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술자에게는 양심이 있고, 따라서 오랫동안 본문에 제시되는 문제들과 씨름했을지도 모른다는 암시를 독자에게 줄 필요가 있는 겁니다. 그래서 참상의 주요 광경들은 절대로,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습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상기시켜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그 참상의 시각적 형상들을 봐 왔는데, 그런 형상들은 우리가 광범위한 사고와 철학적 반성을 하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또 그런 형상들은 우리의 도덕적 판단을 마비시키기도 하거든요. 따라서 그런 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제 생각에 정면 돌파보다는 간접적으로, 옆으로 벗어나서 지시 대상을 가리키는 겁니다. ”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p.152,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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