이 많이 흘러서 다룰 수 있게 된 것..이 생각나네요. 관련 활동을 했었거든요!
저는 근본적으로 문화사와 사회사에 관심이 있는데요, 유대인 소수 민족과 독일인의 관계는 18세기에서 현재까지 독일 문화사에서 어떤 형태로나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부분입니다. 온갖 결함과 추악한 면이 있더라도 그 점을 못 본체하고 지나친다면 자신의 성장기를 이루는 문화 환경을 이해하고 싶어도, 저는 어렸을 때부터 그랬습니다만,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습니다.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98,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굽이치며 최면을 거는 듯한 그의 문장들은 (고풍스러운 형식임에도) 뒤엉킨 불안뿐 아니라 무기력을 동반한 현대적 감성의 패러다임 그 자체다.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31,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주제는 인간의 모든 수고가 빠르게 꽃을 피우고는 자연 재해나 인재로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죽어 가면서 막대한 고통과 훗날 파헤쳐질 무수한 잔해에 관한 것이다. 제발트의 시간 관념은 그런 파노라마적 시각을 가능하게 한다.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39p,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제발트의 저작 여기저기에 기억이나 감정을 환기시키는 우울한 흑백 사진이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 사진들은 죽은 사람들과 사라진 장소들의 존재를 상기시키고 제발트가 직접 그곳을 다녀갔다는 증거의 역할도 한다. (41p)
제발트 책들을 읽기 전에 그의 책에 보이는 사진들로 소설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어요. 서문에는 제발트의 소설은 사실소설(정확하게 뭐죠?)작법이 아닌 산문설화라는 작법이군요.
말씀하신 "사실소설"은 '산문소설(prose fiction, 11~12쪽)'인 것 같습니다. '옮긴이의 말'에는 제발트의 'prose fiction'을 '산문 소설'이 아니라 '산문 픽션'으로 번역한 이유, 그리고 우리가 아는 '소설(novel)'과 어떻게 다른지 흥미로운 대목이 많습니다. 그 가운데 "산문이 아닌 소설이 어디 있어?"라는 질문은 저도 했었는데요, 『이민자들』을 처음 읽었을 때의 기억을 떠올려보니 이 책은 "소설도 아니고, 자서전도 아니고, 논픽션도 아니지만 이 모든 요소를 갖춘 새로운 글쓰기"(英 가디언)의 집합체였습니다. 스마일씨님이 읽고 계실『토성의 고리』도 그럴 테고요. 잠시 '산문 픽션', '산문 설화' 같은 문학 용어는 제쳐두고, 제발트의 소설이 일반 소설과 왜 그렇게 다르게 느껴지는지 생각해볼까요? 요즘 사무실의 막내(MZ세대, 웹소설 덕후)가 제발트의 소설에 도전(!) 중인데 자주 불평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불평들이 『기억의 유령』에 나오는 '산문 픽션'과 관련된 내용이어서 @모임 여러분에게 몇 개를 소개합니다.(각 불평 아래 이와 관련된 본문을 인용합니다.) 불평1: 따옴표도 없고 문장이 줄줄줄줄... 한 문단이 너무 길어요. → 제발트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소설(novel)’을 수동 기어를 변속할 때 요란한 소리를 내는 낡은 자동차 같은 것으로 생각했다. “이야기를 진행시키기 위해 대화를 쓰는 건 18세기나 19세기의 소설에는 괜찮았지만 이제는 기계 부품들이 서로 부딪치고 삐걱이며 앞으로 나가는 걸 보는 것 같아서 보기가 좀 괴롭다."(11~12쪽) 불평2: 사진에 캡션이 없으니까 정확하게 뭘 가리키는 건지... → 저자의 특징 중 하나로, 이 책에는 흐릿한 흑백 사진들이 있는데, 사진 설명은 없고 본문에 나오는 등장인물이나 장소와의 관련 여부도 분명치 않은 경우가 있다. 저자에 관해서는 그가 영국에 살고 있는 독일인이라는 가장 중요한 사실 등 작품 속 자전적 요소들로 추정한 것 외에는 거의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263쪽) 불평3: 다 읽고나면 우울하고...기분이 이상해요. → 우울하고, 터널 안 목소리처럼 울림이 있고, 재치 있는 이 목소리는 저자 내면의 삶이 발산하는 무엇이다. 망명과 쇠퇴에 관한 이 이야기들의 목소리는 그럴 수 없을 것 같은데도 이상한 희열을 끄집어낸다.(43쪽) 이렇게 불평을 하면서도 『이민자들』을 끝까지 읽어내고 『현기증. 감정들』에 도전한다는 걸 보면 "제발트처럼 언어의 유혹적 힘을 의식하게 만드는 작가는 거의 없다"(78쪽)고 평한 팀 파크스의 말이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어쩌면 유령에 홀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엇 저도 만약 스마일씨 님의 글을 보지 않았다면 똑같이 생각 했을 것 같아요. 아티초크님의 댓글에서 산문픽션 글을 읽고나니 조금 더 이해가 되는 것 같기도 안되는 것 같기도 하네요, 유령에 홀린 것 같은 아티초크님과 달리 저는 도깨비 불을 바라보며 저게 그냥 호롱불인가 도깨비 불인가 고민하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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