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바로 접니다 🙋🏻♀️🙋🏻♀️
아직 진도 못따라 잡았지만 너무 조급해 하지 않고 주말에 바짝 따라가보겠습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4. <소련 붕괴의 순간>
D-29

탱구엄마

향팔
@탱구엄마 님, 저도 느려서 아직 2장까지밖에 못 읽었습니다! 하하 그치만 이제 오늘부터 일요일까지 하루 한 챕터씩만 읽으면 진도를 따라잡게 되는 마법!

borumis
4장을 읽다가 헷갈렸던 부분:
This was the moment when Shakhnazarov proposed that Gorbachev convene a round-table discussion with all republican leaders to discuss a new Union Treaty. Those who wanted independence could sign the treaty, while those who did not would get an associated status within the Union and pay full price for energy resources. In this way Gorbachev could also constrain Georgian, Armenian, and Azeri separatists. That was the only way, Shakhnazarov concluded, to defuse the Baltic bomb. This was Sakharov's logic without Sakharov; yet Shakhnazarov counted on Gorbachev's presidential powers to bring the republican rulers inside the one tent.
리투아니아가 독립하려는 움직임에 이제는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까지 떨어져나가려는 순간 Shakhnazarov가 새로운 Union Treaty를 만들어서 독립을 원하는 이들은 이 조약을 서명하고 독립을 원하지 않는 이들은 Union과 associated status를 얻으면서 에너지 자원에 비용을 전부 지불하는 거로 해서 이렇게 발트해 국가 뿐 아니라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리도 떨어져나가는 걸 제지하자는 제안을 하는데...
독립을 원하지 않는데 에너지 자원을 제 돈 다 주고 내라면 누가 독립을 원하지 않을까요? 이 논리를 잘 이해 못 했는데요..
그리고 Shakhnazarov가 제안한 걸 Sakharov's logic without Sakharov라고 중간에 쓰니까 헷갈리더라구요;;; (웅? 안드레이 사하로프는 1990년에 살아있지 않았을텐데?하고;;) 안그래도 이름도 비슷한데.. 알고보니 샤흐나자로프가 사하로프의 논리를 따른 것이라네요.. (크악~ 이젠 이름도 헷갈리기 시작..;;)
사하로프가 Georgian-Abkhaz 민족간 분쟁에서 조지아 지식인들에게 소수민족의 인권을 배려해달라고 했다가 그와 아내까지 아르메니아 국수주의를 밀고 있다는 맹렬한 비난을 조지아 국수주의자 Gamsakhurdia에게 받았죠. 사하로프는 계속 러시아 주변지역의 소수 민족들의 인권과 평등을 위해 갑자기 심장마비로 죽기 전까지 고르바초프를 설득시키려고 했구요.
생각해보니 샤흐나자로프도 아제르바이잔의 아르메니아인 지역 출신이어서 그쪽 문제에도 예민할 것 같습니다.

borumis
킨들로 읽고 있어서 인물 이름만 보고 이놈이 누구였더라..할 때 이름을 누르면 자주 나오는 인물들은 간략한 설명이 나오는 X-ray 기능이 있는데 이거 정말 이 책을 읽을 때는 큰 도움이 되네요.. 도스토옙스키나 톨스토이 소설 읽을 때보다도 지금 헷갈리고 있습니다. ㅎㅎㅎ 지명들도 모르는 게 많이 나오구..

향팔
이 부분 읽었는데, 진짜 헷갈리네요.
공화국들의 이탈을 막고 그들이 새로운 연방조약에 서명하게끔 만드는 것이 샤흐나자로프의 목표였으니까…
- 니네 독립하고 싶으면 연방조약에 서명해. 그러면 (한 지붕 밑에서) 사실상 독립국이 되는 거야. 그러니깐 자꾸 떨어져나가려고 하지 말고 연방조약으로 가자. 그 길로 안 가면(책에선 이 부분이 “독립을 원치 않으면”이라고 써 있어서 헷갈리게 합니다만, 문자보다 맥락을 읽겠슴다 ㅎㅎ) 니네는 준독립국 지위에 머물러야 되고 에너지 자원도 제값주고 사야돼! 어느게 이득? 연방조약에 협조해주시는 게 이득이겠지?
-> 대강 이렇게 꼬시려고 했다는 거겠죠…
“이런 식으로 고르바초프는 조지아와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분리주의자들을 제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샤흐나자로프는 그것이 발트라는 폭탄의 신관을 제거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결론 내렸다.”
저는 이렇게 멋대로 이해했습니다. 하하

borumis
아 그리고 약간 더 어렵게 만드는 게.. 이 작가가 항상 시간 순서대로 서술하진 않아서.. 이쪽 주제 (예: 동독 문제)에서 다음 주제(예: 발칸반도)로 넘어가면 시기가 좀 겹치거나 되돌아가서 타임라인이 헷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도와 주요인물 소개 뿐만 아니라 타임라인을 대략적으로 책 앞에 부록으로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했네요.

