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새벽 서울 시내 운전. 가지고 있는 몇 되지 않는 취미 중 하나. 토요일 새벽도 아니고 일요일 새벽이라야 한다. 어릴 때 일요일 아침 티브이에서 하는 디즈니 만화 보던 버릇이 나이 들어서는 운전으로 바뀐 것이다. 평일에는 꽉꽉 막히던 도로를 쌩하니 질주해서 이때가 아니면 가보기 어려운 동네를 골라 다닌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골목 편의점 앞에 차를 정차하고 아침부터 콜라 한 모금을 들이켠다. 그리고 다시 집으로. 어쩌면 나는 서울과 이런 식으로 우정을 다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두 번째 원고] 출간 기념 독서 모임
D-29

허우적

박민경
안 녕하세요, @허우적 님.
일요일 새벽 서울 시내 운전이라. 상당히 멋진 리츄얼을 가지고 계시네요. 평일에는 막히는 도로를 시원하게 질주하면서 낯선 곳을 누비고, 작은 보상처럼 주어지는 콜라 한 모금이라니.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기까지 하는데요. 언젠가의 일요일, 서울 어딘가의 골목 어귀에서 시원하게 콜라를 마시고 계시는 분을 마주치게 된다면 '혹시...?'하고 허우적님을 떠올리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멋진 글 감사드려요.🥤
해란
저는 한번 시작한 일은 끝을 봐야 하는 성격이에요. 하지만 제 능력 밖의 일이라고 판단하면 그냥 깔끔하게 포기하기도 해요. 제가 A, B, C 등등의 일을 잘하지 못한다고 해도 D, E, F 등등은 할 수 있으니 사는데 문제 없고, 또 누군가가 제가 하지 못하는 일을 잘할 테니 세상도 알아서 굴러갈 테니까요. 그 A, B, C 중 하나가 운전이에요. 가끔 왜 운전면허를 따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어차피 운전 못 할 것 같아서 딸 시도도 하지 않는다고 답하곤 해요. 그 시간과 돈을 제가 좋아하는 데 쓰는 게 행복과 만족을 더 주는 선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