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을 읽고나니, 이 책이 AI 시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으로 떠들썩한 이 시대에 중요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는 느낌이 확 체감됩니다. 9장을 기대하며 펼쳐 봅니다.
[도서 증정] <먼저 온 미래>(장강명)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D-29

지호림

지호림
어떤 고통은 삶에서 제거해야 하는 얼룩이 아니다. 그 고통은 삶의 일부이며, 우리 삶은 순백이 아니다.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298쪽,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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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림
“ 나는 현대의 사상가를 기다린다. 똑똑한 사람들이 실리콘밸리로 몰려가지 말고, 이 문제에 도전했으면 좋겠다. 그런 활동을 사회가 지원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인문학판 맨해튼 프로젝트를 벌여야 한다. ”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339쪽,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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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림
내 생각에는 인공지능이 아직 할 수 없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따로 있다. 좋은 상상을 하는 것, 우리가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것, 그렇게 미래를 바꾸는 것이다.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340쪽,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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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림
완독했습니다. 진부한 비유이지만, 가슴에 뜨거운 것이 차오르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책을 읽은 직후인 현재로서는 가장 솔직한 심정입니다. 저는 2년 전, 공대 4학년 재학 중에 장강명 작가님의 STS SF 창작 워크숍을 들으며 소설가의 꿈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그 뒤로 좀 더 소설을 써보고 싶었고 그래서 곧바로 취업하는 대신 문예창작과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을 택했습니다.
워크숍에서 배운 것처럼, 과학기술이 우리 사회의 어떤 가치를 변질시키는지 연구하며 좋은 소설을 쓰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입학했지만, 세 번의 학기를 거치며 현실의 벽에 번번이 가로막혔습니다. 올해는 등단에만 혈안이 되어 방향과 목적은 잊어버리고, 지난 일 년 반을 허송세월했다는 무기력감에 빠진 채 여름을 맞이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먼저 온 미래』는 초심을 되찾게 해준 책입니다. 특히 10장에서 가치가 기술을 이끌어야 한다는 말, 인문학이 새로운 가치와 서사를 만들어내어야 한다는 말은 제가 잊고 있었던 방향과 목적을 재조정해 주었습니다.
10장을 읽으며 요즘 공부하고 있는 21세기 철학의 새로운 흐름 중 하나인 ‘실재론자’들의 주장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퀑탱 메이야수(사변적 실재론), 그레이엄 하먼(객체지향존재론), 마르쿠스 가브리엘(새로운 실재론) 등이 이 흐름 한가운데에 있는 철학자들입니다.(그레이엄 하먼은 ebs <위대한 수업>에 출연해서 인공지능과 예술에 관해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계몽주의에 뿌리를 두고 20세기를 지배해온 관념론, 포스트모던으로 대표되는 주류 철학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포스트모던 이후의 시대가 ‘넓이’를 얻은 대신 ‘높이’를 잃어버렸다고 규정하며, 각각의 방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실재론을 새로운 철학으로 복권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이에 관한 좋은 입문서가 일본의 철학자 이와우치 쇼타로가 쓴 『새로운 철학 교과서』입니다)
어쩌면 이들의 움직임이 인문학판 맨해튼 프로젝트의 시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치가 기술을 이끌도록 새로운 가치를 생산하고, 미래를 바꾸어가는 현대의 사상가가 필요하다는 『먼저 온 미래』의 주장에 동의합니다. 저는 인문학의 길을 걷고 있지만 러다이트 운동을 벌이는 사람은 아닙니다. 검색할 때 구글보다 퍼플렉시티를 자주 사용하고, 익숙하지 않은 엑셀 작업은 챗GPT에게 맡깁니다. 하지만 실용주의에서 벗어나, 『먼저 온 미래』와 함께 좋은 상상을 시작하는 일로 한 걸음 떼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앞으로 어디를 바라보아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하는 책은 언제나 좋은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새로운 철학 교과서 - 현대 실재론 입문저자인 이와우치 쇼타로는 1987년생으로 와세다대학 국제커뮤니케이션 연구과 박사 과정을 마치고, 현재는 와세다대학, 도쿄 가정대학, 다이쇼대학 등에서 강의하고 있는 일본의 신진기예의 철학자이다. 이 책은 저자의 최초의 저작이다.

