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가 등장했다고 프로기사들의 일자리가 순식간에 사라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프로기사들의 권위는 추락했다. 특히 교육 분야에서 그런 일이 두드러지게 발생했다.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205쪽, 장강명 지음
문장모음 보기
지호림
“ 나는 AI 시대가 공허의 시대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상상한다. 평범한 인간들이 가치를 잃어버리고, 가치로부터 소외되는. 현대인은 종교로부터 멀어지면서 인간 외부에 객관적 가치가 있다는 믿음에서 멀어졌다. 현대 주류 경제학이 노동가치설을 폐기하면서 우리는 어떤 일에 내재적 가치가 있다는 믿음에서도 멀어졌다. ”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225쪽, 장강명 지음
문장모음 보기
지호림
225쪽, 밑줄 쳐놓고 타자로 옮기다 오타를 발견했습니다. “라는”이 “가”로 바뀌는게 맞는걸까요?(제 책은 초판 1쇄입니다ㅎㅎ)
동아시아
앗ㅜㅜ 넵 오자가 맞습니다. 2쇄부터는 수정되어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borori
앞으로 어쩌나? 하는 걱정과 그래도 어떻게든 적응하겠지? 하는 안도가 오락가락하면서 읽고 있습니다.
‘그게 그냥 당연한 일이 됐어요’라는 정수현 9단의 말이 앞으로 우리 미래를 함축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예측 없이 변화된 바둑 세계의 혼란을 보면서 그럼에도 적응하고 있는 듯 보이기도 했습니다. 예측이 불가능하기에 앞으로 다가올 AI와 살아가는 미래에서 우리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계속 듭니다.
알프레도
일자를 착각해서 2~4장의 내용을 짧게 나마 리뷰해봅니다.
경험에 판단한 착수에 기반해, 경험이 많은 스승에게 내려져 오는 착수가 주류였으나, AI의 포석이 주류가 되었고 그 일례로, 기존에는 부정적인 포석으로 보던 삼삼포석을 수면 위로 올렸습니다. AI의 기계적인 인내심덕으로 AI의 수를 깊게 숙달하는지의 노력에 따라 실력이 결정되는 상황을 작가는 평평함과 공평함이라는 단어로 이야기합니다. 이제는 ai가 우리를 학습하는 시대에서 우리가 AI를 학습해야하는 지점에 이른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웹툰[꿈의 기업]이라는 만화에서는 고도로 발달된 AI와의 대결 상황에서 완전히 비합리적인 수를 두며 승리하는 장면이 연출됩니다. 과연 이런 떡수가 실제로 효용이 있는지, 우리는 바둑을 위한 수가 아닌 AI를 위한 수를 고안해야하는지 생각됩니다.
동아시아
많이 회자되는 이세돌VS알파고 4국의 78수도 사실 알파고가 제대로 응수했다면 통하지 않는 수였다고 하지요. 바둑 AI를 상대로 이런 예상 밖의 수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 같지만, 예술 창작의 영역에서는 그 부분이 여전히 승부수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영화를 정말 좋아하는데 언젠가부터 매끈한 '웰메이드' 영화보다 다소 허술한 면이 있더라도 창작자의 괴벽이 느껴지는 작품을 볼 때 더 즐겁더라고요. 그래서 영화를 보는 도중에 '난 이 영화의 결말이 어떻든 옹호하겠다'라고 미리 다짐(?)하기도 합니다. 창작 AI는 그런 영화를 웰메이드 영화에 비해 완성도가 30% 낮다고 할 수 있겠지만요.
부엌의토토
“ 이세돌 9단 역시 "왜 졌는지를 잘 모르겠다"라고 했다.
이쯤 되니 실수라고 봤던 알파고의 수들을 다시 평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알파고는 바둑을 제대로 둔 것이었고 인간 기사들이 그걸 이해하지 못한 것뿐이었다. 인공지능은 사람이 제대로 바라볼 수도 없을 정도로 까마득히 높은 위치에 있었다. (38쪽)
"~그런데 사람은 예전 방식을 의식하니 까 새로운 접근 방법을 찾는 게 힘든데 기계는 한 수를 두고 나면 리셋된 상태에서 다시 처음부터 생각하죠. 이런 것도 창의성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저는 '그냥 이기려고 두는 거다' 그렇게 생각해요." (45쪽) ”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장강명 지음
문장모음 보기
부엌의토토
그때 우리는 문학성과 독창성의 의미를 곱씹게 될 것이다. 그때 나는 멍하니 거리를 한참 걷고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가 울지도 모르겠다.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48, 장강명 지음
문장모음 보기
부엌의토토
알파고가 승부를 겨루던 때 실수로 해석된 수들은 그냥 이기기 위한 허허실실 수법이 아니었을까, 마음은 없지만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얕잡아 보게 만든 후 승부수를 두는 방법이 아닐까. 바둑으로 오목만 둘 줄 아는 사람의 단견입니다.
