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7월 29일 화요일에는 계속해서 15장 '청산'을 읽습니다. 예고드렸던 대로 내일 7월 30일 수요일 '결론'을 읽고서 마무리하는 일정입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4. <소련 붕괴의 순간>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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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장 '청산'의 메모한 부분을 몇 개 올려둡니다.

YG
“ 우리는……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이 국제법의 대상이자 지정학적 실체로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인정한다. (독립국가연합(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 CIS) 협정문, 1991년 12월 8일 민스크에서) ”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15장 청산, 546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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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년에 물리학을 전공한 학생이자 교수였던 (벨로루시 최고소비에트 의장) 스타니슬라프 슈슈케비치는 리 하비 오즈월드를 가르친 적이 있어서 이미 역사적 현장을 스쳐 지나갔다. 미래에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범은 1959년 에 소련으로 도망쳐서 소련 시민권을 요구했다. 오즈월드는 민스크에서 일하며 러시아인 아내 마리나와 함께 살다가, 1962년 아내와 딸을 데리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KGB는 젊은 슈슈케비치가 신중하고 믿을 만하자고 여겨서 그 방탕한 젊은 미국인에게 러시아어를 가르치는 일을 맡겼다. 슈슈케비치는 자기 학생이 미국 대통령을 죽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15장 청산, 549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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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흥미로운 역사의 마주침이죠? 리 하비 오즈월드와 그의 러시아 시절의 행적에 대해서는 제가 최근에 펴낸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북트리거)에서 소개한 스티븐 킹의 『11/22/63』(황금가지)를 읽어보면 자세하게 알 수 있답니다. :)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 - 파국의 시대를 건너는 필사적 SF 읽기

[세트] 11/22/63 1~2 세트 - 전2권스티븐 킹만의 개성넘치는 상상력과 탄탄한 필력이 돋보이는 작품. 대통령 암살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 시간여행자를 주인공으로 현대 미국인들의 가슴에 깊은 상처로 남은 존 F. 케네디 대통령 서거의 미스터리를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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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오, 흥미롭네요.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는 걸 전혀 몰랐어요.

YG
“ 많은 사람이 이중 권력의 종식을 지지했다. 그들은 정치적 의지가 굳은 과감한 행동가 옐친이 나라를 경제적 수렁에서 건져줄 것이라 기대했다. 모스크바에서 여론 조사는 국민의 84퍼센트가 CIS 협정에 찬성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대중적 불만은 몇 두 뒤에 불거졌다. 2년 뒤, 그것은 러시아에 헌정 위기를 불러오고 옐친을 권좌에서 몰아낼 뻔한 정치적 폭풍으로 발전했다. ”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15장 청산, 563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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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커는 다시 모스크바로 날아갔다. 12월 15일, 셰레메티예보공항에 착륙했을 때 베이커와 그의 국무부 팀은 착륙한 것 자체가 운이 좋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다수의 소련 공항과 공중 수송 시설은 제트 연료유가 없어서 폐쇄된 상태였다. 무국가와 무정부 상태의 회색 지대에서 소련의 원유는 공식 허가 여부와 상관없이 전부 수출용으로 돌려지고 있었다. 수십억의 오일 달러들이 해외 계좌로 빠져나가는 동안, 소련의 조종사들은 비행기를 띄울 연료가 없었고 소련 전역의 주유소는 비어 있었다. ”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15장 청산, 566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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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옐친이 모스크바를 떠나기 전에, 갈리나 스타로보이토바는 우크라이나 지도자에게 3~5년간의 유예 후에 협상을 거쳐 국경선 변경 선택지를 제의하라고 건희했다. 그녀는 크림반도를 걱정하고 있엇다.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둘루썬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분쟁에 비춰 볼 때, 크림반도 주민에게 우크라이나에 남을지 러시아로 돌아갈지를 생각하고 결정할 시간을 주는 것이 좋을 듯했다. 이 선택지는 러시아의 대중을 달래고 국제법에 따라 영토 쟁점을 해소할 가능성을 열어놓을 것이었다. 그러나 옐친은 비스쿨리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 하지만 그 회담은 여성 타이피스트와 웨이트리스를 제외하면, 전적으로 남자들의 모임이었다. “러시아 정치에서는 많은 것이 음주와 거친 언어를 동반한 온천의 한증탕에서 결정된다. 여자의 존재는 단순히 기술적인 장애였을 것이다. 그것이 나를 빼놓은 이유였다.” ”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15장 청산, 552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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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로보이토바가 협소하고 무익했다고 판단한 고르바초프의 행동을 전기 작가인 타우브먼은 비극이라고 여겼다. 1991년 8월까지 어느 시점에서든 고르바초프가 ‘민주주의’에 기대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었을까? 스타로보이토바는 소비에트라는 거대한 조직을 깨부수길 원했지만, 자유주의 성향 지식인들의 능력을 심하게 과대평가했다. 그들이 고르바초프의 손을 잡았더라도, 개혁을 실시하고 사회 질서를 유지할 만한 역량은 찬참 부족했다. 그리고 고르바초프가 러시아 자유주의자들의 전폭적 지지를 누렸다곤 해도 심각한 역풍을 맞지 않고서 정말로 당을처분하고 ‘제국’을 해체할 수 있었을까? 소련의 자유주의적 통치자와 반공 급진 정치인 간의 논쟁은 참혹하게 중단되고 말았다. 7년 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스타로보이토바는 범죄 조직이 고용한 청부 살인범 손에 암살당한다. 스타로보이토바를 추모하며 고르바초프는 말했다. “그녀는 우리가 지금도 요구하지 못하는 것을 권력 당국에 요구했다.” ”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15장 청산, 574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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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비운의 갈리나 스타로보이토바!

