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4. <소련 붕괴의 순간>

D-29
하하, 저도 같은 마음일 때가 많았습니다(아, 과거형이 아니고 현재형이겠네요). 제가 품는 궁금증이, 다른 분들에게도 상식적인 수준으로 닿을지, '아니, 그걸 처음 알았다고?'로 닿을지 몰라 늘 조심스럽거든요. 그럼에도 이렇게 신나게(?) 매달 참여하고 있고요. 아직 서문을 읽기 전인데, @탱구엄마 님 말씀 덕분에 더 꼼꼼히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실 저는 세계사뿐만 아니라 국제 정세도 피부로 확 와닿지 않을 때가 있어 여전히 낯설긴 한데요. 지난 <냉전>모임에서도 혼자만 너무 모르는 것 같아 걱정이 많았다지요. 하지만 이곳에 계신 분들의 다양한 생각과 의견, 궁금증, 관련 자료 등을 함께 읽으며 조금씩 가닥(?)이 잡혔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모임지기님인 YG님이 차분히 잘 이끌어주시기도 했고요. @탱구엄마 님에게도 이번 벽돌 책 모임에서의 시간이, 차근차근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는 유익하고도 편안한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연해 님, 지금 신학기에 동아리 찾아온 새내기 꼬시는 2학년 선배 같은 느낌인 거 아시죠? 하하하!
ㅎㅎㅎ 그것도 선배 언니! ㅋㅋ
하핫, 들켰나요? 그래도 2학년으로 봐주셔서 다행입니다. 약간 제 느낌에는 1.5학년(이 무슨 해리포터의 9와 4분의 3 승강장도 아니고...) 느낌이었거든요. 저도 풋내기면서 새내기 꼬시기(헤헤). 환영합니다, 여러분. 헤치지 않아요:)
원래 1.5학년이 가장 활발한 영업맨들 아닌가요? ㅎㅎㅎ
오~여기 세계사 더몰라인 사람 있으니 연해님은 걱정 접어두시고 우리 같이 읽어요. 이렇게 읽다 보면 운명의 빨간실들이 엮이겠죠~
@연해 @꽃의요정 지금 흔적 남기시는 분들 가운데는 연해 님과 @aida 님만 읽기표대로 진도 따라오고 계세요. 연해 님 정말 아주 모범생이셨을 듯해요. :)
모범생, 흠... 모범생의 정의에 따라 다르겠지만(하하하) 뭐든 하라는대로 부지런히 열심히는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책도 인물이 많아서 어리버리하다가, 모임분들이 남겨주신 글 읽으면서 더듬더듬 따라가고 있답니다. 다들 의견을 활발히 나눠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헷).
앗, 하지만 반골 기질이 충만해서 싫어하는 건 목에 칼이 들...(어온 적은 없지만 어쨌든) 벽돌 책 모임은 제 앎의 지평을 넓혀가는 것 같아서 순수하게 좋아요. 무엇보다 재미있고 모임지기님( @YG)이 정성스러우시지요. 좋아서 하는 건 막을 수 없나 봅니다(무해한 것이어야겠지만요).
저도요. 탁월한 책선정, 정성스러운 댓글, 뛰어난 리더십 등 이럴 때 아니면 이런 벽돌책 못 읽는다는 생각에 능력도 안 되면서 일단 읽습니다. 근데 다 읽고 나면 확실히 얻어 가는 것도 많아 멈출 수 없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어제(7월 3일) 공지한 대로 오늘 7월 4일부터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합니다. '서문: 퍼즐' 천천히 읽기를 권합니다. 다음 주 바쁘신 분들은 주말에 1장 정도 먼저 읽으셔도 좋고요.
