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7월의 책 <혼모노>, 성해나, 창비

D-29
중화문학도서관님의 대화: 📢(1주차)⭐첫번째 질문입니다. [관련 발췌] 첫번째 단편 <길트클럽:호랑이만지기>는 추문과 낭설이 팽배한 영화감독 "김곤"을 추종하는 모임 "길티클럽"에서 활동하게 된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김곤은 아역배우와 관한 일말의 사태로 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는 영화감독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은 길티클럽에서 김곤에 대해 지적하는 다른 참여자에게 김곤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데요. 그러나 새로운 영화가 개봉하고 참여한 GV에서 김곤이 물의를 일으킨점에대해 적극적으로 사과를 하자 주인공은 "내안에서 무언가 터졌다."(p.57)라고 느끼며 지독한 허무함과 헛헛함을 느끼게 됩니다. 여러분은 이러한 주인공의 심리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 심지가 다 타기 전에 누군가는 이 폭탄을 멀리 던져야 했다. 던지지 못한다면 몸으로라도 덮어 막아야 했다. 나라도 그래야겠다고 다짐한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그만큼 지독한 사랑에 빠져 있었으니까.(중략)입증된 것도 없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되죠.제대로 된 증거도 없는 사건을 어떻게 사실이라 단정짓는지, 무고한 사람을 왜 죄인으로 모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그게 더 가혹한 일 아니냐고 나는 말했다.(p.49) ✍️ 일말의 죄책감이 들었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어찌되었던 폭탄은 불발되었고 그 잔해나 연기도 시간이 흐르면 사라질 터였다.내 사랑을 제대로 입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숨지 않고, 속이지 않고. 그래. 잘한 거야. 잘했어.(p.50) ✍️ 아역배우가 등장하는 문제의 장면은 전부 편집되어 있었다. 애초에 그 장면은 찍지도 않은 것처럼 말끔하게. 안도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찜찜했다. 그치만......이게 맞겠지. 정교하게 맞물리는 서사에 집중하며 찜찜함을 애써 묻었다.(p.53) ✍️ 김곤은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굽혔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거듭 말하며 정수리가 보일 정도로 깊이 수그렸다. 그리고 그 순간.......펑. 내안에서 무언가 터졌다. (중략) 모든 게 흠없이 온전한데 왜 나만 팔다리가 떨어져나간 것처럼, 살점이 다뜯겨 너덜너덜해진 것처럼 괴로운가. 왜 지독히도 헛헛한가.(p.56-58) 📢(1주차)⭐두번째 질문입니다. 두번째 단편 <스무드>는 한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전무한 이민 3세가 업무상의 사유로 한국에 처음 방문하며 겪게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업무상 잠시 여유시간이 생겨 종로 일대를 방문하게됩니다. 그러던 중 길을 잃고, 설상가상으로 핸드폰의 배터리가 방전되는 사태를 맞이하게되죠. 그리고 마침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시위대를 만나게되고 그들로부터 도움을 받게되는 과정 보여주는 것이 이 소설의 큰 내용입니다. 소설의 초반과 마지막에 소설의 이름이기도 한 작중 등장인물인 화가 제프의 작품 <스무드>이 언급되는데요. 여러분은 <스무드>라는 제프의 작품이 이 소설에서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 리와 상의하여「스무드」를 갤러리 중앙에 설치했다. 리는 「스무드」를 유심히 살피며 전작과의 차별성이 두더리진다고 말했다. 구 안쪽에 뭔가 숨겨진 것 같기도해요. 제프의 작품에는 의도도 동기도 비밀도 없었다. 작품의도를 물을 때마다 제프는 그저 어깨를 으쓱하고 말핬다. 굳이 의미를 붙일 필요가 있냐는 듯이 나는 「스무드」를 가만히 응시했다. 광택이 도는 구의 표면엔 나와 리가 비쳤다. 흰 셔츠를 입은 동양니 둘이. 리는 이 작품을 소장하려는 입주민들이 많을 거라고 확언했다.(p,71) ✍️ 큐레이터가 「스무드」를 극찬했어요. 그래요? 구 안쪽에 무언가 숨겨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제프는 인스타그램 피드를 넘기며 건성으로 답했다. 재밌네요. 듀이도 그렇게 생각해요? 골똘히 답을 생각하다 나는 셔츠 주머니에 넣어둔 배지들을 꺼냈다.(p.110-111)
두번째 질문에 대한 생각 스무드에선 이 단편의 주제인 '타자와의 만남'를 드러내기 위해 그와 대비되는 이미지가 많이 쓰였다고 생각했습니다. 스무드가 설치된 아파트는 폐쇄적인 공간이며 제프는 어느 나라 어떤 숙소에 머물던 똑같은 습도와 온도, 루틴을 유지합니다. 제프의 작품 스무드는 요철 없이 매끈한 구로, 그 위에서 모든 것은 정해진 경로대로 흘러가겠죠. 낯설고 이질적인 존재가 주는 온갖 부대낌이 제거된 세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 같았습니다. 반면 주인공 듀이와 태극기부대는 서로에게 완벽한 타인입니다. 생김새 말고는 서로 공유하는 특성이 없어보입니다. 이들은 듀이의 무지함에 기대어 정 넘치는 시간을 함께 보내며 앞서 제시된 폐쇄적이고 매끄러운 세계가 과연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게 맞는지 반문하는 듯 합니다.
중화문학도서관님의 대화: 📢(1주차)⭐첫번째 질문입니다. [관련 발췌] 첫번째 단편 <길트클럽:호랑이만지기>는 추문과 낭설이 팽배한 영화감독 "김곤"을 추종하는 모임 "길티클럽"에서 활동하게 된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김곤은 아역배우와 관한 일말의 사태로 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는 영화감독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은 길티클럽에서 김곤에 대해 지적하는 다른 참여자에게 김곤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데요. 그러나 새로운 영화가 개봉하고 참여한 GV에서 김곤이 물의를 일으킨점에대해 적극적으로 사과를 하자 주인공은 "내안에서 무언가 터졌다."(p.57)라고 느끼며 지독한 허무함과 헛헛함을 느끼게 됩니다. 여러분은 이러한 주인공의 심리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 심지가 다 타기 전에 누군가는 이 폭탄을 멀리 던져야 했다. 던지지 못한다면 몸으로라도 덮어 막아야 했다. 나라도 그래야겠다고 다짐한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그만큼 지독한 사랑에 빠져 있었으니까.(중략)입증된 것도 없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되죠.제대로 된 증거도 없는 사건을 어떻게 사실이라 단정짓는지, 무고한 사람을 왜 죄인으로 모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그게 더 가혹한 일 아니냐고 나는 말했다.(p.49) ✍️ 일말의 죄책감이 들었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어찌되었던 폭탄은 불발되었고 그 잔해나 연기도 시간이 흐르면 사라질 터였다.내 사랑을 제대로 입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숨지 않고, 속이지 않고. 그래. 잘한 거야. 잘했어.(p.50) ✍️ 아역배우가 등장하는 문제의 장면은 전부 편집되어 있었다. 애초에 그 장면은 찍지도 않은 것처럼 말끔하게. 안도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찜찜했다. 그치만......이게 맞겠지. 정교하게 맞물리는 서사에 집중하며 찜찜함을 애써 묻었다.(p.53) ✍️ 김곤은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굽혔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거듭 말하며 정수리가 보일 정도로 깊이 수그렸다. 그리고 그 순간.......펑. 내안에서 무언가 터졌다. (중략) 모든 게 흠없이 온전한데 왜 나만 팔다리가 떨어져나간 것처럼, 살점이 다뜯겨 너덜너덜해진 것처럼 괴로운가. 왜 지독히도 헛헛한가.(p.56-58) 📢(1주차)⭐두번째 질문입니다. 두번째 단편 <스무드>는 한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전무한 이민 3세가 업무상의 사유로 한국에 처음 방문하며 겪게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업무상 잠시 여유시간이 생겨 종로 일대를 방문하게됩니다. 그러던 중 길을 잃고, 설상가상으로 핸드폰의 배터리가 방전되는 사태를 맞이하게되죠. 그리고 마침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시위대를 만나게되고 그들로부터 도움을 받게되는 과정 보여주는 것이 이 소설의 큰 내용입니다. 소설의 초반과 마지막에 소설의 이름이기도 한 작중 등장인물인 화가 제프의 작품 <스무드>이 언급되는데요. 여러분은 <스무드>라는 제프의 작품이 이 소설에서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 리와 상의하여「스무드」를 갤러리 중앙에 설치했다. 리는 「스무드」를 유심히 살피며 전작과의 차별성이 두더리진다고 말했다. 구 안쪽에 뭔가 숨겨진 것 같기도해요. 제프의 작품에는 의도도 동기도 비밀도 없었다. 작품의도를 물을 때마다 제프는 그저 어깨를 으쓱하고 말핬다. 굳이 의미를 붙일 필요가 있냐는 듯이 나는 「스무드」를 가만히 응시했다. 광택이 도는 구의 표면엔 나와 리가 비쳤다. 흰 셔츠를 입은 동양니 둘이. 리는 이 작품을 소장하려는 입주민들이 많을 거라고 확언했다.(p,71) ✍️ 큐레이터가 「스무드」를 극찬했어요. 그래요? 구 안쪽에 무언가 숨겨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제프는 인스타그램 피드를 넘기며 건성으로 답했다. 재밌네요. 듀이도 그렇게 생각해요? 골똘히 답을 생각하다 나는 셔츠 주머니에 넣어둔 배지들을 꺼냈다.(p.110-111)
1. 길트클럽:호랑이만지기를 통해 배타적인 팬심문화나 과도한 추종을 꼬집는 것 같다고 느끼며 읽었어요. 어떤 때는 너무나도 방어적으로 누군가를 응원하지만 또 한번 그 열기가 식기 시작하면 마녀사냥으로 몰아가는 극단적인 대중과 언론을 보면 작가나 감독, 배우 심지어 운동 선수들은 하루하루가 조마조마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늦게 합류했지만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김곤 감독을 옹호했던 주인공이 '현타'를 느낀 시점이 의외로 빨리 왔다는 느낌도 들었어요. 저도 우상화했던 정치인의 실망스러운 면을 보고 부정하고 싶었지만 결국엔 인정하며 씁쓸하게 돌아섰던 순간이 있어 이 느낌은 충분히 공감이 가네요. 마지막으로 GV에 나타나지 않은 다른 클럽 멤버들의 어떤 생각이었을깡? 이미 조용히 '손절'한 것이었을까요 2. 스무드와 태극기 부대를 연결한 이유를 이해하기가 조금 어려웠지만 저는 겉은 매끈하고 무언가 안쪽에 숨겨져 있을 것 같은 스무드와 대조적으로 너무나도 거칠지만 보이는 것이 다인 태극기 부대가 편견이 전혀 없는 외국인이 보기에는 더 "한국적"인 뭔가를 느끼게 해 준다는 그 역설이 재미있게 느껴졌어요. 반대로 태극기부대도 저희가 색안경을 보고 쳐다봤을 뿐 사실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기 보다는 순수하게 누군가를 지지하고 그리워하는 마음과 한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 클 뿐이고 그 안에 어떤 불순한 의도가 있을 것이라 의심하고 편가르기를 하는 세태를 꼬집고 싶었을까요? 분명한 것은 한국의 집단간 갈등, 세대간 격차나 단절감도 극명하게 보이는 것 같네요.
