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도 덥다던데 그래도 말이면 밤에 잠은 좀 자겠죠? 하고 싶습니다. 순삭~
대신 가을 모기의 습격이 시작되겠지만...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4. <소련 붕괴의 순간>
D-29

stella15

오도니안
몇년 전만 해도 광복절이 무더위로부터 해방되는 날이었는데 요즘은 그렇지도 않더라구요. 체감되는 기후변화 ㅜㅜ. 그래도 8월말 쯤 되면 가을 생각이 나겠지요.

stella15
@향팔 헉, 그런 말이 있었나요? 15일도 덥긴하죠.
향팔님, 작년엔 막판에 정말 더웠죠. 오래 가기도 했고. 올해는 일찍 더웠으니 일찍 꺾이지 않을까 하는데 살아봐야 알겠죠? 흐흑~

stella15
아, 털짐승! ㅎㅎ 그렇겠네요.
저는 엄니가 연로하시기도 하고, 전기값도 무섭고 해서 정오무렵에 두어 시간 틀고 저녁 해 넘어갈 무렵에 세 시간쯤 틀고 있습니다. 제 방이 서쪽으로 창문이 나 있어서 해 넘어갈 때 쩔쩔 끊죠. ㅋ
근데 정말 의욕부진입니다. 식욕부진이면 좋을텐데 이런 더위에 식욕은 안 떨어지고 의욕만 떨어지고 있어요. ㅠ 리뷰 하나 써야하는데 못 쓰고 있고, <괘씸한 철학 번역> 신청하고 싶은데 망설이고 있습니다. 넘 더워 책이 안 읽혀... 하하.

향팔
맞아요, 저희집 책 있는 방도 서향이라 저녁참에 엄청 덥더라고요. 암막커튼만이 살 길… 저도 더위 때문인지 이번달 독서가 힘들었슴다. 그런 의미에서 8월에는 <일인분의 안락함> 신청 어떠십니까 하하 몹시 시의적절한 독서인 듯 한데요.

향팔
그러고보니 작년에는 9월까지도 너무 더웠던 기억이 나네요. 추석 때 할부지 할무니 성묘 갔었는데 어찌나 힘들던지요! 올 여름은 아직도 8월 한달이 더 남았다니.. 두렵습니다.

오도니 안
벽돌책 모임의 한 가지 장점이 아마도 혼자서는 손댈 생각을 못할 책들을 읽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동안 읽은 책들 중엔 읽기에 즐거웠던 책과 그렇지 않은 책이 있지만 관점을 넓혀 준다는 점에선 후자가 오히려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책도 그랬구요.
다른 분들 의견에 공감을 표하기엔 진도 차이가 있어서 어려움이 있었고 비판적인 의견만 반복해 올린 것에 대해선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번 시즌도 감사드리고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향팔
@오도니안 님 덕분에 책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도 들을 수 있어서 독서가 더 재미있었습니다. 다음번에 또 같이 읽고 떠들어요! 제가 듣는 온라인 세미나에서 어느 선생님은 고르바초프 개인에게 별로 의미를 두지 않으시더군요. 고르바초프와 옐친 모두 나라가 망할 때 출현하는, 설거지하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하셨어요! (고르바초프 입장에선 본인을 비난하는 그 어떤 얘기보다도 더욱 기분 나쁠 것 같은 평가ㅎㅎ) 사람들이 역사를 보는 방식은 참으로 천차만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재미있고요.

오도니안
오히려 이 말에는 공감이 가네요. 굽시니스트의 한중일세계사 읽으면서 나름 애들 많이 쓰셨네 하고 느꼈던 김홍집, 어윤중 등 구한말의 조정대신들이 생각났어요.

