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7월의 책 <혼모노>, 성해나, 창비

D-29
A2. 구 안쪽에 감추어져 있는 것 같은, 하지만 제프가 아니고서야 그 누구도 결코 알 수 없는 무언가처럼 듀이는 결코 알 수 없는 미스터 킴과 열사들 마음속에 감추어져 있는 무언가를 상징하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봤습니다
@탱구엄마 님 첫번째 질문 답변 감사합니다. "내"안에 "성상"이 깨져버렸다는 말이 공감가네요. 환상이 깨졌다고 할까요? 그런걸 보면 애정은 언제나 환상에 빚을 지고 있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듭니다. 두번째 질문에서는 표면에 가려진 진실을 말씀주신 것 같아요. 혼모노 전체를 통과하는 주제가 어쩌면 스무드에도 아주 잘 표현된 것 같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2주차 독서도 홧팅입니다 >,<
두번째 질문에 대한 생각 스무드에선 이 단편의 주제인 '타자와의 만남'를 드러내기 위해 그와 대비되는 이미지가 많이 쓰였다고 생각했습니다. 스무드가 설치된 아파트는 폐쇄적인 공간이며 제프는 어느 나라 어떤 숙소에 머물던 똑같은 습도와 온도, 루틴을 유지합니다. 제프의 작품 스무드는 요철 없이 매끈한 구로, 그 위에서 모든 것은 정해진 경로대로 흘러가겠죠. 낯설고 이질적인 존재가 주는 온갖 부대낌이 제거된 세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 같았습니다. 반면 주인공 듀이와 태극기부대는 서로에게 완벽한 타인입니다. 생김새 말고는 서로 공유하는 특성이 없어보입니다. 이들은 듀이의 무지함에 기대어 정 넘치는 시간을 함께 보내며 앞서 제시된 폐쇄적이고 매끄러운 세계가 과연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게 맞는지 반문하는 듯 합니다.
@다미주 님 두번째 질문 답변 감사합니다. 스무드에 표현된 매끈한 구를 낯설고 이질적인 존재가 주는 부대낌이 제거된 세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는 말에 무릎을 탁쳤네요! 신선하고 날카로운 감상이세요. 아파트라는 폐쇄적인 공간이 이 소설 배경의 한축인 점도 연계해주셔서 감사하세요. 이 매끄럽고 정돈된 세상의 안쪽에 있는 진실, 정신없음을 보여주는 걸까요. "폐쇄적이고 매끄러운 세계가 과연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게 맞는지 반문하는 듯"한다는 다미주님의 시선에 공감이 갑니다~! 한 번더 생각할 거리를 주시는 감상 감사합니다~!!!>< 2주차 독서도 질문과 함께 즐겨주세요 ! ><
1. 길트클럽:호랑이만지기를 통해 배타적인 팬심문화나 과도한 추종을 꼬집는 것 같다고 느끼며 읽었어요. 어떤 때는 너무나도 방어적으로 누군가를 응원하지만 또 한번 그 열기가 식기 시작하면 마녀사냥으로 몰아가는 극단적인 대중과 언론을 보면 작가나 감독, 배우 심지어 운동 선수들은 하루하루가 조마조마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늦게 합류했지만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김곤 감독을 옹호했던 주인공이 '현타'를 느낀 시점이 의외로 빨리 왔다는 느낌도 들었어요. 저도 우상화했던 정치인의 실망스러운 면을 보고 부정하고 싶었지만 결국엔 인정하며 씁쓸하게 돌아섰던 순간이 있어 이 느낌은 충분히 공감이 가네요. 마지막으로 GV에 나타나지 않은 다른 클럽 멤버들의 어떤 생각이었을깡? 이미 조용히 '손절'한 것이었을까요 2. 스무드와 태극기 부대를 연결한 이유를 이해하기가 조금 어려웠지만 저는 겉은 매끈하고 무언가 안쪽에 숨겨져 있을 것 같은 스무드와 대조적으로 너무나도 거칠지만 보이는 것이 다인 태극기 부대가 편견이 전혀 없는 외국인이 보기에는 더 "한국적"인 뭔가를 느끼게 해 준다는 그 역설이 재미있게 느껴졌어요. 반대로 태극기부대도 저희가 색안경을 보고 쳐다봤을 뿐 사실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기 보다는 순수하게 누군가를 지지하고 그리워하는 마음과 한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 클 뿐이고 그 안에 어떤 불순한 의도가 있을 것이라 의심하고 편가르기를 하는 세태를 꼬집고 싶었을까요? 분명한 것은 한국의 집단간 갈등, 세대간 격차나 단절감도 극명하게 보이는 것 같네요.