“드디어 그를 제거했군, 그 허풍쟁이를.” 모스크바에서 뉴욕으로 향하는 아에로플로트 사의 비행기가 아일랜드 섀넌에 잠시 기착했을 때 승객들이 수군거렸다. 그때가 1991년 8월 19일 아침이었다. 나(1958년생. 당시 만 33세)는 몇 분이 지나서야 동승객이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권좌에서 축출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들은 재급유를 위해 기착한 동안 CNN 뉴스를 통해 이 소식을 접했고 분명히 이 소식을 반기고 있었다. 비행기 안은 러시아 사람들로 가득했다. (…) 나는 몇 달 전부터 냉전 종식에 관해 책을 집필하던 언론인 스트로브 탤벗과 역사가 마이클 베슐로스(Michael Beschloss)를 도와 현지 보조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서문, 17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우리 가족은 소련으로 귀국하지 못했다. 우리가 탄 귀국행 비행기는 1991년 12월 31일에 모스크바 셰레메테예보 국제 공항에 착륙했지만, 그때는 러시아연방, 우크라이나, 벨로루시(벨라루스) 및 여타 공화국의 지도자들이 이미 소련을 해체한 후였다. 어둑어둑한 셰레메테예보 국제 공항은 텅 비어 있었다. 비행기에 재급유를 하고 탑승교를 작동시키는 직원이나 세관원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고, 승객들의 여권과 비자를 확인하는 사람조차 없었다. 새로운 러시아 국가는 국경선이 뻥 뚫려 있고, 세관이 없으며, 통화는 평가절하되고, 상점이 텅 비어버린 나라였다. 불변의 국가 구조가 증발해버린 듯했다. 몇 달 전 8월에 내가 떠났던 나라는 갑자기 사라졌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서문, 18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하지만 최근에 학자들은 미국의 압력이 베를린 장벽의 붕괴 및 냉전 종식과는 별 상관이 없었다고 결론 내린다. 그리고 적어도 1987년 이후로 서방 정부는 소련의 불안정화와 그 이후의 와해에 놀라고 당황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서문, 20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공산당의 이데올로기적 정당성은 오래전부터 침식되었으나, 그것이 1990~1991년에 당이 경제적, 정치적 권력의 수단을 내준 주된 이유는 아니었다. 그것은 고르바초프의 결정이며, 전례 없이 자발적으로 권력을 이양한 것이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서문, 21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소련의 경제 위기는 소련 역사의 마지막 3년간 중심적인 역할을 했지만 흔히 과소평가되었다. 공산당의 과거 범죄가 폭로되는 것과 맞물려, 경제 위기는 중앙의 권위에 대한 대중의 민심이 이반하고 동원하는 데 기여했다. 소련 경제 체계가 낭비적이고, 파산 일보 직전이며, 민중에게 재화를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했다. (…) 이 책은 더 넓은 역사적 서사 안에서 경제적, 재정적 요인에 아주 면밀하게 주의를 기울여 소련 붕괴를 살펴보는 최초의 연구서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서문, 21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저명한 냉전 역사가 오드 아르네 베스타도 이에 동의하는 것 같다. 그는 “냉전 최후의 드라마는 순전히 소련의 비극이 되었다”라며 고르바초프는 억지로 나라를 보존할 수도 있었겠지만, “차라리 연방이 사라지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라고 결론 내린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서문, 23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냉전』과 저자 오드 아르네 베스타 등장합니다. 오드 아르네 베스타는 맨 뒤(원서는 맨 앞에) '감사의 글'에도 등장해요!
안그래도 두 저자는 Cambridge History of the Cold War 편집에 함께 참여했다고 하네요. 두 저자 모두 비미국인으로서 미국에서 학술활동을 하면서 서구 작가들과 조금 차별화된 시각을 갖고 냉전을 바라보았을 것 같은데 베스타가 좀더 제3자로서 다각적인 글로벌 관점을 가졌다면 주보크는 서구에서 소홀히 다루고 과소평가되었던 소련 내부의 관점으로 냉전의 마무리를 분석한 것 같아요. 두 작가 모두 우리가 흔히 알아왔던 미디어 속의 냉전과 다른, 좀더 복잡한 역사를 파헤치기 위해 역사의 사건과 주인공들 외에 그것들이 상호작용하게 된 동기와 내면심리 전체적 분위기 등에 조명을 비추는 듯합니다.
전 어느 순간부터 인문학 서적 작가분들 이름 외우는 걸 포기했어요...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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