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모 피곤해질때까지 글을 쓰신다는 게 너무 인상적이에요. 저는 뭔가를 피곤해질때까지 해 보자, 했던 경험이 없는 것 같아요. 추천해 주신 책 저도 찾아보고 싶어졌어요. 유머는 진짜 너무 제게는 약한 기능이라서요 ㅎㅎ
[김영사/책증정] 내 머릿속 시한폭탄《그래서 지금 기분은 어때요?》 편집자와 함께 읽기
D-29
장안나
꼬모
말씀 감사합니다. 상대방이 종이니까 실수할 걱정 없이 있는 소리 다 쓰고 버리면 되고, 손이 뻐근해지면 주무르고 어쩌고 하느라 잠깐이라도 울적한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점이 저에게는 효과가 있어서...하지만 '나의 마음'에 와닿는 방식은 천차만별이고, 피로한 방식이기도 해서 어디 추천하기는 참 그렇습니다;; 유머 코드도 취향 차이가 크지만, 그래도 로슨 씨의 글이 장안나님께 좀 웃음을 드릴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네요.

김영사
꼬모님, 주말은 잘 보내셨나요? 제 주변을 돌아보면 남에게 관대하고 스스로에게 엄격한 사람들이 대개 좋은 사람들이더라고요. 물론 남에게 관대한 만큼 스스로에게도 관대해지면 더 좋아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의 경우는 제가 콤플렉스를 가진 부분을 남들에게 보였을 때, 그럴 때 제 자신에게 가혹하게 대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현재는 많이 극복하긴 했지만 완전히 자유롭지 않긴 합니다. 그리고 꼬모님이 글을 잘 쓰시는 게 '피곤해질 때까지 한없이 공책에 생각을 써보'는 습관 때문이었군요. 말씀을 읽으며 생각나는 책이 하나 있었습니다. 김성수 선생님의 <글쓰기 명상>이라는 책인데요. 여기 글쓰기에는 다섯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첫째, 자신의 글을 절대 타인에게 보여주지 말 것, 둘째, 손가락 끝에서 두서없이 나온 글을 최고로 여길 것, 셋째, 띄어쓰기, 맞춤법, 비속어 등에 구애받지 않을 것, 넷째, 다 쓰고 난 글을 즉각 찢어버리거나 소각할 것 등입니다. 여유되시면 한번 읽어보세요.

글쓰기 명상 - 알아차림과 치유의 글쓰기어느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오직 나를 위한 글쓰기 34가지 내면에 갇혀 있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치유의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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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
저의 경우는 페르소나를 꽤 가지고 있는데요ㅎㅎ 페르소나 간의 간극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해왔던 것 같아요. 가족에게 보이는 나, 직 장동료에게 보이는 나, 친구들에게 보이는 나, 저자 선생님에게 보이는 나, 여기에서도 세세하게 들어가면 또 사람마다 달라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제가 가장 잘 보이려고 노력하는 사람에게 하는 것처럼, 가족이나 직장동료, 친구들에게도 비슷하게 대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물론 생각처럼 쉽진 않지만ㅎㅎ.

김영사
아 그리고 책을 소개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거기다 김영사 책이네요ㅎㅎ <살짝 미친 것 같아도 어때?> 저도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이 책을 꼭 읽어봐야겠어요.
그리고 늘 글을 길게 남겨주셔서 감사하고 있어요. 그리고 말씀을 읽으며 많은 생각과 성찰을 하게 되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꼬모
여러모로 감사합니다. 이번 모임은 책 내용도 그렇지만 편집자님의 가이드에도 많은 위안을 얻어서 예상하지 못한 온기를 선사받네요. 글쓰기 명상도 꼭 읽어보겠습니다. 가장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을 대하듯 모두를 대하려 노력한다는 말씀에 또 하나 배움을 얻고 갑니다.