[2주차] 안녕하세요! 1주차 목표지점까지는 모두 도달하셨을까요? 흥미진진한 단편들이랑 책장이 벌써 다 넘어가셨을지도 모르겠네요. 2주차 시작합니다! 🐰7월 15일까지는 "혼모노", "구의집: 갈월동 98번지"을 함께 읽습니다.(p.201까지) 이번 주에 읽을 두 가지 단편은 표제작이기도하고 먼저 읽으신 분들 중 많은 독자들이 베스트로 삼는 단편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여러분의 소감도 상당히 궁금하네요! 목표지점까지 책을 읽으면서, 혹은 다 읽고나서 2주차 질문에 함께 답변하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보아요. 책을 읽으면서 공유하고싶은 내용, 궁금한 점 감상, 할말 등을 이 타래에 마구 남겨주셔도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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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2주차)⭐첫번째 질문입니다. 표제작이기도 한 세번째 단편 <혼모노>에 등장하는 주인공 "문수"는 신을 받은지 벌써 삼십년이되어가는 무당입니다. 이야기는 그의 신당 바로 앞에 신애기가 이사오면서 시작됩니다. 주인공 문수는 신빨이 점점 떨어져가고, 신애기에게 자신에게 붙어있던 신령이 옮겨갔음을 인지하게됩니다. 우리는 작품을 읽으면서 "혼모노"와 "니시모노" 즉 진짜와 가짜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여러분은 신애기와 문수 중 "혼모노" 진짜가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 신애기가 조소했다. 신빨이 다했다더니 진짠가보네. 할멈이 나한테 온 줄도 모르고. 그애는 살기 어리느 눈으로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하기야 존나 흉내만 내는 놈이 뭘 알겠냐만.(p.120) ✍️ 야, 저 칼 모형이다. 그러게. 꼭 진짜 같다. 봐, 이런 거 다 짜고 치는 거야. 그럴때 찍지 말라며 윽박지르는 것은 '가짜'들이나 하는 짓이었다. 나는 기세등등하게 렌즈를 노려본 뒤 잘 벼려진 칼날로 왼빱을 스윽-그었다. 내가 진짜 무당이라는 것을 명백히 증명해 보이려. 내게 신이 들어왔다는 것을 알리려.(p.125) ✍️ 삼십년 박수 인생에 이런 순간이 있었던가. 누구를 위해 살을 풀고 명을 비는 것은 이제 중요치 않다. 명예도 젊음도, 시기도, 반목도, 진짜와 가짜까지도. 가벼워지낟. 모든 것에서 놓여나듯. 이제야 진짜 가짜가 된 듯. 장삼이 붉게 젖어든다. 무령을 흔든다. 잘랑거리는 무령소리가 사방으로 퍼진다. 가볍고도 묵직하게.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작두에서 내려오지 않던 신애기가 아연실색하며 나가떨어진다. 그애는 주저앉아 휘둥그런 눈으로 나를 올려다본다. 황보와 그의 가족도 기도를 멈추고 나를 올려본다. 할멈도 이 장관을 다 지켜보고 있겠지. 어떤가 이제 당신도 알겠는가. 하기야 존나 흉내만 내는 놈이 뭘 알겠냐만. 큭큭, 큭큭큭큭.(p.153-154) 📢(2주차)⭐두번째 질문입니다. 3번째 단편 <혼모노>는 일본어로서 "진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저자가 굳이 제목을 '일본어'인 "혼모노"로 차용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 그놈이 그러더라. 넌 이제 감이 다 죽은 것같다고. 자기가 정치판에서 굴러먹은 게 몇년인데 니세모노 하나 구별 못하겠냐고.니세모노. 그 단어에 퍼뜩 감이 온다. 할멈이 자주 쓰는 말. 저거 분명 할멈이다.(p.143-144) 어떤가 이제 당신도 알겠는가. 하기야 존나 흉내만 내는 놈이 뭘 알겠냐만. 큭큭, 큭큭큭큭.(p.153-154) 📢(3주차)⭐세번째 질문입니다. 네 번째 단편 <구의 집:갈월동 98번지>에서 주인공 건축가 여재화는 갈월동 98번지에 불온세력을 가두고 고문하는 시설을 지어야하는 국가기밀사업에 참여하게됩니다. 여재화는 의뢰를 수락했지만 쉽사리 어떤 방향으로 설계를 해야할지 감을 잡지 못합니다. 그러던중 불온세력이 아니며, 뒷배가 든든하지 않는 이유로 조수로 발탁된 제자 구보승이 설계를 수정하게됩니다. 구보승이 설계를 보고 여재화는 끔찍하다며 구보승을 질책합니다. 이에 구보승은 억울해하며 "인간을 위해 이 공간을 설계했다."말하는데요. 여러분은 구보승이 생각하는 "인간을 위한 공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 자네는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나? ......발상과 사고 아닙니까. 그래, 내가 가르친 건 그랬지. 하지만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간이야. 우리가 설계한 공간에서 생활할 사람들이지. 자네는 그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 같아. 채광과 통풍에 신경 쓰고, 개구부는 물론 차양까지 배치하는 세심함에서 나는 자네의 가능성을 봤다네. 거짓이라곤 할 수 없으나 그렇다고 진심이 담긴 말도 아니었다.(p.169) ✍️ 희망이 인간을 잠식시미는 가장 위험한 고문 이라는 걸 선생님은 알고 계셨던 거죠? (중략) 조사자들이 탈출할 수 없도록 일정한 모양과 간격으로 배열한 출입문, 바깐에서 안을 감시할 수 있도록 특이하게 설치한 외시경, 공포를 유발하는 급경사의 나선형 철제 계단 그리고 단 싶분만 빛이 들어오도록 치밀하게 계산해 설계한 수직 창. 여재화는 설계도를 책상에 내려두고 냉엄히 선을 그었다. 난 이런 끔찍한 생각 한 적 없다네. 여재화의 말에 구보승의 얼굴에서 화색이 가셨다.(중략) 선생님이 그러지 않으셨습니까?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간이라고요. 저는 그말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철저히 인간을 위해 이 공간을 설계했습니다. 다 선생님께 배운 건데......(쭝략) 아니야. 여긴 인간을 위한 공간이 아니야. 난...그런걸 가르친 적 없어. (p.192-193) ✍️자네는 아직도 그곳이 인간을 위한 공간이라고 생각하나? (중략) 인간을 위한 공간. 설계할 때만 해도 확신했으나 막상 도면이 완성되고 시공에 들어가자 모든 확신이 모호해졌다. 자신이 치밀하게 설계한 것들이 무얼 위함이었는지 자신조차도 알 수 없어졌다. 허나 오기 때문인지 객기 때문인지 구보승은 여재화 앞에서 끝내 단언하고 말았다.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인간을 위한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3주차)⭐네번째 질문입니다. "구의 집"이란 말은 여재화가 붙인 별칭으로 소설속에 서술됩니다. 노인이된 구보승은 구의집의 '구'가 무슨 뜻인지 그저 추측을 할 뿐인데요. 소설의 언급된 3가지 뜻 중 여러분은 여재화가 의미한 "구"가 무엇일것이라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어떤 이들은 이곳을 경동수련원이 아닌 구의 집으로 부른다.(중략) 건축가의 성을 따 그 건물을 '구'의 집이라 부른다는 것도 속설 중 하나다. 이 건물이 어떻게 구의 집으로 불리게 되었는지 남자는 알지 못한다. 건물의 이름은 그의 스승인 여재화가 붙였다.(p.199) ✍️ 구의 집의 '구'가 두려워할 구인지, 구원의 구인지, 혹은 그저 자신의 성을 딴 것인지 남자는 알지 못한다. 스승은 이십년 전 별세했고, 죽기 전에 따로 만나지 못해 그뜻을 물어볼 수도 없었다.(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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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구엄마님의 대화: A2. 구 안쪽에 감추어져 있는 것 같은, 하지만 제프가 아니고서야 그 누구도 결코 알 수 없는 무언가처럼 듀이는 결코 알 수 없는 미스터 킴과 열사들 마음속에 감추어져 있는 무언가를 상징하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봤습니다
@탱구엄마 님 첫번째 질문 답변 감사합니다. "내"안에 "성상"이 깨져버렸다는 말이 공감가네요. 환상이 깨졌다고 할까요? 그런걸 보면 애정은 언제나 환상에 빚을 지고 있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듭니다. 두번째 질문에서는 표면에 가려진 진실을 말씀주신 것 같아요. 혼모노 전체를 통과하는 주제가 어쩌면 스무드에도 아주 잘 표현된 것 같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2주차 독서도 홧팅입니다 >,<
다미주님의 대화: 두번째 질문에 대한 생각 스무드에선 이 단편의 주제인 '타자와의 만남'를 드러내기 위해 그와 대비되는 이미지가 많이 쓰였다고 생각했습니다. 스무드가 설치된 아파트는 폐쇄적인 공간이며 제프는 어느 나라 어떤 숙소에 머물던 똑같은 습도와 온도, 루틴을 유지합니다. 제프의 작품 스무드는 요철 없이 매끈한 구로, 그 위에서 모든 것은 정해진 경로대로 흘러가겠죠. 낯설고 이질적인 존재가 주는 온갖 부대낌이 제거된 세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 같았습니다. 반면 주인공 듀이와 태극기부대는 서로에게 완벽한 타인입니다. 생김새 말고는 서로 공유하는 특성이 없어보입니다. 이들은 듀이의 무지함에 기대어 정 넘치는 시간을 함께 보내며 앞서 제시된 폐쇄적이고 매끄러운 세계가 과연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게 맞는지 반문하는 듯 합니다.
