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4. <보노보 핸드셰이크>

D-29
이제야 책을 구해서 읽기 시작했어요. 혼비 님이 모임지기로 계신 모임이라 꼭 참여하고 싶었는데 이제 며칠 안 남았네요. 얼른 읽고 또 돌아올게요.
동광동 호랑이님 너무 반갑습니다! 안 그래도 모임지기가 너무 나서서 설치는 것보다는 자리를 깔아놓고 뒤로 물러나있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 뜸하게 나타났었는데 다음 방부터는 자주 나서야겠어요 다음 번 방은 <오웰의 장미>입니다! 여력되시면 그 방에서도 만나요!
이제 막 완독하고 왔는데 모임이 4일 남았네요. ㅎ @김혼비 님이 댓글 남겨주시다니 가문의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믐이라는 플랫폼 덕분에 이런 경험도 해보는군요. 이 책을 쓴 버네사 우즈는 정말 매력적인 사람인 것 같아요. 위험이 도사리는 곳으로 달려가 모험하기를 서슴지 않는 용기를 지녔고, 자기 감정에 그 누구보다 솔직하면서... 무엇보다 글을 이렇게 잘 쓰면.. 이거 반칙 아닌가요. ㅎ 앞이 보이지 않았던 자신의 20대 시절과 베트남전에 참전한 아버지에 대한 기억, 콩고라는 나라에서 벌어지는 전쟁, 강간, 살인 등의 끔찍한 일들과 오직 그곳에만 서식하는 보노보라는 유인원에 대한 이야기까지, 이렇게 매력적으로 엮어어내는 책은 다시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전에 책걸상에 소개된 『면역에 관하여』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도 그랬지만, 이 책도 개인사와 사회상을 절묘하게 엮어낸 멋진 논픽션이네요. 혼비 님이 왜 추천하셨는지 알 것 같습니다! 논픽션, 에세이로서의 매력과 별개로 좀 우려스럽게 읽은 지점도 있었는데요. 우선은 저자가 계속해서 환기하는 사회적 문제들과 보노보/침팬지에 관한 연구가 연결되는 지점은 상당히 모호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간과 가장 가까운 공통조상을 지닌 종이라는 점에서 유인원과 인간이 어떤 형질을 공유하고 있을 거라고 짐작은 해볼 수 있지만, 엄밀하게 그 둘을 연결할 수 있는 과학적 연구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요. 책을 읽으면서 그와 관련한 내용이 있기를 기대했는데, 마지막까지 그 부분은 없어서 좀 아쉽기도 했어요. 저는 유인원 연구에서 발견한 어떤 특성들을 인간에 관한 이해로까지 확장하는 것은, 아직은 위험한 시도라는 생각이 들니다. 물론 이게 유인원과 인간에 관한 더 많은 연구로 이어져야 할 이유가 되기도 하겠지요.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연구가 전제하고 있는 생각, 인간의 본성 혹은 행동 양식을 우리의 유전자에 내재한 무언가로 설명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게 됩니다. 거기까지 가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연구가, 유인원에 관한 연구는 물론이고 인간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그럼에도 이 책 덕분에 콩고민주공화국의 정치적 상황이나 아프리카 자원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국제적 착취 문제, 보노보에 관해서까지 몰랐던 것을 많이 알게 됐고 더 읽어보고 싶은 내용도 생겨서 참 좋았습니다. 책을 일찍 구해서 읽었다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을 텐데 ㅎ 다음 모임을 또 기대하겠습니다.
