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 <먼저 온 미래>(장강명)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D-29
나는 AI 시대가 공허의 시대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상상한다. 평범한 인간들이 가치를 잃어버리고, 가치로부터 소외되는. 현대인은 종교로부터 멀어지면서 인간 외부에 객관적 가치가 있다는 믿음에서 멀어졌다. 현대 주류 경제학이 노동가치설을 폐기하면서 우리는 어떤 일에 내재적 가치라는 있다는 믿음에서도 멀어졌다. 이제 무신론자와 자유시장주의자가 함께 합의할 수 있는 가치는 시장 가격인데, 그것은 도덕적 규범이나 사회적 가치와는 상관없는 개념이다. 이제 우리는 가치가 없다고 느끼는 일을 하면서도 적당한 급여를 받을 때, 그 일에 왜 가치가 없다고 느끼는지 잘 설명하지 못한다. 우리가 새로운 가치의 원천을 찾아내지 못하면 인공지능에 기반한 사회는 거대한 ‘죽음의 집’이 될지도 모른다. 그것은 급여와는 상관없다.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pp.207-208, 장강명 지음
아키텍처는 네오에게 매트릭스의 전사를 살명하면서 첫 번째로 건설한 매트릭스는 결점이 없는 에덴 같은 곳이었으나 사람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모두 죽어버렸다고 말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붕괴한 최초의 매트릭스를 떠올렸습니다. AI 시대는 그런 시대가 되는 것이 아닐까요? 에덴에서 추방된 지 오래인 인간들이 이 새로운 에덴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빠르게 변화하는 초창기 신기술 앞에서 여러 주체는 서로 다른 단기 인센티브에 따라 즉흥적으로 행동하며, 한번 내린 선택은 다음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게 여러 선택이 뭉치고 엮인 결과는, 멀리서 조망하면 전혀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P.176, 장강명 지음
6장에서 인공지능 이후의 바둑의 상황을 예술과 결부지어서 설명하는 부분이 인상깊었습니다. 다른 예술, 문화업계에서 AI를 활용한 바가 논쟁의 장이 올라갔고, 이를 작가님께서 토템과 원주민에 비유한 점이 깊게 다가왔습니다. 세대가 넘어감에 따라 이데올로기나 가치판단이 변화하여 현재의 논쟁들을 구시대적인 사고로 볼 수 있을거라는 이야기가, 현재 AI가 중요하다는 말에 여기저기서 AI를 써가며 만든 어린아이들의 책과 AI콘텐츠를 소비하는 모습이 오버랩되었습니다. AI에 의한 불쉿직업이 는다는 말도 인상깊었으니, 과연 일개 개개인은 그런 흐름에 순응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문학은 승부가 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바둑과 다르긴 하다. 어쩌면 예술 창작 AI이 '예술점수'가 인간을 쫓아올 때 소설가를 비롯한 예술가들에게는 다른 돌파구가 있을지도 모른다. 돌파구가 아니라 우회로나 도피처로 표현하는 게 더 나을까? 그 점수의 척도 자체를 부정하고 새로운 척도를 만드는 방법이다.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장강명 지음
사진 기술의 발달로 미술가들은 '미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한 것이 신기했다. 고전 미술이 중시한 '사실의 재현'은 밋밋하다. 사진의 발달은 화가들을 긴장시켰을 것이고 이는 인상주의의 등장을 한편으로는 도왔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AI의 발전이 앞으로 우리 예술가들에게는 어떤 질문과 현실에 직면하게 할까? 그리고 그 사실 속에서 그들이 찾아나갈 방법은 방향은 무엇일까? 걱정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대된다.
