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4. <소련 붕괴의 순간>

D-29
크라우추크는 부시에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받는 것보다 더 많은 자원을 제공하고 있으니, 일단 독립하면 번영하는 과학-산업 강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산업이 시베리아로부터 값싼 가스와 석유를, 중앙 재정에서는 막대한 투자를 받아왔음을 언급하는 일은 “잊었다”. 대담은 예정보다 훨씬 길게 이어졌지만, 부시는 여전히 회의적이었다. 그는 우크라이나 지도자가 “자신이 제안하는 것의 파급효과와 복잡성을 파악하지 못한 듯했다”라고 회고했다. 우크라이나 지도자가 그려 보이는 경제적 전망은 비현실적이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498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실상 그는 우크라이나의 비축 핵무기와 서방의 정치적·재정적 지원을 교환하길 바랐다. 1991년 가을, 크라우추크는 ‘우크라이나 핵’이 정치적 자산이라기보다는 거대한 골칫거리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던 것 같다. […] 과학적-기술적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가 무기를 유지하고 사용하는 기술과 역량을 획득하려면 엄청난 금액과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점은 핵무기 불량이 체르노빌은 사소한 사건으로 보이게 할 만큼 커다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우크라이나 영토상의 비축 핵무기는 향후 몇 년 동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연방 그리고 미국과의 관계에서 핵심이 되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501-502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샤흐나자로프는 동유럽 국가들이 이미 NATO 가입 의사를 타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도 그럴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국경선에서 [NATO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크림반도는 어떻게 되는가? 러시아의 국가 정체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 반도가 외국의 영토가 될 것인가? 부르불리스는 이 모든 것은 뛰어난 외교술로 풀어갈 수 있다고 대답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503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품위 있는 결별은 불가능하다. 각자 가능한 한 많이 집어 가려 한다”라며 사정을 잘 아는 아다미신은 일기에 썼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510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이혼하는 부부 얘기 같기도 하네요.
ㅍㅎㅎㅎ 찰떡같은 비유이십니다.
[…] 옐친과 부르불리스는 소련의 폐허로부터 강한 러시아 국가를 재건하길 바랐고, 이는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다른 공화국 지도자들의 불안을 부추겼다.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러시아적인 이 목표는 연방 해체의 주요 원동력 중 하나였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513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엘친과 7개 공화국 지도자는 며칠 뒤 수정된 경제연합 조약에 서명했다. 한편 러시아-우크라이나 사이의 의견차는 커졌다. 우크라이나 지도자들은 조약에 서명하기 전에 소련의 금, 다이아몬드 및 귀금속 보유고에서 자신의 몫을 요구했다. 키예프 관리들은 모스크바 기반의 합자회사들이 오데사와 크림반도의 항구를 장악하려고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리고 러시아의 산유업자들은 우크라이나 관리들이 석유를 빼돌려 해외에 시장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개혁가들은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하고 싶었는데 소련 자산을 공평하게 분배하고, 민주주의를 건설하고, 다종족적인 연합을 탄생시키는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세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기는 불기능했다고 베른스탐은 결론 내렸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경제 개혁의 논리, 소련 자산을 차지하려는 각축전, 권력과 국가 건설의 현실은 옐친 정부가 고르바초프를 제거하도록 몰아갔다. 다른 요인, 무엇보다도 경제적 독립과 걷잡을 수 없는 해체에 대한 두려움, 미국과 서방의 인정과 합법성의 필요성은 옐친이 연방을 유지하도록 강요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부르불리스는 우크라이나와 가족 관계로 연결되어 있었고 수천만 명의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 그리고 자기처럼 피가 섞인 사람들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연방을 별개의 존재로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러시아인에게 우크라이나는 잉글랜드인에게 스코틀랜드와 같았으며 더 가깝게 느낄 뿐이었다. 