탱구엄마
맞아요 ㅠㅠㅠㅠ 89년 이었다가 또 86년 얘기했다가 ㅠㅠㅠㅠ

borumis
미국의 부시대통령 안보보좌관인 스코크로프트 듀오가 나중에 걸프전에서도 1등공신이었지만 여러가지로 참 레이건이나 고르바초프와 다른 성격의 정치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솔직히 냉정하고 철두철미의 노련미는 보인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고르바초프의 고구마 행각을 보니.. 차라리 이런 게 속시원하네요;; 어휴..;;

borumis
당시 multi-party election토론에서 각자 아무 말 대잔치를 벌리고 있는데 이 와중에 고르바초프(가장 오른쪽에 앉아있는)는 꿀먹은 벙어리.. 꿔다놓은 보릿자루.. 그리고 이 방송도 깨알같이 미국 맥도널드에서 스폰서해주는.. 만화를 하나 추가합니다.
옐친이 간발의 차이로 이기게 된 와중 고르바초프는 미국으로 떠나버리고.. 그나마 골치아픈 국내보다는 해외로 뜨고 싶었나봅니다.. 하지만 위의 두번째 만화처럼 외국에 외교 전략적인 걸로 나갈 때는 그나마 좀 당당했는데 돈 얘기만 나오면 줄어들고 구걸하는 신세가 되고.. 참 갈수록 몰락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하네요.



롱기누스
ㅎㅎㅎ 이 만화 정말 재미있는데요. 두컷짜리 수퍼맨... 국외에서는 정말 인정받는 국제 정치가(?), 그러나 집안에서는 뭐하나 제대로 하는 거 없이 (국민들) 끼니 걱정하며 일해야 하는 고르비. 재미있었습니다.

롱기누스
4장 분리주의를 읽었는데, 역시나 여기서도 계속되는 고르바초프의 고구마 행각은 계속되어 읽는내내 답답해 죽는 줄 알았습니다. 대학물을 너무 진하게 먹어서 그러나 지나치게 이상적이기 한 모습과 더불어 뭐하나 결심을 하지 못하고 밍기적 거리는... 정말 자국민 입장에서 보면 최악의 지도자가 아니었나 싶네요. (군에 있을 때 최악의 지휘관은 결정을 내리지 않는 지휘관이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고르비의 글라스노스트 정책으로 모스크바와 레닌그라드, 그리고 러시아 연방 도시들의 독립신문과 정치 정기 간행물이 늘어난 수치인데요. 1988년 245종 이었던 것이 1년 만에 920종으로 늘어났더라구요. 무려 275% 증가한 수치입니다. 그런데 1990년이 되면 1642종으로 2년만에 570% 폭증하게 됐다는 사실입니다. 2년만에 570% 증가라.. 무슨 세포 분열도 아니고... 공산주의 체제에서 얼마나 억눌려 있었던가 하는 반증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후반부에는 나중에 러시아를 골로 보내는 옐친의 등장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옐친의 등장을 묘사한 부분이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옐친은 고르바초프의 오만과 정치적 소산이자, 그의 거대한 야심 때문에 소비에트연방을 노림수로 만들어버린 정치적 도박의 산물이었다."(p.172.)
소련 각 공화국의 민족주의를 들쑤시고 촉발하게 만든 것은 고르바초프의 개혁 개방 정책이고 이를 자양분으로 삼아 러시아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 옐친이 등장. 결국 러시아공화국의 등장은 고르바초프의 등에 칼을 꽂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되는. 왜 이렇게까지 고르바초프는 무리한 도박수를 두었을까... 자꾸만 곱씹어보게 됩니다. (답은 안나오지만..ㅋㅋ)

borumis
“ Yeltsin was the political product of Gorbachev's errors and hubris, and his gamble to make the Union a pawn in his grandiose ambitions. ”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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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앗 저도 그 문장에 밑줄쳤어요. 근데 그러고나서도 야망을 접지 못하고 이제는 아예 동독을 NATO에 떡하니 무상으로 바치는 꼴을 보이니 그 측근들은 얼마나 황당했을까요? 전 이젠 아예 포기하고 미국에 있는 동안 최대한 그동안 소련에서 못 한 쇼핑 플렉스라도 하는 소련 대표단의 모습이 웃프더라구요..^^;;; 그들의 리더는 그들의 절망감과 불안은 안중에도 없고..;;;

