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 <먼저 온 미래>(장강명)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D-29
알파고가 승부를 겨루던 때 실수로 해석된 수들은 그냥 이기기 위한 허허실실 수법이 아니었을까, 마음은 없지만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얕잡아 보게 만든 후 승부수를 두는 방법이 아닐까. 바둑으로 오목만 둘 줄 아는 사람의 단견입니다. 저는 문학 속 창의성은 잘 모르겠습니다. 문학 작품은 겨루기 대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승부는 가리지 않을 테죠. 다만 독자는 하나에서 열까지 기호가 다 다를 수 있어 취향 하나가 추가되는 게 아닐까. 계획된 진도에 뒤처졌지만 숙제처럼 올렸습니다.
오~ 취향의 추가.. 되게 명쾌한 느낌..^^b 바둑계에서 인공지능의 수를 기사들이 학습하고 받아들이는 것과 달리.. 문학계에서는 인공지능의 창작(문장)을 수용하지 않고 분리하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요.. 윗님 말씀처럼 AI 작품은 독자가 선택할 수 있는 그저 하나의 취향이 될 수 있도록.. 문학계의 선택 영역이 아니다.. 또는 선택 불가능 하다.. 일까요..
작가들도 원고를 원고지에 펜으로 쓰는 대신 워드프로세스에 입력하지요. 파일 형식으로만 투고를 받는 출판사도 많고요. 작가님이 '선택 영역이 아니다'라는 하신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이해했습니다. 또 그때 경쟁 구도는 '인간 작품 대 AI 작품'이 아니라, 'AI의 도움을 일절 받지 않는 작가 대 AI를 잘 활용하는 작가'가 된다는 내용도 있고요. 독자들이 둘의 차이를 체감하기 어려울 때, 'AI의 도움을 일절 받지 않았음'을 내세우며 2~3년에 한 번씩 신작을 발표하는 작가보다 AI의 도움을 일부 받았지만 독창성을 유지하며 매년 작품을 발표하는 작가가 경쟁에서 우위에 설 듯합니다.
표절.. 이라는 관점으로 문학계 내에서 AI 사용에 대해 'AI표절'로 제약을 둘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봤는데.. 음악계에서 작곡에 AI 프로그램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하는 것처럼 문학계도 비슷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고 봐야겠군요..
책을 정말 재미있게 읽고 한편으로 작가 아내분의 근황이 궁금하여 검색해보다 (다행히도 잘 회복중이시라는 소식을 페이스북에서 보았습니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책 모임이 눈에 뜨여서 올려 놓으신 이야기 주제 '모호함'에 인사겸 남깁니다. 책의 곳곳에서, 알파고 AI와 마주한 뒤 새삼스레 눈길을 돌리게 된 바둑의 여러가지 개념과 분류에 적지 않은 모호함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당황한 사람들의 반응이 눈에 띕니다(기풍은, 기세는 무엇인가? 예술과 스포츠는 명확하게 다른 것인가?) 이렇게 모호한 언어와 감각으로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 보지 못한 채 잘만 지내온 인간들은 참 허술한 존재들이 아닌가 하는 비하적 감정이 순간 일었다가 가라앉았다가 합니다. 하지만 어쩌면, 그런 모호함을 내면화하는 능력이야말로 인간의 탁월한 지능의 일부로서, 인류가 누적시켜온 위대한 성취를 가능케 만든 한 기둥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일견 뚜렷할 것 같은 생물, 무생물의 분류도 모호한 영역이 있고(바이러스), 동식물의 구분도 마찬가지(광합성하는 유글레나)로 모호한 구석이 있습니다. 심지어 모호하다는 말조차 모호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애매함과 모호함도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인공지능이 마법과 같은 위력을 발휘하게 된 변곡점이 바로 기계가 그 모호함을 껴안을 방법을 찾아낸 순간이라고 봅니다. 인간의 뇌를 모델링해서 만든 인공신경망은 특정한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디지털 데이터로 입력시킨 뒤 판단을 맡기는 방식이 아닌, 모호한 것은 모호한 대로, 그중에 명확한 것은 명확한 대로, 엄청난 양의 데이터들이 통계적으로 볼때 인간이 보기에 적합한 답을 내게 훈련된 모델을 돌리는 방식이 인간이 잘 푸는 문제를, 막강한 연산력을 뒷받침하고서 그보다 더 잘 풀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거든요. 인간도 컴퓨터도, 모호함을 만물의 섭리로 받아들이고, 그를 최소화한 후 남은 것이 있다고 절망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도 무언가 멋진 일을 이룰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자주 인용되는 이런 말이 있지요: "AI will not replace you; but the person using AI will" AI는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내 손에 쥐여지면 무서울게 없는 강력하고 유용한 도구입니다. 다들 주저함없이 잘 활용하셔서 삶이 윤택해진다는 느낌을 받게 되시길 바랍니다. 저 역시 그러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기사들의 기풍이 없어지니까 영웅적인 캐릭터도 만들어지지 않아요. 누구는 몇 위, 누구는 몇 위, 그런 얘기밖에 안 해요. 모두가 전적으로 AI에 몰두하면서 바둑 인문학의 상징이었던 '기풍'이 사라지고 있다. 바둑에서 기풍이 사라진다는 것은 사람에게서 감정이 사라지고 이성만 남는 것과 같을지 모른다. p118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장강명 지음
어차피 따라 두는 사람은 따라 두고요, 자기 뜻대로 두는 사람은 본인이 두고 싶은 대로 둬요. p124
언어는 도구다. 그 도구에 기대지 않는 인공지능이 언어라는 도구에 기대야만 하는 인간들보다 더 훌륭하게 과제들을 수행할 때, 언어에는 균열이 생긴다. 우리는 '그 말이 무슨 뜻이냐'를 비로소 제대로 묻게 된다. p127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장강명 지음
언어의 균열.. 언어가 담고 있는 가치도 흔들리겠죠..