암묵지란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경험으로 익힌 지식이다.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장강명 지음
많은 인공지능 전문가가 그런 식으로 말하는데, 나는 다소 의견이 다르다. 그런데 내 의견을 적기 전에 근본적인 질문을 하나 던지고 싶다. '새로운 일자리는 계속 생길 것'이라고 말할 때, 일자리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사회적 가치와 자긍심의 원천인가, 아니면 내가 계좌로 상당한 돈을 꾸준히 입금받는 어떤 이유를 말하는가?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장강명 지음
내가 장작가님 책을 좋아하는 이유? 그냥 사람 좋게 Yes라고만 하지 않는다. 그리고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해서 그 문제의 본질을 찾으려고 한다. ^^
어떤 분야에서는 전문가의 실력이 암묵지를 얼마나 갖추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분야에서 인간 전문가의 지식은 쉽게 복제되지 않고, 희소성이 있다.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장강명 지음
아! 이 암묵지 갖고 싶다!! 그러나 그러기에 난 워라벨을 놓지 못하고 있다.... ㅜㅜ
이미 19세기에 도스토옙스키가 그레이버에 앞서 같은 관찰을 한 바 있다. 도스토옙스키의 시베리아 유형 체험을 바탕으로 한 중편소설 <죽음의 집의 기록>에서 화자는 유형수에게 완전히 무의미한 일을 시키는 게 가장 참혹한 형벌이라고 말한다.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장강명 지음
나에게도 무의미한 일을 한다는 것은 엄청 고통스로운 일이다. 그건 기본소득으로 인한 생존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오늘도 난 내 사무실에 찾아온 손님들에게 상담을 통해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킨다. 돈은 못 벌었지만 고맙다며 웃고가는 그들의 뒷모습에서 그냥 오늘 하루도 덕 쌓았다 스스로 다독인다.
우리가 새로운 가치의 원천을 찾아내지 못하면 인공지능에 기반한 사회는 거대한 '죽음의 집'이 될지도 모른다. 그것은 급여와는 상관없다.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장강명 지음
지금 우리에게 새로운 가치의 원천은 무엇일까요?? 인공지능의 개발로 인해 전국민의 기본소득이 의식주가 보장된다면 우리의 삶은 더 풍요롭고 행복해 질까요??? 우리는 이런 물음에 답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부터 다음 주 목요일(~7/31)까지 책을 완독(8~10장)합니다. 8장까지의 내용과 9~10장은 사뭇 다릅니다. 8장 <인간적인, 더 인간적인>에서는 장 제목에서 예상하실 수 있듯, '인간의 바둑, 인간의 문학'이라고 할 때 말하는 인간성이 무엇인지 질문합니다. 더 이상 탁월함을 목표로 삼지 않을 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목표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8장에서도 바둑계의 경험을 중요하게 살펴보지만, <골 때리는 그녀들>, 민음사TV, 챗GPT의 지브리풍 이미지 등 다른 익숙한 사례들도 많이 소개됩니다. 9장과 10장에서는 인공지능을 포함한 과학기술이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기술은 정말 도구일 뿐일까요? 기술 발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다른 기술 발전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요? 기술이 가치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 가치가 기술이 이끌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안녕하세요 중도 참여도 가능하다면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네요^^ 오늘 완독을 했습니다. 인간성, 인간적인 것,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 딱 이거다 말로 정의하기가 참으로 힘들더군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대개의 사람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각자 자기만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었어요. 법과 윤리의 틀에 들어있지 않는 것이지만 어떤 행동이나 말을 했을 때 그건 나쁜거야, 그건 좋은거야 라는 기준이 있듯이 인간성에 대한 것도 인간 사회를 살아가면서 저절로 조금씩 키워지는 어떤 비물질적인 영역인 것 같더라고요. (작가님이 예전 북토크에서 말씀해주신 좋은 삶에 대한 기준이 인간성의 기준과도 조금 연결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인간성의 상실이 불법을 넘지 않는다고해서 그 사람의 삶을 타인이 좋은 삶으로 보는가에 대해선 아직까지는 대개 회의적일거라 봅니다) 그래서 오히려 하나의 어떤 것으로 딱 정의하기 힘든 게 아닐까도 싶고요. 