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4. <소련 붕괴의 순간>

D-29
그는 연방을 파괴하길 원하는 분리주의자와 붕괴를 멈추기 위해 비상조치를 쓰길 원하는 강경파 사이에 간신히 껴 있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당 조직의 내부에서 시작해 정점에 오른 고르바초프가 왜 공산당 노멘클라투라의 권력을 줄곧 파괴하기만 했을까 그는 새로운 권력 기반을 만들지 않고 자신의 오래된 권력 기반을 훼손한 지도자였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대다수의 당 노멘클라투라는 고르바초프가 왜 '사회주의적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권력, 특히 물질적 권력을 다른 관련자들에게 계속 넘겨주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그러나 당총회와 당대회에서 여러 차례 드러났듯이, 고르바초프는 노멘클라투라의 쿠데타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었다. 분노와 좌절을 느껴도, 누구도 감히 서기장에 대항할 수는 없었다. 그들은 투표로 고르바초프를 몰아내더라도 여전히 그가 헌법상 군 통수권자이며 KGB를 통제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군과 KGB야말로 고르바초프 권력의 핵심이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1주 후, 야조프는 파리에서 고르바초프와 함께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에 참석하고 있었다. 소련 지도자는 새로운 유럽을 위한 파리헌장과 CFE에 서명한 35명의 정상 중 하나였다. 조약을 협상한 소련 외교관은 기념식 동안 가까이에 서 있던 야조프가 혼잣말로 중얼 거리는 것을 들었다. "이 조약은 우리가 총 한 방 쏴보지 않고 제3차 세계대전에서 졌다는 뜻이야."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KGB는 여전히 소련 사회에 본능적 공포감을 자아냈지만, 고르바초프한테는 아니었다. 소련 지도자는 KGB를 자신의 집무와 생활양식에서 필수적이며 심지어 자연스 러운 일부로 여겼다. KGB는 신변 안전, 정보, 통신,심지어 가정부까지 제공했다. KGB의 제9국 관리들은 방탄 리무진은 물론이고 엄청난 국가 예산을 써가며 고르바초프의 모든 국내 순방과 특히 해외 순방에 동행 했다. 소련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독점적 필요와 안락 함을 위해 KGB가 만들고 유지한 투명막 안에서 일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생활은 그에게 잘 맞았던 것 같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스코크로프트는 옐친을 고르바초프의 통치 스타일이 만들어낸 혼란의 산물이며, “야심에 찬 최고의 기회주의자이고, 민주주의자로서의 자격은 아무리 봐도 의심스럽다.”라고 보았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258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체르냐예프는 안도와 안타까움이 뒤섞인 평가를 내렸다. “고르바초프의 장기다. 언제나 한발 늦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263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옐친은 고르바초프의 난국을 십분 활용했다. […]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사이에서 오락가락한 고르바초프의 ‘6년’을 비판한 다음, 역피라미드형 연방 구상을 제시했다. 한마디로, 소련 내 최대 공화국의 지도자가 공공연히 반란을 선동했고, 고학력 러시아인의 대다수가 그를 지지하고 있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265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1991년 2월 7일, 크류치코프는 고르바초프에게 나라의 정치적 상황에 관해 암담한 메모를 보냈다. “‘민주주의 진영’의 호전적 일파에 대한 유화책은 사이비 민주주의자들이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정권을 장악하려는 계획을 실현하게 해준다.” 옐친이 이끄는 전복적 세력은 페레스트로이카의 의제를 가로챘다. 사회주의를 혁신하는 대신, 그들은 사회주의 질서를 파괴하고 싶어 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265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파블로프는 소련 지도부의 대다수가 간과하는 사실을 믿었다. 즉, 진짜 권력은 돈에 대한 국가의 통제에 의지한다는 것이었다. 중앙의 재정, 통화 시스템이 존재하는 한 소비에트연방은 생존할 수 있었다. 파블로프는 1989년 가을에 이미 중앙 정부가 무책임한 정치 세력들에게 돈에 대한 통제권을 위임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통제권을 되찾아야만 했다. 1990년 7월에 러시아 의회가 러시아은행을 설립하기로 결정했을 때, 파블로프와 국영은행의 총재인 빅토르 게라셴코는 기겁했다. 고르바초프가 대통령의 권한으로 러시아 법령을 무효화하지 않자 그들은 한충 낙심했다. 고르바초프는 그들의 ‘제왕적 야심’을 나무라기까지 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267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파블로프는 고정 가격이 시장이 주도하는 가격으로 대체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국가 통제를 유지할 필요성도 알았다. 이번에는 고르바초프도 가격 개혁에 동의했지만, 4월 초로 연기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268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1부는 읽기가 쉽지 않았는데 2부로 넘어오니 훨씬 잘 읽힙니다. 7장의 ‘국민투표’ 꼭지를 읽는 중에 재밌는 포인트가 많았습니다. 1. 옐친파가 자기들 국민투표를 고르바초프의 국민투표에 같이 묻어가는 신박한 아이디어를 내서 돈도 굳히고, 고르바초프의 “배배 꼬여 있”는 국민투표 문항을 보고 반면교사로 삼은 건지 몰라도 자기들 문항은 아주 간결하게 작성한 것 등등을 읽으니, 몹시 얄밉군요. 