성해나 작가님 <혼모노>책을 구입해놓고 읽다말아서 이 모임을 신청했습니다! 끝까지 잘 따라가보고 싶어요!! 이렇게 모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헤헤헤 <길트클럽:호랑이만지기>를 읽을 때 <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 작가노트를 꼭 읽어보고 싶었습니다ㅎ 이 책도 집에 있는데 결국 밀리의 서재로 읽고 답변을 쓰고 있네요 ㅋㅋㅋ 쿨럭쿨럭 1. 무언가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존재가 생기면 그 사람을 잘 안다고 하지만 사실 대화를 나눠서 인간적으로 알고있는 건 아니잖아요. 인간적인 김곤감독의 답변으로 내 안에 내가 만들어놓은 존재가 터져버린게 아닌가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아무래도 미디어로만 접해지는 대상은 이미지가 만들어질수밖에 없는 부분이지 않을까란 생각을 많이 해봤어요. [작가노트] 죄의식과 사랑(혹은 기호)이라는 얇은 막 하나를 오가며 번민하는 나 또는 우리의 내면을 마주보고 싶어서. 하드보드지처럼 두껍고 견고한 사랑도 있을 테지만, 대개의 사랑은 습자지 같아서 단 한 방울의 반감과 의심으로도 쉽게 찢어지는 것 같다. 그러나 어떤 사랑은 푹 젖어도 찢어지지 않고 도리어 곤죽처럼 질퍽해진다. 사랑이고 죄의식이고 찬미고 경멸이고 죄다 흡수해 종내 원형을 알 수 없는 상태로. 누군가를 ‘그런 사람’이라 단언하기보다 ‘그럴 수도 있는 사람’이라는 여지를 두고 깊고 길게 들여다보는 것이 이해고 사랑이라 여기지만, 그러한 방식에도 늘 변수와 병폐가 존재하는 것 같다. 툭 튀어나온 부분을 다듬을 수 있는 영화와 달리, 현실은 소거와 편집이 불가하므로 이미 벌어진 사건을 ‘그럴 수도 있는 일’로 무감히 넘기는 건 기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무심결에 옹호와 이해를 동일시하거나 사랑이라는 명분으로 맹목적인 변호를 이어간다. 이것을 단순히 병적 애착 혹은 집착이라 부르는 게 옳은지, 그 안에 담긴 진심마저 쉬이 배제해버리는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불신 없는 무조건적 사랑은 과연 가능한지 문득 의문이 든다. 가부를 나눌 수 없는 무수한 문제 속에서 우리는 자주 구겨지고 찢어지며 괴리를 겪는다. 해답을 구하고 싶은 마음으로 썼으나 쓰고 보니 미답未答으로 남았다. 그러나 구겨지고 찢어지면서도 계속되는 {무엇}은 분명 유의미하다고 믿는다. 그 일그러진 괄호는 우리가 질문을 놓지 못하도록 부추기는 단초가 될 테니. <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백온유 강보라 서장원 성해나 성혜령 이희주 현호정 - 밀리의 서재
⭐두번째 질문 <스무드>가 Smooth 부드럽고 매끄럽다 와 Mood 기분, 감정, 분위기란 뜻의 합성어처럼 얼굴은 한국인이지만 미국인인 듀이의 감정선이 굉장히 섬세하고 부드럽게 흘러간다란 생각을 하면서 읽었습니다. 한국인의 뿌리도 느껴지고 한국인의 정도 느껴지던 감동적일 뻔한 소설이였는데 말이죠ㅎㅎ 제프의 작품 <스무드>가 이 소설에서 의미가 뒷쪽에도 한번 더 언급이 되잖아요. 큐레이터가 #스무드 를 극찬을 했다. 구 안쪽에 무언가 숨겨진 것 같다고 하더라~는 말을 제프에게 다시 말해주는 걸 보며 #태극기부대 의 어르신들의 마음과 똑같이 느껴졌습니다. 외국인이라 태극기 부대를 모르는 그저 얼굴만 보면 젊은 한국인인 듀이에게 모든 걸 다 잘해주고 서명받고, 사진찍고, 옷에 태극기 뱃지를 달고 이승만 대통령을 찬양하고, 본인들을 열사라고 부르는 모습에 그저 할말이 없어집니다. 구 안쪽에 본질은 숨기며 이용하는 거죠. 정말 허를 찌르는 소설입니다ㅎㅎㅎ
