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다/책 나눔] 《잠보의 사랑(달달북다12)》 함께 읽어요!

D-29
내가 이렇게 수많은 예시를 들어도 둔감한 사람들은 물을 것이다. 도대체 예민하다는 것이 무엇이냐고. 구체적으로 어떤 느낌인 것이냐고. 피부를 얇게 포 뜬 후의 감각이 아닐까. 방어막이 사라지고 세상을 생살로 받는 느낌.
잠보의 사랑 p19
분리 불안을 앓는개의 아랫집에 살며 깨달은 사실은, 누군가를 간절히 부르는 소리란 종에 구분 없이 대개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잠보의 사랑 p30
나도 아버지가 왜 그러는지 모르다가 아버지 꼴이 나자 저절로 알게 되었어. 떠 있는 걸 못 참겠는 거지, 불안해서. 사실 공중이 떠 있는 게 아닌데 침대에 누우면 안정이 안 돼. 몸이 조각조각 나뉘어서 흩어지는 것 같아. 가장 낮은 바닥에 몸을 붙여야 겨우 조각들이 모이는 느낌이 들어.
잠보의 사랑 p47
언젠가 누나는 천장 모서리를 보며 반은 씁쓸하고 반은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역활 놀이는 언젠가는 끝나."
잠보의 사랑 p56
잠보들의 의사표현은 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방기하는식으로 전달된다.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음으로써 비겁하게.
잠보의 사랑 p60
그러니까 한마디로 나는 갓 성인이 된 어리숙한 남성이 지혜로운 연상 연인의 힘으로 회복하고 성장하는 통과의례 서사의 함의만큼, 딱 그만큼 행복하다.
잠보의 사랑 p62
회복하고 성장했다는 얘기가, 남겨진 개와 누나의 이야기는 알 수 없어 더 잔인하게 다가 온 느낌이었어요.
불면증과 예민함이 컸어서 아버지와 주인공의 마음이 어느정도는 이해가 되요. 집이라는 안식처에서 조용하게 쉬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에서 아버지와 주인공은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아버지는 예민하다는 이유로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했죠. 엄마와 누나들도 많이 힘들었을 것 같네요. 그리고 주인공이 독립하며 살던 아랫집에 살던 강아지가 실제로도 많이 존재할 것만 같아 마음이 아프네요. 버림당하는것에 익숙하다보니 누군가 곁에 없으면 불안한게 당연할지도 모르겠네요. 불면증과 불안감이라는 단어가 제일 생각이 남는데요. 결말에서는 주인공은 예전과 달리 조금은 정신적으로 성장한 거 같아서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네요.
맞아요, 무척 슬프지만 예민한 이들은 스스로 괴로움을 견디는 것은 물론이고, 때로는 주변인에게도 의도치 않은 불편을 주게 되기도 하는데요. '나'는 사랑의 어떤 부분을 통해 변화했는지도 생각해볼 만한 흥미로운 지점인 것 같아요.
불면증은 제 손에 피를 묻히기 싫어서 고통에 지친 인간이 스스로 최종적인 결정을 내리기를 기다리는 듯했다.
잠보의 사랑 26
나는 눈을 감았다. 내가 잔인했기 때문에 모든 것이 더없이 귀찮게 느껴졌다.
잠보의 사랑 61
책 완독했습니다! 어느 때보다 범상한 결말이었지만, 그래서 그런지 더 현실적으로 와닿았어요. '잠보'가 볼 때마다 젊어지는 누나의 얼굴을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형용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고, 자신을 향한 실망과 누나를 향한 권태로움을 '잠'이라는 매체를 통해 표현하는 것도 어느 정도 저와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공감이 갔어요 (저도 부정적인 감정이 들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잠부터 쏟아지거든요 ㅎ). 색다른 연애를 목격한 것 같기도 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사랑의 콩깍지가 변화하는 모습도, 연애의 끝이 권태에서 비롯되는 점도 정말 현실적이지요. 비일상적인 삶을 사는 '잠보'라는 키워드가 현실과 맞닿아 더욱 흥미로운 소설인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후기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개에서 확인받기 위하여 살아 있는 것 같았다. 그것은 손으로 가슴을 천천히 두드리는 느낌을 닮았다. 검지가 쇄골뼈에 걸리는 순간, 내가 연기처럼 무형이 아니라 손이 닿으면 멈추는 묵직한 몸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처럼 나는 개 덕분에 일주일에 두어 번 기체에서 고체로 변하는 것 같았다.
잠보의 사랑 42
제주 바다와 넘 잘어울리죠?
우와.. 사진 너무 예쁘네요!!
오, 닉네임을 보니까 제주에서 본 숨비스피커가 생각나네요! 소라스피커가 참 예뻤는데 사장님이 핸드폰 넣고 틀어주시는데 소리도 좋더라구요. 제주+숨비가 잊고 있던 추억을 떠올리게 도와줬습니다ㅎㅎ 덕분에 잠시 추억여행 다녀왔어요!
@북다 혹시 10쪽 "끓어질 듯" 오타 아닌지요? "끊어질 듯"이 맞을 거 같습니다
이거 보니까 생각났는데 14페이지에도 오타가 있었어요! '유알한 안식처'라고 적혀 있더라고요.
오타 발견하시는 분들 대단한 것 같아요! 저는 읽다보면 호로록 읽어져서 디테일을 자꾸 놓치거든요... 뇌가 너무 자연스럽게 오타도 넘어가버립니다ㅠㅠ 이래서 재독하면 새 책을 읽는 기분인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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