@다미주 님 두번째 질문 답변 감사합니다. 스무드에 표현된 매끈한 구를 낯설고 이질적인 존재가 주는 부대낌이 제거된 세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는 말에 무릎을 탁쳤네요! 신선하고 날카로운 감상이세요. 아파트라는 폐쇄적인 공간이 이 소설 배경의 한축인 점도 연계해주셔서 감사하세요. 이 매끄럽고 정돈된 세상의 안쪽에 있는 진실, 정신없음을 보여주는 걸까요. "폐쇄적이고 매끄러운 세계가 과연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게 맞는지 반문하는 듯"한다는 다미주님의 시선에 공감이 갑니다~! 한 번더 생각할 거리를 주시는 감상 감사합니다~!!!>< 2주차 독서도 질문과 함께 즐겨주세요 ! ><
중화문학도서관님의 대화: [2주차] 안녕하세요! 1주차 목표지점까지는 모두 도달하셨을까요? 흥미진진한 단편들이랑 책장이 벌써 다 넘어가셨을지도 모르겠네요. 2주차 시작합니다! 🐰7월 15일까지는 "혼모노", "구의집: 갈월동 98번지"을 함께 읽습니다.(p.201까지) 이번 주에 읽을 두 가지 단편은 표제작이기도하고 먼저 읽으신 분들 중 많은 독자들이 베스트로 삼는 단편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여러분의 소감도 상당히 궁금하네요! 목표지점까지 책을 읽으면서, 혹은 다 읽고나서 2주차 질문에 함께 답변하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보아요. 책을 읽으면서 공유하고싶은 내용, 궁금한 점 감상, 할말 등을 이 타래에 마구 남겨주셔도 좋아요 ^^
@Alice2023 님 두 가지 단편소설 발제에 대한 답변 감사합니다. <길티클럽: 호랑이만지기>를 통한 과도한 추종문화를 비판하고 있다는 시각에 대한 의견 감사합니다 ^,^ 그러고보니 GV에 나타나지 않은 다른 클럽 멤버들을 주목해보지 못했네요. 소설 내에 표현된 그들의 행동이나 말도 소설의 중요한 포인트였던 것 같습니다. <스무드>에서는 태극기 부대 이야기에 대한 새로운 시선에 대한 의견을 주셨네요! 확실히 성해나 작가가 한국의 집단갈등, 세대간 격차를 가지고 글을 쓰는데 있어서 잘활용하는 작가인 것 같습니다. 그만큼 소설속에 등장하는 화자가 다양하다는 점도 이 책의 특징 인 것 같아요!! 첫 주 수고하셨습니다. 두번쨋주도 목표독서까지 화이팅입니다~!!!!
갈월동 98번지를 네이버 지도에 검색해보니 바로 옆이 남영동이더라구요 그래서 혹시 남영동 대공분실 이야기일까 했는데 역시나였군요 아직 안 읽은 단편들이 뒤에 있지만, 여기까지 읽었을 때는 「구의 집: 갈월동 98번지」가 가장 인상깊은 작품이었습니다.
Q1. 우리는 작품을 읽으면서 "혼모노"와 "니시모노" 즉 진짜와 가짜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여러분은 신애기와 문수 중 "혼모노" 진짜가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A1. 저도 읽는 동안 아 누가 정말 "혼모노"인가를 고민했는데, 마지막까지 다 읽고 보니 "무당"이나 "신내림"같은 아직까지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미신의 영역에서 "진짜"와 "가짜"를 구분한다는게 의미가 있는 일일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구요. 누가 진짜고 가짜인지의 구분이 무의미한, 누구라도 진짜가, 또 가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사실을 가볍게 비꼬아 준 작품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이런 제 속마음을 누군가가 읽은 걸까요.. 바다출판사에서 『방치된 믿음: 무속은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생존해 왔는가?』라는 신간이 나왔다고 문자가 온 순간의 소름돋음이란^^;
Q2. 3번째 단편 <혼모노>는 일본어로서 "진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저자가 굳이 제목을 '일본어'인 "혼모노"로 차용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2. 아..이건 생각지도 못한 질문인데 미디어의 힘이란 게 커서 이 작품은 영화 「파묘」가 생각나게 했는데요, 일본 또한 무속 신앙으로 유명하다보니, 외국어를 사용함으로써 좀 더 두려움이나 이질감을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만.. 좀 어렵네요^^;
Q3. 여러분은 구보승이 생각하는 "인간을 위한 공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3. 구보승이 말하는 인간은 감정이나 애정이 빠진 말 그대로 생물로서의 인간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고문을 위한 공간에 들어갈 그 사람 자체를 위한 공간에 집중해서 공간을 설계했지요. 반면에 스승 여재화는 생물로서의 인간뿐만 아니라 감정, 의지, 애정을 가진 "인간"을 생각했기 때문에 도저히 고문을 위한 공간을 설계할 수 없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Q4. "구의 집"이란 말은 여재화가 붙인 별칭으로 소설속에 서술됩니다. 노인이된 구보승은 구의집의 '구'가 무슨 뜻인지 그저 추측을 할 뿐인데요. 소설의 언급된 3가지 뜻 중 여러분은 여재화가 의미한 "구"가 무엇일것이라 생각하시나요? A4. 셋 다 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앗 너무 무책임한 답변일까요) 구보승이 두려워서, 그런 구보승과 고문 희생자들을 구원하려는 의미로, 또 그 건물 자체가 어쩌면 구보승이라는 의미까지 모두 담아 "구의 집"이라고 이름 붙인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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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문학도서관님의 대화: 📢(1주차)⭐첫번째 질문입니다. [관련 발췌] 첫번째 단편 <길트클럽:호랑이만지기>는 추문과 낭설이 팽배한 영화감독 "김곤"을 추종하는 모임 "길티클럽"에서 활동하게 된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김곤은 아역배우와 관한 일말의 사태로 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는 영화감독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은 길티클럽에서 김곤에 대해 지적하는 다른 참여자에게 김곤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데요. 그러나 새로운 영화가 개봉하고 참여한 GV에서 김곤이 물의를 일으킨점에대해 적극적으로 사과를 하자 주인공은 "내안에서 무언가 터졌다."(p.57)라고 느끼며 지독한 허무함과 헛헛함을 느끼게 됩니다. 여러분은 이러한 주인공의 심리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 심지가 다 타기 전에 누군가는 이 폭탄을 멀리 던져야 했다. 던지지 못한다면 몸으로라도 덮어 막아야 했다. 나라도 그래야겠다고 다짐한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그만큼 지독한 사랑에 빠져 있었으니까.(중략)입증된 것도 없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되죠.제대로 된 증거도 없는 사건을 어떻게 사실이라 단정짓는지, 무고한 사람을 왜 죄인으로 모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그게 더 가혹한 일 아니냐고 나는 말했다.(p.49) ✍️ 일말의 죄책감이 들었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어찌되었던 폭탄은 불발되었고 그 잔해나 연기도 시간이 흐르면 사라질 터였다.내 사랑을 제대로 입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숨지 않고, 속이지 않고. 그래. 잘한 거야. 잘했어.(p.50) ✍️ 아역배우가 등장하는 문제의 장면은 전부 편집되어 있었다. 애초에 그 장면은 찍지도 않은 것처럼 말끔하게. 안도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찜찜했다. 그치만......이게 맞겠지. 정교하게 맞물리는 서사에 집중하며 찜찜함을 애써 묻었다.(p.53) ✍️ 김곤은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굽혔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거듭 말하며 정수리가 보일 정도로 깊이 수그렸다. 그리고 그 순간.......펑. 내안에서 무언가 터졌다. (중략) 모든 게 흠없이 온전한데 왜 나만 팔다리가 떨어져나간 것처럼, 살점이 다뜯겨 너덜너덜해진 것처럼 괴로운가. 