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4. <소련 붕괴의 순간>

D-29
@향팔 동거인은 중학교 가면서 이사 + 학원 등등 때문에 초등학교 6년 동안 다녔던 미술학원과 (좋아하던) 선생님과 이별했어요. 그런데 이사하고 나서 집안에 걸어둘 그림 비슷한 걸 찾아 보니, 이 친구가 미술학원에서 미니 캔버스에 그려온 유화 비슷한 것만 여기저기 있더라고요. (팝아트 분위기의?) 그래서 집 곳곳에 그런 그림이 걸려 있습니다. 하하하!
@향팔 네, 저도 딱 말씀하신 것 때문에 악기 하나 배우지 않고서 이 나이를 먹은 게 아쉽더라고요. 아, 물론 늦게도 배울 수는 있을 텐데. 결국 의지의 문제겠죠? :(
썩은 달걀;;;; 혹시 에그 템페라를..?? ㅎㅎㅎ 저도 예체능은 참;;; 거리가 먼 사람..
재능이 1도라니... @YG 님 매정한 아버님이셨군요. 아빠 미워(feat. 작은 동거인). 하지만 뒤에 반전이 있네요(흐뭇). 새로 이사한 집 곳곳에 걸려있을 팝아트 분위기의 그림을 상상하게 됩니다. 향팔님 말씀처럼 뭔가 하고 싶은 게 있다는 건 좋은 것 같습니다(특히 어릴 때일수록). 악기 이야기하시니까 제가 다룰 줄 아는 악기 하나 말하고 싶어지는데요. 저는 중학교 때 사물놀이 동아리를 했어서 장구를 칠 줄 압니다(아주 구수하죠?). 얼마 전에도 남산한옥마을에 놀러 갔다가 국악당에 장구가 있길래 신명나게(?) 쳤더랬죠. 근데 이 악기는 북, 꽹과리, 징이 없으면 혼자 좀 심심하더라고요. 얌전한(?) 악기로는 어릴 때 피아노도 꽤 오래 배웠는데요. 제 의지와 무관하게 강제로 배웠던 거라 지금도 피아노는 그저 그렇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작은 동거인의 미술 사랑을 응원합니다:)
@연해 님의 예리하신 말씀이 맞는 듯해요! ‘우리집 동거인은 재능이 1도 없다!(그의 그림을 집안 곳곳에 걸어두며)’ 다른 어떤 유명한 그림보다 자랑스럽고 뿌듯해하는 아빠의 마음 연해님께 들키셨어요 하하 @YG 님의 동거인은 그림을 정말 좋아하나봐요! 각별했던 선생님과 이별하게 되어 마음이 아팠겠네요.
와 장구를 신명나게 칠 수 있다니, 멋지십니다. 대학 때 풍물 하던 선배들을 선망의 눈으로 바라봤었는데, 들썩들썩 흥을 돋우면서도 서로 진지하게 눈빛 교환하며 호흡을 맞추는 모습이 어른스럽고 멋져 보였거든요. @연해 님은 알면 알수록 양파와 같은 매력이… 저는 풍물은 못 하지만, 신이 난 관객으로서 어우러져 어깨춤을 추며 길놀이는 할 수 있는데! 언제 한번 같이… ㅎㅎㅎ
지금의 저와 그때의 저는 텐션이 많이 달라서, 학창시절에는 시끌벅적 뛰어노는 걸 좋아했어요. 사물놀이는 그 에너지에 매우 적합한 음악이랄까. 더운 날 장구 메고 길놀이도 많이 나갔는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지나갈 때마다 고생한다고 토닥여주셨던 기록도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사물놀이를 하면 어르신들이 되게 예뻐해주세요(헷). 향팔이님이랑 어깨춤 추면서 들썩일 생각하니까 피실피실 웃음이 납니다. 좋지요. 얼쑤!
피아노에 대해선 저랑 같군요. 피아노는 몸집만 크지 정말 부담스런 악기였어요. 흐흑~
@stella15 @연해 피아노 배울때 그래도 한 가지 좋은 점은 있지 않았나요!! 피아노 학원에 가면 만화잡지가 잔뜩 쌓여 있었잖아요.(우리학원만 그랬나..?) 자기 차례 될 때까지 대기하면서 보라는 용도로요. 윙크, 댕기, 나나, 투유, 아이큐점프 등등? (제목들이 정확한지 모르겠네요)
저는 학원 안 가고 개인 레슨을 했던지라. 만화책은... ㅎㅎ 그 기억은 납니다. 선생님이 입안에서 녹여 먹는 비타민 C를 가끔 입에 넣어 주셨죠. 그게 시면서도 되게 맛있었어요. 하하
오오! 저 읽다가 소름 돋았어요. 저희 학원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향팔 님도? 세상에, 저 제목들 정말 오랜만이네요. 추억 돋습니다(꺄아). 저도 제 차례 기다리면서 만화책을 꽤 읽었더랬죠.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말씀하신 제목들이 맞는 것 같아요. 한 곡 칠 때마다 과일 모양 색칠하는 노트? 같은 게 있었는데 그거 칠하는 재미도 나름 쏠쏠했다죠(아니, 피아노를 배우라고, 피아노를...).
후후후 당시 피아노 학원 원장님들이 공유하던 마케팅 전략이 아니었을까요? 또는 강제로 끌려온 불쌍한 수강생들을 위한 작은 마음의 서비스..? 제 인생만화들은 전부 피아노 학원에서 본 듯해요!