저는 문학 속 창의성은 잘 모르겠습니다. 문학 작품은 겨루기 대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승부는 가리지 않을 테죠. 다만 독자는 하나에서 열까지 기호가 다 다를 수 있어 취향 하나가 추가되는 게 아닐까.
계획된 진도에 뒤처졌지만 숙제처럼 올렸습니다.
GoHo
오~ 취향의 추가.. 되게 명쾌한 느낌..^^b
바둑계에서 인공지능의 수를 기사들이 학습하고 받아들이는 것과 달리..
문학계에서는 인공지능의 창작(문장)을 수용하지 않고 분리하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요..
윗님 말씀처럼 AI 작품은 독자가 선택할 수 있는 그저 하나의 취향이 될 수 있도록..
문학계의 선택 영역이 아니다.. 또는 선택 불가능 하다.. 일까요..
동아시아
작가들도 원고를 원고지에 펜으로 쓰는 대신 워드프로세스에 입력하지요. 파일 형식으로만 투고를 받는 출판사도 많고요. 작가님이 '선택 영역이 아니다'라는 하신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이해했습니다. 또 그때 경쟁 구도는 '인간 작품 대 AI 작품'이 아니라, 'AI의 도움을 일절 받지 않는 작가 대 AI를 잘 활용하는 작가'가 된다는 내용도 있고요. 독자들이 둘의 차이를 체감하기 어려울 때, 'AI의 도움을 일절 받지 않았음'을 내세우며 2~3년에 한 번씩 신작을 발표하는 작가보다 AI의 도움을 일부 받았지만 독창성을 유지하며 매년 작품을 발표하는 작가가 경쟁에서 우위에 설 듯합니다.
GoHo
표절.. 이라는 관점으로 문학계 내에서 AI 사용에 대해 'AI표절'로 제약을 둘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봤는데..
음악계에서 작곡에 AI 프로그램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하는 것처럼 문학계도 비슷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고 봐야겠군요..
진돌
책을 정말 재미있게 읽고 한편으로 작가 아내분의 근황이 궁금하여 검색해보다 (다행히도 잘 회복중이시라는 소식을 페이스북에서 보았습니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책 모임이 눈에 뜨여서 올려 놓으신 이야기 주제 '모호함'에 인사겸 남깁니다. 책의 곳곳에서, 알파고 AI와 마주한 뒤 새삼스레 눈길을 돌리게 된 바둑의 여러가지 개념과 분류에 적지 않은 모호함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당황한 사람들의 반응이 눈에 띕니다(기풍은, 기세는 무엇인가? 예술과 스포츠는 명확하게 다른 것인가?) 이렇게 모호한 언어와 감각으로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 보지 못한 채 잘만 지내온 인간들은 참 허술한 존재들이 아닌가 하는 비하적 감정이 순간 일었다가 가라앉았다가 합니다.