@물고기먹이 님 7월의 문풍북클럽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남은 7월 기간동안 혼모노 완독 화이팅입니다! 저도 16회 젊작상 사놨는데 아직 못읽었다죠...ㅎㅎㅎㅎ 혼모노부터 읽게 되어서 젊작상이 뒤로 미뤄지네요... 올해안에 읽는게 목표입니다 ㅋㅋ 길티클럽부터 답변 주셨는데요. 앞선 다른 문풍님들도 비슷한 지점을 지적해주셨는데, 내안에 견고하게 쌓아놓은 것이 터져버렸다는 건 결국 애정도 내안의 편견이나 아집이 기본이 됨을 방증하는 것 같아요. 무조건적인 사랑은 진짜 나를 위한 것인지, 상대를 위한 것이었는지를꼬집지 않았나. 작가의 말처럼 사랑에 따르는 변수와 병폐를 꼬집었다는 점이 재미있는 소설이었던 것 같습니다. 스무드의 뜻도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드러워보이지만 속은 전혀 다를 수 있는 본질과 겉면의 차이점을 이 소설에서 표현한 걸 수도 있겠어요! 우리는 이 소설에서 다루는 소재의 진실성을 어느정도 알고 있으니, 소설이 더욱 허를 찌르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생각할 수록 정말 인물과 소재를 기가막히게 쓰는 소설집이란 생각이 들어요~! 2주차~3주차 부분에 대한 답변도 기다리겠습니다!
길티 (플레져) 클럽 이 말에 모든게 담겨 있었네요..!! 스무드는 아직 안 읽어서 스무드까지 읽고 질문 답 올리겠습니다 ㅎㅎ
@탱구엄마 님 반갑습니다! 맞아요~ 성해나 작가의 이 단편집 특성이 또 제목에 상징성? 주제성?을 담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길티 ^플레져^라는 제목에도 이 작품의 의미가 진하게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스무드도 재밌게 읽어보시길요!!
뭔가 좀 찝찝함을 알면서도 애써 아닐거라고 믿고있지만 내면에서는 이미 알고있던, 인정하고싶지 않은.. 그 사랑을 그만둘수 없고 그럴리 없다는 강한 믿음이야 말로 한순간에 무너질수 있음을 본인도 알고있기에 부정하고 또 부정하는 마음이였을거같았습니다. 이런 심리 묘사가 엄청 와닿았습니다. 맹목적인게 얼마나 위험한지..얼마나 헛점 덩어리인지.
@다미주 님 반갑습니다 ~~!! 첫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 감사해요. 결국 김곤에 대한 애정 자체가아닌 ^자기 자신 혹은 김곤을 애정함으로써 얻었던 이미지^에 대한 본인의 생각이 깨짐으로써 심리가 변화했다는 내용으로 답변을 주셨는데요. 다미주님 답변을 통해 결국 타인을 애정하는 것도,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애정과 고집이 동반해야만 성취되는 행위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앞선 탱구엄마님께서 제목에대한 의견을 주셨는데 다미주님의 생각을 들으니 제목에 대한 이해가 더 강렬해지는 느낌이에요! 길티,플레져 결국 자기 자신 안에서 벌어지는 감정인 것을 알려주고 싶었을까요? 답변 감사합니다 ^^ 스무드도 잼나게 읽어주세요 !
@Hathmi 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 감사합니다~~~!!! 사랑에 대한 맹목적인 감정에서 발현한 심리 상태의 변화라는 답변을 주셨어요~ 맹목적인 사랑이 가진 헛점을 지적하는 내용은 소설에서는 정말 꾸준히 쓰이는 소재 같습니다. 길티플레져 클럽도 그래서인지 나에게 부정적인 감정과 긍정적인 감정을 모두 주는 애정어린 존재를 소설의 주제로 내새우지 않았나 생각해요. 맹목적인 '사랑'이 나에 대한 끊이 없는 자기 변호인지, '상대'인지는 조금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좋은 답변 감사합니다 ^___^! 스무드에 대한 생각도 기다리겠습니다~!