borumis
실은 이 책을 읽으면서 고르바체프의 aide인 Chernyaev의 의중이 자주 나오는데 가장 가까이서 일해왔기 때문에도 그렇고 그의 일기장이 고스란히 (다행히 영어로 번역된!) National Security Archive 홈페이지에 72년부터 91년까지 올라와 있더라구요. 그외에도 고르바체프가 부시에게서 Trade Act를 소련에 유리하게 따내는 회의 현장의 대화, 독일 통합에 대한 회의 자료, 미테랑 대통령이 부시에게 리투아니아에 대해 보낸 서신 등 아주 구체적이고 생동감 있는 기록들이 많이 올라와 있어서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https://nsarchive.gwu.edu/virtual-reading-room
https://nsarchive.gwu.edu/document/24305-anatoly-s-chernyaev-diary-1990-excerpts

롱기누스
오~ 대단하십니다. 체르나예프의 회고록까지. 고르바초프의 최측근은 그때 상황을 어떻게 묘하했는지 궁금해지네요

borumis
여기 Chernyaev 뿐만 아니라 Stepanov의 일기도 있더라구요. 그 외에도 러시아어로 되어 있는 자료들이 꽤 있는데.. 전 러시아어 를 못 읽어서 아쉽네요.^^;;

향팔
뒤늦게 3장 초반을 읽는 중에, 레닌 영묘에서 레닌의 시신을 치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네요. 이건 제가 러시아에 있었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마치 영원히 계속되는 논쟁 같은데, 현 러시아 공산당이 매장을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저도 레닌 묘에 들어가 본 적이 있습니다. 레닌 그는 죽은 후에도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어 누워 있는 걸 절대로 원하지 않을 것 같아서 조금 미안하긴 했지만, 그건 레닌 사정이고(미안합니다, 블라디미르 일리치!) 거기까지 가서 레닌 묘에 안 가보기엔 너무 궁금했거든요.
레닌 묘는 붉은광장의 크레믈 성벽 아래 있습니다. 들어가기 전부터 복잡한 생각이 들었어요. 위에서 얘기한 윤리적인 부분도 그렇고, 레닌 묘 바로 맞은편에는 엄청난 규모의 ‘굼 백화점’ 건물이 있는데 그 안팎으로 온갖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 매장들이 아주 즐비했거든요. 그 풍경을 마주보고 누운 볼셰비키 혁명가 레닌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할까…
붉은 광장(끄라스나야 쁠로시지 Красная площадь) 하면 공산당의 붉은색을 따서 이름을 지었나 생각하기 쉬운데 실은 그런 게 아니라고 하지요. 러시아어로 ‘끄라스나야(красная/여성형)’라는 단어가 현대어로는 ‘붉은’이라는 뜻이지만 옛날 중세 시대에는 ‘아름다운’이라는 뜻으로 쓰였대요. 그래서 원래는 이름이 ‘아름다운 광장’이었던 것인데, 단어의 쓰임이 바뀌면서 ‘붉은 광장’이 된 거라고 합니다. ‘아름다운’의 현대어는 ‘끄라시바야(красивая/여성형)’이니 두 단어가 지금도 비스무레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레닌 묘 관람 가능 시간이 하루에 세 시간? 그 정도로 오픈 시간이 아주 짧고, 일주일에 이틀은 아예 안 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시간을 잘 맞춰 방문해야 하고 카메라나 가방 같은 소지품은 일절 지참 금지였어요.
한 줄로 서서 천천히 한 명씩만 들어가게 되는데, 안에는 넓지 않은 공간이 온통 캄캄한 가운데 홀로 조명을 받은 유리관 안에 레닌이 눈을 감고 누워 있었습니다. 사진으로 보던 그 모습 그대로.. 살아서 그저 잠을 자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 너무 생경스럽고 이상한 기분이 들어 그 앞에 멍청히 서 있었는데, 이렇게 조금 지체를 하면 뒤쪽 구석을 지키고 있던 군인이 눈치를 주고 빨랑 나가라는 의미로 등을 쿡쿡 찔러요. 그래서 입장한 지 2,3분도 안 되어 밖으로 나오게 되지만, 그 짧은 순간의 이미지는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생생히 남아 있습니다.

borumis
우와 실제로 레닌 묘에서 레닌 시신을 본 거에요? 너무 신기합니다..!!
레닌의 시신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1991년 소련 붕괴 전까지는 소련 정부에서 지원을 하다가 그 이후로는 사적인 기부로 유지하다가 2016년부터는 다시 러시아정부에서 유지비용을 대기로 했다고 하네요. 심지어 레닌 묘에서는 예의를 지키기 위해 모자 쓰거나 주머니에 손 넣고 있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고..;;; 거의 신격화된 느낌입니다..;;

향팔
네, 개인 숭배와 신격화가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정작 시민들은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았지만요) 심지어는 1924년 레닌의 시신을 모스크바로 운반했던 장례 운구 열차의 기관차와 차량 칸을 따로 떼어서, ‘레닌의 장례 열차 기념관’이라는 이름의 전용 박물관에 보존/전시하고 있더라고요.

