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

D-29
도서전 참여로 이틀을 쓰러져있었네요. 정신 못차리게 힘들었어요. 기운 차리고 다시 책에 집중!
부럽습니다ㅠㅠ
그러니까요 도서전 진행도 아니고 참여만 했는데 저는 금요일에 가고 지금 살아났습니다ㅋㅋ
@물고기먹이 ㅎ 도서전이 꽤 힘드셨나봅니다. 전 한 20년 전쯤에 한번 다녀 온 것 같은데 이젠 자신없네요. ㅠ ㅋ
예를 들면, 겨울에는 꽁꽁 언 땅을 팔 방도가 없어서 사람이 죽어도 묻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해동이 될 때까지 한두 달 동안 시신을 장작 헛간에 모셔 놔야 했죠. 자라면서 죽을은 바로 곁에 있다는 걸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겁니다.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86,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예전엔 죽음을 다루는 방식이 어느 나라나 다 비슷하겠구나 싶네요. 우리나라도 옛날엔 질병이나 전쟁으로 많이 죽었다고 하는데 그러면서 삶과 죽음이 멀지 않음을 매일 느끼며 살았을 겁니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턴가 그것을 분리하게 됐죠. 저만해도 어렸을땐 죽음을 목도하지 못 하다가 25살 때 아버지의 영혼없는 싸늘한 시신을 보면서 새삼 내가 참 어리게 살아왔구나를 깨달았죠. 그전엔 죽음이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목도하지 않는 삶에 나름 안도하며 살기도 했습니다. 제발트가 자주 작품에서 죽음을 언급한 것으로 아는데 정말 작가만이 그걸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던 죽음이 사실은 '나의 이야기'임을 깨닫게 되는 순간은 뭐랄까, 울프의 표현을 빌리자면 야릇합니다. 「유령 사냥꾼」에서 웍텔이 제발트에게 "마치 망자가 회귀하고 있는 듯이, 마치 우리와 그들이 합류하기 직전인 듯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것 같다고 하니까 stella15님의 문장수집에 있는 내용을 말합니다. 아주 흥미롭지요. 제발트가 소설에 흑백 사진을 삽입하는 이유도 이와 관련됩니다. "저에게 사진은, 말하자면 망자의 방출물 중 하나입니다. 더이상 이승에 없는 사람들의 오래된 사진들은 특히 그래요. 제게는 그런 사진들이 일종의 유령 같은 존재로 보입니다. 저는 늘 그 점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신비나 불가사의한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그저 더 원시적인 세계관의 흔적일 뿐입니다. "(87쪽)
저도 그 구절 읽으면서, 예전에 사진이 처음 나왔을 때 사진 찍히면 영혼이 빠져 나간다는 그런 생각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영정 사진이 있지 않나 싶기도 하고. ㅎ
영정 사진을 말씀하시니 수 년 전에 읽었던 인상적인 기사가 있어 @모임 여러분께 공유합니다.^^ 시사IN "나의 영정사진 찍는 날, 상상해본 적 있나요"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6191 "영정을 찍어두면 더 오래 산대…. (중략) 세상에서 가장 기묘한 사진은 단언컨대, 영정 사진이다. 미리 준비했든 전혀 준비하지 못했든, 그 모습이 초라하든 근사하든, 영정 사진은 잘 납득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어떤 경우라도 모두가 납득할 만한 죽음이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정말 그러네요. 세상에 납득할만 죽음이 어딨겠습니까. 귀한 글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서 얘기한 남는 것은 사진 뿐이란 말과 이 기사에서 '죽음 앞에서 무슨 소용일까 싶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가까운 이의 죽음을 끝내 납득할 수 없기에, 어쩌면 이 소용 없는 짓이라도 애써 해야만 하는지 모른다.' 를 보고 나니 사진은 남은 이들을 위한 것 이란 생각이 드네요.
