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4. <소련 붕괴의 순간>

D-29
@stella15 네, 저도 같은 생각했어요. :) 저렇게 말씀을 예쁘게 하시기가 쉽지 않은데. 원래 성정이 아주 곱거나, 아니면 가정 교육을 혹독하게 받으신 걸로. 하하하!
ㅎㅎ 혹독한! 설마...? ㅋㅋㅋ
하하하... 감사합니다. 후자입니다? 집에서 지독하게 혼나면서 자란 아이는 밖에서 조금 덜 혼납니다(라고 말했다).
소련 붕괴가 불가피했다는 지배적인 서사, 즉 서방과 소련 내 반공주의 집단 내부에서 생겨난 서사의 구속에서 벗어나려 한다 (…..) 소련 붕괴의 역사는 사전에 알려진 대본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간의 이상, 두려움, 열정 그리고 예기치 못한 사태가 전개되며 펼쳐진 드라마였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25,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벽에 붙은 파리' 처럼 지켜보려구요 ㅎㅎ
@aida 아, 저도 그 표현 보고 웃었는데. 이게 관용어인지 궁금하더라고요. 우리가 자주 쓰는 표현은 아니잖아요.
저도 이 표현이 참 마음에 듭니다..ㅎㅎㅎ
당시를 살 때는 무슨 일인지 모른다가 지난 뒤에 책을 읽으며 어머 그랬어? 하는 느낌이에요. 소련 붕괴도 그렇고 독일 통일도 그렇고. 이번 책이 12권째 벽돌책이네요. 고수님들 잘 부탁드려요. ㅎ
@개와고양이 와, 벌써 열두 번째 벽돌 책인가요? 소문 없이 항상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번에도 즐거운 독서 경험이면 좋겠습니다.
맞아요. 정작 당시 살아있던 사람들이 '내 그럴줄 알았어'하고 hindsight의 지혜나 편견을 갖고 있을지 몰라도 실제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감도 못 잡은 채 그냥 어영부영 따라간 것 같아요. 적어도 고르바초프 아이스크림만 맛있게 먹었던 전 그랬답니다! ㅋ
고르비 아이스크림이 이거 맞나요? 처음 들어봅니다. ㅎ 당시 서구에서는 고르비가 인기였나봐요. 아이스크림에 인형에 ...
앗 아니요 제가 먹었던건 배스킨라빈스 신제품이었고 약간 엄마는외계인 비슷한데 쵸콜릿과 화이트쵸콜릿이 들어있던 맛이었어요^^ 근데 저 하드바 고르바쵸프의 포도주색 모반을 잘 살렸네요 ㅎㅎㅎ
서문 퍼즐 "드디어 그를 제거했군, 그 허풍쟁이를." 모스크바에서 뉴욕으로 향하는 아에로플로트사의 비행기가 아일랜드 섀넌에 잠시 기착했을 때 승객들이 수군거렸다. 그때가 1991년 8월 19일 아침이었다. (17쪽) 우크라이나와 기타 공화국들은 연방에서 떠나려 했다. 내 마음은 인지부조화로 혼란스러웠다. 졸지에 무너지고 있는 나라의 시민이라는 처지가 된 나는 소비에트 연방이 "공화국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연방"이라며 농담을 던지는 미국인 동료들의 흥분을 공유할 수 없었다. 다행히 당시 아내와 아들도 애머스트에서 나와 함께 머무르고 있었다. 삶은 계속되었고 9월 말에는 매사추세츠주 노샘프턴의 한 병원에서 둘째 아들도 태어났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한 가지 생각이 줄곧 나를 괴롭혔다. 우리가 돌아갈 나라는 과연 어떤 나라인가? (18쪽) 불변의 국가 구조가 증발해 버린 듯했다. 몇 달 전 8월에 내가 떠났던 나라는 갑자기 사라졌다. (18쪽) 2019년 유럽 이사회 의장 도날트 투스크는 중동부 유럽, 조지아인과 폴란드인, 우크라이나인에게 "소련 붕괴는 축복이었다"라고 말했다. 소련의 해체를 러시아 연방이 주도했음을 기억하는 사람은 서방에서 극소수에 불과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서방에서 고독한 영웅으로 여전히 남아 있었는데, 그가 불가피한 역사적 발전에 시동을 걸었다고 모두 인정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들은 소련의 위대함에 대한 향수를 느끼며 고르바초프는 서방의 나라를 팔아 버린 자지만 스탈린은 위대한 지도자였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소련이 붕괴했을 때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았다. (19쪽) 이 책에서 나는 이 원인* 가운데 어느 것도 개별적으로는 소련을 무너트릴 수 없었음을 논증하려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가닥가닥이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통치로 인해 촉발된 일종의 퍼펙트 스톰(나쁜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나면서 드물게 발생하는 최악의 상황- 옮긴이) 안에서 어떻게 합쳐졌는지 이해하기까지는 얼마간 시간이 필요하다. (20쪽) (*원인- 미국의 우월성과 냉전 시대, 고르바초프의 냉전정책, 소련 경제 내부 붕괴, 각국의 독립 움직임, 소련 엘리트층이 고르바초프의 개혁에 반대) 공산당의 이데올로기적 정당성은 오래전부터 침식되었으나 그것이 1990~1991년에 당이 경제적•정치적 권력의 수단을 내준 주된 이유는 아니었다. 