@동광동 님께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를 지적해 주셨네요. 글을 읽고서 두 가지 공유하고픈 이야기가 있어서 말씀드립니다. 1. 한 가지는 영장류 연구가 갖는 해석의 문제입니다. 이건 영장류학자 사이에서도 논란이 많은 부분이에요. 예를 들어, 열대우림이나 동물원에서 영장류의 행동과 습성을 영장류학자가 관찰하고서 그 관찰 결과를 연구 성과로 발표할 때 결국은 ‘인간의 해석’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 해석을 둘러싼 여러 논란이 불가피하죠. 일단, 과연 영장류가 그 과학자가 해석한 대로의 의미망을 가지고 행동했을까, 하는 질문이 당연히 제기될 수 있잖아요. 예를 들어, 프란스 드발은 네덜란드 동물원에서 침팬지 집단을 연구하고 나서 『침팬지 폴리틱스』(바다출판사)라는 책을 썼어요. 그 책에서 프란스 드발은 챔팬지 사회를 마키아벨리즘의 시각으로 해석합니다. 이 명저를 놓고서 여러 과학자가 인간의 상호 작용을 침팬지에 그대로 투영해서 그들의 행동을 해석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것인지, 또 그게 과연 과학적 방법론에 입각한 것인지를 놓고서 여러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이 논란과 무관하게 『침팬지 폴리틱스』는 정말로 흥미롭고,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침팬지나 인간이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기는 쉽지 않죠. 추천합니다.) 2. 두 번째는 ‘자연주의의 오류’입니다. 이건 동광동님이 지적해주신 맥락과 정확하게 일치하죠. 대략 침팬지와 인간이 진화적으로 갈라진 게 약 500만 년 전입니다. 다음부터 서로 독립적으로 진화해왔고, 그 과정에서 침팬지와 보노보의 공통 조상 가운데 일부가 고립된 환경에 갇히면서 침팬지에서 보노보로 분기했죠. 이런 사정 때문에 유전적 친연성만 놓고 보면 인간-침팬지-보노보는 아주 가까울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이런 유전적 친연성이 인간, 침팬지, 보노보 사이에 어떤 공통점을 낳았으리라고 생각할 수 있겠죠. 또 서로 분기해서 진화한 500만 년의 시간,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간의 환경 사회 문화적 요인은 또 다른 차이를 낳았겠죠. 당연히 침팬지나 보노보를 연구하는 영장류학자는 이들과 인간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주목할 수밖에 없을 테고요. 하지만, 여기서 아주 오랜 이슈가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인간과 영장류가 어떤 점에서 비슷하게 행동한다고 했을 때, ‘아, 인간과 유전자가 비슷한 영장류가 저런 걸 보니, 인간이 저런 행동을 하는 데에도 이유가 있었구나’까지는 수긍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보고서 ‘아, 그러니까 인간의 저런 행동은 어쩔 수 없어. 원래 그런 거야’로 비약하면 그게 바로 전형적인 ‘자연주의의 오류’입니다. 원래 그러는지도 논란의 여지가 있을뿐더러, 설사 그렇더라도 그것은 앞에서 언급한 500만 년의 시간 그리고 인간의 환경 사회 문화적 요인과 (논란이 많은) 자유 의지와 상호 작용을 괄호 안에 넣고서 없는 척해버리는 일이니까요. 동물 행동학, 특히 인간과 유전적으로 가까운 영장류 연구를 접할 때는 항상 이런 자연주의의 오류를 경계해야 합니다. 침팬지나 보노보의 행동 연구가 인간을 이해하는 데에 어떤 자극을 줄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침팬지나 보노보가 우리 인간이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댓글이 길었습니다.
@동광동 님의 감상도 정말 너무 공감하면서 잘 읽었고 동광동님의 질문 덕에 @yg 님께 이렇게 고급 강의까지 맞춤해서 들으니 너무나 좋습니다. 두 분의 대화를 따로 저장해둘 정도였어요. 동광동님도 yg님도 고맙습니다!
오오. 이렇게 정리해주시니 이해 쏙쏙이네요. 고맙습니다. 끝까지 완독해야겠어요. 추천해주신 책도 찾아볼게요. 재밌을 것 같아요.
방금 막 완독 했어요. 처음 책을 들었을때의 우려와는 달리 저에게도 23년도에 읽은 넌픽션에서 최고로 기억될 거 같아요. (이제 23년도 시작인데 만약 이렇게 된다면 이건 좋은걸까요? 나쁜걸까요? ㅋ) 읽으면서 중간 중간 꽤 울었어요..미소도 많이 지었구요. 보노보 뿐만 아니라 관심밖이었던 콩고 사정에 대해서 충격도 받았고 너무도 무지했던 것에 반성도 했습니다. 더 더 알고 싶게 파고들어 보고 싶게 만들어 주는 책이였습니다. 좋은 책 소개 감사해요. 함께 나눈 모든 이야기들 감사해요.
와 실시간으로 만난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완독하셨군요! 23년에 읽은 최고 넌픽션이라니 너무 좋은데요? 만약 이 기록이 깨어질 더 좋은 논픽션을 만나신다면 그건 그것대로 너무 좋은 일! 저도 울다가 웃가가 충격받았다가 반성했다가 공부하는 마음이었다가 다이나믹한 독서였어요. 함께 읽어서 기쁩니다🙈🙈 다음에 또 좋은 책 함께 읽어요!
@김혼비 님 댓글에, @YG 님의 상세한 해설까지 해주시다니 제대로 계 탄 날이네요. ^^ 그렇잖아도 방송에서 추천해 주신 『내 안의 유인원』을 읽어야겠다 싶었는데, 다른 책 『침팬지 폴리틱스』까지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점 사이트에서 검색해 보니 프란스 드 발 이분 책이 굉장히 많더군요. 인간과 가까운 유인원의 존재가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참 많이 주는 것 같습니다.
@YG 님의 글을 자세히 읽어보면서 든 생각 /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판단을 미룰 것(?). 그리고 내머릿속에서 이루어지는 생각이나 해석들에 대해서 항상 의심을 해볼것? 만약 내 머릿속에 있는 지식들이 서로 막 연결되어 나만의 어떤 새로운 해석이 나올때, 너무 기뻐하지 말고 우선은 곰곰히 잘 생각을 해 볼것. 어딘가 오류가 없을까, 확증편향적이지는 않을까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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