사변적 실재론 입문사변적 실재론은 현재 대륙철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새로운 조류이다. 사변적 실재론의 최초 구성원 중 한 명이 쓴 이 책은 내부자만이 들려줄 수 있는 통찰과 세부사항들로 가득 차 있으며, 사변적 실재론 입문자에게 최적화된 상세하고 친절한 개론서이다.

예술과 객체객체지향 존재론의 창시자 그레이엄 하먼은 미학이 철학의 중심 분야라는 자신의 견해를 펼친다. 과학은 어떤 객체를 그것의 관측 가능한 성질들을 통해서 파악하려고 시도하기 마련이지만, 철학과 예술은 해당 객체에 직접 접근 할 수 없기에 이런 식으로 나아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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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먼저 온 미래>을 읽고 방향과 목적을 재조정하셨다니 너무나 뿌듯합니다. 충분한 주목을 받지 못했을 뿐, 여러 학계의 연구자들이 AI 이후의 가치 변질을 연구하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지호림 님이 쓰실 STS SF 기대됩니다.

킨토
완독 했습니다. 9, 10장은 앞장들과 목소리의 톤이 다르네요. 기술의 발전이 인간을 이롭게 하는 방향으로 흘러왔는가에 대한 물음이 무겁게 다가옵니다. 가치가 기술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이 됩니다. 인류 역사를 돌아보면 그게 가능할 지는 모르겠지만요.
기술 발전이 참 빠르다고 느낍니다. ChatGPT가 신기해서 이런저런 대화를 했던 게 불과 3년 전인데 사람들은 이미 LLM 기술을 신기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이전에는 쉽사리 가능할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던 도구를 쓰면서 현재 이 기술에 얼마나 한계가 많은 지를 근거로 앞으로의 변화를 과소평가 합니다. 저는 사람들이 인공지능의 한계를 논하는 걸 볼 때마다 인공지능이 일상에 자리 잡았다는 것을 체감합니다. 좀 있으면 또 다른 ChatGPT 모먼트가 오겠죠. 뒤쳐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열심히 새로운 것들을 쫓아가려고 하는데, 이런 생각 때문인지 몰라도 갈 수록 마음의 여유가 줄어드는 듯합니다.
경제 뉴스를 읽으면 인공지능 업계는 이미 다음 단계인 AGI나 휴머노이드 개발에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 각 빅테크 기업에서 전략을 기획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한 단계 더 나아간 미래를 논의하고 있겠죠. 휴머노이드가 돌아다니는 세상을 떠올리면 이제 정말 격변이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 인공지능이나 휴머노이드를 다룬 기사를 읽으면 일자리와 관련된 위협을 이야기하는데, 저는 휴머노이드를 가진 기업이 얼마나 많은 권한을 갖게 될 지를 생각합니다. 그들은 정말로 하나의 국가가 되지 않을까요? 휴머노이드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마음만 먹으면 자신들이 생산한 로봇의 손에 총을 쥐어줄 수 있다는 점을 상상한다면 제가 너무 앞서 나간 것일까요?
기술이 무한정 뻗어나가기만 하지 않도록 속도를 제어할 수단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합니다. 암울하게도 방법은 모르겠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이미 제어할 수 없는 대상처럼 보여서 말입니다. 국가의 경계를 넘어 활동하는 기업들이라 법 적용이 쉽지 않고, 기업 수뇌부는 로비를 해서라도 우회 수단을 마련하겠죠.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글로벌 협력 과정을 지켜봐서 그런지, 국가를 초월한 형태의 기술 통제가 가능할 지도 의심이 듭니다. 각국의 정치 상황을 지켜볼 수록 다수가 모여 한 뜻으로 제재력을 발휘하는 상황이 꿈처럼 여겨집니다. 제재를 가하는 게 맞느냐에 대한 논란도 치열하겠죠. 속도 제한에 공감하는 저만 해도 생성형 AI 기술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보고자 하는 마음이 공존하니까요.
그렇다고 될 대로 되라고 놔둘 수는 없겠죠. 이 자리에서 간단히 결론을 내릴 수는 없고 앞으로 계속 고민해 나가야 할 문제일 겁니다. 어떻게든 인류가 좋은 방법을 찾으면 좋겠는데, 이런 말은 책에서 언급된 것처럼 미래에 맡겨두자는 미루기 식 결론이 되는 것 같아 부끄럽네요.

