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렘린에 있는 고르바초프의 거대한 집무실은 외부 세계와 고립된 섬이 되었다. 그의 책상 위에 놓인 무수한 전화기는 대부분 조용했다. 예전이라면 그에게 전화를 걸었을 사람들은 이제 투옥되었거나, 해임되거나, 옐친에게 넘어갔다. 의기소침하고 신임을 잃은 KGB 전문가들은 더 이상 분석 보고서를 보내지 않았다. 한때 고르바초프 궁정의 일부였던 기성 소비에트 인텔리겐치아는 진즉 옐친에게로 떠났다. 소련 과학아카데미와 소련 작가동맹, 예술가동맹 등 '창조적' 조합들은 투표를 통해 러시아 치하로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8월에 생긴 병이 우울증으로 이어진 라이사 고르바초프는 남편을 배신했다며 모든 사람을 탓하고 공적 생활에서 물러났다. ”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p.521,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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