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4. <소련 붕괴의 순간>

D-29
잘 생긴 게 중요해요 ^^ 개혁만 잘 성공했어도 위인 대우 받았을텐데 ㅜㅜ
주보크 책에 고르바초프가 한국에서 열렬히 환영받았다고 한 대목을 읽었을 때도 도서관 강연에서 만난 어르신들이 생각났어요. 고르바초프는 서방 여론에서도 위인급 대우를 받지 않았나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독서가 저에게 도움이 많이 됩니다. 시야를 확장해주는 것 같아요. 그동안은 고르바초프에 대해 좋게 해석하는 얘기만 주로 접한 것 같아서요.
부다페스트의 학살에서 안드로포프의 정치적 신조가 생겨났다. 반대 의견은 가차 없지만 신중하게 처리하라. 너무 늦기 전에 위로부터의 개혁을 준비하라. 유사시에는 무력 사용을 주저하거나 겁내지 마라.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33p,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권력을 가진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게 무섭습니다. 권력을 가져서 이런 생각을 하는 거겠지만요.
저자는 고르바초프 대신 안드로포프 방식으로 했으면 소련이 더 긍정적인 방식으로 개혁할 수 있었다는 건데 저는 그냥 저자의 주관적 상상이라고 봐요. 책을 더 읽어봐야겠지만.
동유럽 국가들은 서방 국가들, 무엇보다도 서독에 자연스레 끌렸고, 거기서 얻은 것을 소련이라는 '큰형님(big brother)'과 나눌 마음이 없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77p,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외국에 나갔다가 집으로, 비참한 현실로 돌아온 소련 사람들에게는 심각한 여파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 경험은 소련 여행객들을 영영 바꿔놨다. 전에는 상항할 수도 없었던 서방의 생활 수준이 즉시 새로운 기준이 되었다. 소련의 현실, 익숙했던 일상이 갑자기 '비정상'이 되어 역겹고 참을 수 없는 것이 되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124p,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6월에 본에서 열린 일 대 일 회담에서, 헬무트 콜은 고르바초프에게 동유럽과 동독은 어떻게 될지 물었다. 소비에트 지도자는 분명히 말했다. "동맹국에 관해서 우리는 확고한 개념을 가지고 있는데, 자기 일은 자기가 책임진다는 것이다." 이 발언은 소련이 동유럽에 개입할 권리를 공식적으로 포기하는 것을 넘어서는 의미가 있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135p,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저자가 비웃는 권력의 포기와 위임은 민주화의 기본 원리이고 미국의 건국자들도 그런 식으로 스스로의 권력을 제한하는 데 중점을 둔 헌법을 만들었죠. 민주화를 시도하자 통제할 수 없는 반대세력이 늘어나 체제가 무너졌다면, 그런 체제는 무너질 수밖에 없었고 무너지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무리를 해서만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면 무너져야 하는 게 맞다고요.
혁명은 돈의 통제권을 쥐지 못하면 실패한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190p,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KGB의장) 크류치코프, (라이사 고르바초프가 대단히 신뢰한) 발레리 볼딘, (MIC의 수장) 올레크 바크라노프의 트로이카는 아주 우연히 모였는데, 세 사람 모두 모스크바 인근의 '별장 협동조합'소속으로 , 모두 이 별장 공동체에서 땅뙈기를 구입했다. 그들의 계획은 격의 없는 대화에서 탄생했다. ... 또 다른 공모자는 고르바초프가 없을 때면 중앙위원회를 책임지는 당 서기 올레크 셰닌이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377,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KGB의장은 바클라노프, 파블로프, 야조프가 소련 지도자에 맞설 각오가 서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다 ...긴 논의 끝에 , 크류치코프와 야조프는 모스크바에서 준비 작업을 하는 동안, 바클라노프와 볼딘, 셰닌이 바렌니코프 장군고 ㅏ함께 고르바초프를 만나러 가기로 결정했다. 이것이 고약한 깜짝 방문이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야조프는 볼딘을 바라보며, "브루투스 너마저도?" 라고 농담을 던졌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381,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10장은 왜 이렇게 익숙하게 느껴지는지... 고르바초프가 소련을 강력한 권력으로 존속 시켰다면 과연 역사는 어떻게 흘렀까? 라는 생각, 쿠테타... 볼딘은 어떤 마음으로 고르바초프에게 간건지... 대의를 위해 철면피를 댄건지... 서울의 봄 영화와 작년 12월 사태와...지금도 진행중인 그 조사들 때문인지 10장은 아주 리얼하게 느껴졌습니다.