적어주신 이 문장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되네요. '말하자면 망자의 방출물 중 하나' 최근 사진을 찍으면서 '남는 것은 사진 뿐' 이라는 얘기를 들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뉴스를 보니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에는 약 15만명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저도 갔는데 발을 디딜 팀이 없어 백팩을 앞으로 메고 구경했습니다. @모임 여러분 가운데서도 도서전에 다녀온 분이 계시겠지요? 어떤 분의 말씀처럼 출판계는 최대 불황이고 도서전은 최대 호황이라는 극과 극의 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해를 넘길수록 도서전에 참가하는 해외 출판사의 수가 줄고 홍보도 미진한 걸 보면 서울국제도서전이 지향하는 바가 해외 유명 도서전과는 차별된다는 것이 분명하더군요. 지난 20일에 열린 도서전 대담에서 박찬욱 감독은 제발트를 “자꾸 돌아가서 다시 읽고 싶은 마성의 작가”라고 했습니다. 『기억의 유령』 엮은이인 린 섀런 슈워츠가 쓴 「서문: 상실된 것을 부활시키는 언어」에 이와 비슷한 말이 나옵니다. “이 인터뷰집에 포함된 여러 작가들이 제발트의 책은 끝까지 다 읽고 나면 곧바로 다시 처음부터 읽고자 하는 충동을 언급한다. 그의 책들은 다시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물거품과도 같은데, 이것은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과 배경처럼 책장을 하나하나 넘김에 따라 증발해 버리는 듯하다.”(43쪽) 박찬욱 감독이 제발트를 “마성의 작가”라고 하니 문득 생각나는 게 하나 있습니다. 해외 독자들이 재미삼아 올리는 닮은꼴 사진을 공유합니다. 현혹될 만한가요? ^^
사실, 국제도서전이라는 말이 조금 무색한건 사실 ㅎ 사진은 딕 부르너! 🤔
저도 이 부분이 특히 아쉬웠어요. '국제' 부분이 거의 빠진 기분이더라구요
현혹되었습니다ㅋㅋㅋ
15만명! 저는 올해가 첫 도서전 참여였는데요, 지방에서부터 1박 2일을 잡아 일요일 표를 겨우 구해 갔답니다. 예매부터 얼리버드티켓만 팔고 현장 결제가 어렵다는 문제, 도서전에 책보다 굿즈가 많아져 이건 도서전이 아니다 라는 논란들을 보고 조금 걱정하면서 방문했답니다. 하지만 음...저는 꽤 괜찮았던 것 같아요. 물론 현장 결제가 안된다는건 디지털 취약계층이나 외국인들을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고, 또 누구나 접할 수 있어야 하는 책에 대한 부분이 최대 행사라는 도서전에서 지켜지지 못 해 아쉽긴한데 현장에서 노약자나 외국인들 입장을 돕는 걸 보기도 했고 인원이 너무 몰려서 사고가 날까 걱정도 있었기에 나름 노력한 모습으로 보이기도 했거든요. 굿즈 부분도 너무 줄이 길거나 그런사람들에게 막혀 찬찬히 책을 보지 못하는 부분은 아쉬웠지만, 굿즈로 인해 젊은 세대들의 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단 뉴스 글을 봤어요 그럼 사람들에게 알리는 홍보 수단으로는 괜찮은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출판과 책, 번역 등 도서에 관한 것을 알려야 할 도서전은 호황이고 출판계는 최대 불황이라는 점은 많이 안타까워요. 이번 도서전으로 찾아보게 된 해외 도서전들과 지향점이 다른 바도 아쉽구요. 좀 더 이름에 걸맞는 부분과 홍보?마케팅?에 대한 부분을 조율 할 수는 없었던 걸까요? 어쨌든 그래도 다음 도서전도 방문 해 보고 싶습니다.
"우리는 대형 건물이 드리우는 그림자가 파괴의 전조이자 설계부터 훗날 페허로 존재할 것을 감안했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안다." 아우스터리츠 , 24p 린 섀런 슈워츠가 이 책을 읽은 2001년 9월, 911을 보고 기시감을 느낀게 당연해 보이네요.😱
역사의 그런 끔찍한 국면을 가장 끔찍한 방식으로 연루되어 지나오면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은 충동이 들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 모의된 침묵은…… 말하자면 그냥 생겨났어요. 제 생각엔 부부 사이에도 지켜졌죠.
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p.93,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한국의 '모의된 침묵'은 무엇일지 편집자님과 번역가님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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