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연해 님이랑 찌찌뽕도 많이 하고 비슷한 게 많습니다. (추위 많이 타는 것까지요) 언제나 따스한 관심을 나눠주셔서 연해 님 글을 읽으면 제 맘도 뎁혀지는 것 같습니다. (아, 날씨가 너무 더워서 더 따수우면 곤란한데요 하하)
복실이랑 동동이는 지금쯤 깐부 맺고 같이 놀고 있을지도 몰라요. 거기선 모두가 친구일 테니까… 딴지와 연인 분, 연해님의 건강과 행복을 바랍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4. <소련 붕괴의 순간>
D-29

향팔

향팔
러시아 반년살이(라고 쓰고 고생살이라 고 읽슴다)는 오래전 학생 때 일인데 뭐랄까, 악몽 같은 추억이라고나 할까요? 아니면, 맨땅에 헤딩? 악몽은 악몽인데 분명 추억은 또 추억이고 그렇습니다 하하. 지금 생각하면 재밌는 일들이 많았어요. 떠나기 전에 러시아어를 여름방학 두달 동안 벼락치기로 배우고 갔었죠. (어렵지만 놀랍게도 디게 재밌더라고요) 그때 그 어학원 강의실에 모였던 분들이 직업도 연령대도 참 다양했던 기억이 납니다. 외대 노문과 학생들, 보따리 장사하시는 분, 선교 목적으로 가신다는 분, 취미삼아 유럽 언어를 하나씩 돌아가며 배우시는 분… 수업 끝나고 같이 고기도 꾸어 먹고 그랬는데요, 지금은 다들 어디서 무얼 하실지..

연해
하하, 반년살이이자 고생살이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학생 때 다녀오셨군요. 저에게 러시아는 너무나 멀게만 느껴지던 나라라 종종 향팔이님이 올려주신 글 읽을 때마다 생경하고 신기했습니다. 이쯤 되면 이런 시시한 질문도 하나 드리고 싶어지지요. 러시아는 정말 그렇게 춥나요? (죄송합니다)
러시아어를 배우기 위해 모였던 분들의 직업군도 참 다양하네요. 나이와 직업은 다르지만 공통의 목적을 갖고 모였기에 친근함(+끈끈함)을 느낄 수 있는. 마치 그믐과도 닮아있네요. 우리도 '책'이라는 공통의 주제로 모였기에 나이도, 직업도, 사는 곳도, 성별도. 무엇 하나 문제가 되지 않고, 많은 걸 나누며 연대하고 있으니까요. 캬아 좋다:)

향팔
저는 겨울에 모스크바랑 뻬쩨르부르그에 있었는데요, 거기보다 서울이 더 춥 습니다. 하하하! (정말입니다) 눈은 그곳이 훨씬 많이 오지만 추위는 여기를 못 따라오더라고요. 러샤에선 겨울에 여행도 하고 실컷 나돌아다녔는데, 한국에 강추위가 오면 살을 에는 느낌이라 밖에 나가기가 두려운…
(아, 한국 학생들은 모자 쓰는 습관이 없어서 한겨울에도 안 쓰고 그냥 막 댕겼더니, 러시아 선생님들이 그 꼴을 보시고 경악을 하셨어요 하하. 털모자 없이는 건강도 없다고요)
물론 러시아는 땅덩이가 워낙 넓어서 시베리아 야쿠츠크 이런 데로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요, 유럽쪽 도시 기준으로는 그렇습니다. 그곳에서 겪은 갖가지 고생담들은 생각나는 대로 조금씩 풀어 볼게요. (괜찮으시다면)

