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수를 세는 책 읽기- 7월〕 ‘잠시 작게 고백하는 사람’

D-29
어제의 글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글을 하루 지난 오늘 나누어 봅니다.~^^
어제의 글 7/6의 글의 제목이 검시관이었는데요. 왜 이런 제목을 붙인걸까요? 생각해 보신 것이 있으실까요? 저는 아직 연결지어지는 것이 없어서요....
타로 카드에서 '죽음' 카드는 생명이 끝난다는 무시무시한 이미지보다는 하나의 챕터가 끝나고 인생의 다음 장으로 넘어간다는 의미의, 즉 전환의 의미를 갖는데 에세이의 제목도 그런 느낌으로 붙지 않았나 싶었어요. 인생의 지난 챕터에서 쓰인, 즉 나의 '죽은' 시절에 쓰인 시를 해부하고 이것이 왜 '죽은' 시절이 되었는지를 분석하고 독자에게 공유하는 의도로 쓰인 에세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특히 "이 글은 여기서 끝이 나고, 이 생각은 또 다음 계절이 올때쯤이면 바뀌어 있을 것이다." 라는 부분에서요.
하금님이 한 얘기를 보니가요. 글의 제목이 검시관인 이유가 전환의 의미를 갖기위해서 쓰였을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드네요. 죽은 시절에 쓰인 시를 해부하고 분석하고 그걸 독자에게 공유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썼다고 생각하니 좀 더 이해가 되네요.
저기서 누가 개를 부르고 있었는데 그게 내 이름 같다는 생각을 했네
잠시 작게 고백하는 사람 - 황인찬의 7월 p.59 (7월 7일의 시, 이름 이야기), 황인찬 지음
내 이름 같다는 생각을 했다는 말이, 정말 그 개의 이름이 내 이름과 닮아서 그렇게 들렸다는 말보다는... 누가 내 이름을 불러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혹은 그런 탄식 같은 마음을 스스로 받아들이거나 해석해낼 힘이 없어서 터져나온 말처럼 읽혔어요.
누군가 이름을 불러주기를 바라는 마음~~ 잘 머물러보고 싶은 문장이에요
공원을 걷다가 개 이름 부르는 사람들도 보았고 개 이름이 사람 이름 같다는 생각도 했지
잠시 작게 고백하는 사람 - 황인찬의 7월 p58, 황인찬 지음
누군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 누군가가 내게 무엇을 하느냐 아니냐도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누군가가 뒤에서 나를 보고 있다는 감각, 누가 나를 보며 따라온다는 그 느낌이 나를 괴롭혔다.
잠시 작게 고백하는 사람 - 황인찬의 7월 p62~63, 황인찬 지음
팩트, 사실보다 때론 감각과 느낌으로 다가오는것들이 우리를 사로잡곤 하는것같아요^^
골목은 시선의 긴장을 만들어낸다. 집과 벽의 늘어선 배치가 시선의 방향을 제한하고, 동시에 늘어선 집과 벽돌은 그 안의 골목을 응시한다. 골목에서는 시선이 응축되며 그 응축이 강렬한 압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아마 나는 그 압력을 두려워했던 것이리라. 그리고 성인이 되어 쓴 골목에 대한 시는 그 압력에 던져진 자신에 대한 시라고 생각한다.
잠시 작게 고백하는 사람 - 황인찬의 7월 p63, 황인찬 지음
그러나 애당초 내 생각이라는 것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고, 이런 말은 아마 이승훈 시인의 어느 글에선가 읽은 것 같기도 한다.
잠시 작게 고백하는 사람 - 황인찬의 7월 p65, 황인찬 지음
평소에는 내 시를 전혀 떠올리지 않지만, 골목을 걷다보면 가끔은 시를 떠올리게 되고, 그 시와 관련된 이승훈 선생과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한 시선도 있는 것이다.
잠시 작게 고백하는 사람 - 황인찬의 7월 p66, 황인찬 지음
골목에서 시를 생각하고 이승훈 선생의 기억을 떠올리는것.. 그 장면을 상상하게 되네요
골목에는 개가 서 있고 골목을 떠올리면 어릴적 동네에서 알게된 누나와 같이 놀면서 행복했던 기억과 고양이들이 우는 소리를 들었을때 아기 울음소리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섬뜩했던 기억 그리고 초등학생이였을때 과자를 사러 가다가 중학생형들에게 돈을 뺏겼던 기억이 나네요. ㅠㅠ 여러분이 기억하는 골목은 어떤 모습인가요?
으...무엇보다 과자사러 가다가 중학생형들에게 돈을 빼앗긴 기억 얘기에 멈추게 됩니다. 골목이 으슥한곳, 범죄?위험행동이 발생할 수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우리에게 많이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되어요
황인찬 시인은 자신이 시를 쓰는 이유가, 문학을 하는 이유가 수치심 때문이라고 고백하네요. 그리고 그 조차 또 다른 수치심을 만들어낸다고. 특별히 세월이 지날수록 수치스러웠던 기억이 회랑에 걸린 그림처럼 자꾸 생각난다고 하네요.
세월이 지날수록 수치스러웠던 기억이 회랑에 걸친 그림자처럼 자꾸 생각난다는 표현 저도 인상적이라서 문상수집을 했었어요. 이삭이님도 그 표현이 기억나셨군요 !
수치심.. 작품을 만들어내는것 , 그것을 대중에게 공개하는것은 수치심과 연결될 수 있겠다 생각되어요. 소소하게 언급하자면 수치심보다는 부끄러움이라고 하고 싶고요. 그런데 문학을 하는 행동 자체가 수치심때문이라는건 무엇일까?요 놓치고 있던 부분인데, 이삭이님 글로 다시 생각해보아야겠다 싶어져요
우리는 배꼽이 없는 세대라는 말을 하곤 한다. 다른 말로 선배나, 스승이 없는 세대라고 말하기도 한다. 누군가를 보고 닮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그토록 크게만 느껴졌던 누군가에게 실망하고, 이제까지 믿어왔던 것을 뒤집어 엎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 세대. 그래서 황인찬시인과 이승훈시인의 이야기가 왠지 부럽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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