YG
“ 옐친은 대필 작가가 쓴 일기에서 “제국의 마지막 순간”이 왔음을 깨달았을 때 “갑작스레 어깨가 가벼워진 듯한 자유의 느낌”이 자신을 압도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자신에게 “도 다른 길”이 가능했다고도 썼다. 소련 대통령으로 출마해, 고르바초프의 자리를 차지하고, 나라를 하나로 유지하 는 것이었다. 그는 왜 이 길을 택하지 않았나? 옐친은 이 문제에 대해 수수께끼 같은 말을 던졌다. “나는 심리적으로 고르바초프의 자리를 대신할 수 없었다.” ”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15장 청산, 552~553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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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borumis 님, 저도 『순교자』(은행나무)는 읽으려고 찜해 둔 책인데, 벽돌 소설은 『4321』 같은 형식이 아니라면 함께 읽기가 힘들더라고요. 나눠서 읽기에는 소설이 너무 감질나서 그래요. :(

순교자!미국의 이란 항공기 격추 참사로 어머니를, 고된 노동으로 아버지를 잃은 젊은 시인이 ‘의미 있는 죽음’에 관한 집착 아래 펼치는 ‘순교자 프로젝트’를 그린다. 작가는 아이오와 대학 문예 창작 과정을 이끄는 이란계 미국 시인 카베 악바르로, ‘순교’라는 하나의 행위로 제국주의 미국과 무슬림을 동시에 비판하는 한편, 의미 있는 죽음, 나아가 의미 있는 삶에 대한 통찰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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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8월부터 12월 사이에 읽으려고 찜해둔 벽돌 책 가운데는 데이비드 그레이버와 데이비드 웬그로의 『모든 것의 새벽』(김영사)도 있답니다! 비주류 인류학자 데이비드 그레이버의 마지막 책으로, 비정통적 시각에서 인류의 초기사를 다시 쓴 책이랍니다.
그레이버는 유명한 『불싯 잡』(민음사)의 저자로 인류학계에서는 독특한 지위를 점하고 있는 학자입니다. 그의 연구와 저서는 항상 자의적인 사료 해석으로 상상의 날개를 펼친다는 비판과 그간 인류학자, 고고학자가 놓쳤던 대목을 과감하게 드러낸다는 상반되는 평가를 받는데요. 이 책 역시 그 두 가지 면모를 모두 살필 수 있어요. 앞에서 읽은 책들과 상호 보완이 될 듯해서 제가 골라 본 책이랍니다.
당장 8월에 읽을 생각은 아닙니다. 조금 시원해지면 읽으려고요!

모든 것의 새벽 - 다시 쓰는 인류 역사독창적 사상가이자 이 시대 최고의 인류학자 데이비드 그레이버의 유작. 지난 30여 년간의 인류학과 고고학 연구 성과를 통해 그간 각광받아온 빅히스토리 계열 역사학자, 지리학자, 경제학자, 진화심리학자, 정치학자 등의 문명사가 실제 역사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려준다.