연해
으악? 서울이 더 춥군요. 해가 갈수록 추워진다는 생각은 했지만 진짜였다니(털썩). 이제 한국에서도 털모자 수요가 점점 늘어나겠군요(참고로 저는 답답한 걸 싫어해서 장갑도, 목도리도 잘 안 하고 다니는데, 흑흑). 어릴 때는 더운 게 힘들었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추위를 더 타게 되더라고요. 사실 요즘도 어딜가나 에어컨 바람 때문에 덜덜 떨면서 다녀요(특히 사무실과 대중교통은 냉장고 안으로 들어가는 기분이랄까).
러시아에서 겪은 갖가지 고생담들이라니, 가만히 읽다가 이 대목에서 또 웃음이 터졌습니다(웃으면 안 되는데, 죄송해요). 저야 들려주시면 감사하죠. 들을 귀... 아니, 이곳에서는 눈이겠군요. 읽을 눈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차근차근 향팔님 속도대로 마음 편히 펼쳐주세요. 저를 포함해 모임분들도 그 글을 애정하실 거예요:)

향팔
캬아 취한다… 역시 말씨도 맘씨도 이쁜 연해님다운 말씀이십니다.

stella15
아, 맞아요. 저도 치기 보단 열정이 더 맞는 단어는 아닌가 싶어요. 그렇지 않아도 머리를 한참 굴렸는데 마땅히 떠오르는 단어가 생각이 안 났는데 말이죠. 장래 희망은 반드시 이른 나이에 가졌다고 이루는 것도 아니고, 늦게 가졌다고 못 이루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다 때에 맞게 발견하고 이루며 살지 않나 싶네요. 나이 먹어도 이룰 수 있는 꿈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ㅎ

연해
"나이 먹어도 이룰 수 있는 꿈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문장이 너무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다 때에 맞게 발견하고 이루며 살지 않나 싶네요."라는 문장도요. 그래서 오늘 주어진 하루가 소중하고, 삶이 더 의미 있는 것 같아요.

stella15
항상 느끼는 거지만 연해님은 말을 참 예쁘게해요. ㅎ
오늘도 좋은 하루요!^^

YG
@stella15 네, 저도 같은 생각했어요. :) 저렇게 말씀을 예쁘게 하시기가 쉽지 않은데. 원래 성정이 아주 곱거나, 아니면 가정 교육을 혹독하게 받으신 걸로. 하하하!

stella15
ㅎㅎ 혹독한! 설마...? ㅋㅋㅋ

연해
하하하... 감사합니다. 후자입니다?
집에서 지독하게 혼나면서 자란 아이는 밖에서 조금 덜 혼납니다(라고 말 했다).
aida
“ 소련 붕괴가 불가피했다는 지배적인 서사, 즉 서방과 소련 내 반공주의 집단 내부에서 생겨난 서사의 구속에서 벗어나려 한다 (…..) 소련 붕괴의 역사는 사전에 알려진 대본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간의 이상, 두려움, 열정 그리고 예기치 못한 사태가 전개되며 펼쳐진 드라마였다. ”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25,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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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a
'벽에 붙은 파리' 처럼 지켜보려구요 ㅎㅎ

YG
@aida 아, 저도 그 표현 보고 웃었는데. 이게 관용어인지 궁금하더라고요. 우리가 자 주 쓰는 표현은 아니잖아요.

borumis
저도 이 표현이 참 마음에 듭니다..ㅎㅎㅎ
개와고양이
당시를 살 때는 무슨 일인지 모른다가 지난 뒤에 책을 읽으며 어머 그랬어? 하는 느낌이에요. 소련 붕괴도 그렇고 독일 통일도 그렇고.
이번 책이 12권째 벽돌책이네요.
고수님들 잘 부탁드려요. ㅎ

YG
@개와고양이 와, 벌써 열두 번째 벽돌 책인가요? 소문 없이 항상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번에도 즐거운 독서 경험이면 좋겠습니다.

borumis
맞아요. 정작 당시 살아있던 사람들이 '내 그럴줄 알았어'하고 hindsight의 지혜나 편견을 갖고 있을지 몰라도 실제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감도 못 잡은 채 그냥 어영부영 따 라간 것 같아요. 적어도 고르바초프 아이스크림만 맛있게 먹었던 전 그랬답니다! ㅋ
개와고양이
고르비 아이스크림이 이거 맞나 요? 처음 들어봅니다. ㅎ 당시 서구에서는 고르비가 인기였나봐요. 아이스크림에 인형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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