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환상

D-29
인간은 어쩔 수 없다. 현실을 직시해야 제대로 살아갈 수 있다.
안정을 추구하는 곳엔 기존 일하던 사람을, 개혁이 필요한 곳엔 그 분야 전문가를 지명했다.
꿈은 여러가지 생각이 많은 여자가 더 많이 꾸고, 드라마틱한 젊은 사람이 늙은이보다 더 많이 꾼다. 안정적이면 꿈을 덜 꾼다.
몸 파는 여자는 어디지 모르게 그런 냄새가 나게 되어 있다.
마누라가 미인이면 남에게 자랑하고 싶어진다.
6.25 오늘이 6.25인데, 나는 박통한테서 마취와 최면(催眠)을 당해 6.25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중요한 날인 줄 알았다. 광복절보다 더 중요한 날인 줄 알았다. 그래서 6.25 노래는 알아도 광복절 노래는 모른다. 학교에선 반공 포스터 대회, 마을회관 앞 공터엔 반공 영화가 자주 들어왔다. 학교에 갈 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명단을 부른 후 향우반(鄕友班) 깃발을 앞세워 줄을 맞춰 등교했다.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이승복 동상이 떡 버티고 있는 학교 운동장 교단 앞에서, ‘국기에 대한 맹세’를 암기한 다음에 교실로 들어갔다.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조국을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 6.25만 되면 이 노래를 불렀다. 기억으론 더 자주 불렀던 것 같다. 이 외에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땅에 태어났다. 조상의 빛난 얼을 오늘에 되살려...”로 시작하는 ‘국민교육헌장’도 그 당시엔 다 외웠다. 어릴 적 받은 영향은 무섭다. 평생 가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날은 창피한 날이다. 같은 민족, 형제끼리 서로 죽인 아주 수치스러운 날이다. 빨리 잊고, 다신 그러지 말아야 한다. 무슨 자랑이라고 그렇게 떠벌리나? 그래도 그랬던 건, 단지 외부의 적을 만들어 내부 불만에 대한 입틀막을 하려 했던 것이다. 안보 이데올로기로 국민을 겁줘 옥죄려 했던 것에 불과하다. “난 그런 줄도 모르고, 바보 같이...” 다행히 세뇌에서 벗어난 것 같다. 오히려 라이트보단 레프트 쪽으로. 그때의 7080은 거의 다 그랬다. 무슨 큰 뜻이 있어서 그런 것 같진 않고, 그 이유를 굳이 따지면 철옹성 같았던 독재가 무너지고 그렇게 데모했는데도 취직이 잘되던 황금 시절을 청년으로 지내서 그랬던 것 같다. 한 마디로 그 시절이 좋아서. 뭔가 앞날에 희망 같은 게 있었고 그때는 독재 타도라는 뚜렷한 목표도 있었다. 이 두 개(희망과 목적)가 사라진 지금의 젊은이들이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 검열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만 현실 비판과 음울한 노래보단, 이 두 개가 있어 늘 하늘을 보고 그곳으로 날고 싶은 생각이 있어 「젊은 미소」, 「연」 같은 대학가요제가 유행했던 것 같다.
인간만이 갖는 동성애는 큰 흐름이나 주류를 거부하는 반골 기질과 급진적인 뭔가 새로운 창조적인 것을 꿈꿔 그런 건 아닐까.
마광수도 그렇고 드러마에서 여자들이 하는 말을 들어도 여자는 나이들면 끝이란 말을 곧잘 한다.
책을 읽을 때 그 이미지를 생각하면서 읽으면 이해가 잘 간다.
여자는 남자가 싫다고 하면 포기하고 울면 그만인데, 이 남자들은 건방져서 그 여자를 스토킹에 요즘 살인도 많이 저지르고 있다.
여자는 남자를 동정하면서 자기가 혹시 사랑하는 건 아닌가 생각한다. 모성애가 발휘되는 것이다.