부르불리스 왈, “고르바초프는 저도 모르게 우리에게 엄청난 기회를 선사했다.” 2. 아무리 주먹을 날려도 계속 꼿꼿한 자세로 돌아오는 옐친의 오뚝이 인형, 이게 제 앞에 있다고 상상을 해봤는데 아주 킹받네요 하하. 3. 킹받는 오뚝이와 노래와 건배사가 넘쳐난 옐친의 60번째 생일 파티 현장과 대비되는, 고르바초프의 침울한 60번째 생일 분위기… (둘이 한 달 차이로 동갑이었군요.) 야조프의 군도 선물과 푸고의 권총 선물이 뭔가 상징적입니다. 야조프는 군인이고 푸고는 KGB 출신이니 별 뜻 없는 그냥 익숙한 선물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군도를 휘두르고 권총을 쏘듯 너님의 권한을 쫌 제발 쓰란 말이야! 이게 내 마지막 경고다!’ 이런 얘기를 속으로 자막처리 하면서 선물을 고른 것이 아닐런지요. 4. 옐친이 하는 언행이 오죽했으면 최측근인 포포프와 야블린스키 둘 다, 다같이 죽기 싫으면 고르바초프와 협력하라고 충고를 했을까요. 하지만 쇠귀에 경읽기…
그가 말하길, 소련은 옐친과 다른 공화국에 있는 옐친의 협력자들이 승객으로 남은 비행기와 같아서, 중앙 정부가 여전히 조종석을 차지하고 앉아 경제를 운영하며 돈과 신용을 통제한다. 현재 유일하게 신중한 노선은 조종석의 사람들이 상황을 계속 통제할 수 있게끔 돕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러시아연방은 소련처럼 폭발하고 만다. 경제 붕괴, 종족 민족주의, ‘러시아 파시즘’이 나라를 갈가리 찢어놓을 것이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276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샤흐나자로프와 체르냐예프는 고르바초프의 연방조약이 비현실적인 프로젝트이며, 국민투표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예전부터 생각했다. 기껏해야, EEC나 영연방과 비슷할 것이었다. 또한 체르냐예프는 굳이 여론 조사를 하지 않아도 모스크바 시민 대다수는 고르바초프와 소련 정부에 몹시 분노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국민투표는” 파국적인 폭발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270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다수의 보수파도 국민투표에 매우 회의적이었다. 1월 30일의 정치국 모임에서, 우즈베키스탄의 당 지도자이자 대통령인 이슬람 카리모프는 “국민투표를 준비하면 격한 감정을 부추기는 데 일조할 것”이며, 우즈베키스탄 속담처럼 “잠자는 사자의 꼬리를 밟지 말라”라고 말했다. 크류치코프도 같은 이유에서 국민투표 방안이 마뜩잖았다. 회고록에서, KGB 의장은 3월 국민투표는 소련의 적이 이득을 볼 뿐인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크류치코프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필요가 없었다. 대중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라고 회상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270-271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음, 생각해보니 야블린스키 같은 사람은 부르불리스나 솝차크에 비하면, 옐친의 ‘최측근’이라고 하기엔 애매할 듯 하네요. 왔다리갔다리 하는 동맹(?) 정도? 아이고 하여튼 사람 이름에 치여서.. 2부로 넘어오니 이제야 쪼금 누가 누군지 구분이 되려고 합니다 ㅠㅋ
소련 지도자는 걸프에서 유혈사태를 피할 수 있을 거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에게 걸프전은 그와 부시가 함께 건설하기로 다짐한 평화로운 세계 질서라는 비전에 타격을 입힐 것이었다.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이 지상전을 개시하기 직전, 쿠웨이트에서 철군하도록 사담 후세인을 설득히기 위해 예브게니 프리마코프가 바그다드로 날아갔다. 2월 22일, 미국 지상군이 투입되기 직전에 부시는 고르바초프의 평화 중재 시도를 일축했다. 미국 행정부는 완벽한 군사적 승리와 중동의 정치적 재건을 원했다. 미국 대통령이 전쟁이 왜 필요한지 설명하자, 소련 지도자는 그를 막으려 했다. “조지! 조지! 조지!” 하지만 부시는 듣지 않았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277-278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고르바초프는...(미국대사에게) "귀국의 대통령이 우리가 내전이 벌어지기 직전이라는 점을 이해하게 도와주십시오. 대통령으로서 나의 주요 책무는 내전을 막는 것입니다." 라고 부탁했다. 그는 자신이 "누구의 볼모도 아니"라고 힘주어 말했고 미국이 제재를 가하더라도 이전의 모든 양해 사항은 지킬 것이라고 매틀록에게 확인해주었다. "내 친구인 부시에게 전해주시오. 걸프전이나 독일 문제 또는 CFE와 관련해 내게 어떤 압력이 가해져도, 나는 합의 내용을 지킬 거라고요" 미국 대사는 고르바초프의 결의에 감명받아서 이 좋은 소식을 워싱턴의 상관들에게 보고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277,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만찬회에서 일부 공화국 지도자들은 공공연하게 고르바초프를 무시했다. 그루지야 지도자인 즈비아드 감사후르디아는 그루지야 공화국이 국민투표를 보이콧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르메니아 지도자들은 완전한 독립을 선언하기 위한 자체 국민투표를 9월에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제학자 샤탈린은 신연방조약 구상을 비웃고 파국을 예견했다. 베이커는 당혹스러워서 고르바초프를 옹호하려고 나섰다. 소련 지도자가 시작한 페레스트로이카가 없었다면 미국 대사관저에서 열리는 이 같은 만찬은 생각할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국무부 장관은 비꼬았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281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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