하지만 어쩌면, 그런 모호함을 내면화하는 능력이야말로 인간의 탁월한 지능의 일부로서, 인류가 누적시켜온 위대한 성취를 가능케 만든 한 기둥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일견 뚜렷할 것 같은 생물, 무생물의 분류도 모호한 영역이 있고(바이러스), 동식물의 구분도 마찬가지(광합성하는 유글레나)로 모호한 구석이 있습니다. 심지어 모호하다는 말조차 모호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애매함과 모호함도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인공지능이 마법과 같은 위력을 발휘하게 된 변곡점이 바로 기계가 그 모호함을 껴안을 방법을 찾아낸 순간이라고 봅니다. 인간의 뇌를 모델링해서 만든 인공신경망은 특정한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디지털 데이터로 입력시킨 뒤 판단을 맡기는 방식이 아닌, 모호한 것은 모호한 대로, 그중에 명확한 것은 명확한 대로, 엄청난 양의 데이터들이 통계적으로 볼때 인간이 보기에 적합한 답을 내게 훈련된 모델을 돌리는 방식이 인간이 잘 푸는 문제를, 막강한 연산력을 뒷받침하고서 그보다 더 잘 풀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거든요. 인간도 컴퓨터도, 모호함을 만물의 섭리로 받아들이고, 그를 최소화한 후 남은 것이 있다고 절망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도 무언가 멋진 일을 이룰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자주 인용되는 이런 말이 있지요: "AI will not replace you; but the person using AI will" AI는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내 손에 쥐여지면 무서울게 없는 강력하고 유용한 도구입니다. 다들 주저함없이 잘 활용하셔서 삶이 윤택해진다는 느낌을 받게 되시길 바랍니다. 저 역시 그러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GoHo
“ 기사들의 기풍이 없어지니까 영웅적인 캐릭터도 만들어지지 않아요. 누구는 몇 위, 누구는 몇 위, 그런 얘기밖에 안 해요.
모두가 전적으로 AI에 몰두하면서 바둑 인문학의 상징이었던 '기풍'이 사라지고 있다.
바둑에서 기풍이 사라진다는 것은 사람에게서 감정이 사라지고 이성만 남는 것과 같을지 모른다. p118 ”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장강명 지음
문장모음 보기
GoHo
어차피 따라 두는 사람은 따라 두고요, 자기 뜻대로 두는 사람은 본인이 두고 싶은 대로 둬요. p124
GoHo
“ 언어는 도구다. 그 도구에 기대지 않는 인공지능이 언어라는 도구에 기대야만 하는 인간들보다 더 훌륭하게 과제들을 수행할 때, 언어에는 균열이 생긴다. 우리는 '그 말이 무슨 뜻이냐'를 비로소 제대로 묻게 된다. p127 ”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장강명 지음
문장모음 보기
GoHo
언어의 균열..
언어가 담고 있는 가치도 흔들리겠죠..
GoHo
'정치 시스템의 일부분을 블랙박스에게 아웃소싱한 사회에서도 민주주의는 잘 작동될까?' p142
블랙박스를 정치 시스템에 대한 긍정 데이터로 채우고 딥러닝을 하도록 하면 지금 보다 나을 ㅅ..ㅎ
GoHo
“ 알파고 이전에는 일반 기원에 프로기사가 가면 고수나 전문가로 대접을 받았어요.
...
지금은 아주 유명한 기사 아니면 그냥 구석에 쓸쓸히 앉아 있다가 갑니다.
사람이 인정을 받는다는 게 중요한 요소인데 예전하고 비교도 안 되게 인정을 못 받죠. p207 ”
[도서 증정] 『안정감 수업』 함께 읽으며 마음을 나눠요!🥰[📚수북플러스] 5. 킬러 문항 킬러 킬러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심리 스릴러👠<뉴 걸> 도서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길속글속]
『잊혀진 비평』, 함께 읽어요:)
‘도서 증정 이벤트’도 하고 있습니다.[도서 증정] 《여성은 나약하고 가볍고 변덕스럽다는 속설에 대한 반론》 함께 읽기[도서 증정] 『문명과 혐오』를 함께 읽어요.[책 증정] 호러✖️미스터리 <디스펠> 본격미스터리 작가 김영민과 함께 읽기[도서 증정] 작지만 탄탄한 지식의 풍경, [출판인 연대 ‘녹색의 시간’] 독서 모임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조지 오웰에 관하여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6. <조지 오웰 뒤에서>불멸의 디스토피아 고전 명작, 1984 함께 읽기[그믐북클럽X교보문고sam] 20.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읽고 답해요[책걸상 함께 읽기] #7. <오웰의 장미>조지 오웰 [엽란을 날려라] 미리 읽기 모임
버지니아 울프의 네 가지 빛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
매달 다른 시인의 릴레이
[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ㅡ9월 '나와 오기' ]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8월] '내가 네번째로 사랑하는 계절'〔날 수를 세는 책 읽기- 7월〕 ‘잠시 작게 고백하는 사람’[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6월]
'좋음과 싫음 사이'
전쟁 속 여성의 삶
[도서 증정] <여성과 전쟁: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번역가와 함께 읽어요.[책걸상 함께 읽기] #47.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