러시아의 관점에서 우크라이나는 합의없이 이혼 신청을 하는 격이었다. 러시아의 이러한 심적 태도는 우크라 이나 민족주의와 충돌하고 향후 몇십 년 동안 커다란 긴장과 갈등의 원천이 될 수밖에 없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가이다르는 앞으로 다른 공화국들이나 고르바초프 임시정부가 러시아 정부의 동의 없이 받은 융자는 갚 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서방 파트너들은 그 말뜻을 알아챘다.지금부터 '소련' 대신 러시아가 국제 금융 거래의 주체였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이후 1992년에, 전직 소련 지도자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독립 인정이 연방조약 에 대한 미묘한 균형을 무너트렸다고 썼다. 그는 "우크라이나 지도부의 분리주의적 입장은 엘친에게 '선물'이었다"라고 확신했다. 옐친은 러시아 여론을 적대적으로 몰아갈까 봐 연방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것을 꺼렸지만, 크라우추크의 비타협적 태도를 연방조약을 망칠 구실로 기꺼이 이용했다는 것이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12월 1일 투표는 우크라이나 독립의 가장 열성적 웅호자들조차도 깜짝 놀라게 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크림반도와 '러시아 영광의 도시'인 세바스토폴에서는 많은 주민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았지만 투표자의 각각 54퍼센트와 57퍼센트가 찬성했다. 그들 중 다수가 나중에 자신들은 속았고 국민투표가 소비에트연방의 종식으로 이어질 줄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오늘이 마지막 일정이지요? 14장까지 마쳤습니다. 그래도 주말에는 쉬는 일정이어서 숨 돌릴 틈이 있었습니다. 냉전시대의 한 축을 이루었던 공산주의 소련이 붕괴되어 가는 과정을 살짝 들여다 본 느낌입니다. 그 가운데 얼키고 설킨 여러 관계와 이야기들. 복잡다단 했네요. 덕분에 소련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구성되었었는지 각 연방 간의 이해관계, 우크라이나의 존재적 위치 등에 대해 알게 되었고 현 러시아를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열린 것 같습니다.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끝까지 잘 마무리하겠습니다
13장까지 읽었습니다. 역시 읽다보니 가속도도 붙는 것 같습니다. 12장과 13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이야기가 저의 흥미를 끌었습니다. 2022년 러-우 전쟁은 소련연방의 붕괴 때 부터 그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고 일어나는 것이 마치 기정사실 처럼 인식되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시기가 문제였을 뿐. "우크라이나의 분리는 러시아 국가에 흑해의 22개 항구 가운데 19개를 잃을 거라는 의미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합의가 불공평하다는 감각은 앞으로의 갈등에 주요한 원인이 된다."(p.) 이와 더불어 무너저가는 소련연방에 돈되는 것은 가지고 나가려는 세력들을 보면서 bank run과 비슷하다고 미국의 젊은 학자의 표현이 기억에 남습니다. 어떤 조직이든 잘 되면 거기에서 온갖 혜택을 다 누리고 있다가 침몰하는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면 뭐하나라도 건져가겠다고 몰려드는 쥐새끼들처럼 소련이 그동안 축적했던 국유재산이 마피아들과 신흥부자들의 손에 헐값에 팔려나가는 것을 보니 잠깐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13장 마지막 부분에는 조금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었어요. 우크라이나가 UN 창립 회원국이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소련연방에 속해있던 독립국이 아닌 우크라이나가 어떻게 UN 창립회원국이 될 수 있었나. 아무리 소련의 힘이 세다고 해도 나머지 안보리 4개국에서 이걸 받아줄 수 있었을까 했는데, 조금 조사해봤더니 우크라이나, 벨로루시만 그런 것도 아니었더라구요. 당시 핀리핀도 정식 독립국이 아니었지만, UN 창립국이 되었다고 하네요. 그러고 보면 UN 시작도 이름에 걸맞지 않는 회원들을 받아들여줬구나 하는 것도 배웠습니다. 나머지 부분에서는 우크라이나에 있는 핵무기가 재미있게 전개되려나 하는 기대를 가져 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7월 30일 수요일은 '결론'을 읽고서 이번 벽돌 책을 마무리합니다. 이번 모임은 며칠 여유 있게 열어두었으니 계속 마무리 소통해요.
@YG 님 8월을 순삭하셨네요 ㅎㅎㅎ 이 여름이 너무 무더워 빨리 보내버리고 싶으신가봅니다:)
@향팔 님, 얼른 수정했습니다. 이번 여름이 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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