향팔
그러네요! 망해가는 나라에서 설거지 하는 거 힘들겠지요? 아무나 하는 건 아닐 거예요. 저는 제 밥그릇이랑 고양이 밥그릇 씻는 것도 힘들던데요 하하

향팔
안타깝게도, 우리는 ‘독립’에 대해 오만가지로 다르게 이해한다.
_A.N. 야코블레프가 조지 부시에게, 1991년 11월 19일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503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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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15장 547쪽) 벨로루시와 벨라루스의 차이가 궁금하여 지피티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벨로루시’와 ‘벨라루스’의 표기 차이는 단순한 발음 문제가 아니라,
역사·정치·정체성 변화를 반영하는 의미가 있어.
⸻
1️⃣ ‘벨로루시’ 표기의 배경
• 러시아어 표기: Белоруссия(벨로루씨야)
• 뜻: “백러시아(White Russia)”
• 역사적으로 러시아인 시각에서 “러시아의 한 부분, 서쪽의 백색 러시아 땅”이라는 의미
• 소련 시절 한국은 소련식 지명을 그대로 번역했기 때문에
→ 벨로루시라고 불렀음.
• 이 표기에는 사실상 러시아 종속적 시각이 묻어 있어.
⸻
2️⃣ ‘벨라루스’ 표기의 배경
• 현지어(벨라루스어): Беларусь(벨라루스)
• 1991년 독립 이후, 국가 공식 명칭을 **벨라루스 공화국(Republic of Belarus)**으로 통일
• 러시아어식 -씨야(…сия) 어미를 버리고
• “고유 명칭(Беларусь)”을 국제적으로 쓰기 시작
• UN, ISO, 대부분의 외교문서에서도 Belarus 사용
→ 한국 외교부와 언론도 1990년대 중반부터 벨라루스로 표준화함.
⸻
3️⃣ 의미상의 차이
• 벨로루시: 소련/러시아 중심의 지명 → 종속적 뉘앙스
• 벨라루스: 독립 국가로서의 자기 정체성 강조 → 러시아와 구별
• 비슷한 사례:
• 버마(Burma) → 미얀마(Myanmar)
⸻
정리하면,
‘벨로루시’는 소련 시절 러시아식 명칭,
‘벨라루스’는 독립 이후 주권국가의 자의식을 반영한 명칭이야.

향팔
물어본 김에 그루지야와 조지아에 관해서도 물어보았습니다.
1️⃣ ‘그루지야(Грузия)’의 배경
• 러시아어식 명칭: Грузия (Gruzija)
• 소련 시절과 그 이전 제정러시아 시절부터 사용
• 한국도 소련과 외교하면서 러시아식 지명을 음차해 그루지야라고 불렀음
• 의미상 큰 문제는 없지만,
→ 러시아 중심적 시각이 반영된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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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조지아(Georgia)’의 배경
• 현지어: საქართველო (Sakartvelo, 사카르트벨로)
• 영어·국제 표준: Georgia(조지아)
• 2008년 러시아-조지아 전쟁 이후,
조지아 정부가 **“러시아식 지명(그루지야) 사용 자제”**를 요청
• 러시아와의 종속·식민 기억을 탈피하려는 외교적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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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국의 표기 변화
• 2011년 외교부·국립국어원 결정:
공식 국호 표기 → ‘조지아’로 변경
• 이유:
1. 자국 요청 존중
2. 국제사회 표준(영어 Georgia)과 일치
3. 러시아 영향 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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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적 의미 요약
• 그루지야 = 러시아식 명칭 → 소련 시절 습관
• 조지아 = 국제 표준·자국 정체성 반영 → 독립국가 의식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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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그루지야→조지아” 변화는
러시아 제국/소련 시절 지명에서 벗어나
독립국가로서 정체성과 외교적 자율성을 강화한 사례야.
개와고양이
어제 열심히 15장을 읽으면서 뭐가 다르다는 거냐 생각했는데 지피티가 잘 정리했네요. 감사합니다.

