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

D-29
이 책에 수록한 여러 인터뷰에서 제발트는 산 사람의 세계와 죽은 사람의 세계 사이의 경계가 완전히 차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언급한다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44p,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한강 작가님의 노벨상 연설이 떠오르네요. (혹시 다른 분이 언급하셨을까요?)
제발트가 조국의 '집단 기억 상실'을 혐오한다(48p)는 것을 보니 우리나라의 일부 집단의 기억 상실과도 같은 작태가 떠오릅니다. 😔
제발트의 유머는 그의 염세 사상의 틈새를 비집고 언듯언듯 비치는데 사람들은 대개 그것을 놓친다.(52p)
앞으로 <토성의 고리>와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제발트의 훌륭한 산문에 대해 다룰 차례가 되었다. (.....)'우연의 일치'와 마찬가지로 그의 문체는 과거를 회복하고 삼키고 대체한다(....) 극도로 파괴적인 혼란 상태를 더없이 정확하고 절제된 말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75p) <사냥꾼>을 읽다보니 스탕달이 궁금해 찾아봤습니다. 그의 본명도 이번에 알았네요. 계속된 '우연의 일치'를 언급한 것이 흥미롭습니다.
저절로 생성된 금기보다 더 강력한 금기 영역은 없는 것 같아요.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94,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저도 그 역사의 짐을 물려받았어요. 좋든 싫든 지고 가야 하는 것입니다.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103,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유령사냥꾼>을 읽고 나서, ‘기억’이라는 개념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지금까지는 기억이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긍정적인 요소라고만 여겼는데, 아무리 좋은 기억이라도 결국엔 고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작품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기억에 대한 밍묭님의 글을 보고 제발트의 산문픽션 『이민자들』을 폈습니다.^^ 웍텔은 「유령 사냥꾼」에서 이 책이 "기억과 망명, 죽음에 관한 놀라운 책"(83쪽)이라고 평하면서 제발트에게 "기억은 어째서 그토록 피하기 어렵고 파괴적이죠?" 라고 묻습니다. 제발트는 다음과 같이 답합니다. "그건 특정한 무게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늙어 갈수록 더 많은 걸 잊는다고 할 수 있죠. 그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인생에서 방대한 부분들이 망각으로 사라진다고 할까요. 하지만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고 남는 부분의 밀도는 상당히 높아집니다. 이로 말미암은 무게가 한번 짓누르기 시작하면 우리를 침몰시킵니다. 그런 종류의 기억은 정서적으로 짐이 되는 경향이 있죠."(109쪽) 답변이 길지만 요즘 미디어에서 자주 언급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생각하면 이해가 수월할 것 같습니다. 전쟁과 재해, 사고 등을 겪은 뒤 일어나는 심신 장애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를 괴롭힙니다. 『이민자들』에서 암브로스는 기억이 주는 고통이 얼마나 컸던지 스스로 충격치료에 몸을 맡겨 기억력을 아예 없애고 싶어 했습니다. 제발트의 말처럼 "기억의 무게가 한번 짓누르기 시작하면" 사람을 침몰시키니까요. 우리 주변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대참사에서 사망한 희생자의 가족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도 제발트의 관점에서 보자면 "기억의 무게" 때문입니다.
제발트는 언어의 힘을 믿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사진은? 그것은 불신의 대상이었다. 한나 아렌트처럼 제발트는 눈에 보이는 것이 진실이 아닐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 아우슈비츠의 참상에 대해 우리가 떠올리는 이미지들은 사실은 수감자들이 해방되었을 때를 담은 사진들이었다. 대량 학살의 현장은 그 이전에, 안 보이는 데서 신속히 처리되었던 것이다.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p.20,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불을 때고 그 연기로 미래를 점치자 그런 다음 재를 들어내 머리에 뒤집어 쓰자 뒤돌아보지 말 것을 명심하자 탈바꿈하는 기술을 시험해 보자 진사(辰沙)로 얼굴을 칠하자 슬픔의 표시로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p.22,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안개와 연무를 통해 보는 세상은 언제나 장막에 싸여 있다. “비의 장막”, “재의 장막”, “반짝이는 무수한 먼지”. (중략) 우리는 그런 상상에 마음이 동요되기는커녕 이상하게 기운을 얻는 기분이 든다. 우울하긴 하지만 진리가 주는 자양분이기 때문이다.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p.44,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역사를 기억하는 일에 가장 중요한 관리인 역할을 하던 그는 역사의 참화와 희생자는 자신이 좋아하던 안개처럼 증발하지 않음을 확인하는 일에 헌신적이었다. 제발트는 진보랄지 개혁이랄지 하는 그 어떤 낙관적 관념이 없이, 그 확인 행위 자체를 보전하기 위해, 오래 지속될 언어로 상실된 것을 부활시키는 만족감을 위해 그 일을 했다.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pp.52~53,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우연의 일치에는 파괴적인 면이 있다. 그것은 죽음의 냄새를 몰고 다닌다.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p.71,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산문픽션의 한 형식입니다. 앵글로색슨권보다는 유럽 본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식인데요, 대화의 역할이 거의 없죠. 잠망경을 들여다보면 어느 방향으로든 각도를 조금만 돌려도 가장자리의 무언가가 그 방향으로 계속 연결되듯이 그렇게 꼬리를 물고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p.83,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제발트는 치솟는 스팀이 누에고치를 최종적으로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설명한다.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37쪽,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제발트의 시간 관념은 그런 파노라마적 시각을 가능하게 한다. 자신의 소설에 나오는 유령 같은 방랑자들처럼 그는 시간을 유연하고 불규칙적이고 주관적인 것으로 본다. 우리가 행성의 움직임에 따라 고집스럽게 시간을 정리하는 것은 오로지 공포심 때문이다. 과거와 현재는 동시에 작용하는지도 아닌지도 모른다. 마음의 불규칙적인 발작, 기억의 변덕스러운 발작과 함께 과거와 현재가 정지하고 출발하는지도 모른다.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39-40쪽,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모든 기억하는 행위의 어려움은 우리 마음대로 안 되는 두뇌로, 그리고 두뇌의 창조력과 부식성이 공모하는 곳으로 주의를 끄는 습성에 있는데, 이 또한 진부한 사실이다. "기억은 최후의 것마저 파괴하지 않는가"는 <이민자들>의 첫 장 제목 아래에 붙어 있는 말이다. 등장인물들의 삶의 궤적에서 이 변덕스러운 기억 행위가 행하는 역할을 제발트가 이해하기 때문에 <현기증, 감정들>의 이야기들이 마음을 끌고 설득력이 있는 것이다.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62p,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제발트의 훌륭한 산문에 대해 다룰 차례가 되었다. (...)우연의 일치와 마찬가지로 그의 문체는 과거를 회복하고 삼키고 대체한다. (...)극도로 파괴적인 혼란 상태를 더없이 정확하고 절제된 말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카프카의 흔적도 있고 이따금 로베르트 발저의 흔적도 보인다. (...) 우연한 사건과 숭고한 생각 사이를 매우 효과적으로 중재하는 그의 격조 높은 묘사를 통해서 완전히 소화되고 파괴되어 다시 만들어진다. 드물게 언어 사용역과 문장 흐름(rhythm)의 내적 일관성을 갖춘 마이클 헐스의 번역도 그 자체가 많은 시간을 들여 원문을 소화하고 고쳐 쓰는 과정의 소산이며, 말하자면 이 또한 놀라운 우연의 일치가 아닌가 생각된다. (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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