아앗, 스무드 처음 예상과는 아주 180도 다른 전개라 어질어질 하네요 ㅎㅎ
[2주차] 안녕하세요! 1주차 목표지점까지는 모두 도달하셨을까요? 흥미진진한 단편들이랑 책장이 벌써 다 넘어가셨을지도 모르겠네요. 2주차 시작합니다! 🐰7월 15일까지는 "혼모노", "구의집: 갈월동 98번지"을 함께 읽습니다.(p.201까지) 이번 주에 읽을 두 가지 단편은 표제작이기도하고 먼저 읽으신 분들 중 많은 독자들이 베스트로 삼는 단편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여러분의 소감도 상당히 궁금하네요! 목표지점까지 책을 읽으면서, 혹은 다 읽고나서 2주차 질문에 함께 답변하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보아요. 책을 읽으면서 공유하고싶은 내용, 궁금한 점 감상, 할말 등을 이 타래에 마구 남겨주셔도 좋아요 ^^
@Alice2023 님 두 가지 단편소설 발제에 대한 답변 감사합니다. <길티클럽: 호랑이만지기>를 통한 과도한 추종문화를 비판하고 있다는 시각에 대한 의견 감사합니다 ^,^ 그러고보니 GV에 나타나지 않은 다른 클럽 멤버들을 주목해보지 못했네요. 소설 내에 표현된 그들의 행동이나 말도 소설의 중요한 포인트였던 것 같습니다. <스무드>에서는 태극기 부대 이야기에 대한 새로운 시선에 대한 의견을 주셨네요! 확실히 성해나 작가가 한국의 집단갈등, 세대간 격차를 가지고 글을 쓰는데 있어서 잘활용하는 작가인 것 같습니다. 그만큼 소설속에 등장하는 화자가 다양하다는 점도 이 책의 특징 인 것 같아요!! 첫 주 수고하셨습니다. 두번쨋주도 목표독서까지 화이팅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2주차)⭐첫번째 질문입니다. 표제작이기도 한 세번째 단편 <혼모노>에 등장하는 주인공 "문수"는 신을 받은지 벌써 삼십년이되어가는 무당입니다. 이야기는 그의 신당 바로 앞에 신애기가 이사오면서 시작됩니다. 주인공 문수는 신빨이 점점 떨어져가고, 신애기에게 자신에게 붙어있던 신령이 옮겨갔음을 인지하게됩니다. 우리는 작품을 읽으면서 "혼모노"와 "니시모노" 즉 진짜와 가짜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여러분은 신애기와 문수 중 "혼모노" 진짜가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 신애기가 조소했다. 신빨이 다했다더니 진짠가보네. 할멈이 나한테 온 줄도 모르고. 그애는 살기 어리느 눈으로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하기야 존나 흉내만 내는 놈이 뭘 알겠냐만.(p.120) ✍️ 야, 저 칼 모형이다. 그러게. 꼭 진짜 같다. 봐, 이런 거 다 짜고 치는 거야. 그럴때 찍지 말라며 윽박지르는 것은 '가짜'들이나 하는 짓이었다. 나는 기세등등하게 렌즈를 노려본 뒤 잘 벼려진 칼날로 왼빱을 스윽-그었다. 내가 진짜 무당이라는 것을 명백히 증명해 보이려. 내게 신이 들어왔다는 것을 알리려.(p.125) ✍️ 삼십년 박수 인생에 이런 순간이 있었던가. 누구를 위해 살을 풀고 명을 비는 것은 이제 중요치 않다. 명예도 젊음도, 시기도, 반목도, 진짜와 가짜까지도. 가벼워지낟. 모든 것에서 놓여나듯. 이제야 진짜 가짜가 된 듯. 장삼이 붉게 젖어든다. 무령을 흔든다. 잘랑거리는 무령소리가 사방으로 퍼진다. 가볍고도 묵직하게.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작두에서 내려오지 않던 신애기가 아연실색하며 나가떨어진다. 그애는 주저앉아 휘둥그런 눈으로 나를 올려다본다. 황보와 그의 가족도 기도를 멈추고 나를 올려본다. 할멈도 이 장관을 다 지켜보고 있겠지. 어떤가 이제 당신도 알겠는가. 하기야 존나 흉내만 내는 놈이 뭘 알겠냐만. 큭큭, 큭큭큭큭.(p.153-154) 📢(2주차)⭐두번째 질문입니다. 3번째 단편 <혼모노>는 일본어로서 "진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저자가 굳이 제목을 '일본어'인 "혼모노"로 차용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 그놈이 그러더라. 넌 이제 감이 다 죽은 것같다고. 자기가 정치판에서 굴러먹은 게 몇년인데 니세모노 하나 구별 못하겠냐고.니세모노. 그 단어에 퍼뜩 감이 온다. 할멈이 자주 쓰는 말. 저거 분명 할멈이다.(p.143-144) 어떤가 이제 당신도 알겠는가. 하기야 존나 흉내만 내는 놈이 뭘 알겠냐만. 큭큭, 큭큭큭큭.(p.153-154) 📢(3주차)⭐세번째 질문입니다. 네 번째 단편 <구의 집:갈월동 98번지>에서 주인공 건축가 여재화는 갈월동 98번지에 불온세력을 가두고 고문하는 시설을 지어야하는 국가기밀사업에 참여하게됩니다. 