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4. <소련 붕괴의 순간>

D-29
@롱기누스 아버지 부시는 아들 부시와는 격이 다른 정치인이었던 것 같아요. 아들 부시야 아버지 후광으로 정계에 입문한 케이스 같고, 운 좋게 대통령까지 되어서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를 말아 먹었고; 그나저나, 아버지 부시는 저도 이 책 읽으면서 알았는데 1944년 9월 2일에 태평양 전쟁 당시 그가 조종하던 비행기가 전선에서 격추된 적이 있었더군요. 그만 살아남고 동료는 다 사망한 사건. 그 사건이 부시에게 미친 영향이 상당히 컸던 모양입니다.
(1991년 3월) 그 순간부터 백악관에서 논쟁의 초점은 소련의 해체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될 것이고 미국 지도자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맞춰졌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7장 대치, 280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1991년 3월 22일) 러시아 지도자는 소련 당국이 연간 세금의 절반인 대략 560억 루블을 가져가고, 중앙아시아의 비러시아 공화국들을 보조하는 데에 사용하여 “러시아를 강탈”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다른 공화국들을 먹여 살리는 것은 이제 그만!” 그는 외쳤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7장 대치, 285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옐친의 천박한 인식!
이거이거 어디서 많이 본 레토릭인데요… 트럼프인 줄?
(1991년 3월) 알렉산드르 야코블레프는 고르바초프가 군에 의존하지 말고 ‘민주주의에’ 기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말에 체르냐예프는 폭발했다. “민주주의는 무엇으로 이뤄져 있습니까? …… 민주주의는 정당, 기관, 법의 지배, 합법성에 대한 존중으로 조직된 사회의 한 형태요. 민주주의는 지도자들이 집권을 위해 경쟁하는 것이지, 국가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오.” 야코블레프와 체르냐예프 간의 논쟁은 국가의 강압으로부터 즉각적인 자유를 주장하는 인텔리겐치아의 요구와 국가 붕괴를 막을 필요성이라는 변함없는 러시아식 딜레마를 반영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7장 대치, 288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저는 이 대목이 고르바초프와 그 참모들이 마주했던 상황의 본질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꼬꼬마였을 때(2000년대 초반에) <녹색평론> 김종철 선생님께서 초청하셔서 독일의 생태주의자 볼프강 작스가 한국에 온 적이 있었어요. 대구에서 행사하고 나서 서울로 오는 KTX 안에서 긴 인터뷰(대화)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작스가 이런 말을 했던 게 기억이 납니다. 많은 낭만적 생태주의자는 강한 국가와 그 국가가 독점한 폭력에 거부감을 가지고, 좀 더 많은 권력이 시민에게 이양되어 직접 민주주의와 비슷한 상황이 생기는 유토피아 같은 상황을 바라죠. 하지만, 자기(볼프강 작스)는 그런 흐름에 선을 긋게 되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20세기 후반에 국가가 권위를 잃고 국가가 폭력을 독점하지 못했을 때 일어나는 일은 직접 민주주의에 기반을 둔 시민의 풀뿌리 자치가 아니라 훨씬 더 강압적이고 날 것의 작은 폭력이 횡행하는 혼돈 속에서 보통 시민의 삶 자체가 뿌리 뽑히는 모습이었다는 것이죠. 그는 어느 정도 정당한 폭력을 독점하고 강력하게 행사하는 국가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답니다. 저는 오랫동안 생태주의적 전환을 고민해온 작스의 이런 고민이 아주 인상적이었답니다.
오! 저도 최근에 어느 책에서 이런 말을 읽은 적이 있어요. 많은 이들이 국가의 통제와 간섭이 없는 세상을 꿈꾸었지만, 실제 역사를 보면 “국가가 없는 상황은 흔히 더 나쁜 결과를 초래했다”고요. 특히 약자에게 국가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평소엔 잘 느끼지 못하고 사는 것 같습니다.
앗 저도 이 문장, 그리고 둘의 논쟁이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마치 어퓨굿맨의 탐크루즈와 잭니콜슨이 대치하던 그 유명한 장면같은 느낌..
