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4. <소련 붕괴의 순간>

D-29
러시아는 성급한 개혁으로 손실을 봤겠지만 전세계, 특히 동유럽 국가들은 고르바초프의 급진적 조치들의 혜택을 봤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소련이 중국식의 개혁을 했다면, 그것이 가능했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지만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이었을까 의문입니다.
더 읽어봐야겠지만 저자의 관점을 이해하면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그 이유를 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이해는 도움이 되겠지만 주보크의 관점이 러시아 입장에 치우쳐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은 듭니다.
관점이 치우쳐 있더라도 또 그거대로 괜찮을 것 같아요! 모든 역사 책은 관점이 치우쳐 있고, 저자의 생각대로 쓰여져 있을 테니까요. (객관/중립을 표방했다고 말하는 책도 있지만, 그런 책일수록 실은 저자의 입장이 더욱 강한 경우가 많은 듯 합니다 하하) 우리는 주로 서방세계 주류 시각을 통해 당시 상황을 봐 왔기 쉬우니, 다른 관점이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자의 관점 자체보다도 그 관점을 객관적으로 펼쳐보이기보다 일방적 단정을 앞세우는 것이 불공정해보인다는 것이 제 불만입니다. 아직 다른 분들보다 진도가 많이 뒤져 있어서 더 읽어가면서 보겠습니다.
네, 저도 아직 1부를 다 못 읽어서 잘 모르지만 저자가 고르바초프만 까는 건 아니고 두루두루 많이 까더라고요 하하. 같이 읽으면서 얘기 나눠요.
ㅋㅋㅋ 두루두루 깐다는 게 정답.. 정말 당시 소련/러시아 상황은 총체적 난국이었죠..;;
"What does democracy consist of?... Democracy is a form of organized society: parties, institutions, the rule of law, respect for legality. Democracy means leaders who compete for a place in government, not against the state." The polemics between Yakovlev and Chernyaev reflected the perennial Russian dilemma between the intelligentsia's insistence of immediate freedom from state coercion and the need to prevent a state collapse.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203,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이상주의자 Yakovlev와 현실적인 Chernyaev의 논쟁에서 갑자기 뜬금없지만 어퓨굿맨에서 잭니콜슨이 말한 유명한 대사가 생각나네요. You can't handle the truth!! You can't handle democracy!!라고 Chernyaev가 말하는 것 같습니다.
The architect of reforms did not know how to use his powerful political instrument to implement change, yet he also never learned how to rule without the Party.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156,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7월 16일 수요일은 8장 '이양'을 읽습니다. 고르바초프가 연방의 권한을 각 공화국으로 대폭 이양하는 과정, 그리고 최종적으로 옐친이 그 과실을 따먹는 1991년 봄부터 여름까지의 상황이 전개됩니다. 고르바초는 공화국으로의 권력 이양이 현재의 갈등을 봉합할 수 있으리라고 믿었고, 또 자신이 그런 상황을 통제할 수 있으리라고 믿었지만, 사실은 옐친 같은 기회주의자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소련을 더 센 원심력을 받게 밀어 넣습니다.
어제 7월 15일 함께 읽었던 7장 '대치'에서 메모했던 대목을 공유합니다.
하지만 의지가 있으면서도 의지를 발휘하지 않는 그 사람에게 가장 처참한 패배 말고 무엇이 기다리겠는가? (루이 16세를 두고 토머스 칼라일이 한 말(1789))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7장 대치, 257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네, 고르바초프 이야기입니다. :(
토크빌의 어록들 뿐만 아니라 6장에서도 이 사태를 프랑스 대혁명과 비교한 게 많았죠.. 7장의 제목 Devolution(권력 이양)은 Revolution(혁명)에 빗댄 작가의 언어유희같기도 합니다.
아 죄송 8장의 제목이 Devolution이군요..;;
스코크로프트는 옐친을 고르바초프의 통치 스타일이 만들어낸 혼란의 산물이며, “야심에 찬 최고의 기회주의자이고, 민주주의자로서의 자격은 아무리 돠보 의심스럽다”라고 보았다. 짐 베이커도 동의했는데, 셰바르드나제가 옐친은 선동가이자 아마도 위험한 민족주의자일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7장 대치, 258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옐친을 한 번이라도 접했던 사람이라면 다 이런 사실을 알았죠. 러시아 시민만 몰랐을 뿐. 저는 이 대목에서 중요한 게 괴물 옐친도 "고르바초프의 통치 스타일이 만들어낸 혼란의 산물"이라는 지적입니다. 사실, 대개 세상은 이런 식으로 엮여 있죠.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최근 정치 상황도 마찬가지고요.
아, 7장에서 Scowcraft가 소련 및 러시아 역사를 분석하고 내린 결론이군요: Scowcraft viewed Yeltsin as a creatrue of chaos produced by Gorbachev's style of governance. Pavlov가 소련을 파괴시키려는 두 가지 움직임인 러시아 정부와 소련의 엘리트들을 분석했던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소련의 고르바초프와 리즈코프 등은 무식함과 단기적 이득 때문에 소련 경제를 망쳤고 옐친, Popov, Sobchak 등 러시아 쪽은 소련을 뒤엎고(파헤치고?) 싶었던 것이라고 분석했죠. 결국 외부의 의견도 내부의 의견도 그리고 정치적이나 경제적이나 옐친도 고르바초프도 둘 다 문제가 있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독재자와 역사학자들은 어정쩡한 무력 사용의 효과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무력을 쓰고 나서 주춤하느니 아예 안 쓰는 게 낫다는 것을 말이다. 발트 지역 사태로 소련 보수파의 사기는 땅에 떨어지고 군은 낙담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7장 대치, 263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어정쩡한 무력 사용의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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