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4. <소련 붕괴의 순간>

D-29
Tens of thousands of people outside the Russian parliament - standing in a cold drizzle-felt completely unprotected, but they stayed. They were resolved to act as a human shield to protect the parliament building in the event of an attack, to defend their democratically elected government.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민주주의, 그리고 시민들의 힘을 보여주는 이 부분도 감동이었습니다..
The conspirators had achieved something that no one could have predicted: the complete surrender of the executive branch of central government. The botched emergency rule provided Yeltsin and his democratic followers and allies with an historic opportunity to seize the levers of executive power on behalf of Gorbachev and the constitutional order. The unimaginable became inevitable. And this meant the political death of the Soviet Union.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Later, when Yeltsin no longer needed to embellish the August events for his own political goals, he called the junta members "average, ordinary Soviet people," not ruthless cynics and totalitarian despots. He even admitted that they had respect for human life and legality-and that was why they had surrendered and lost power.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정치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없어지자 인간적으로 훈타 멤버들을 바라보게 되었지만.. 결국 나중에 1993년 10월에는 또다른 태도로 돌변하는 옐친... 역시 인간이 쉽게 변하지는 않네요.. 화장실 들어갈 때랑 나갈 때 느낌 다르죠..
"Those who managed to 'save' Gorbachev first would determine the success or failure of the coup and the political-perhaps even physical - survival of the main players on the Soviet political stage.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참나.. 라이언일병구하기가 아니구 고르비 구하기의 경주.. 결국 정치적인 쇼의 배틀로 결말을 맺는군요.. 쇼하면 옐친 측이 역시 한수 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격한 감정은 진짜였다. 고르바초프는 조국과 인민에게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보편적 가치’와 자유를 주는 임무에 착수했다. 그는 인민을 해방시키고 “자신이 일하는 공장과 땅의 주인”으로 만드는 일을 계속할 것이었다. 당 조직에서 더 많은 권력을 빼앗아 ‘소비에트’와 민족 공화국, 현지의 인민평의회에 나눠줄 것이다. 고매한 서기장은 이 생각에 지나치게 사로잡혀서 세계사와 러시아 역사를 널리 살펴본 사람들에게는 명백히 보이는 역사적 교훈을 쉽게 간과했다. 고르바초프는 1861~1881년에 일어난 러시아의 대개혁에 관해 아무것도 읽지 않았던 모양이다. 차르인 알렉산드르 2세는 농노들에게 자유를 주고, 러시아인과 비러시아인을 가리지 않고 폭넓게 시민권을 부여했다. 이런 개혁 조치는 러시아를 재빨리 근대화의 궤도에 올려놓았지만, 한편으로 교육받은 청년층을 급진화시키고 대규모의 급진적 인텔리겐치아를 배출했다. 제국의 비(非)러시아계 주변부(폴란드)는 반란을 일으켰고, 혁명가들은 차르에게 전쟁을 선언하고는 1881년 대낮에 그를 시해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2장,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민주화에 거부하는 모든 독재자들에게는 훌륭한 역사적 교훈이 있네요. 김정은도 문재인 전대통령과 도보회담 시 잠시 꿈을 꿨었지도 모르지만 이젠 정신을 차린 거라고 볼 수 있겠네요.
이상주의란 것이 현실을 무시하는 무책임이 되어서는 안되겠지만 사람마다 능력과 정보와 지식에 한계가 있어서 믿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고르바초프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해서 그의 판단과 행동들에 다 경멸의 뉘앙스를 띠고 접근하는 관점이 참 별로입니다. 좀더 객관적인 서술이었다면 당시 소련이 부딪혔던 난국과 그것을 풀어보려 했던 희망에 부푼 시도들과 그 실패와 의도하지 않은 결과들이 한편의 비극적 서사시처럼 장중한 느낌을 줄 수 있었을 것 같아요. 러시아 뿐 아니라 전세계 관점에선 고르바초프의 업적이 없었다고 할 수 없을 거구요.