SooHey
좋은 글 한 편을 읽은 느낌입니다. 乃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긴 했지만, 킨토님 글을 읽으며 역시 '자본'이 문제이자 관건인 것 같다는 심증이 굳어가네요...

킨토
“ 빅테크 기업들은 우리가 알던 개념을 바꾸고 있으며, 그들 스스로가 하나의 개념이 된다. 그들은 우리가 아는 세계를 이루고 유지하는 근본 개념을 파괴하면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 낸다. ”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p.286,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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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토
나는 가치가 기술을 이끌기를 바란다. 가치 있는 기술은 그런 맥락에서만 나온다.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p.302,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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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토
CCTV 확대를 반대하는 이들에게 빅브라더라는 개념과 '1984'는 가장 큰 무기였다.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p.319,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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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토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주장 중에 가장 와 닿는 예시였습니다. 어떤 개념하나가 우리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방지해 준다는 것, 하나의 아이디어가 그만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 (쓰다 보니 하나의 아이디어가 인류사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끈 사례도 떠오르긴 하지만요)

킨토
우리는 인문학판 맨해튼 프로젝트를 벌여야 한다.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p.339,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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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토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마지막에 이런 웅장한 주장과 함께 끝날 줄 몰랐네요. 많은 생각으로 이끈 독서였습니다.

지구반걸음
“ 음식 주문 업무를 여전히 누군가가 하고 있지만, 통계상으로는 누구의 노동으로도 계산되지 않는다. 현대인들이 개인적으로 짊어진 자기계발이라는 과제도 그렇다. 내게는 그것이 수입이 없는 노동처럼 느껴진다.
p.242 ”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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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반걸음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이번 테마를 읽으면서 손뼉치며 완전 공감했습니다.
내 말이 그말이예요!! !
역시 작가님! 👍 👍 👍
주변의 AI 신봉자?들에게 반박하고픈 말이었어요
제가 맘에 품었던 것을 속 시원하게 적어 주셨네요
부동산책
Ai의 도움을 많이 받는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궁금했던 이야기들을 상상해 볼 수 있어서 좋아요

지구반걸음
우리는 우리 운명의 주인이다.
우리 영혼의 선장이다.
아직까지는.
p.340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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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별85
저도 이 문장이 마지막에 가장 콕!! 박히는 것 같습니다!!^^

지구반걸음
아직까지는...
느닷없이 주인의 자리에서 팽겨쳐질것을 예고하는 문장.
아니 어쩌면 벌써 없어진 자리를 하염없이 바라보고만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존비물이 아닌 호러물을 보고서 느끼는 더러운? 감정이 몰려드는 것은 혼자만의 아집일까?
인지하고서도 애써 모른척 지내는 삶을 돌아보게 합니다.
아날로그감성자로 고집부리며 하는 행동만으로
변화하는 세상에 작은 점이라도 남겨
밝은? 미래를 여는데 도움?이 될까...
늘 생각하는 건데 이번 책을 보고서 더 혼란스럽네요
그러나 제가 선택한 것을 버리고 싶지 않은 아집이 생기네요 ㅎ
가치가 기술을 선택하도록 꿋꿋이 지켜봐야겠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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