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

D-29
모든 기억하는 행위의 어려움은 우리 마음대로 안 되는 두뇌로, 그리고 두뇌의 창조력과 부식성이 공모하는 곳으로 주의를 끄는 습성에 있는데, 이 또한 진부한 사실이다. "기억은 최후의 것마저 파괴하지 않는가"는 <이민자들>의 첫 장 제목 아래에 붙어 있는 말이다. 등장인물들의 삶의 궤적에서 이 변덕스러운 기억 행위가 행하는 역할을 제발트가 이해하기 때문에 <현기증, 감정들>의 이야기들이 마음을 끌고 설득력이 있는 것이다.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62p,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제발트의 훌륭한 산문에 대해 다룰 차례가 되었다. (...)우연의 일치와 마찬가지로 그의 문체는 과거를 회복하고 삼키고 대체한다. (...)극도로 파괴적인 혼란 상태를 더없이 정확하고 절제된 말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카프카의 흔적도 있고 이따금 로베르트 발저의 흔적도 보인다. (...) 우연한 사건과 숭고한 생각 사이를 매우 효과적으로 중재하는 그의 격조 높은 묘사를 통해서 완전히 소화되고 파괴되어 다시 만들어진다. 드물게 언어 사용역과 문장 흐름(rhythm)의 내적 일관성을 갖춘 마이클 헐스의 번역도 그 자체가 많은 시간을 들여 원문을 소화하고 고쳐 쓰는 과정의 소산이며, 말하자면 이 또한 놀라운 우연의 일치가 아닌가 생각된다. (76p)
마음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만이 그의 주목을 끌고, 감수성을 고조시키고, 삶에 따르는 위험 요소들을 경고하고, 삶의 공포를 파토스로 회복시키기 때문이다.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79p,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제발트 소설에 삽입되는 사진들은 이야기에 정당성이 부여되는 것 뿐 아니라 시간의 흐름을 막는 역할 즉, 독서의 속도를 늦춘다는 게 흥미롭네요.
<사냥꾼>을 읽으면서는 <이민자들>이 너무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좋은 상징이 있다면 그건 대개 다의적입니다.(...) 글 속의 상징이 자명하면 자명할수록 억지로 꾸민 것처럼 돼 버립니다. 그러니까 아주 간접적이어야 합니다.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108p,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제발트의 기억에 대한 답에 많은 공감을 했어요. 나이들수록 기억은 점점 사라지지만 남은 기억의 밀도는 높아진다는 것. 우리가 시간이 지나 잊혔다고 속단하는 태도를,그 기억의 무게를 여전히 가진 사람들에게 보인다는 것이 얼마나 참혹한 일인가를.
프랑크 아우어바흐의 지우고 다시 칠하는 반복된 기법. (116-117p)
@아티초크 오타: 버지니아 울르 전집 1권-> 버지니아 울프 전집 1권(326쪽)
"책에 들어간 사진들의 90퍼센트쯤은 진짜입니다."(...) 그렇다면 내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민자들>이 픽션이라는 것이다. 이 책의 사진과 기록물은 픽션의 일부다. 대단히 정교한 작업이며, 그 주제를 감안하면 어쩌면 위험한 일일지 모른다.(..)이 주제로 하나의 문학이 생성될 수 있다면 그건 이 책처럼 실세계에 단단히 발을 디딘 것이라야 한다. 게다가 제발트는 이 작업에 대해 누구보다 더 깊은 의심을 품고 있었으며, 이는 막스 페르버의 말을 통해 나타난다. ("내가 소심해져간 것은 어떤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묘사하는 대상을 적절하게 재현하지 못할 것 같은 무력감 때문이기도 했지만, 글 쓰는 행위 자체에 회의를 느꼈기 때문 이기도 했다."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141p,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제발트 역시 실제 인물이 겪을 사생활 침해에 대해 깊이 생각했고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 픽션이라고 해도 누구나 실제 인물을 연상시킬 수 있다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걸 상기시키네요. 작년 문단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도 떠오르고요.
제발트 : 아뇨. 제 아버지는 아직 살아 계시지만 연세가 여든 다섯이고...... 양심이 있는 사람들은 오래 살지 못하죠. 🫢 양심의 가책으로 고통을 받거든요. 파시스트 지지자들은 아주 오래 삽니다....저는 항상 제 부모님에게 소극적 저항과 소극적 부역은 서로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애써 설명합니다. 그 둘은 같은 거라고요. 하지만 그분들은 그걸 이해하지 못해요.(130p)
유대인의 비극에 일체감을 느끼고 그것을 소설로 풀어내기까지 2,30년이 걸렸는데 .. 그 시간에 대한 당위성을 말하네요. 역시 작품이라는 것은 적절한 때를 잘 만나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가 그런 고민을 시작했던 때 작품을 썼다면 지금 작품들과는 그 결이 달랐을 수도 있었겠지요.