왜 지독히도 헛헛한가.(p.56-58) 📢(1주차)⭐두번째 질문입니다. 두번째 단편 <스무드>는 한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전무한 이민 3세가 업무상의 사유로 한국에 처음 방문하며 겪게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업무상 잠시 여유시간이 생겨 종로 일대를 방문하게됩니다. 그러던 중 길을 잃고, 설상가상으로 핸드폰의 배터리가 방전되는 사태를 맞이하게되죠. 그리고 마침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시위대를 만나게되고 그들로부터 도움을 받게되는 과정 보여주는 것이 이 소설의 큰 내용입니다. 소설의 초반과 마지막에 소설의 이름이기도 한 작중 등장인물인 화가 제프의 작품 <스무드>이 언급되는데요. 여러분은 <스무드>라는 제프의 작품이 이 소설에서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 리와 상의하여「스무드」를 갤러리 중앙에 설치했다. 리는 「스무드」를 유심히 살피며 전작과의 차별성이 두더리진다고 말했다. 구 안쪽에 뭔가 숨겨진 것 같기도해요. 제프의 작품에는 의도도 동기도 비밀도 없었다. 작품의도를 물을 때마다 제프는 그저 어깨를 으쓱하고 말핬다. 굳이 의미를 붙일 필요가 있냐는 듯이 나는 「스무드」를 가만히 응시했다. 광택이 도는 구의 표면엔 나와 리가 비쳤다. 흰 셔츠를 입은 동양니 둘이. 리는 이 작품을 소장하려는 입주민들이 많을 거라고 확언했다.(p,71) ✍️ 큐레이터가 「스무드」를 극찬했어요. 그래요? 구 안쪽에 무언가 숨겨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제프는 인스타그램 피드를 넘기며 건성으로 답했다. 재밌네요. 듀이도 그렇게 생각해요? 골똘히 답을 생각하다 나는 셔츠 주머니에 넣어둔 배지들을 꺼냈다.(p.110-111)
성해나 작가님 <혼모노>책을 구입해놓고 읽다말아서 이 모임을 신청했습니다! 끝까지 잘 따라가보고 싶어요!! 이렇게 모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헤헤헤 <길트클럽:호랑이만지기>를 읽을 때 <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 작가노트를 꼭 읽어보고 싶었습니다ㅎ 이 책도 집에 있는데 결국 밀리의 서재로 읽고 답변을 쓰고 있네요 ㅋㅋㅋ 쿨럭쿨럭 1. 무언가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존재가 생기면 그 사람을 잘 안다고 하지만 사실 대화를 나눠서 인간적으로 알고있는 건 아니잖아요. 인간적인 김곤감독의 답변으로 내 안에 내가 만들어놓은 존재가 터져버린게 아닌가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아무래도 미디어로만 접해지는 대상은 이미지가 만들어질수밖에 없는 부분이지 않을까란 생각을 많이 해봤어요. [작가노트] 죄의식과 사랑(혹은 기호)이라는 얇은 막 하나를 오가며 번민하는 나 또는 우리의 내면을 마주보고 싶어서. 하드보드지처럼 두껍고 견고한 사랑도 있을 테지만, 대개의 사랑은 습자지 같아서 단 한 방울의 반감과 의심으로도 쉽게 찢어지는 것 같다. 그러나 어떤 사랑은 푹 젖어도 찢어지지 않고 도리어 곤죽처럼 질퍽해진다. 사랑이고 죄의식이고 찬미고 경멸이고 죄다 흡수해 종내 원형을 알 수 없는 상태로. 누군가를 ‘그런 사람’이라 단언하기보다 ‘그럴 수도 있는 사람’이라는 여지를 두고 깊고 길게 들여다보는 것이 이해고 사랑이라 여기지만, 그러한 방식에도 늘 변수와 병폐가 존재하는 것 같다. 툭 튀어나온 부분을 다듬을 수 있는 영화와 달리, 현실은 소거와 편집이 불가하므로 이미 벌어진 사건을 ‘그럴 수도 있는 일’로 무감히 넘기는 건 기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무심결에 옹호와 이해를 동일시하거나 사랑이라는 명분으로 맹목적인 변호를 이어간다. 이것을 단순히 병적 애착 혹은 집착이라 부르는 게 옳은지, 그 안에 담긴 진심마저 쉬이 배제해버리는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불신 없는 무조건적 사랑은 과연 가능한지 문득 의문이 든다. 가부를 나눌 수 없는 무수한 문제 속에서 우리는 자주 구겨지고 찢어지며 괴리를 겪는다. 해답을 구하고 싶은 마음으로 썼으나 쓰고 보니 미답未答으로 남았다. 그러나 구겨지고 찢어지면서도 계속되는 {무엇}은 분명 유의미하다고 믿는다. 그 일그러진 괄호는 우리가 질문을 놓지 못하도록 부추기는 단초가 될 테니. <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백온유 강보라 서장원 성해나 성혜령 이희주 현호정 - 밀리의 서재
호랑이가 불편한 듯 근육을 움찔댈 때마다 척추의 움직임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어쩐지 죄를 저지르는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흥분되었다. 그건 언젠가 느껴본 적 있는 감각이었다. 죄의식을 동반한 저릿한 쾌감. 그 기시감의 정체를 깨닫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혼모노 183~184p, 성해나 지음
중화문학도서관님의 대화: 📢(1주차)⭐첫번째 질문입니다. [관련 발췌] 첫번째 단편 <길트클럽:호랑이만지기>는 추문과 낭설이 팽배한 영화감독 "김곤"을 추종하는 모임 "길티클럽"에서 활동하게 된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김곤은 아역배우와 관한 일말의 사태로 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는 영화감독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은 길티클럽에서 김곤에 대해 지적하는 다른 참여자에게 김곤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데요. 그러나 새로운 영화가 개봉하고 참여한 GV에서 김곤이 물의를 일으킨점에대해 적극적으로 사과를 하자 주인공은 "내안에서 무언가 터졌다."(p.57)라고 느끼며 지독한 허무함과 헛헛함을 느끼게 됩니다. 여러분은 이러한 주인공의 심리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 심지가 다 타기 전에 누군가는 이 폭탄을 멀리 던져야 했다. 던지지 못한다면 몸으로라도 덮어 막아야 했다. 나라도 그래야겠다고 다짐한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그만큼 지독한 사랑에 빠져 있었으니까.(중략)입증된 것도 없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되죠.제대로 된 증거도 없는 사건을 어떻게 사실이라 단정짓는지, 무고한 사람을 왜 죄인으로 모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그게 더 가혹한 일 아니냐고 나는 말했다.(p.49) ✍️ 일말의 죄책감이 들었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어찌되었던 폭탄은 불발되었고 그 잔해나 연기도 시간이 흐르면 사라질 터였다.내 사랑을 제대로 입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숨지 않고, 속이지 않고. 그래. 잘한 거야. 잘했어.(p.50) ✍️ 아역배우가 등장하는 문제의 장면은 전부 편집되어 있었다. 애초에 그 장면은 찍지도 않은 것처럼 말끔하게. 안도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찜찜했다. 그치만......이게 맞겠지. 정교하게 맞물리는 서사에 집중하며 찜찜함을 애써 묻었다.(p.53) ✍️ 김곤은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굽혔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거듭 말하며 정수리가 보일 정도로 깊이 수그렸다. 그리고 그 순간.......펑. 내안에서 무언가 터졌다. (중략) 모든 게 흠없이 온전한데 왜 나만 팔다리가 떨어져나간 것처럼, 살점이 다뜯겨 너덜너덜해진 것처럼 괴로운가. 왜 지독히도 헛헛한가.(p.56-58) 📢(1주차)⭐두번째 질문입니다. 두번째 단편 <스무드>는 한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전무한 이민 3세가 업무상의 사유로 한국에 처음 방문하며 겪게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업무상 잠시 여유시간이 생겨 종로 일대를 방문하게됩니다. 그러던 중 길을 잃고, 설상가상으로 핸드폰의 배터리가 방전되는 사태를 맞이하게되죠. 그리고 마침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시위대를 만나게되고 그들로부터 도움을 받게되는 과정 보여주는 것이 이 소설의 큰 내용입니다. 소설의 초반과 마지막에 소설의 이름이기도 한 작중 등장인물인 화가 제프의 작품 <스무드>이 언급되는데요. 여러분은 <스무드>라는 제프의 작품이 이 소설에서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 리와 상의하여「스무드」를 갤러리 중앙에 설치했다. 리는 「스무드」를 유심히 살피며 전작과의 차별성이 두더리진다고 말했다. 구 안쪽에 뭔가 숨겨진 것 같기도해요. 제프의 작품에는 의도도 동기도 비밀도 없었다. 작품의도를 물을 때마다 제프는 그저 어깨를 으쓱하고 말핬다. 굳이 의미를 붙일 필요가 있냐는 듯이 나는 「스무드」를 가만히 응시했다. 광택이 도는 구의 표면엔 나와 리가 비쳤다. 흰 셔츠를 입은 동양니 둘이. 리는 이 작품을 소장하려는 입주민들이 많을 거라고 확언했다.(p,71) ✍️ 큐레이터가 「스무드」를 극찬했어요. 그래요? 구 안쪽에 무언가 숨겨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제프는 인스타그램 피드를 넘기며 건성으로 답했다. 재밌네요. 듀이도 그렇게 생각해요? 골똘히 답을 생각하다 나는 셔츠 주머니에 넣어둔 배지들을 꺼냈다.(p.110-111)