저는 예능은 너무 어릴 때 시키는 건 반대입니다. 본인이 원하면 모를까 부모가 강제로 시키는 건 오히려 역작용을 초래할 수 있죠. 제가 바로 그런 케이스라. ㅎㅎ 그러다 그 문제의 합주반에서 어떤 여자 아이가 피아노를 치는데 그때야 비로소 걔가 부러워지기 시작하더군요. 그야말로 군계일학이었거든요. 당시 예중 간다고 했던 아이였는데. 암튼 그렇게 사람은 욕망이 건드려져야 뭔가를 하게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분은 지난 코로나 때 섹소폰을 배우기 시작해서 지금은 거의 아티스트급 경지에 오르셨더군요. 지금 60대 초반쯤 되셨는데 정말 멋지더라구요. 그러니 YG님도 충분히 가능하죠. 근데 제가 볼 때 YG님은 책 절대로 못 내려놓습니다. 그리 좋아하는데! 암요. ㅎㅎ
어제 함께 읽었던 6장 메모해둔 대목도 공유합니다.
고르바초프는 체르냐예프에게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당 기구의] 망할 미친개들을 목줄에서 풀어줄 수는 없어. 그러면 이 거대 조직이 전부 내게 등을 돌릴 거야.” 대단히 솔직하게 인정했다! 소련이 붕괴한 지 몇 년 후, 러시아의 역사학자 루볼프 피호이아(Rudolf Pikhoia)는 이해할 수 없었다. 당 조직의 내부에서 시작해 정점에 오른 고르바초프가 왜 공산당 노멘클라투라의 권력을 줄곧 파괴하기만 했을까? 그는 새로운 권력 기반을 만들지 않고 자신의 오래된 권력 기반을 훼손한 지도자였다. 그리고 여기에는 고르바초프가 차마 인정할 수 없는 사연이 더 있었다. 변화를 실시하기 위해 강력한 정치적 수단을 이용할 줄 모르는 이 개혁의 설계자는, 당 없이 통치하는 법도 역시 배우지 못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6장 리바이어던, 223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고양이 당은 폭력적인 갈등을 벌일 생각이 없다고 야로셴코는 결론 내렸다. 대신, “그들은 민주 진영에 암묵적인 사회계약을 요구한다. 우리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워 무사히 물러나게 해주면 …… 너희를 감옥에 처넣고 총살하지 않을 것이다.” 10년 뒤에 이 ‘계약’ 은유는 서구 학자들에 의해 재발견된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6장 리바이어던, 226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그들 중 다수는 고르바초프를 권좌에서 끌어내리고, 민주적 실험 없이 국가 자본주의로 나아가고 싶어 했을 것이다. 그러나 당총회와 당대회에서 여러 차례 드러났듯이, 고르바초프는 노멘클라투라의 쿠데타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었다. 분노와 좌절을 느껴도, 누구도 감히 서기장에 대항할 수는 없었다. 그들은 투표로 고르바초프를 몰아내더라도, 여전히 그가 헌법상 군 통수권자이며 KGB를 통제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군과 KGB야말로 고르바초프 권력의 핵심이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6장 리바이어던, 227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저는 이 대목 읽으면서 1979년 10월 26일 이후에 당시 KCIA 수장이었던 김재규의 선택이 생각이 났어요. 그때 KCIA가 KGB와 비슷했거든요. 군대와 지방까지 풀뿌리처럼 연결된 방대한 조직이었고, 무력 동원도 가능했고. 그때 김재규가 육군본부가 아니라 KCIA로 가서 사태를 수습했더라면 1980년대 이후 한국 현대사의 방향은 상당히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는 얘기를 많이 하죠. 마찬가지로, 고르바초프도 KGB와 같은 막대한 권력을 선용(?)할 수 있었던 기회가 분명히 있었을 텐데, 왜 그러지 못했는지 안타깝습니다.
소련군에 관한 미국 최고의 전문가인 윌리엄 오둠(William Odom)은 당시 소련군이 겪어야 했던 일에 감정을 이입하며 나중에 이렇게 썼다. “가령 [1968년에] 베트남에서 격전을 치른 미군 연대가 적절한 주거와 지원 시설도 없는 군사기지로 막 귀환했는데, 그러고 나서 그 연대가 다시 대학 교정의 반전 시위자들을 진압하러 파견됐다고 상상해 보라. 폭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컸을 것이라고 말하는 건 지독하게 절제된 표현이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6장 리바이어던, 231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고르바초프는 늘 그렇듯 소련의 위대한 잠재력과 미래에 관해 이야기했다. 래퍼포트는 점점 조바심을 내며 듣다가 말을 잘랐다. “대통령님, 제가 유대인 농담을 들려드리겠습니다. 한 유대인이 아내의 장례를 지낸 뒤 랍비를 찾아가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랍비는 ‘1~2년 정도 시간을 두게. 적응하고 위원도 찾을 거야’라고 말했지요. 유대인이 대꾸했습니다. ‘1년, 2년……. 그럼, 오늘 밤은 어쩌죠?’” 마지막 문장은 MIC가 처한 어려움과 고르바초프 개혁의 본질을 요약했다. 소련 최고의 산업 부문과 관리자는 시장과 개혁을 적극적으로 포용했지만,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간, 전문성, 국가 지원이 필요했다. 하지만 어느 것도 없었으로, 그들은 힘든 처지였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6장 리바이어던, 242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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