“양심이 있는 사람들은 오래 살지 못하죠. 양심의 가책으로 고통을 받거든요. 파시스트 지지자들은 아주 오래 삽니다.” -「제발트는 누구인가」 @모임 여러분, 안녕하세요.^^ 제2주차 『기억의 유령』 북클럽을 시작합니다. 이번 2주차는 제발트의 심층 인터뷰 3편과 마이클 호프먼의 에세이 「서늘한 사치」에 관해 이야기해봅니다. 기간 및 활동은 아래와 같습니다. ― 기간: 6.28(토)~7.6(일) ― 읽기: 제발트는 누구인가/보이지 않는 대상에 대한 시/서늘한 사치/제발트와의 대화 ― 활동: 번역가 Q&A, 문장수집, 자유롭게 이야기 (사진 업로드 가능) 먼저 인터뷰어 3명과 마이클 호프먼을 간략하게 소개합니다. ― 캐럴 앙지에(Carole Angier, 1943~): 영국의 전기 작가. 제발트, 프리모 레비, 진 라이스의 전기를 썼습니다. ― 마이클 실버블래트(Michael Silverblatt, 1952~): 미국의 문학평론가. 작가 인터뷰 프로그램 북웜(Bookworm)의 사회자이자 제작자입니다. ― 마이클 호프먼(Michael Hofmann, 1957~): 독일 출신의 영국의 시인, 번역가. 호프먼이 번역한 예니 에르펜베크의 『카이로스』는 2024 부커상 인터내셔널을 수상했습니다. ― 조지프 쿠오모(Joseph Cuomo): 미국의 시인, 저널리스트. 1976년 뉴욕 퀸스 칼리지에 문학 독서 프로그램인 이브닝리딩스를 만들었습니다. 제발트와의 심층 인터뷰 3편은 인터뷰어의 자질과 실력에 따라 작가의 답변이 보물 같을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무척 재미있고 유익합니다. 저처럼 작가 인터뷰를 즐겨 읽는 독자들은 인터뷰어의 자질에 따라 같은 작가의 답변이 다를 수 있음을 잘 아실 것입니다. 진부하고 성의 없는 질문에 좋은 답변이 나올 리가 만무하겠지요. 그리고 마이클 호프먼의 에세이 「서늘한 사치」는 ‘주례사 비평’에 익숙한 제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 책을 엮은 린 섀런 슈워츠는 호프먼의 에세이를 수록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마이클 호프먼의 도발적 평론은 다른 사람이 썼더라면 자격 미달인 사람이 의욕을 부려 썼다고 했을 회의적 시선의 글이지만 균형책으로 포함시켰다. 그가 날카롭게 찌르는 제발트의 취약점은 고딕풍 요소들과 더불어 실재하는 것이며 제발트의 작품을 평가할 때 언제나 참작해야 할 의견일 것이다.”(52쪽) 이번 2주차 모임도 잘 부탁드립니다.^^ 평화로운 주말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PS. 제발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영상 링크를 공유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cMCGjWLlhY&t=1513s ㅡ 가장 주고 싶은 책 가장 받고 싶은 책 아티초크 출판 & 스토어 Artichoke Publishing House https://litt.ly/artichokehouse
양심이 있는 사람들은 오래 살지 못하죠. 양심의 가책으로 고통을 받거든요.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130,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학식에 의해 형식이 부여되었기 때문일까. 똑똑 떨어지든 고이든, 어디에 처하더라도 수평이 되려는 물과 같다. 그곳에 비단이나 청어, 건축, 전투처럼 옆길로 새는 이야기의 물방울들이 모인다.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167,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서술자에게는 양심이 있고, 따라서 오랫동안 본문에 제시되는 문제들과 씨름했을지도 모른다는 암시를 독자에게 줄 필요가 있는 겁니다. 그래서 참상의 주요 광경들은 절대로,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습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상기시켜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그 참상의 시각적 형상들을 봐 왔는데, 그런 형상들은 우리가 광범위한 사고와 철학적 반성을 하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또 그런 형상들은 우리의 도덕적 판단을 마비시키기도 하거든요. 따라서 그런 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제 생각에 정면 돌파보다는 간접적으로, 옆으로 벗어나서 지시 대상을 가리키는 겁니다.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p.152,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만일 글을 통해서 명료함이나 진리 또는 어떤 직관적 진실 파악으로 평가할 수 있는 무언가에 둘러싸이는 순간이 있다면, 작가는 실제로 특정한 곳, 아무도 가지 않는 곳에 직접 가서 많은 시간을 들여야만 그런 글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p.161,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기억이 결핍되어 있다면 예술이 그 자리를 채울 것이다. 하지만 예술은 속기와 같은 것이어서 결핍을 대신하지는 못한다.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244,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제발트 씨가 산문에 급진적 기여를 한 부분은 작은 것에 대한 감수성이랄까 소형화에 대한 감수성이랄까, 전엔 없던 감수성을 강제수용소와 같은 세상의 극악무도함에 블러들인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162p,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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