불쉿 잡 - 왜 무의미한 일자리가 계속 유지되는가?인류학자 데이비드 그레이버는 2013년 "불쉿 직업이라는 현상에 관하여”라는 장난스럽고도 도발적인 제목의 한 온라인 매체 기고문에서 이러한 질문을 던졌다. “당신의 직업은 세상에 쓸모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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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고민하다 8월에는 이 책으로 하려고 합니다. 푸코 평전은 나중에 여러분이 관심을 보일 때 제가 다시 제안드릴게요! :) (정말 좋은 책입니다.)
8월에 함께 읽을 벽돌 책의 유력한 후보(사실상 확정)는 2023년에 국내에서 나온 (원서는 2021년) 에익 딘 윌슨의 『일인분의 안락함』(서사원)입니다. 2023년 4월에 나오고 나서 소리 소문 없이 잊혀진 책이라서 항상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에 이렇게 함께 읽기를 제안해 봅니다.
『일인분의 안락함』은 한때 에어컨 등의 냉매였던 CFC(프레온, 염화불화탄소)가 주인공입니다. 앗, 골치 아픈 과학책이야? 이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이 책은 퀸즈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는 저자가 오랫동안 취재하고 공부한 기록을 엮은 르포르타주입니다. 굳이 부제를 붙여 보자면 '프레온으로 추적해 본 냉방(쾌적함)의 역사'라고나 할까요?
프레온 같은 냉매와 에어컨이 등장하기 전, 프레온과 에어컨이 등장하고 나서, 그리고 오존층 파괴 위험 때문에 프레온이 금지되고 나서 냉방이나 쾌적함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추적하고 있습니다. 네, 이 책은 프레온과 오존층 파괴와 또렷하게 비교되는 온실 기체와 기후 위기가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냉방, 쾌적함, 안락함에 집착하는 현대 문명에 대한 비평서이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공부와 취재를 바탕으로 한 르포르타주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아서 가볍게 읽을 수 있습니다. 또 어느 해 여름보다도 더울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여름에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거리를 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8월에 함께 읽을 벽돌 책의 유력한 후보로 고민해 봤습니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산업혁명 이후 최고의 발명품, 에어컨은 어떻게 일과 노동의 구조, 인종적 지위, ‘개인의 편리함’을 만들어왔는가? 세상을 바라보는 따듯한 시선과 차갑게 빛나는 지적 감수성으로 뜨거운 찬사를 받은 환경 논픽션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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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요정
저 푸코 평전을 처음엔 푸틴 평전으로 잘못 이해 해서 '아직 안 죽었는데?! 벌써?!' 했네요. 아직도 러시아의 망령이....
푸코의 책은 '광기의 역사'인가 제일 유명한 책이었던 거 같은데, 중세시대에 누구 고문하는 첫부분만 열심히 읽고 뒷부분부터는 이해를 하지 못하여 포기했습니다. 그 책이 아니라 YG 님이 추천해 주시는 책이라면 완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8월에 선택하신 책은 요즘 같은 날씨에 딱인 책이네요!

YG
하하하! 지하의 푸코가 들으면 엄~청 기분 나빴을 것 같네요. :)

향팔
일인분의 안락함! 읽는 재미도 클 것 같고 요즘 시기에 딱 적절한 독서가 될 것 같아 기대됩니다.

연해
오, 이 책도 처음 봅니다. 제목도 좋은데,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라는 부제가 더 눈길을 끄네요. 안 그래도 이번 여름은 유난히도 더워 어딜가도 에어컨이 풀가동 중이잖아요(지하철을 탈 때마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들어갑니다). 저는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집에서는 에어컨을 잘 틀지 않는 편인데요(사실 에어컨 바람을 좀 지긋지긋해 합니다). 이 책이 제게 날개를 달아줄 것 같네요(하하하). 앞서 올려주셨던 『미셸 푸코 1926~1984』도 철학자의 평전이라 흥미로웠는데『일인분의 안락함』도 저는 좋아요. 사실 책 GPT님 추천 is 뭔들(마침 회사 전자도서관에도 이 책이 있어 더 좋다는 건 안 비밀입니다).
그리고 벽돌 책 모임 관련해서 저도 조심스럽게 한 가지만 의견을 드려보자면요. 문학 작품도 한 번 다뤄주시면 어떨까... 물론 당장은 아니고 언젠가는요. 찾아보니 제가 벽돌 책 모임에 합류하기 전에 문학 작품을 다루신 적도 있는 것 같아(이 장르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계시다는 의미?) 말씀드려보고 싶었어요.
이상 벽돌 책 모임 2학년의 소소한 발언이었습니다. 이만 총총...

롱기누스
구매들어가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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