김영사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제가 더 감사합니다. 저 또한 많은 위안과 용기를 얻었어요. 또 많은 것을 배웠고요. 여기 계신 모든 분께 정말 감사해하고 있습니다.

stella15
“ 내담자를 '좋아하려' 노력하는 것은 치료사의 직무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 모든 내담자를 판단의 영역을 벗어난 완전한 수용과 지지의 태도로 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칼 로저스는 이를 '무조건적인 긍정적 관심'이라 불렀다. ”
『그래서 지금 기분은 어때요? - 불안장애를 겪은 심리치료사의 상담 일지』 161, 조슈아 플레처 지음, 정지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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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15
“ 사회적 불안이란 다른 사람들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는 일을 두고 솟아나는 두려움과 걱정이다. ......
흥미로운 점은 대부분의 사회적 불안이 사교 상황 이전에 그 상황을 예상할 때, 또는 그 일이 한참 지난 뒤에 돌이켜 생각할 때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어떤 사교 행사를 예상하여 몇 주 동안이나 불안하게 지내기도 한다. 그 일이 일어나기도 전에 머릿속은 온갖 시나리오와 대사를 연기해보는 것이다. ”
『그래서 지금 기분은 어때요? - 불안장애를 겪은 심리치료사의 상담 일지』 165, 조슈아 플레처 지음, 정지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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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나
해리의 이야기가 너무 슬픕니다. 조시의 마음의 소리를 읽으며 어떤 힘들고 충격적이었던 순간에 내 마음에는 어떤 소리들이 오갔던 걸까 떠올려보려고 했는데...... 역시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저는 어렸을 때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크게 다치시면서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살게 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아직 어렸던 저와 자매들에게는 아무도 그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거든요. 그냥 어느날 갑자기 아버지가 사라졌고, 또 어느날 갑자기 엄마가 사라졌고, 또 어느날 갑자기 언니와 나만 시골 할머니 집에서 눈칫밥을 먹게 된 그런...
아, 해리 이야기와는 상관이 없는데 뜬금없는 고백이 되었네요. 이것이 저의 유기불안의 최초 사건인 것 같아요.

김영사
장안나님 안녕하세요? 저도 해리의 이야기가 마음이 아팠습니다. 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서 특히 더 공감되었던 것 같아요. 아버님는 지금 괜찮으신가요? 그 당시 너무 혼란스러우셨을 것 같아요. 말씀을 읽다 보니, 6살 때 저도 부득이한 사정으로 가족들과 떨어져 한 달간 할머니 댁에서 산 적이 있었는데, 말 안 듣는다고 고모한테 회초리 맞았던 기억이 납니다. 어렸을 땐 가족의 품 만한 곳이 없는 것 같아요. 그때가 유기 불안의 최초 사건 이라고 하시니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아픕니다. 내밀한 이야기 공유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털어놓는 고백에서 치유가 시작되는 시점이라고 들었습니다. 좀 더 나아지시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김영사
안녕하세요, 김영사 모임지기입니다.
<그래서 지금 기분은 어때요?> 독서모임 마지막 4주차입니다.
1-3주차 모임에 열심히 참여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7월 15일(화)부터 7월 21일(월)까지 진행되는 4주차에서는
#리바이 4에서 끝까지 다룹니다.
1. 365쪽에는 조시가 불안에게 보내는 편지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여러분도 자신의 불안에게 보내는 편지를 적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2.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왜 그 인물이 가장 기억에 남았나요?
3. 인상 깊었던 문장을 공유해주세요.
질문에 국한하지 않은 다양한 의견도 너무 소중합니다.
금요일에 오전에 마지막 질문을 올리겠습니다.
꼬모
1. 이게 참 민망해서 글 올리는 것이 늦어졌습니다 하하...편지글도 서툴지만, 불안한 감정을 스스로에게서 좀 떼놓고 생각해보는 것도 어렵네요. 하지만 짧게라도 메세지를 보낸다면, '생존 능력이라는 고마운 순기능은 보지 못하고,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고통만 바라보고 비난해서 미안하다. 그리고 쉬어야 할 때는 제발 쉬자.' 이 정도입니다.
2. 지난 주까지는 리바이였는데, 이번 주 분량까지 다 읽으니 모두의 이야기가 너무 놀라워서 정신이 없습니다. 노아 파트에선 잠깐이지만 사고가 정지되기도 하고...하지만 꼭 한 명 골라야한다면 조쉬를 선택하려 합니다. 상담이 어렵고 자신의 고통도 되새기는 순간이 계속 찾아오는데도 환자에게 최선인 방향을 생각하려고 하는 모습, 상대방을 도와줄 수 있는 대신 상담사이기 때문에 친구가 될 수 없다는 고통, 마지막 면접 때 나온 조쉬의 모든 동기들에 여러 가지 감정들이 동시에 생겨나네요. 마음 저리는 와중에 좀 가볍기도 하고, 기쁜데 숙연하고 안타깝고...고통을 안고 있어도 남들을 돕기 위해 분투할 수 있다는 걸 조쉬가 보여준 덕에 읽고 나서 얻는 위안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3. "우리는 생각이 다를 수 있으며, 그게 누군가의 잘못이거나 실패인 것은 아니다." 적어도 사람 관계에서 마음이 깜깜해질 때는 이 말을 떠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 용기가 납니다. 조건반사처럼 떠올리게 되는 날까지 자주 되뇌어보려구요.