각자가 살아온 환경이 다르니 자신이 생각하는 인간성의 기준도 달라지는 것이고요. 결국 저 역시도 인간성이 무엇이냐라는 물음에 두루뭉수리한 대답만 늘어놓을 수밖에 없게 되네요ㅎㅎ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그 모호한 인간성의 기준이 점차 낮아진다고나 할까요. 돈이 된다면 선을 조금씩 뒤로 물리자는 경향이 점차 가속화되어가는 느낌이었어요. 과거에는 어떤 행위가 질타를 유발했다면, 지금은 그렇지 않은 행위도 많아졌지요. 돈만 된다면, 그것이 불법이 아니라면 해도 상관없다는 인간성의 상실이 너무 빠르게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일주일이나 남았는데 충분히 많은 얘기 하실 수 있죠! 창원에서 북카페를 하시는 군요, 조만간 창원 갈 일이 있는데 방문 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ㅎㅎ 슈쿠키가 맛있어보입니다
8장을 읽으면서 드는 궁금증입니다... 그동안 바둑계가 AI를 맞으며 생기는 변화와 좌절들이 앞 장에서 계속 언급되다 그러면 우리가 이러한 우리보다 완벽하고 월등한 AI를 상대할 방법은? 에서 그 대안이 '더이상 탁월함을 목표로 하지 않는 각자의 재미, AI는 만들수 없는 창작자만의 서사'일까요?? 저의 문해력이 부족해서 혹시 작가님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는지 해서요. ㅜㅜ 그런데 '각자의 재미나 예술가의 서사'는 너무 개별적이고 지속적인 가치나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변동성이 커서 가볍지 않나 하는 의문점이 들더라구요.... ㅜㅜ 솔직히 더 다른 대안이 떠오르지는 않지만은요. AI를 상대하는 예술가나 바둑계의 대안이 재미나 서사 이상의 추구할 가치나 방향은 없는걸까요? 궁금해서 글을 남김니다....^^
8장의 내용도 '변화와 좌절'의 연속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작자의 '인간적 매력'을 내세우는 게 대안이라는 게 아니라, 그렇게 되면 안 된다는 주장으로 읽었어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답은 9~10장이고요!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도서 증정] 『안정감 수업』 함께 읽으며 마음을 나눠요!🥰[📚수북플러스] 5. 킬러 문항 킬러 킬러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길속글속] 『잊혀진 비평』, 함께 읽어요:) ‘도서 증정 이벤트’도 하고 있습니다.[책 증정] 호러✖️미스터리 <디스펠> 본격미스터리 작가 김영민과 함께 읽기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조지 오웰에 관하여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6. <조지 오웰 뒤에서>불멸의 디스토피아 고전 명작, 1984 함께 읽기[그믐북클럽X교보문고sam] 20.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읽고 답해요[책걸상 함께 읽기] #7. <오웰의 장미>조지 오웰 [엽란을 날려라] 미리 읽기 모임
매달 다른 시인의 릴레이
[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ㅡ9월 '나와 오기' ]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8월] '내가 네번째로 사랑하는 계절'〔날 수를 세는 책 읽기- 7월〕 ‘잠시 작게 고백하는 사람’[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6월] '좋음과 싫음 사이'
앤솔로지의 매력!
[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책나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시간을 걷는 도시 《소설 목포》 함께 읽어요. [장르적 장르읽기] 5. <로맨스 도파민>으로 연애 세포 깨워보기[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그믐앤솔러지클럽] 2. [책증정] 6인 6색 신개념 고전 호러 『귀신새 우는 소리』
좋은 스토리의 비밀을 밝혀냅니다
스토리 탐험단 8번째 여정 <살아남는 스토리는 무엇이 다른가>스토리탐험단 7번째 여정 <천만 코드>스토리탐험단 여섯 번째 여정 <숲속으로>
믿고 읽는 작가, 김하율! 그믐에서 함께 한 모임들!
[📚수북플러스] 4. 나를 구독해줘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책증정 ]『어쩌다 노산』 그믐 북클럽(w/ 마케터)[그믐북클럽] 11. <이 별이 마음에 들어> 읽고 상상해요
AI와 함께 온 우리의 <먼저 온 미래>
책걸상 인천 독지가 소모임[도서 증정] <먼저 온 미래>(장강명)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혼자 보기 아까운 메롱이 님의 '혼자 보기'
파인 촌뜨기들썬더볼츠*고백의 역사버터플라이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