⭐두번째 질문 <스무드>가 Smooth 부드럽고 매끄럽다 와 Mood 기분, 감정, 분위기란 뜻의 합성어처럼 얼굴은 한국인이지만 미국인인 듀이의 감정선이 굉장히 섬세하고 부드럽게 흘러간다란 생각을 하면서 읽었습니다. 한국인의 뿌리도 느껴지고 한국인의 정도 느껴지던 감동적일 뻔한 소설이였는데 말이죠ㅎㅎ 제프의 작품 <스무드>가 이 소설에서 의미가 뒷쪽에도 한번 더 언급이 되잖아요. 큐레이터가 #스무드 를 극찬을 했다. 구 안쪽에 무언가 숨겨진 것 같다고 하더라~는 말을 제프에게 다시 말해주는 걸 보며 #태극기부대 의 어르신들의 마음과 똑같이 느껴졌습니다. 외국인이라 태극기 부대를 모르는 그저 얼굴만 보면 젊은 한국인인 듀이에게 모든 걸 다 잘해주고 서명받고, 사진찍고, 옷에 태극기 뱃지를 달고 이승만 대통령을 찬양하고, 본인들을 열사라고 부르는 모습에 그저 할말이 없어집니다. 구 안쪽에 본질은 숨기며 이용하는 거죠. 정말 허를 찌르는 소설입니다ㅎㅎㅎ
중화문학도서관님의 대화: 📢(2주차)⭐첫번째 질문입니다. 표제작이기도 한 세번째 단편 <혼모노>에 등장하는 주인공 "문수"는 신을 받은지 벌써 삼십년이되어가는 무당입니다. 이야기는 그의 신당 바로 앞에 신애기가 이사오면서 시작됩니다. 주인공 문수는 신빨이 점점 떨어져가고, 신애기에게 자신에게 붙어있던 신령이 옮겨갔음을 인지하게됩니다. 우리는 작품을 읽으면서 "혼모노"와 "니시모노" 즉 진짜와 가짜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여러분은 신애기와 문수 중 "혼모노" 진짜가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 신애기가 조소했다. 신빨이 다했다더니 진짠가보네. 할멈이 나한테 온 줄도 모르고. 그애는 살기 어리느 눈으로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하기야 존나 흉내만 내는 놈이 뭘 알겠냐만.(p.120) ✍️ 야, 저 칼 모형이다. 그러게. 꼭 진짜 같다. 봐, 이런 거 다 짜고 치는 거야. 그럴때 찍지 말라며 윽박지르는 것은 '가짜'들이나 하는 짓이었다. 나는 기세등등하게 렌즈를 노려본 뒤 잘 벼려진 칼날로 왼빱을 스윽-그었다. 내가 진짜 무당이라는 것을 명백히 증명해 보이려. 내게 신이 들어왔다는 것을 알리려.(p.125) ✍️ 삼십년 박수 인생에 이런 순간이 있었던가. 누구를 위해 살을 풀고 명을 비는 것은 이제 중요치 않다. 명예도 젊음도, 시기도, 반목도, 진짜와 가짜까지도. 가벼워지낟. 모든 것에서 놓여나듯. 이제야 진짜 가짜가 된 듯. 장삼이 붉게 젖어든다. 무령을 흔든다. 잘랑거리는 무령소리가 사방으로 퍼진다. 가볍고도 묵직하게.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작두에서 내려오지 않던 신애기가 아연실색하며 나가떨어진다. 그애는 주저앉아 휘둥그런 눈으로 나를 올려다본다. 황보와 그의 가족도 기도를 멈추고 나를 올려본다. 할멈도 이 장관을 다 지켜보고 있겠지. 어떤가 이제 당신도 알겠는가. 하기야 존나 흉내만 내는 놈이 뭘 알겠냐만. 큭큭, 큭큭큭큭.(p.153-154) 📢(2주차)⭐두번째 질문입니다. 3번째 단편 <혼모노>는 일본어로서 "진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저자가 굳이 제목을 '일본어'인 "혼모노"로 차용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 그놈이 그러더라. 넌 이제 감이 다 죽은 것같다고. 자기가 정치판에서 굴러먹은 게 몇년인데 니세모노 하나 구별 못하겠냐고.니세모노. 그 단어에 퍼뜩 감이 온다. 할멈이 자주 쓰는 말. 저거 분명 할멈이다.(p.143-144) 어떤가 이제 당신도 알겠는가. 하기야 존나 흉내만 내는 놈이 뭘 알겠냐만. 큭큭, 큭큭큭큭.(p.153-154) 📢(3주차)⭐세번째 질문입니다. 네 번째 단편 <구의 집:갈월동 98번지>에서 주인공 건축가 여재화는 갈월동 98번지에 불온세력을 가두고 고문하는 시설을 지어야하는 국가기밀사업에 참여하게됩니다. 여재화는 의뢰를 수락했지만 쉽사리 어떤 방향으로 설계를 해야할지 감을 잡지 못합니다. 그러던중 불온세력이 아니며, 뒷배가 든든하지 않는 이유로 조수로 발탁된 제자 구보승이 설계를 수정하게됩니다. 구보승이 설계를 보고 여재화는 끔찍하다며 구보승을 질책합니다. 이에 구보승은 억울해하며 "인간을 위해 이 공간을 설계했다."말하는데요. 여러분은 구보승이 생각하는 "인간을 위한 공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 자네는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나? ......발상과 사고 아닙니까. 그래, 내가 가르친 건 그랬지. 하지만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간이야. 우리가 설계한 공간에서 생활할 사람들이지. 자네는 그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 같아. 채광과 통풍에 신경 쓰고, 개구부는 물론 차양까지 배치하는 세심함에서 나는 자네의 가능성을 봤다네. 거짓이라곤 할 수 없으나 그렇다고 진심이 담긴 말도 아니었다.(p.169) ✍️ 희망이 인간을 잠식시미는 가장 위험한 고문 이라는 걸 선생님은 알고 계셨던 거죠? (중략) 조사자들이 탈출할 수 없도록 일정한 모양과 간격으로 배열한 출입문, 바깐에서 안을 감시할 수 있도록 특이하게 설치한 외시경, 공포를 유발하는 급경사의 나선형 철제 계단 그리고 단 싶분만 빛이 들어오도록 치밀하게 계산해 설계한 수직 창. 여재화는 설계도를 책상에 내려두고 냉엄히 선을 그었다. 난 이런 끔찍한 생각 한 적 없다네. 여재화의 말에 구보승의 얼굴에서 화색이 가셨다.(중략) 선생님이 그러지 않으셨습니까?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간이라고요. 저는 그말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철저히 인간을 위해 이 공간을 설계했습니다. 다 선생님께 배운 건데......(쭝략) 아니야. 여긴 인간을 위한 공간이 아니야. 난...그런걸 가르친 적 없어. (p.192-193) ✍️자네는 아직도 그곳이 인간을 위한 공간이라고 생각하나? (중략) 인간을 위한 공간. 설계할 때만 해도 확신했으나 막상 도면이 완성되고 시공에 들어가자 모든 확신이 모호해졌다. 자신이 치밀하게 설계한 것들이 무얼 위함이었는지 자신조차도 알 수 없어졌다. 허나 오기 때문인지 객기 때문인지 구보승은 여재화 앞에서 끝내 단언하고 말았다.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인간을 위한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3주차)⭐네번째 질문입니다. "구의 집"이란 말은 여재화가 붙인 별칭으로 소설속에 서술됩니다. 노인이된 구보승은 구의집의 '구'가 무슨 뜻인지 그저 추측을 할 뿐인데요. 소설의 언급된 3가지 뜻 중 여러분은 여재화가 의미한 "구"가 무엇일것이라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어떤 이들은 이곳을 경동수련원이 아닌 구의 집으로 부른다.(중략) 건축가의 성을 따 그 건물을 '구'의 집이라 부른다는 것도 속설 중 하나다. 이 건물이 어떻게 구의 집으로 불리게 되었는지 남자는 알지 못한다. 건물의 이름은 그의 스승인 여재화가 붙였다.(p.199) ✍️ 구의 집의 '구'가 두려워할 구인지, 구원의 구인지, 혹은 그저 자신의 성을 딴 것인지 남자는 알지 못한다. 스승은 이십년 전 별세했고, 죽기 전에 따로 만나지 못해 그뜻을 물어볼 수도 없었다.(p.201)
첫번째, 두번째 질문에 대한 생각 - 어째서 '혼모노'이고 누가 혼모노인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혼모노를 규정하는 건 지독함이라는 것입니다. 주인공은 가짜지만 혼모노입니다. 읽기 너무 괴로운 소설이었습니다.. 신령은 측은지심도 없는 걸까요? 인간의 길흉을 안다는 건 인간적인 감정도 잘 알고 있단 것일 터인데 어쩜 언질도 없이 자신을 지극정성으로 모신 주인공 곁을 홀연히 떠날 수 있는 걸까요? 그것도 너무도 가까운 곳으로요. 적어도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망신 당하는 일은 없도록 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읽는 내내 할멈이 너무 미웠습니다. 주인공도 답답했어요. 할멈이 떠났으면 그저 지금까지의 인연에 감사하고 제 갈 길 갈 것이지 꼭 같은 일을 계속 해야 하는 걸까요? 이제는 평생직장의 시대도 아닌데. 그토록 영험하다는 할멈과 함께하는 동안 경제적 자유를 조금이라도 일궈놓을 수는 없었을까요.. 정말 안타까우면서 속을 태우는 주인공이었습니다.