언어만이 의사 전달의 수단이 아니다 하루에 신문 네 부(部)를 본다. 여기서 칼럼니스트가 주장한 것처럼, “새 진용이 차츰 갖춰지고 있는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가 정확한 표현이지만 “대통령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라고 표현해도 뜻은 통한다. 아니 어쩌면 더 간결하고 세련되고 의인화(擬人化)한 표현이기도 해서 한글의 멋을 더 잘 살린 느낌마저 든다. 언어나 문자는 뜻 전달에 이용되는 한 수단에 불과하다. 뜻만 정확히 전달되면 되는 것이다. 그 역할에 충실하면 끝이다. “축구 찬다”도 어법과 논리에 안 맞지만 뜻 전달에 큰 지장은 없다. 이건 여담(餘談)이지만, 지하철 방송에서 뭔가 방송을 하는 것 같은데 “왜 방송하는 걸까?”에 충실한 방송은 많지 않다. 오히려 핵심 내용은, AI가 하는지 어색하고 잘 안 들린다. 이를테면 방송 “4호선에서...”에서, 정작 ‘4’는 잘 안 들리고 ‘호선에서’만 상대적으로 잘 들린다. 그럼 다른 노선에 있는 승객까지 공연히 불안하게 된다. 정확한 내용 전달에 실패한 것이다. “또 사고 났나? 내가 지금 이용하려는 지하철에 무슨 문제가 있어 이러다 약속 시간 늦는 거 아냐?” 하고 승객에게 궁금증과 초조감만 유발할 뿐이다. 다른 구간엔 별 필요도 없고 오히려 사고만 잦은 지하철이란 인식만 심어주는 결과만 초래할 수 있다. 그럴 바엔 차라리 방송을 안 함만 못하다. 승객은 역무원한테 다가와, “지금, 지하철 안 다녀요?” 한다. 홈페이지에 있는 안전하고 편리한 지하철 모토에도 안 맞다. 다시 돌아와서, 비문(非文) 없이 문법에 맞는 정확한 표현도 중요하지만, 의도나 뜻을 왜곡 없이 신속히 전달하는 게 더 중요하다 할 수 있다. 말이나 언어는 결국 자기 의사를 상대에게 잘 전달하기 위해 쓰는 것 아니겠나. 그런데 주객이 전도될 때도 많다. 언어의 현학적이고 기교적(技巧的) 표현에 치중한 나머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는 것도 많다. 뜻의 전달에 실패한 것이다. 이런 문장은 자기가 아는 게 많고 깊이가 있다는 것을 자랑하는 것에 그 진짜 목적이 있는 것일 수 있다. 그러니 이걸 어기는 듯하면 거기서 전달하려는 의도를 굳이 알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 뜻 전달이 아니라 다른 음흉한 목적이 있는 거니까. 언어가 그 역할을 제대로 못 하면 제스처를 이용하기도 하고 그냥 가만히 침묵하며 기다리기도 한다. 언어 자체보다 표정과 태도가 상대에게 더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 언어와 눈빛이 불일치하면 상대에 대한 불신을 낳을 수 있다. 어떤 위로의 말도 소용없는 불행을 겪은 사람 앞에서 그저 조용히 곁에서 지켜만 주는 것이 위로라는 자기 뜻을 더 잘 전달할 수도 있다. 그러지 않고 말을 많이 하면 자기가 얼마나 당신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지 알아봐달라는 오히려 불행한 상대가 아니라 자기변명 위주인 것 같아서, 자기 진짜 마음을 전하는데, 실패할 수 있다. 이게 언어의 폐단(弊端)이다. 언어만 뜻을 전달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언어 때문에 그 뜻이 곡해(曲解)되거나 본래의 의도가 반대로 전달될 가능성도 있다. 언어는 뜻을 잘 전하기 위한 여러 수단 중 하나에 불과하다. 언어 이전엔 언어 없이도 뜻의 전달을 잘했고 오히려 언어가 발명되면서 뜻 전달에 방해만 되거나 언어를 안 썼으면 좋았을 것들이 언어 때문에 그 ‘관계’가 더 나쁘게 전개되는 경우도 많다. 언어만이 의사 전달의 수단이 아니다. 언어를 빼도, 충분히 의사(意思)를 전달할 건 많다.
의성어는 소리를 흉내낸 건데 잔을 부짇칠 때 짠 한다. 그리고 외래어도 소리나는 대로 발음한다. 커피가 그렇다. 한글은 거의 소리와 유사하게 적는다. 그러나 일본어는 커피를 고히라고 하다니 소리에 너무 안 충실한 거 아닌가.
일본 AV에도 자기 아내를 남의 남자에게 줘서 둘이 섹스하는 것을 훔쳐보며 흥분하는 것도 있다.
여자가 더 오래 사는 이유가 여러가지 있겠지만 아기를 낳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엄마가 오래 살아 아이를 기르기 위한 것이다. 남자는 그냥 섹스만 하고 다른 데로 다시 자기 씨를 뿌리러 가기만 하면 된다. 여자가 잘생기고 튼튼한 남자를 원하는 것도 자기와 아이를 그 남자가 보호하기를 바라는 본능의 소산 같다.
여자가 더 오래 사는 이유 여자가 더 오래 사는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아기를 낳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엄마가 오래 살아남아 아이를 기르기 위한 것이다. 대신 남자는 그냥 섹스만 하고 다른 데로 다시 자기 씨를 또 뿌리러 가버린다. 여자가 잘생기고 튼튼한 남자를 원하는 것도 자기와 아이를 그 남자가 보호하기를 바라는 본능의 소산 같다. 그 결과 남자는 전쟁을 하고 사냥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자가 그런 남자를 바라서 키가 더 크고 근육이 더 발달했으리라. 그리고 또 아무래도 아직까진 남자가 책임감이나 부양에 대한 부담감이 압박으로 작용해 더 일찍 죽고 여자는 상대적으로 거기서 자유로워 그럴 수도 있다.
인간은 고상하지 않고 정신적으로 높지 않다. 그냥 동물로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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