향팔
말 나온 김에 레닌 관련 여행 이야기를 하나만 더 할게요. 학생 시절 레닌을 좋아했던 터라 그의 집 박물관에도 가보고 싶었습니다. 레닌이 1923년부터 이듬해 사망할 때까지 요양을 하던 곳인데요, 모스크바에서 그리 멀지 않은 교외에 있었거든요. 당시 기숙사를 같이 쓰던 네 명에게 같이 가자고 꼬셔 보았으나 “거길? 왜? 굳이…?” 이런 반응이 대부분, 딱 한 명만 관심을 보여 같이 출발했지요.
눈이 퍼붓던 1월의 어느 주말, 우리는 ‘고르끼 레닌스끼예’를 찾아갔습니다. 모스크바 남동쪽 끝까지 전철을 타고 가서, 하루에 두 번 다니는 봉고버스로 갈아타고 삼십분쯤 가다 내리니 온통 눈덮인 시골 벌판… 거기서부터 레닌 댁을 찾아가는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아무래도 몇 정거장 먼저 내린 모양이었어요. (당시에는 스마트폰도 구글지도도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시절이라….) 거짓말 조금 보태서 지평선이 다 보이는 인적없는 눈밭만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지요. 허벅지까지 빠지는 눈 속을 헤매는데, 천둥같은 소리로 으르렁대며 엉덩이 뒤를 쫓아오는 무지막지한 개떼들… 저는 평소 개를 참 좋아하는데요, 거기서 만난 개들은 야생의 들개였어요. 개 때문에 사람이 그렇게까지 공포를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습죠. 당장 뛰어 도망치고 싶은 생존 본능을 가까스로 억누른 채, 추위 속에 전봇대처럼 버티고 서서 고놈들 관심이 딴 데로 향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그때 처음 알았답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를 대치 끝에 개들은 사라지고, 우연히 지나가시던 할머니 한 분을 만나게 되었는데요. (드디어 사람을…!) 친절한 할머니께서 길도 가르쳐주시고 우리와 동행을 해주셨어요(감동). 눈 덮힌 산길을 걷고 또 걸어서 드디어 레닌 댁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우리는 부여안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보다는 뭐 그냥 그저 그랬습니다. 너무 힘이 들어서 하하하
크지 않고 소박한, 레닌의 이층 집. 거기서 본 거라고는… 레닌이 마지막 숨을 거둔 침대, 그리고 그의 서재와 책상, 안경, 그가 읽던 책들, 책장 가득 꽂힌 그 책들을 하나하나 설명해주시던 할머니… (러시아 박물관이나 미술관에는 어딜 가나 할머니 가이드들이 방마다 한 분씩 계셨어요. 러시아어로 열심히 설명을 해주시는데 못 알아들어도 주의깊게 들으면 좋아하셨지요. 뭔가 본인의 업무에 자부심이 많으시다 할까요) 다른 건 뭐 별거 없었습니다. 차라리 붉은광장의 레닌 묘가 훨씬 인상적이지요. 여기는 그저 고난의 여정만이 기억에 남는군요. (그럴 거면 왜 간 거니)
돌아올 때도 역시 개떼들을 피하고 추위를 피해 정류장 앞 구멍가게에 들어가 봉고버스를 기다리고…(그래도 이번엔 정류장을 맞게 찾아서 괜춘) 파김치가 되어 모스크바로 돌아왔는데, 전철 역에선 경찰 아저씨가 우리를 붙잡았습니다…(원래 동양인은 이유없이 자주 붙잡고 검문을 했어요) 당시 여권상 비자에는 그 전달인 12월까지만 체류하는 것으로 찍혀있어서(연장된 체류 기간은 첨부한 초청장에만 쓰여있었음) 혹시라도 경찰이 시비 걸까봐 잔뜩 쫄았답니다. (잘못 걸리면 뇌물을 드려야 해서) 그런데 그 아저씨는 우리 국적을 확인하더니 삼성 핸드폰을 꺼내 보여주면서 몇 가지 조작법만 물어보시더군요.
꽁꽁 얼어붙은 밤길을 따라 자빠지고 미끄러지며 마침내 기숙사에 돌아왔습니다. 하여튼 그날 우리가 자기집 찾겠다는 일념으로 겪은 고초를 레닌씨는 알아 주실랑가 몰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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