그것은 고르바초프의 결정이었으며 전례 없이 자발적으로 권력을 이양한 것이었다. (21쪽) 이 책은 모스크바의 많은 러시아인이 여러 측면에서 수십 년간 자신들의 생존 양식이었던 소련 국가에서 벗어나기를 왜 그렇게나 열렬히 바랐는지에 관해 제국적인 패러다임과 거리를 둔, 더 포괄적인 시야를 제시한다. 사실상 소련 관료제 내의 태도는 반동부터 자유-민주주의까지 다양했다. 이 책은 급변하는 상황에서 핵심적인 소련 엘리트들의 변화하는 세계관을 전부 다 더 촘촘한 방식으로 탐구한다. 무엇보다도 망가지는 경제와 정치적 무질서 민족-종족적 갈등에 대한 그들의 반응에 주목한다. 하지만 역사가에게 소련의 붕괴는 조각이 딱 들어맞지 않는 퍼즐 같다. 이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이 책의 주제가 되었다. (22쪽) 고르바초프는 이 퍼즐의 정중앙에 자리 잡는다. 마지막 지도자의 성격과 리더십은 소련의 해체에 대한 이야기에서 많은 조각을 짜맞추는데 도움이 된다. 윌리엄 타우브먼은 훌륭한 고르바초프 전기를 썼는데 주인공의 잘못을 지적하긴 하지만 그의 개혁 정책을 실패로 치부하는 것은 역시 거부한다. 오히려 고르바초프가 소련에서 "민주주의를 위한 초석을 놓았다"라고 믿는다. 이 책은 악의 제국이 보존될 수 있었던 방법을 추측하는 책이 아니다. 그보다는 일어난 일에 관해 지적으로 정직해지려는 시도다. 역사는 불가피한 사건의 연속이 아니며 소련의 종말도 예외는 아니다. 다양한 우발적 상황이 넘쳐났다. 예측 불가능성과 불확실성은 인간, 국가, 세계정세의 근본적인 특징이다. 사회 운동과 이데올로기적 조류는 합리적이지 않으며 정치적 의지는 역사를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몰고 간다. 마지막으로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는 우연이 일어난다. 팬데믹 동안 이 책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나는 마지막 요점에 특히 공감했다. (24쪽)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역시 자국민들이 자국의 지도자를 평가하는 것과 남의 나라 사람들이 평가가 다르긴 한 것 같습니다. 저도 고르바초프에 대해선 아는 바가 별로 없긴 하지만 나쁘지 않은 이미지였다고 생각합니다. 윌리엄 타우브먼의 말처럼 민주주의 초석을 놓지 않을까 기대도 했었는데. 민주주의건, 공산주의건 체제를 바꾼다는 건 역시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은 지금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도 제가 다른 나라 사람이니까 가능했겠죠? 그 나라 국민이었다면 저도 어떻게 평가했을지...
실은 저는 주보크가 나중에 푸틴에 대한 평가가 어떨지 궁금합니다. ㅎㅎㅎ 오늘 kindle deal로 2.99~3.99불 정도로 Putin 관련 책들(Richard Lourie의 Putin, Philip Short의 Putin, Angela Stent의 Putin's World)을 사봤는데 과연 언제 읽을지 모르겠습니다. 안그래도 서문 마지막에서 소련 붕괴의 퍼즐은 순전히 학문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코멘트가 전 의미심장하더라구요. 1991년 새로 떠오른 러시아가 권위적 독재주의로 돌아갈 운명이었을까요? 아니면 뭔가 놓친 게 있었을까요?
https://youtu.be/X98yV3Mmp70?si=iWQeJQ6qZy9vgNNN 아제르바이잔의 국제관계와 안보에 초점을 맞춘 씽크탱크 유튜브 채널에서 가져왔습니다. 9:27에서 Putin의 성격이 러우전쟁에서 어떤 역할을 했을지 Zubok 교수에게 물어보네요. Zubok이 보기에 푸틴이 처음부터 그렇게 러시아의 역사에 대해 집착하던 국수주의자는 아니었고 2000년전까지는 그저 techonocrat의 성격이 강했는데 계속 서방과 접하고 충돌하면서 점차 현재의 태도를 갖추게 된 것 같고 이런 태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크게 작용하게 된 것 같다고 하네요.
