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적 쇼가 이뤄진다는 사실이 고르바초프를 일순간 흥분시켰다. 그는 코펄에게 퇴임이 정치적 사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아마도 이곳에서 최초로” 권력의 평화적 이양을 실행했으며, “심지어 이 점에서도 나는 알고 보니 선구자였다”라고 말했다. 중앙 방송의 사장인 예고르 야코블레프는 고르바초프가 카메라 앞에서 사퇴서에 서명하길 원했다. 방송 중계가 시작되기 직전에 고르바초프는 사퇴서에 서명할 때 쓸 자신의 소련제 펜을 시험해봤다. 펜은 말을 듣지 않았다. CNN 회장 톰 존슨이 자신의 몽블랑 펜을 빌려줬다. 현장에 있었던 코너 오클레어리는 “다시 한번 언론의 일원이 소련을 청산할 도구를 제공했다”라고 촌평을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 ”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582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문장모음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