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4. <소련 붕괴의 순간>

D-29
저는 이번 주말 이 책 완독했습니다. 생각보다 진도가 빨리 나가네요. 이 책을 읽고 18권의 책 욕심만 더 생겼습니다. ㅎㅎ
와 금방 읽으셨네요! 진짜로 재밌는 책인가봐요. 저도 진도 맞추고 얼른 ㅎㅎ
후회하시지 않으실 겁니다. ^^
연방 내에서 러시아의 역할을 강화할 방법을 찾아야 했지만, 러시아연방에 더 큰 주권을 주지 않고 또 소련 공산당 내에 별도의 러시아공산당을 신설하지는 않아야 했다. 만일 그런일이 일어난다면 "연방의 근간이 사라져 버릴 것" 이라고 고르바초프는 결론 내렸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두어번 읽어야 이해될 정도로 (난해하게 쓴) 모순의 상징 같은 문장이었습니다. 강한 연방 - 강한 공화국의 모순에서 끝내 빠져나오질 못하네요. 경제적으로 나누는 방법, 사하로프의 작게 나누는 방법 .. 여러 제안이 있었던 것 같은데... 결단과 실행이 안되네요.. 4장에서는 아이러니하면서 안타까운 부분 중에 하나가 사하로프 사후에 '민주러시아' 운동은 그의 제안과는 다른 방향인 러시아 주권 획복으로 흘러간다는 점이었어요.
"대통령답게 행동해 나라의 질서를 가져오시오. 당신이 받은 권한과 권력을 써요... 우리는 모두 당신을 도울 것이오" /리시코프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회의에 참석하고 협의회를 주재하고 글만 손보는 대신, 고르바초프는 인기없는 리시코프를 교체하고 비상권한으로 경제적 훈타를 임명해 집권시킬수도 있었을 것이다. 의회 기구의 토론이나 종족-민족주의자들 과의 대책없는 회담의 늪에 빠지지 않고 페트라코프 프로그램을 실시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해서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고르바초프가 말만 하는 대신 행동에 나섰다면 적어도 통제할 권한이 있는 혼란 이었을 것이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심각한 경제상황에 대한 소련(과 러시아)엘리트의 무지, 포퓰리즘적 혼란, 이렇다 할만한 서방의 지원이 주어지지 않은 탓에, 기회의 창은 열리자마자 닫혔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1990년 3월에서 10월까지. 리시코프를 교체해서라도, 비상권한을 써서라도 3월에 페트라코트의 개혁안을 바로 실행하지 못한 패착이 이후 옐친 + 민주러시아와 주도권 싸움이 되고 마네요. 주보크는 이 기회를 버린것에 대해 정말 절절히 비판하고 있습니다. 없어진 조국을 겪었으니 오죽할까 싶네요.
1989년 초 소련인들의 해외여행을 규제하던 장막이 걷히는 대목을 읽으니, 반대로 1920년대에 자유를 찾아 소련을 떠나갔던 망명 음악가 호로비츠의 ‘귀향 연주회’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책 읽다 지치시면 꼭 한번 들어보세요! 유명한 장면이라 많이들 아시겠지만… (저는 제대로 읽지도 않았는데 왜케 지치는지. 더워서일까요? ㅎㅎ) 1986년 공연입니다. 60여 년 만에 고국에 돌아와 사람들 앞에서 연주를 하는 노쇠한 피아니스트와, 그의 연주를 진지하게 들으며 눈물을 훔치는 모스크바 시민들… 뭐라 말로 할 수 없는 감정이 가슴을 울립니다. 슈만의 트로이메라이는 어릴 때 피아노 학원에 다니셨던 분들은 한번쯤 연주해봤을 소품인데, 이렇게도 깊은 회한에 젖은 곡인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https://youtu.be/qq7ncjhSqtk?si=SyIz5H5jOHaGNEoS Horowitz plays SchumannTraumerei in Moscow
오, 영상으로 보니 익히 알고 있던 음악이 사뭇 새롭게 다가옵니다. 관객들의 표정에도 엄숙함이 묻어나 숙연해지네요. 저는 이 영상도 처음 봤어요. 무려 1986년의 공연이라니! 향팔님 말씀처럼 이렇게도 회한에 젖은 곡인 줄은 몰랐습니다. <수림플러스>방에서도 느꼈지만(그곳에 올려주신 곡들도 몰래몰래 듣고 있답니다) 음악에 조예가 깊으신 것 같아 또 이렇게 배우고 갑니다:)
들어주셔서 기쁩니다요. 꼬꼬마 때는 시끄럽게 때리고 부수는 음악을 좋아했는데요(사실 지금도 좋아합니다만). 제 첫사랑이 클래식을 비롯해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음악을 듣고, 자기가 사랑하는 음악을 남들에게 들려주는 걸 낙으로 삼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그 사람에게 어뜨케 좀 잘 보일까, 한마디라도 더 섞어볼까 싶은 마음에 클래식도 줍줍 해가며 듣기 시작했지요. (클래식에도 때리고 부수는 곡이 많더군요!) 그러다보니 저도 그 음악들을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었고요. (@연해 님은 미술에 조예가 깊으신 듯 하여 저야말로 수북방에서 많이 배웠습니다.) 책도 읽으면 읽을수록, 음악도 들으면 들을수록, 김반장의 노래 가사처럼 “세상은 넓고 형님들도 많아”, 나의 앎이란 것은 얼마나 작고 하찮은 것인가, 생각하게 됩니다.
