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으로 서방을 방문한 소련 여행객에게 슈퍼마켓에 들른 경험은 엄청난 효과가 있었다. 진열대의 절반은 텅 비어 있는 어두침침한 소련의 식품점과 달리 온갖 종류의 식품이 진열된 번쩍번쩍한 궁전 같은 서방 슈퍼마켓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였다. […] 외국에 나갔다가 집으로, 비참한 현실로 돌아온 소련 사람들에게는 심각한 여파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 경험은 소련 여행객들을 영영 바꿔놨다. 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서방의 생활 수준이 즉시 새로운 기준이 되었다. 소련의 현실, 익숙했던 일상이 갑자기 ‘비정상’이 되어 역겹고 참을 수 없는 것이 되었다. ”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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