여재화는 의뢰를 수락했지만 쉽사리 어떤 방향으로 설계를 해야할지 감을 잡지 못합니다. 그러던중 불온세력이 아니며, 뒷배가 든든하지 않는 이유로 조수로 발탁된 제자 구보승이 설계를 수정하게됩니다. 구보승이 설계를 보고 여재화는 끔찍하다며 구보승을 질책합니다. 이에 구보승은 억울해하며 "인간을 위해 이 공간을 설계했다."말하는데요. 여러분은 구보승이 생각하는 "인간을 위한 공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 자네는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나? ......발상과 사고 아닙니까. 그래, 내가 가르친 건 그랬지. 하지만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간이야. 우리가 설계한 공간에서 생활할 사람들이지. 자네는 그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 같아. 채광과 통풍에 신경 쓰고, 개구부는 물론 차양까지 배치하는 세심함에서 나는 자네의 가능성을 봤다네. 거짓이라곤 할 수 없으나 그렇다고 진심이 담긴 말도 아니었다.(p.169) ✍️ 희망이 인간을 잠식시미는 가장 위험한 고문 이라는 걸 선생님은 알고 계셨던 거죠? (중략) 조사자들이 탈출할 수 없도록 일정한 모양과 간격으로 배열한 출입문, 바깐에서 안을 감시할 수 있도록 특이하게 설치한 외시경, 공포를 유발하는 급경사의 나선형 철제 계단 그리고 단 싶분만 빛이 들어오도록 치밀하게 계산해 설계한 수직 창. 여재화는 설계도를 책상에 내려두고 냉엄히 선을 그었다. 난 이런 끔찍한 생각 한 적 없다네. 여재화의 말에 구보승의 얼굴에서 화색이 가셨다.(중략) 선생님이 그러지 않으셨습니까?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간이라고요. 저는 그말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철저히 인간을 위해 이 공간을 설계했습니다. 다 선생님께 배운 건데......(쭝략) 아니야. 여긴 인간을 위한 공간이 아니야. 난...그런걸 가르친 적 없어. (p.192-193) ✍️자네는 아직도 그곳이 인간을 위한 공간이라고 생각하나? (중략) 인간을 위한 공간. 설계할 때만 해도 확신했으나 막상 도면이 완성되고 시공에 들어가자 모든 확신이 모호해졌다. 자신이 치밀하게 설계한 것들이 무얼 위함이었는지 자신조차도 알 수 없어졌다. 허나 오기 때문인지 객기 때문인지 구보승은 여재화 앞에서 끝내 단언하고 말았다.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인간을 위한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3주차)⭐네번째 질문입니다. "구의 집"이란 말은 여재화가 붙인 별칭으로 소설속에 서술됩니다. 노인이된 구보승은 구의집의 '구'가 무슨 뜻인지 그저 추측을 할 뿐인데요. 소설의 언급된 3가지 뜻 중 여러분은 여재화가 의미한 "구"가 무엇일것이라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어떤 이들은 이곳을 경동수련원이 아닌 구의 집으로 부른다.(중략) 건축가의 성을 따 그 건물을 '구'의 집이라 부른다는 것도 속설 중 하나다. 이 건물이 어떻게 구의 집으로 불리게 되었는지 남자는 알지 못한다. 건물의 이름은 그의 스승인 여재화가 붙였다.(p.199) ✍️ 구의 집의 '구'가 두려워할 구인지, 구원의 구인지, 혹은 그저 자신의 성을 딴 것인지 남자는 알지 못한다. 스승은 이십년 전 별세했고, 죽기 전에 따로 만나지 못해 그뜻을 물어볼 수도 없었다.(p.201)
첫번째, 두번째 질문에 대한 생각 - 어째서 '혼모노'이고 누가 혼모노인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혼모노를 규정하는 건 지독함이라는 것입니다. 주인공은 가짜지만 혼모노입니다. 읽기 너무 괴로운 소설이었습니다.. 신령은 측은지심도 없는 걸까요? 인간의 길흉을 안다는 건 인간적인 감정도 잘 알고 있단 것일 터인데 어쩜 언질도 없이 자신을 지극정성으로 모신 주인공 곁을 홀연히 떠날 수 있는 걸까요? 그것도 너무도 가까운 곳으로요. 적어도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망신 당하는 일은 없도록 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읽는 내내 할멈이 너무 미웠습니다. 주인공도 답답했어요. 할멈이 떠났으면 그저 지금까지의 인연에 감사하고 제 갈 길 갈 것이지 꼭 같은 일을 계속 해야 하는 걸까요? 이제는 평생직장의 시대도 아닌데. 그토록 영험하다는 할멈과 함께하는 동안 경제적 자유를 조금이라도 일궈놓을 수는 없었을까요.. 정말 안타까우면서 속을 태우는 주인공이었습니다.