저야말로 올려주셔서 감사하죠(음악에 대한 설명까지 해주시고요). 안 그래도 향팔님의 음악 취향이 궁금했는데, 클래식도 때리고 부수는 곡이 있다는 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입니다? (하하하) '사랑하는 음악을 남들에게 들려주는 걸 낙으로 삼는 사람'이라는 문장도 정말 감미롭네요. 음악을 진심으로 좋아하시는 분이라는 걸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됩니다. 지난번에 들려주신 영화 같은 인연의 시작도 음악(LP 바!)이셨죠? 제 마음속에도 잔잔한 향을 품기며 남아있답니다. 마지막 대목은 저야말로 마음에 새기고 싶네요. 세상은 넓고 배울 건 많다:) + 이 방에서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아.. 호로비츠의 연주였군요... 비가오는 아침에 들으니 더욱 좋네요. 감사합니다.
처음에 그(옐친)는 보수주의적인 러시아 민족주의로 기울었지만, 미국을 방문한 후로는 자유주의적 의제로 전향했다. 1989년 12월 초, 그는 '러시아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자신의 사명은 "러시아의 민주적 국가적 .정신적 부활"이라고 선언했다. 옐친의 '러시아'는 소비에트연방 전체가 아니라, 러시아연방만이었다. 그는 소련의 핵심부가 완전한 주권을 얻고, 자체적으로 헌법을 보유하고 EEC에 가입하고, 미국, 일본, 영국과 무역 협정을 체결하길 원했다.터무니없이 야심 찬 목표였지만, 그 덕분에 옐친은 급진적인 포퓰리즘적 의제를 세웠다. 마침내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라는 그늘에서 벗어난 것이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이는 고르바초프가 무력 사용을 생리적으로 혐오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였다. 개인으로서는 찬탄할 만한 도덕적 특성이지만, 비극적 역사를 지니고 악성 민족주의의 급격한 대두에 직면한 나라의 지도자에게는 커다란 정치적 결점이었다. 1990년 1월, 크렘린의 지도자는 딜레마에 직면했다. 무력을 사용해 기존 국가를 그대로 유지할 것인가, 공화국들에 권력을 이양하는 노선을 이어갈 것인가? 결국,고르바초프는 두 번째 길을 택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레닌은 러시아혁명이 일어나기 위한 조건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권력의 마비 상태, 사람들이 당국을 더는 무서위하지 않고 오히려 점차 무시하는 것, 그리고 생활 조건의 악화였다. 1990년 1월, 상황은 세 측면에서 고르바초프에게 불리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레닌의 공식을 달달 외우고 있는 소련 지도자는 여전히 낙관적이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옐친은 고르바초프의 오만과 오류의 정치적 소산이자, 그의 거대한 야심 때문에 소비에트연방을 노림수로 만들어버린 정치적 도박의 산물이었다. "이제 그가 연 방에서 러시아의 분리를 선언한다면, 고르바초프는 돌아가서 어떤 연방을 대표할 것인가?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공개석상에서, 부시 행정부는 소련 정부에 대한 지렛대로서 계속해서 미국의 지원이라는 미끼를 흔들어 보였다. 하지만 부시는 소련 경제 개혁의 지침을 IMF와 세계은행의 전문가들에게 맡기기로 한 터였다. 이 결정의 장점은 분명했다. 부시는 고르바초프에게 소련의 개혁 정책에 신경쓰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경제 개혁이 실패하더라도 부시 행정부가 책임질 일은 없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그해 5월, 셰바르드나제의 보좌관이자 연설문 작가인 테이무라즈 스테파노프는 서독을 방문한 감상을 일기에 적었다. “악마가 우릴 이 연방 공화국에 데려왔구나. 말끔하고, 단장되고, 정확하고, 친절한 이곳에서 사랑하는 조국을 떠올리면 더욱 괴롭다. 세계에서 가장 비인간적인 체제에 의해 탄생한, 극도의 추악함을 극복하기 위한 무익한 시도로 지쳐버린 지저분한 조국 말이다.” 며칠 뒤 중·소 정상회담을 하러 가는 도중에 이르쿠츠크에서, 그는 한층 더 씁쓸해했다. “나의 조국이 독일 땅보다 아름답지 않다고 누가 그러는가? 하지만 그곳은 당의 명령과 밑도 끝도 없는 마르크스-레닌주의 세계관으로 무장한 [기관원들에 의해] 깡그리 파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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