'정치 시스템의 일부분을 블랙박스에게 아웃소싱한 사회에서도 민주주의는 잘 작동될까?' p142 블랙박스를 정치 시스템에 대한 긍정 데이터로 채우고 딥러닝을 하도록 하면 지금 보다 나을 ㅅ..ㅎ
알파고 이전에는 일반 기원에 프로기사가 가면 고수나 전문가로 대접을 받았어요. ... 지금은 아주 유명한 기사 아니면 그냥 구석에 쓸쓸히 앉아 있다가 갑니다. 사람이 인정을 받는다는 게 중요한 요소인데 예전하고 비교도 안 되게 인정을 못 받죠. p207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장강명 지음
언어는 도구다. 그 도구에 기대지 않는 인공지능이 언어라는 도구에 기대야만 하는 인간들보다 더 훌륭하게 과제들을 수행할 때, 언어에는 균열이 생긴다.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장강명 지음
약인공지능은 인간이 언어로 만들어 놓은 추상적 구조물을 언어로 설명하는 것을 무의미하게 만들 것 같다.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장강명 지음
자칫 딱딱한 내용일 수도 있는데 작가님의 유머와 문장의 리듬감 덕분에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요!
인공지능이 어떻게 그런 일을 하는지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날까? 정치 시스템의 일부분을 블랙박스에게 아웃소싱한 사회에서도 민주주의는 잘 작동할까? p142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장강명 지음
인공지능과 인간이 협력하는 시스템이 너무 깊숙히 들어와 버렸다. 어쩌면 협력이 아니라 인간이 부속품으로 전략할는지도 모른다. 협력과 지배는 다르다. 분명히! 협력으로 보다 나은 공동체를 지향하도록, 변치않고 끝까지 지킬 수 있는 것은 인간의 몫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읽으면서 작가님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을까 궁금해졌습니다. 구성과 글의 흐름이 모두 새롭습니다. 기자 경험을 살린 취재력이 빛나기도 하고요...
결국 바둑계에서 사용해 온 '기풍'이라는 단어는 현실 세계의 특정한 현상에 대한 모호한 비유였다. 따지고 보면 '성격'이나 '철학'이라는 단어 역시 그렇다. 인간은 그런 개념어와 비유에 기대어 세계를 파악한다. 언어는 도구다. 그 도구에 기대지 않는 인공지능이 언어라는 도구에 기대야만 하는 인간들보다 더 훌륭하게 과제들을 수행할 때, 언어에는 균열이 생긴다. 우리는 '그 말이 무슨 뜻이냐'를 비로소 제대로 묻게 된다.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p.127, 장강명 지음
한국 바둑계가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예술과 스포츠 사이에서 갈팡질팡한 과정을 돌아보며 몇 가지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예술과 스포츠라는 개념, 그리고 둘 사이의 경계는 모호하다거나, 어떤 행위의 성격을 정의하는 일은 다음 세대의 가치관을 규정하는 일이 된다거나, 혹은 야구 선수 미키 찰스 맨틀의 말처럼 "당신은 평생 해온 게임에 대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모른다"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도 있겠다.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p.173, 장강명 지음
단순히 '위대한 작품을 쓴 주체가 인간이 아니다'라는 점이 문제가 아니다. 그보다는 '위대한 작품이 24시간 동안 288편 나왔다'라는 상황이 문제다.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1장 3%,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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