A Few Goodman. 저의 인생영화였습니다. 1993년으로 기억하는데... 지나고 보니 저의 인생경로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더라구요. 마지막 재판에서 톰 크루즈가 해군 정복을 입고 법정에 입장하는 씬에서 관객들의 작은 탄성이 들렸던 것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ㅎㅎ
아.. 딴 말이지만 그때 탐 크루즈 정말 이뻤는데;;;
그죠... 세월은 야속하기만 합니다. ㅎㅎ
@borumis 저는 <어 퓨 굿 맨>(1992)의 톰 크루즈도 대단했지만, 그래도 그의 가장 리즈 시절은 <뱀파이어와의 인터뷰>(1994)에서 서브 주연으로 나왔을 때라고 생각해요. 그때 정말 대단한 매력 발산. 와, 1962년생이니까, 이미 그때 30대였었네요. 1992년 만 서른, 1994년 만 서른둘. 한국 남배우로는 최민식, 최수종, 최민수 님 등과 동갑이네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는 정말 최고죠! 호러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무슨 영화가 이렇게 철학적인가 감탄하며 봤죠. 내친김에 책을 사 봤는데 책은 또 좀 별로더군요. 저 3최 배우와 톰 오빠와 동갑이라니 낮선대요? 특히 수종 옵하는 끼면 안 되는 거 같은데. ㅎㅎ 아, 그 시절이 그립네요. ㅠ
저는 <제리 맥과이어>에서의 톰아저씨 모습이 제일 좋았어요! (그 영화도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것 같은데 정말 그때가 리즈 시절이었나 봅니다.) 르네 젤위거도 너모 귀여웠고, 쿠바 구딩 주니어도 재밌었고 후훗
막스 베버에 따르면 국가란, 폭력·강권력을 독점으로 행사하는 정치 결사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것이 통상적이거나 국가가 의존하는 유일한 수단은 아니지만, 폭력·강권력은 국가를 국가이게 하는 유일한 원천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죠. @YG 께서 말씀하신 부분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정당한 폭력을 독점하고 강력하게 행사하는 국가의 필요성"이란 부분에 깊게 공감합니다.
네, 정말 그러네요. 예전에 어느 선생님께서, 책을 읽는다는 사람이라면 막스 베버의 <직업으로서의 정치>는 반드시 집 책장에 꽂혀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게 생각납니다. 이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보지 말고 한권 사둬야 할까 봅니다. 작은 책이기도 하니…
직업으로서의 정치나남신서 1984권. 국내 베버 연구 1인자 전성우의 번역으로 꾸준히 사랑받아온 《직업으로서의 정치》, 새로운 디자인과 편집으로 돌아왔다. ‘지배의 정당성’에 대한 논의를 비롯하여 직업 정치가의 출현, 그 형태와 자질, 그리고 그 윤리를 다룬다.
저도 (잘 모르는 분이지만) 작스님?의 의견에 찬성합니다. 폭력까지는 아니더라도 요즘 너무나 이 사정 저 사정 다 생각해서 윗사람들도 아랫사람들 눈치 보느라 이도 저도 하지 못하고,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 지지 않으려고 기를 쓰다 더 큰일이 생기고요. 그러면서 모두가 억울해지는 상황...논리적으로 설명은 못하겠고, 몸으로 느껴서 하는 말이라 정리는 잘 안 되네요.
정말 인상적인 논쟁입니다. 체르냐예프의 저 말은 두고두고 생각해봐야겠어요. (제가 ‘민주주의’나 ‘자유’, ‘국가폭력’ 등의 개념들을 그동안 참 단순하게 생각해왔다는 걸 다시한번 깨닫습니다.)
@향팔 최근에 좋은 책이 한 권 나왔더라고요. 국내 정치학자 가운데 제가 신뢰하는 분이 연세대 양재진 선생님이신데. 그분이 『정부의 원리』(마름모)를 내셨어요. 조금 훑어 봤는데, 아주 균형 잡혀 있는 알찬 책이더라고요. 이분이 먼저 내신 『복지의 원리』(한겨레출판)도 좋습니다.
정부의 원리 - 대한민국 시스템을 한눈에 꿰뚫는 정치 수업자유민주주의의 진짜 의미는 무엇인가? 과연 직접민주주의가 최고인가? 4년 중임 대통령제, 의원내각제 도입으로 우리 정치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가? 《정부의 원리》는 한국 정치의 원리와 구조를 본격적으로 분석하고, ‘가능한 개혁’의 방향을 제시하는 비판적 정치 교양서다.
복지의 원리 - 대한민국 복지를 한눈에 꿰뚫는 11가지 이야기, 개정증보판저자는 앞서 ‘종족 자살’이라 불릴 만큼 심각한 저출산을 겪었던 스웨덴이 적극적인 가족정책을 통해 출산율 반등에 성공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한국 또한 “공보육과 소득보장의 쌍두마차를 가동해” 저출산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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