세번째 질문에 대한 생각 구본승이 말하는 인간을 위한 공간이란 인간적 특성을 고려한 공간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쥐나 뱀, 고양이처럼 다른 동물이 그 안에서 살았다면 인간이 그 안에서 느낄 지독한 두려움을 똑같이 느끼지는 못하겠죠. 구의집은 인간성을 깊이 이해한 걱축가 덕에 그토록 잔학하게 설계될 수 있단 점에서 참 아이러니 합니다. 성해나 작가님 소설 진짜 재밌게 잘쓰네요. 뒷부분 아껴 읽고 싶습니다 허허
네번째 질문에 대한 생각 저는 여재화가 자신과 이 건축물 사이에 선을 긋기 위해 구본승의 성을 따 구의집이라 불렀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소설에서 여재화란 인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복잡한 내면을 지닌 인물로 나오더라구요. 보통 소설은 서사 진행을 위한 도구로 인물로 평면적 캐릭터로 제시한다고 비판받기 일쑤인데 여재화는 주변에서 흔히 보는 실제 사람들보다도 더 복잡한 인믈 같았습니다. 조수의 조건을 치밀하게 계산하는 점, 구본승의 도시락에 마음이 열려 구의 집의 실제 용도를 말해주는 점, 고문실에 창문을 설계하는 점, 그리고 민주투사였던 선배 환송회에 굳이 참여하는 것과 그로부터 듣는 청년 시절 이야기까지 그의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복잡한 내면을 지닌 사람이 독재정권 하수인 노릇을 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았는데 역시 고문실 설계의 적임자는 아닌 것 같더군요. 저는 여재화의 이런 다면성이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고문실 설계를 할거면 재능있는 구본승을 확실히 돕던가, 자신의 양심에 반한다면 설계를 변경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여재화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안한 채 구본승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버리는 것 같았습니다. 여재화가 비겁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어 구의 집이라는 이름 역시 구본승에게 모든 걸 덮어 씌우는 의도라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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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모든 장편소설 『애주가의 결심』(은행나무)최현숙 『할매의 탄생』(글항아리)조영주 소설·윤남윤 그림 『조선 궁궐 일본 요괴』(공출판사)서동원 장편소설 『눈물토끼가 떨어진 날』(한끼)
이디스 워튼의 책들, 지금 읽고 있습니다.
[그믐클래식 2025] 8월, 순수의 시대[휴머니스트 세계문학전집 읽기] 3. 석류의 씨
공 출판사의 '어떤' 시리즈
[도서 증정] 응원이 필요한 분들 모이세요. <어떤, 응원> 함께 읽어요.[꿈꾸는 책들의 특급변소] 차무진 작가와 <어떤, 클래식>을 읽어 보아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렇게 더워도 되는 건가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5. <일인 분의 안락함>기후위기 얘기 좀 해요![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1. <화석 자본>무룡,한여름의 책읽기ㅡ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8월 7일(목) 오후 7시 30분 / 저자 배예람X클레이븐 동시 참여 라이브 채팅⭐
[텍스티] 텍스티의 히든카드🔥 『당신의 잘린, 손』같이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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