중화문학도서관님의 대화: 📢(2주차)⭐첫번째 질문입니다. 표제작이기도 한 세번째 단편 <혼모노>에 등장하는 주인공 "문수"는 신을 받은지 벌써 삼십년이되어가는 무당입니다. 이야기는 그의 신당 바로 앞에 신애기가 이사오면서 시작됩니다. 주인공 문수는 신빨이 점점 떨어져가고, 신애기에게 자신에게 붙어있던 신령이 옮겨갔음을 인지하게됩니다. 우리는 작품을 읽으면서 "혼모노"와 "니시모노" 즉 진짜와 가짜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여러분은 신애기와 문수 중 "혼모노" 진짜가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 신애기가 조소했다. 신빨이 다했다더니 진짠가보네. 할멈이 나한테 온 줄도 모르고. 그애는 살기 어리느 눈으로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하기야 존나 흉내만 내는 놈이 뭘 알겠냐만.(p.120) ✍️ 야, 저 칼 모형이다. 그러게. 꼭 진짜 같다. 봐, 이런 거 다 짜고 치는 거야. 그럴때 찍지 말라며 윽박지르는 것은 '가짜'들이나 하는 짓이었다. 나는 기세등등하게 렌즈를 노려본 뒤 잘 벼려진 칼날로 왼빱을 스윽-그었다. 내가 진짜 무당이라는 것을 명백히 증명해 보이려. 내게 신이 들어왔다는 것을 알리려.(p.125) ✍️ 삼십년 박수 인생에 이런 순간이 있었던가. 누구를 위해 살을 풀고 명을 비는 것은 이제 중요치 않다. 명예도 젊음도, 시기도, 반목도, 진짜와 가짜까지도. 가벼워지낟. 모든 것에서 놓여나듯. 이제야 진짜 가짜가 된 듯. 장삼이 붉게 젖어든다. 무령을 흔든다. 잘랑거리는 무령소리가 사방으로 퍼진다. 가볍고도 묵직하게.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작두에서 내려오지 않던 신애기가 아연실색하며 나가떨어진다. 그애는 주저앉아 휘둥그런 눈으로 나를 올려다본다. 황보와 그의 가족도 기도를 멈추고 나를 올려본다. 할멈도 이 장관을 다 지켜보고 있겠지. 어떤가 이제 당신도 알겠는가. 하기야 존나 흉내만 내는 놈이 뭘 알겠냐만. 큭큭, 큭큭큭큭.(p.153-154) 📢(2주차)⭐두번째 질문입니다. 3번째 단편 <혼모노>는 일본어로서 "진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저자가 굳이 제목을 '일본어'인 "혼모노"로 차용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 그놈이 그러더라. 넌 이제 감이 다 죽은 것같다고. 자기가 정치판에서 굴러먹은 게 몇년인데 니세모노 하나 구별 못하겠냐고.니세모노. 그 단어에 퍼뜩 감이 온다. 할멈이 자주 쓰는 말. 저거 분명 할멈이다.(p.143-144) 어떤가 이제 당신도 알겠는가. 하기야 존나 흉내만 내는 놈이 뭘 알겠냐만. 큭큭, 큭큭큭큭.(p.153-154) 📢(3주차)⭐세번째 질문입니다. 네 번째 단편 <구의 집:갈월동 98번지>에서 주인공 건축가 여재화는 갈월동 98번지에 불온세력을 가두고 고문하는 시설을 지어야하는 국가기밀사업에 참여하게됩니다. 여재화는 의뢰를 수락했지만 쉽사리 어떤 방향으로 설계를 해야할지 감을 잡지 못합니다. 그러던중 불온세력이 아니며, 뒷배가 든든하지 않는 이유로 조수로 발탁된 제자 구보승이 설계를 수정하게됩니다. 구보승이 설계를 보고 여재화는 끔찍하다며 구보승을 질책합니다. 이에 구보승은 억울해하며 "인간을 위해 이 공간을 설계했다."말하는데요. 여러분은 구보승이 생각하는 "인간을 위한 공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 자네는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나? ......발상과 사고 아닙니까. 그래, 내가 가르친 건 그랬지. 하지만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간이야. 우리가 설계한 공간에서 생활할 사람들이지. 자네는 그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 같아. 채광과 통풍에 신경 쓰고, 개구부는 물론 차양까지 배치하는 세심함에서 나는 자네의 가능성을 봤다네. 거짓이라곤 할 수 없으나 그렇다고 진심이 담긴 말도 아니었다.(p.169) ✍️ 희망이 인간을 잠식시미는 가장 위험한 고문 이라는 걸 선생님은 알고 계셨던 거죠? (중략) 조사자들이 탈출할 수 없도록 일정한 모양과 간격으로 배열한 출입문, 바깐에서 안을 감시할 수 있도록 특이하게 설치한 외시경, 공포를 유발하는 급경사의 나선형 철제 계단 그리고 단 싶분만 빛이 들어오도록 치밀하게 계산해 설계한 수직 창. 여재화는 설계도를 책상에 내려두고 냉엄히 선을 그었다. 난 이런 끔찍한 생각 한 적 없다네. 여재화의 말에 구보승의 얼굴에서 화색이 가셨다.(중략) 선생님이 그러지 않으셨습니까?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간이라고요. 저는 그말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철저히 인간을 위해 이 공간을 설계했습니다. 다 선생님께 배운 건데......(쭝략) 아니야. 여긴 인간을 위한 공간이 아니야. 난...그런걸 가르친 적 없어. (p.192-193) ✍️자네는 아직도 그곳이 인간을 위한 공간이라고 생각하나? (중략) 인간을 위한 공간. 설계할 때만 해도 확신했으나 막상 도면이 완성되고 시공에 들어가자 모든 확신이 모호해졌다. 자신이 치밀하게 설계한 것들이 무얼 위함이었는지 자신조차도 알 수 없어졌다. 허나 오기 때문인지 객기 때문인지 구보승은 여재화 앞에서 끝내 단언하고 말았다.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인간을 위한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3주차)⭐네번째 질문입니다. "구의 집"이란 말은 여재화가 붙인 별칭으로 소설속에 서술됩니다. 노인이된 구보승은 구의집의 '구'가 무슨 뜻인지 그저 추측을 할 뿐인데요. 소설의 언급된 3가지 뜻 중 여러분은 여재화가 의미한 "구"가 무엇일것이라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어떤 이들은 이곳을 경동수련원이 아닌 구의 집으로 부른다.(중략) 건축가의 성을 따 그 건물을 '구'의 집이라 부른다는 것도 속설 중 하나다. 이 건물이 어떻게 구의 집으로 불리게 되었는지 남자는 알지 못한다. 건물의 이름은 그의 스승인 여재화가 붙였다.(p.199) ✍️ 구의 집의 '구'가 두려워할 구인지, 구원의 구인지, 혹은 그저 자신의 성을 딴 것인지 남자는 알지 못한다. 스승은 이십년 전 별세했고, 죽기 전에 따로 만나지 못해 그뜻을 물어볼 수도 없었다.(p.201)
세번째 질문에 대한 생각 구본승이 말하는 인간을 위한 공간이란 인간적 특성을 고려한 공간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쥐나 뱀, 고양이처럼 다른 동물이 그 안에서 살았다면 인간이 그 안에서 느낄 지독한 두려움을 똑같이 느끼지는 못하겠죠. 구의집은 인간성을 깊이 이해한 걱축가 덕에 그토록 잔학하게 설계될 수 있단 점에서 참 아이러니 합니다. 성해나 작가님 소설 진짜 재밌게 잘쓰네요. 뒷부분 아껴 읽고 싶습니다 허허