김영사
꼬모님 안녕하세요? 질문이 참 어려우셨지요? 그래도 이렇게 답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 또한 불안에 관해 부정적인 생각만 했었지, 긍정적인 측면을 전혀 봐주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불현듯 불안해지면, 지금 이 불안이 나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영사
네, 저도 처음에 이 책을 읽다가 '헉' 하는 경우가 몇 번 있었습니다. 저는 자흐라, 리바이, 노아가 그랬었는데, 그중 자흐라가 가장 강렬했던 것 같아요. 꼬모님 글을 읽으니, 제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었네요. 조시에 대해선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늘 상담자-내담자와 바운더리와 직업적 윤리를 지켜야 하는 부분이 무척 힘들 것 같습니다. 자흐라와 바운더리의 가장자리를 아슬하게 넘나들다 고뇌에 빠지는 대목이 생각납니다.

정원에
“ 나는 당신이 심리치료를 받기로 한 자신의 용감한 결정에 자부심을 느끼면 좋겠다. 심리치료를 마치고 떠날 때는 힘과 권력이 더 강해진 느낌, 새로운 의욕이 차오르는 느낌이 들면 좋겠고, 자신과 자기 인생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느끼면 좋겠다. 세상에는 당신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믿음을 갖는 데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
『그래서 지금 기분은 어때요? - 불안장애를 겪은 심리치료사의 상담 일지』 p.462, 조슈아 플레처 지음, 정지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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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
1. 조시의 불안에게 보내는 편지를 보니 불안의 순기능을 잊고 살았던 것 같아요. 불안에게 하고 싶은 말이 팝콘처럼 떠오르지만 이 말을 제일 먼저 하고 싶네요. “앞으로 잘 부탁해.”
2. 내담자 ‘대프니’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뒤로 갈수록 저와 많은 부분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엄마와의 관계, 사회적으로 보이는 모습과 자신만 알고 있는 모습과의 괴리로 오는 불쾌감, 그리고 밖에서는 애써 밝은 척 씩씩한척 하려는 것 같은 모습까지도요. 상담사 조시를 점차 믿고 의지하며 마음을 열고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면서 안정감을 찾는 모습에 위로를 받았어요.
3. (p.462) 나는 당신이 심리치료를 받기로 한 자신의 용감한 결정에 자부심을 느끼면 좋겠다. 심리치료를 마치고 떠날 때는 힘과 권력이 더 강해진 느낌, 새로운 의욕이 차오르는 느낌이 들면 좋겠고, 자신과 자기 인생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느끼면 좋겠다. 세상에는 당신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믿음을 갖는 데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김영사
저도 그동안의 삶에서 불안이 섭섭해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그래서 더 길길이 날뛰었던 것도 같고요. 잘 부탁한다는 그 말씀만으로도 정원에님의 불안이 누그러질 것 같은데요?! 그리고 책을 읽으며 자신과 비슷한 인물을 찾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이 책에서 그런 인물을 만나시다니 제가 더 감사한 마음이 드네요. 정원에님이 늘 평안하시길 진심으로 바라게 됩니다.

마켓오
독서모임이 막바지에 이르렀군요. 인물들 각자의 이야기에 몰입했지만, 리바이의 사례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리바이만큼은 아니겠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고통스럽게 할 때, 떠날 수도 순응할 수도 없는 그 상황을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것 같아요. 제 경험을 생각하면서 아주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김영사
마켓오님, 안녕하세요? 아쉽지만, 다음 주 월요일이 마지막 날입니다. 리바이의 특정 상황을 확대해서 보면, 정말 많은 분들이 가족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것 같아요. 저의 경우는 자흐라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사실 자흐라의 사연이 너무 충격적이었거든요. 그런 기억을 안고 사는 건 어떤 기분일까 생각을 많이 해봤어요. 몰입해서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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