그런 말도 있군요. 근데 러우 전쟁에 대해 전 잘 몰랐는데 단순히 곡식창고의 문제 그런게 아니었나 보더라구요. 결국 핵의 문제였더군요. 어찌된 연유인지 모르겠지만, 미국이 우크라이나에게 핵을 러시아에 넘기라고 했다고. 그럼 우리가 너희를 지켜주겠다고 했다는.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둘째고, 그 말을 듣는 순간 현타가 오더라구요. 내가 핵에 대해서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핵 공부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네, 러-우 문제는 진짜로 복잡하더만요. @stella15 님께서 짚어주신 핵 문제는 90년대에 체결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말씀하신 듯 합니다. 이제와선 서방측 말이 달라졌더라고요. 뭐 구속력이 있네 없네 하면서요. 나토의 동진 문제, 푸틴의 이념 문제에다 오래된 역사 문제도 얽혀 있고, 살펴볼수록 참 답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머리가 지끈합니다. (2022년 러-우 전쟁이 터졌을 때 저는 젤렌스키가 누군지, 돈바스가 어디 있는 동네인지도 몰랐는데 아래 책들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우크라이나, 드네프르 강의 슬픈 운명 - 우크라이나의 역사 정치 경제 사회에 대한 모든 것국내에 몇 안 되는 지러파(知露派) 기자인 저자가 분란의 현장을 직접 취재하며 파악한 우크라이나 입문서. 저자는 2004년 오렌지 혁명을 시작으로 2006년 발생한 가스 분쟁 그리고 2014년 시민 혁명을 바로 옆에서 목격하며 제삼자의 입장에서 우크라이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본다.
우크라이나 현대사 - 1914-2010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허승철 교수의 <우크라이나 현대사>. 저자는 오늘날의 우크라이나를 이해하기 위해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부 '우크라이나 개황과 20세기까지의 역사', 2부 '소련 시대의 우크라이나', 3부 '독립 국가 우크라이나'로 구성되었다. '고려대학교출판부 인문사회과학총서' 72권.
우크라이나 문제의 기원을 찾아서한때는 '소러시아'라는 이름으로, 지금은 '우크라이나'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지역의 역사는 다양한 문화와 정체성이 중첩된 모순과 역설 및 혼돈의 역사였다. '우크라이나 민족사'라는 인식의 감옥을 벗어나 '우크라이나 문제'의 역사적 진실을 민족문제의 시각에서 접근하고자 시도하는 책이다.
오 좋은 책들 추천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요즘 최진기의 러우전쟁사라는 책이 나와서 읽어볼까 했는데.. 혹시 읽어보신 분 계실까요? 우리 책의 저자처럼 워낙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사회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전쟁 한참 이전부터 그 뿌리를 찾아봐야겠어요.
최진기의 러우전쟁사 - 러우전쟁은 어떤 세계질서를 만드는가?제3자의 시각에서 러우전쟁의 원인을 살펴보고, 미국의 패권이 어떻게 무너져 가고 있으며, 새로운 세계질서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그리고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다룬다. 우리의 경제, 안보, 민주주의, 세상의 변화를 읽고 미리 준비하고자 하는 분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아, 양해각서. 그런 거 같네요. 그래서 젤렌스키가 그렇게 화가 나 있나보군요. 그 양해각서 때문에. 저는 정말 세계 정세에 대해선 쥐뿔도 아는 게 없으면서 잘도 살았구나 싶더군요. 이런 것도 러우 전쟁이 아니었다면 관심도 없었겠죠? 저는 이 책도 읽어보고 싶더군요. 저자가 핵의 문제를 널리 알리려고 일부러 글 쓰기까지 배웠다고 하더군요.
플루토피아 - 핵 재난의 지구사원자력 재난의 비교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찬핵과 반핵의 이분법을 넘어 원자력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효용(국가 안보를 위한 핵무기, 전력, 플루토피아 시민의 경우 엄청난 복지)이 특정한 사람들에게 개인화되고 비용(저선량 피폭으로 인한 질병과 고통)은 사회화되는 방식을 되돌아보게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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