옐친이 가진 것이라곤 러시아 사람들의 지지뿐이었다. 러시아연방은 기능하는 관료제나 전문성, 돈, 자원이 없는 유령 국가였다. 70년간 이 거대한 공화국은 소련의 중앙 부처와 중앙 당 기구의 명령을 따랐다. 러시아계인 지역 KGB와 경찰 지부의 사람들은 러시아의 주권과 옐친을 개인적으로 지지했지만, '러시아 KGB'는 존재하지 않았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214p,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저는 주보크의 울분이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어요. 뒤에 '결론' 부분에 나옵니다만,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대다수 평범한 보통 사람이 맞닥뜨린 재앙은 34년 후에 우리가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제3자적 처지에서 논평하는 것보다 훨씬 끔찍했거든요. 아래 인용을 한 번 해보겠습니다. 숫자가 말해주는 그 무게를 한번 헤아려보면 마음이 아득해지죠. 그러고 나서, 1999년에 푸틴이 등장했고, 그 고난의 기간 때문에 러시아 인민은 푸틴을 옹호해서 다시 권위주의가 회귀했죠. 더구나, 그 연방이 해체가 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과 전쟁이 촉발되었고, 체첸 등의 소수 민족을 상대로 한 학살도 일어났고요. 이 모든 과정을 염두에 두면, 좀 더 더딘, 통제할 수 있는 개혁 개방이야말로 1980년대 후반 소련이 선택할 수 있었던 최선이 아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거죠. 저자는 여러 차례 1980년대 소련이 가지고 있었던 정치와 저력을 염두에 둔다면 그 논리적 귀결은 고르바초프식의 충격 요법이 아니라, 중국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무능한 리더 고르바초프에게 더욱더 눈을 흘겨 뜨는 거겠죠. 결론 부분에 보면,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고르바초프가 자신의 멘토를 ("모든 것을 파괴하는" 데에 재주가 있었던) 레닌이 아니라, 러시아의 성공한 개혁가를 따랐더라도 다르지 않았을까, 이런 안타까움이요.
1991년 이후 여러 해 동안 수천만 명이 심지어 기초 식품을 식탁에 올리는 데에도 애를 먹었다. 1980년대에 러시아 인구의 대략 30퍼센트는 빈곤층이었다. 1990년대에 들어서자 70~80퍼센트가 거기에 속했다. 소련에는 사회 안전망이 있었고 인위적으로 낮게 책정된 가격으로 기초 식품 품목들을 구할 수 있었다. 새로운 러시아에서는 사회보장과 복지 제도 들이 많이 파괴되었다. 과거의 안전망은 사라졌다. 그리고 대다수의 지역과 도시에서 범죄와 마피아 같은 것이 판을 쳤다. 러시아인의 기대 수명은 1990년 69세에서 1994년 64.5세로 떨어졌다. 남성의 경우는 64세에서 58세로 급락했다. 1990년대 말에 이르자 러시아의 아동 인구는 1990년보다 370만 명 감소했다. 노동 연령 남성 가운데 340만 명이 조기 사망했다. 많은 젊은 여성이 아이를 낳아 기를 여력이 없었다. 이것은 평화 시의 인구학적 파국으로, 러시아는 오늘날까지도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소련 시절에도 생활은 좋지 않았지만, 소련이 사라진 뒤 대다수의 사정은 훨씬 나빠졌다. 러시아에서 사람들은 두 번 속았다고 느꼈다. 가까운 과거에 고르바초프에게 속았고, 이제는 옐친에게 속았다는 것이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결론, 597~598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정보라 작가님께서 최근에 소설 한 권을 퍼내셨어요.『아이들의 집』(열림원). 사실 소설 자체는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 하지만, 소설의 세계관 자체는 아주 매력적이에요. 이 소설의 세계에서는 사회의 최우선 순위가 아이들을 키우는 일입니다. 부모가 있든 없든, 한 명이든 두 명이든 그곳에서 아이는 최적의 환경에서(집도 줍니다) 성장할 권리가 있습니다. 심지어, 부모가 감당하기 어려워도 상관 없어요. 일종의 공동 육아 시설인 아이들의 집이 있거든요. 또 (그 아이들의 집 출신인) 모든 시민은 한 달에 하루 그곳에서 자원 활동을 해야 하는 게 의무입니다. 어떤가요? 그런데, 정 작가님께서 '책걸상'에 출연하셔서 이 아이들의 집 설정을 소련의 공공 육아 제도에서 가져온 것이래요. 슬라브 문학을 전공하셨고 그쪽에 지인도 많으셔서 얼핏 들었고 그걸 소설에서 형상화해봤다고 합니다. 이런 안전망이 갑자기 사라졌을 때 생기는 일들도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죠.
아이들의 집2022년 부커상 최종 후보 선정을 시작으로, 2023년 한국인 최조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 2025년 필립 K. 딕상 최종 후보에까지 이름을 올리며 세계적인 작가로 자리매김한 정보라 작가. 이번에는 아이의 양육과 돌봄이라는 주제로 서늘한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을 선보인다.
정보라 작가가 YG님 보다 후배인가요? 근데 YG님 그리 말씀하시면 제가 YG님하고 취향이 같던가 다르던가 또 짱구를 굴리게 되죠. 같으면 안 보게될 것 같고, 다르면 보게될 것 같고. 근데 후자쪽 같긴한데 결정적인 건 제가 SF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거죠. ㅠ 아무래도 책걸상을 들어보고 읽지 말지를 결정해야겠네요. ㅎㅎ
@stella15 또래라고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같은 학번으로 같은 시기에 학교를 다녔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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