중화문학도서관님의 대화: 📢(2주차)⭐첫번째 질문입니다. 표제작이기도 한 세번째 단편 <혼모노>에 등장하는 주인공 "문수"는 신을 받은지 벌써 삼십년이되어가는 무당입니다. 이야기는 그의 신당 바로 앞에 신애기가 이사오면서 시작됩니다. 주인공 문수는 신빨이 점점 떨어져가고, 신애기에게 자신에게 붙어있던 신령이 옮겨갔음을 인지하게됩니다. 우리는 작품을 읽으면서 "혼모노"와 "니시모노" 즉 진짜와 가짜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여러분은 신애기와 문수 중 "혼모노" 진짜가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 신애기가 조소했다. 신빨이 다했다더니 진짠가보네. 할멈이 나한테 온 줄도 모르고. 그애는 살기 어리느 눈으로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하기야 존나 흉내만 내는 놈이 뭘 알겠냐만.(p.120) ✍️ 야, 저 칼 모형이다. 그러게. 꼭 진짜 같다. 봐, 이런 거 다 짜고 치는 거야. 그럴때 찍지 말라며 윽박지르는 것은 '가짜'들이나 하는 짓이었다. 나는 기세등등하게 렌즈를 노려본 뒤 잘 벼려진 칼날로 왼빱을 스윽-그었다. 내가 진짜 무당이라는 것을 명백히 증명해 보이려. 내게 신이 들어왔다는 것을 알리려.(p.125) ✍️ 삼십년 박수 인생에 이런 순간이 있었던가. 누구를 위해 살을 풀고 명을 비는 것은 이제 중요치 않다. 명예도 젊음도, 시기도, 반목도, 진짜와 가짜까지도. 가벼워지낟. 모든 것에서 놓여나듯. 이제야 진짜 가짜가 된 듯. 장삼이 붉게 젖어든다. 무령을 흔든다. 잘랑거리는 무령소리가 사방으로 퍼진다. 가볍고도 묵직하게.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작두에서 내려오지 않던 신애기가 아연실색하며 나가떨어진다. 그애는 주저앉아 휘둥그런 눈으로 나를 올려다본다. 황보와 그의 가족도 기도를 멈추고 나를 올려본다. 할멈도 이 장관을 다 지켜보고 있겠지. 어떤가 이제 당신도 알겠는가. 하기야 존나 흉내만 내는 놈이 뭘 알겠냐만. 큭큭, 큭큭큭큭.(p.153-154) 📢(2주차)⭐두번째 질문입니다. 3번째 단편 <혼모노>는 일본어로서 "진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저자가 굳이 제목을 '일본어'인 "혼모노"로 차용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 그놈이 그러더라. 넌 이제 감이 다 죽은 것같다고. 자기가 정치판에서 굴러먹은 게 몇년인데 니세모노 하나 구별 못하겠냐고.니세모노. 그 단어에 퍼뜩 감이 온다. 할멈이 자주 쓰는 말. 저거 분명 할멈이다.(p.143-144) 어떤가 이제 당신도 알겠는가. 하기야 존나 흉내만 내는 놈이 뭘 알겠냐만. 큭큭, 큭큭큭큭.(p.153-154) 📢(3주차)⭐세번째 질문입니다. 네 번째 단편 <구의 집:갈월동 98번지>에서 주인공 건축가 여재화는 갈월동 98번지에 불온세력을 가두고 고문하는 시설을 지어야하는 국가기밀사업에 참여하게됩니다. 여재화는 의뢰를 수락했지만 쉽사리 어떤 방향으로 설계를 해야할지 감을 잡지 못합니다. 그러던중 불온세력이 아니며, 뒷배가 든든하지 않는 이유로 조수로 발탁된 제자 구보승이 설계를 수정하게됩니다. 구보승이 설계를 보고 여재화는 끔찍하다며 구보승을 질책합니다. 이에 구보승은 억울해하며 "인간을 위해 이 공간을 설계했다."말하는데요. 여러분은 구보승이 생각하는 "인간을 위한 공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 자네는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나? ......발상과 사고 아닙니까. 그래, 내가 가르친 건 그랬지. 하지만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간이야. 우리가 설계한 공간에서 생활할 사람들이지. 자네는 그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 같아. 채광과 통풍에 신경 쓰고, 개구부는 물론 차양까지 배치하는 세심함에서 나는 자네의 가능성을 봤다네. 거짓이라곤 할 수 없으나 그렇다고 진심이 담긴 말도 아니었다.(p.169) ✍️ 희망이 인간을 잠식시미는 가장 위험한 고문 이라는 걸 선생님은 알고 계셨던 거죠? (중략) 조사자들이 탈출할 수 없도록 일정한 모양과 간격으로 배열한 출입문, 바깐에서 안을 감시할 수 있도록 특이하게 설치한 외시경, 공포를 유발하는 급경사의 나선형 철제 계단 그리고 단 싶분만 빛이 들어오도록 치밀하게 계산해 설계한 수직 창. 여재화는 설계도를 책상에 내려두고 냉엄히 선을 그었다. 난 이런 끔찍한 생각 한 적 없다네. 여재화의 말에 구보승의 얼굴에서 화색이 가셨다.(중략) 선생님이 그러지 않으셨습니까?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간이라고요. 저는 그말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철저히 인간을 위해 이 공간을 설계했습니다. 다 선생님께 배운 건데......(쭝략) 아니야. 여긴 인간을 위한 공간이 아니야. 난...그런걸 가르친 적 없어. (p.192-193) ✍️자네는 아직도 그곳이 인간을 위한 공간이라고 생각하나? (중략) 인간을 위한 공간. 설계할 때만 해도 확신했으나 막상 도면이 완성되고 시공에 들어가자 모든 확신이 모호해졌다. 자신이 치밀하게 설계한 것들이 무얼 위함이었는지 자신조차도 알 수 없어졌다. 허나 오기 때문인지 객기 때문인지 구보승은 여재화 앞에서 끝내 단언하고 말았다.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인간을 위한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3주차)⭐네번째 질문입니다. "구의 집"이란 말은 여재화가 붙인 별칭으로 소설속에 서술됩니다. 노인이된 구보승은 구의집의 '구'가 무슨 뜻인지 그저 추측을 할 뿐인데요. 소설의 언급된 3가지 뜻 중 여러분은 여재화가 의미한 "구"가 무엇일것이라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어떤 이들은 이곳을 경동수련원이 아닌 구의 집으로 부른다.(중략) 건축가의 성을 따 그 건물을 '구'의 집이라 부른다는 것도 속설 중 하나다. 이 건물이 어떻게 구의 집으로 불리게 되었는지 남자는 알지 못한다. 건물의 이름은 그의 스승인 여재화가 붙였다.(p.199) ✍️ 구의 집의 '구'가 두려워할 구인지, 구원의 구인지, 혹은 그저 자신의 성을 딴 것인지 남자는 알지 못한다. 스승은 이십년 전 별세했고, 죽기 전에 따로 만나지 못해 그뜻을 물어볼 수도 없었다.(p.201)
네번째 질문에 대한 생각 저는 여재화가 자신과 이 건축물 사이에 선을 긋기 위해 구본승의 성을 따 구의집이라 불렀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소설에서 여재화란 인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복잡한 내면을 지닌 인물로 나오더라구요. 보통 소설은 서사 진행을 위한 도구로 인물로 평면적 캐릭터로 제시한다고 비판받기 일쑤인데 여재화는 주변에서 흔히 보는 실제 사람들보다도 더 복잡한 인믈 같았습니다. 조수의 조건을 치밀하게 계산하는 점, 구본승의 도시락에 마음이 열려 구의 집의 실제 용도를 말해주는 점, 고문실에 창문을 설계하는 점, 그리고 민주투사였던 선배 환송회에 굳이 참여하는 것과 그로부터 듣는 청년 시절 이야기까지 그의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복잡한 내면을 지닌 사람이 독재정권 하수인 노릇을 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았는데 역시 고문실 설계의 적임자는 아닌 것 같더군요. 저는 여재화의 이런 다면성이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고문실 설계를 할거면 재능있는 구본승을 확실히 돕던가, 자신의 양심에 반한다면 설계를 변경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여재화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안한 채 구본승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버리는 것 같았습니다. 여재화가 비겁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어 구의 집이라는 이름 역시 구본승에게 모든 걸 덮어 씌우는 의도라 생각했습니다.