향팔
“ 비스쿨리 문서는 모스크바에서 법적 공격을 받았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구인 소련의 헌법위원회는 비스쿨리협정이 “법적 효력이 없다”라고 선언했다. 1922년 조약에 서명한 창립 공화국은 그들이 탄생시킨 연방을 해산할 권리가 없었다. 외무부 집무실에서 셰바르드나제는 항의서를 내놓으려고 했다. “내전을 원하는 건가?”라고 그는 부르불리스에게 물었다. “세 공화국은 그렇게 할 권리가 없다. 그들은 고르바초프를 축출할 수 없다. 이건 반헌법적 쿠데타다.” 부르불리스의 친구인 니콜라이 트랍킨은 반대 시위를 조직하려 했지만 헛수고였다. 찻잔 속의 태풍은 이틀간 지속되다가 그쳤다. 사람들은 고르바초프나 헌법에 관심이 없었다. ”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558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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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부르불리스는 “세계사에는 법적 정당성이 사후에, 행위가 기정사실이 된 후에 등장하는 선례들이 풍부하다. …… 나는 12월 8일이나 9일 또는 10일에 단 하나의 정부 기관이나 군 부대도” 소련의 해산에 항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볼 때마다 놀라움과 감탄을 금할 수 없다”라고 회상했다. 많은 사람이 이중 권력의 종식을 지지했다. 그들은 정치적 의지가 굳은 과감한 행동가 옐친이 나라를 경제적 수렁에서 건져줄 것이라 기대했다. 모스크바에서 여론 조사는 국민의 84퍼센트가 CIS 협정에 찬성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대중적 불만은 몇 주 뒤에 불거졌다. 2년 뒤, 그것은 러시아에 헌정 위기를 불러오고 옐친을 권좌에서 몰아낼 뻔한 정치적 폭풍으로 발전했다. ”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563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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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옐친이 떠났을 때, 야코블레프는 “승자의 행진이군”이라고 혼잣말을 던졌다. 그러고는 안쪽 방으로 가서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소파에 기대앉은 고르바초프를 발견했다. “이렇게 되는 거야, 사샤.” 야코블레프도 “불의한 일이 일어난 듯” 가슴이 먹먹했다. 거대한 변화를 함께 시작했던 두 사람은 이제 여정의 끝에 이르렀다. 고르바초프는 야코블레프에게 물을 달라고 부탁한 뒤, 혼자 있게 해달라고 했다. 나중에 이 광경을 반추하면서 야코블레프는 고르바초프가 요란하게 퇴장하기로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했다. ”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580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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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 그는 집무실에서 남은 시간 동안 연설문을 준비하며 보냈다. 이번에는 신레닌주의적 이론화는 더는 없었고, ‘사회주의적 선택’과 그것을 대변해야 하는 당은 사라지고 없었다. 새로운 유럽의 공동 건설을 비롯해 ‘신사고’에 관한 모든 국제적 야심도 소련과 함께 폐기 처분되었다. 러시아는 “유럽의 마구간으로” 데려가길 원하는 기수를 내동댕이친 멍청한 암말처럼 굴었다고 야코블레프는 회고했다. 수백만 러시아인은 다르게 생각했다.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는 약속의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고, 여기에 진짜 인플레이션과 경제 붕괴가 뒤따랐다고 말이다. 사람들은 이데올로기적 수사와 국가 대계에 대한 믿음을 잃었다. 브레즈네프의 ‘침체’조차 달성하지 못한 의도치 않은 결과였다. 1991년 12월, 진짜 레닌이 마법처럼 모스크바 시내에 나타났다고 해도 누구도 그에게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은 일용할 양식을 찾아 일상의 곤경에 허덕이고 있었다. ”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580-581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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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소련 역사의 종식에 관한 지배적 서사를 창조하는 미국의 헤게모니는 이 순간 절대적인 것 같았다. 미국 기자들은 뉘앙스 따윈 사절이었다. 당은 진즉 권력을 잃고 이제는 금지당했지만, 그들은 ‘공산주의의 종식’을 기록했다. 미국 언론의 해석에서 국가의 붕괴는 최후의 참된 신앙, 즉 자유 민주주의로 고르바초프의 개종에 대한 하나의 배경일 뿐이었다. 경제, 금융 위기와 민주파와 중앙 정부 간 대치, 옐친의 분리주의, 고르바초프의 ‘우회전’, 8월 훈타라는 잘못 이해된 그 모든 사태는 전 세계에 고르바초프의 정치적 여정에 대한 장애물이나 이정표로 제시되었다. 나머지 국제 사회도 대체로 그 각본을 따랐다. ”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582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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