혼모노를 읽으며 조금 놀랐어요. 이런 소재가 나온 것 자체도 신선하고 젊은 신애기가 나오는 구성도 신기하네요. 요즘 세대들도 신점을 보고 다닌다더니 이런 문화도 어르신들만의 전유물은 아닌가봐요. "어리면 환대 받고 늙으면 외면 당해" 이말은 어디서도 쓸 수 있는 말인데, 적어도 경험과 연륜이 많은게 유리할 것 같은 이 세계에서도 그런가보네요. 누가 혼모노인 것 같냐.. 저는 문수라고 생각해요. 신내림을 받고 신이 떠나는 건 당사자의 의지가 아니지만 문수는 계속 할멈이 떠났어도 계속 이일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잖아요. 마지막 장면을 보며 문수가 찐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물론 신이 내린 것 처럼 무서운 결말이었지만요.
중화문학도서관님의 대화: 📢(2주차)⭐첫번째 질문입니다. 표제작이기도 한 세번째 단편 <혼모노>에 등장하는 주인공 "문수"는 신을 받은지 벌써 삼십년이되어가는 무당입니다. 이야기는 그의 신당 바로 앞에 신애기가 이사오면서 시작됩니다. 주인공 문수는 신빨이 점점 떨어져가고, 신애기에게 자신에게 붙어있던 신령이 옮겨갔음을 인지하게됩니다. 우리는 작품을 읽으면서 "혼모노"와 "니시모노" 즉 진짜와 가짜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여러분은 신애기와 문수 중 "혼모노" 진짜가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 신애기가 조소했다. 신빨이 다했다더니 진짠가보네. 할멈이 나한테 온 줄도 모르고. 그애는 살기 어리느 눈으로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하기야 존나 흉내만 내는 놈이 뭘 알겠냐만.(p.120) ✍️ 야, 저 칼 모형이다. 그러게. 꼭 진짜 같다. 봐, 이런 거 다 짜고 치는 거야. 그럴때 찍지 말라며 윽박지르는 것은 '가짜'들이나 하는 짓이었다. 나는 기세등등하게 렌즈를 노려본 뒤 잘 벼려진 칼날로 왼빱을 스윽-그었다. 내가 진짜 무당이라는 것을 명백히 증명해 보이려. 내게 신이 들어왔다는 것을 알리려.(p.125) ✍️ 삼십년 박수 인생에 이런 순간이 있었던가. 누구를 위해 살을 풀고 명을 비는 것은 이제 중요치 않다. 명예도 젊음도, 시기도, 반목도, 진짜와 가짜까지도. 가벼워지낟. 모든 것에서 놓여나듯. 이제야 진짜 가짜가 된 듯. 장삼이 붉게 젖어든다. 무령을 흔든다. 잘랑거리는 무령소리가 사방으로 퍼진다. 가볍고도 묵직하게.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작두에서 내려오지 않던 신애기가 아연실색하며 나가떨어진다. 그애는 주저앉아 휘둥그런 눈으로 나를 올려다본다. 황보와 그의 가족도 기도를 멈추고 나를 올려본다. 할멈도 이 장관을 다 지켜보고 있겠지. 어떤가 이제 당신도 알겠는가. 하기야 존나 흉내만 내는 놈이 뭘 알겠냐만. 큭큭, 큭큭큭큭.(p.153-154) 📢(2주차)⭐두번째 질문입니다. 3번째 단편 <혼모노>는 일본어로서 "진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저자가 굳이 제목을 '일본어'인 "혼모노"로 차용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 그놈이 그러더라. 넌 이제 감이 다 죽은 것같다고. 자기가 정치판에서 굴러먹은 게 몇년인데 니세모노 하나 구별 못하겠냐고.니세모노. 그 단어에 퍼뜩 감이 온다. 할멈이 자주 쓰는 말. 저거 분명 할멈이다.(p.143-144) 어떤가 이제 당신도 알겠는가. 하기야 존나 흉내만 내는 놈이 뭘 알겠냐만. 큭큭, 큭큭큭큭.(p.153-154) 📢(3주차)⭐세번째 질문입니다. 네 번째 단편 <구의 집:갈월동 98번지>에서 주인공 건축가 여재화는 갈월동 98번지에 불온세력을 가두고 고문하는 시설을 지어야하는 국가기밀사업에 참여하게됩니다. 여재화는 의뢰를 수락했지만 쉽사리 어떤 방향으로 설계를 해야할지 감을 잡지 못합니다. 그러던중 불온세력이 아니며, 뒷배가 든든하지 않는 이유로 조수로 발탁된 제자 구보승이 설계를 수정하게됩니다. 구보승이 설계를 보고 여재화는 끔찍하다며 구보승을 질책합니다. 이에 구보승은 억울해하며 "인간을 위해 이 공간을 설계했다."말하는데요. 여러분은 구보승이 생각하는 "인간을 위한 공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 자네는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나? ......발상과 사고 아닙니까. 그래, 내가 가르친 건 그랬지. 하지만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간이야. 우리가 설계한 공간에서 생활할 사람들이지. 자네는 그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 같아. 채광과 통풍에 신경 쓰고, 개구부는 물론 차양까지 배치하는 세심함에서 나는 자네의 가능성을 봤다네. 거짓이라곤 할 수 없으나 그렇다고 진심이 담긴 말도 아니었다.(p.169) ✍️ 희망이 인간을 잠식시미는 가장 위험한 고문 이라는 걸 선생님은 알고 계셨던 거죠? (중략) 조사자들이 탈출할 수 없도록 일정한 모양과 간격으로 배열한 출입문, 바깐에서 안을 감시할 수 있도록 특이하게 설치한 외시경, 공포를 유발하는 급경사의 나선형 철제 계단 그리고 단 싶분만 빛이 들어오도록 치밀하게 계산해 설계한 수직 창. 여재화는 설계도를 책상에 내려두고 냉엄히 선을 그었다. 난 이런 끔찍한 생각 한 적 없다네. 여재화의 말에 구보승의 얼굴에서 화색이 가셨다.(중략) 선생님이 그러지 않으셨습니까?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간이라고요. 저는 그말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철저히 인간을 위해 이 공간을 설계했습니다. 다 선생님께 배운 건데......(쭝략) 아니야. 여긴 인간을 위한 공간이 아니야. 난...그런걸 가르친 적 없어. (p.192-193) ✍️자네는 아직도 그곳이 인간을 위한 공간이라고 생각하나? (중략) 인간을 위한 공간. 설계할 때만 해도 확신했으나 막상 도면이 완성되고 시공에 들어가자 모든 확신이 모호해졌다. 자신이 치밀하게 설계한 것들이 무얼 위함이었는지 자신조차도 알 수 없어졌다. 허나 오기 때문인지 객기 때문인지 구보승은 여재화 앞에서 끝내 단언하고 말았다.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인간을 위한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3주차)⭐네번째 질문입니다. "구의 집"이란 말은 여재화가 붙인 별칭으로 소설속에 서술됩니다. 노인이된 구보승은 구의집의 '구'가 무슨 뜻인지 그저 추측을 할 뿐인데요. 소설의 언급된 3가지 뜻 중 여러분은 여재화가 의미한 "구"가 무엇일것이라 생각하시나요? [관련 발췌] ✍️어떤 이들은 이곳을 경동수련원이 아닌 구의 집으로 부른다.(중략) 건축가의 성을 따 그 건물을 '구'의 집이라 부른다는 것도 속설 중 하나다. 이 건물이 어떻게 구의 집으로 불리게 되었는지 남자는 알지 못한다. 건물의 이름은 그의 스승인 여재화가 붙였다.(p.199) ✍️ 구의 집의 '구'가 두려워할 구인지, 구원의 구인지, 혹은 그저 자신의 성을 딴 것인지 남자는 알지 못한다. 스승은 이십년 전 별세했고, 죽기 전에 따로 만나지 못해 그뜻을 물어볼 수도 없었다.(p.201)
직장이 갈월동 근처라 갈월동 98번지를 찾아봤더니 정말 있는 주소네요. ^^ 어디서 이런 아이디어를 받으셨을까요 다른 분이 말씀하셨듯이 여제하는 비겁하다는 인상이 들었어요. 고문실로 쓰일 건물 설계를 의뢰받았으면서 거기서 고문받을 사람들을 위하는 척 하는 것이 위선같기도 하고요. 물론 지식인으로서의 고뇌와 갈등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고문실이라는 목적을 충실히 따르려하는 조수 구보승에게 질책하는 모습을 보며 여제하도 괴로워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긴 합니다. 구보승이 얘기한 인간을 위한 공간이란 정확하게는 그 건물을 사용할 인간을의 입장에서 그 인간들의 마음과 상황을 이해하고 설계한 것을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말의 이중적인 의미인데 인간에게 이롭거나 도움이 되는 "위한"이 아니라 거기 오게 될 사람들의 본래 목적을 겨냥한이라는 의미의 "위한"이 아니었을까요. 여제하는 당신의 모순과 위선을 나중에 깨닫고 건물의 본래 목적에 충실했던 제자에 대한 미안함과 두려움의 공간이 될 건물에 대한 다중적인 의미로 "구의 집" 이라고 불렀을 것 같아요.
글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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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 그믐밤 낭독은 <리어 왕>
[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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