이제 2장을 읽은 참이라서. 늦게 끼어들어 진도도 못 맞추고 저 혼자 엉뚱한 얘기해서 죄송합니다. ^^
제 경우 1부를 읽을 때 책에 적응(?)하기 급급해 별 생각 없이 넘어갔던 부분들도 @오도니안 님 덕분에 다시 읽고 처음엔 못했던 생각을 해볼 수 있어서 독서가 더욱 풍부해집니다. 말씀하신 고르바초프의 열정과 노력들이 행간에서 많이 읽힌다는 것 자체가, 저자가 고르바초프에 대해서 경멸하는 태도만을 갖고있는 게 아님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도 싶습니다:) 제 이야기를 해보자면 저는 책에서 역사적 인물에 대해 비꼬고 인신공격적 서술을 한들 어떠랴 하는 생각이라 그런 건 괜찮았습니다(아무래도 그가 최고권력자였다 보니 책임이 크니까요.) 저자가 너무 단정적으로 말하는 스타일? 그것도 저같은 사람에겐 책의 관점을 헷갈리지 않게 해줘서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국가폭력이나 강경조치를 둘러싼 문제에서 처음엔 이 책에 쪼금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책을 읽어갈수록 ‘아 이게 내 생각처럼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여러 빌런들(국가를 파괴하려는 옐친파, 고르바초프를 지원해주지 않는 미국)의 역할이 도드라지면서 저자가 문제를 다각도로 보고 있음을 알게 되고… 그러다보니 저자의 관점에 점점 동의하게 되네요. (제가 워낙 귀가 얇기도 하지만요 하하)
혼자 얘기하지 않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2장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저자의 관점, 그러니까 민주화를 추구하다 보니 억눌려 왔던 사람들의 사람들의 급진화를 막을 수 없게 되고 통제력을 잃은 마법사의 제자 같이 되었다 하는 건 그런가보다 할 수 있는데, 고매한 서기장이 역사를 읽어보지도 않은 모양이다 하는 식으로 비꼬는 표현이 걸립니다. 이런 식의 표현들이 곳곳에 보이거든요. 제가 고르바초프에게 원래 호감이 있다 보니까 그런 부분 볼 때마다 반감이 생기면서, 주보크 당신께서 소련 지도자였으면 훨씬 잘하셨을텐데 아쉽네요 하는 심정이 듭니다. 빨리 따라잡고 싶은데 진도가 금방 금방 안 나가네요. TT
네, 저도 고르바초프에 대해 연민 같은 게 있어서 그 마음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번 독서로 제 환상을 깨고 현실을 보는구나 생각하니 나쁘지 않아요. 1부는 저도 읽기 힘들고 진도가 잘 안 나갔어요. 근데 2부는 엄청 잘 읽힙니다. 얼렁 2부 들오셔서 같이 얘기 나누면 더 재밌을 것 같아요. (기대)
아, 그리고 @오도니안 님! 빨랑 읽으세요, 2부가 찐이에요. (한편으론 너무 안타까운 이야기라 마음이 무겁지만요…)
저는 정말 주보크처럼 단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코드에 안 맞나봅니다. 행동을 쓴 섀폴스키는 엄청난 팩트와 논리를 동원하면서도 항상 성급하게 단정하지 않도록, 그것들이 의미하는 것의 한계를 다시 생각해보도록 권했잖아요. 저는 그런 저자들이 좋아요.
그리고 구시렁거리는 김에 계속하자면 수십년 억압되었던 러시아 국민들에게 자유와 민주주의를 주려고 했던 열정이 고매하다고 경멸당해야 하는 건가요? 이상만 앞세우고 현실을 무시했다면 모르겠지만 고르바초프가 혼자 이상하게 행동한 것도 아니고 상당수 동료와 보좌진들과 논의하고 협력하고 고민하고 의심하면서 진행했다는 것이 행간에 많이 읽힙니다. 그러고 보면 3대동안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김씨가문이 대단한 거 같습니다.
저도 저자가 냉정해야 하는데 너무 신랄하기만 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더군요. 냉정과 신랄은 같은 게 아닌데, 그나마 그 신랄이 어느 한쪽으로만 기울지 않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맞나?) 그런 느낌이 들어요. 저는 요즘 <서울 리뷰 오브 북스> 2025 여름호를 읽고 있는데, 옥창준 교수가 '김용구 연구 회고록'이란 책을 리뷰한 쳅터가 나오죠. 뭐 다 소개할 수는 없고, 김용구는 국제정치학자로 올해 타계하셨더군요. 모든 학문이 다 그렇겠습니다만 국제 정치학도 어렵긴 굉장히 어려운가 봅니다. 격변하는 국제 정세의 흐름을 우리만의 시각으로 조망하기는 또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더구나 우리나라는 대원군의 쇄국 정책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닫혀 있었던만큼 국제 정치학이란 학문이 정착한 세월이 다른 학문에 비해 길지 않겠더군요. 그런데 흥미로운 건, 이 김용구 교수가 소련의 역사를 주목했다는 겁니다. 지금까지는 소련을 미국의 관점에서 지켜보고 있는 게 다였는데 이 분의 연구로 소련을 우리의 관점으로 볼 수 있는 시야에 눈을 뜨게 됐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분명 김용구 교수도 고르비를 연구했을 거라고 보는데 어떤 평가를 했을지 궁금하긴 합니다. 또한 옥창준 교수는 자신이 사는 시대 연구자들은 과연 회고록을 쓸 수 있겠냐고 반문하기도 하죠. 한마디로 시대를 꿰뚫는 거대한 질문에 대한 탐구 보다는 각자의 관심사에만 집중한다고 꼬집습니다. 동시에 회고록만큼 자신의 자의식을 강하게 투영한 장르도 없다는 걸 일깨우고 있습니다. 제가 과연 고르바쵸프를 공부할 날이 올지 모르겠는데 주보크가 이렇게 신랄하니까 그의 자서전을 좀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기도 하더군요. 마침 우리나라에 고르비의 자서전이 나와있더라구요. 정말로 그가 비판을 받아야할 존재라면 처녀가 애를 낳아도 할 말은 있다는데 비록 넉두리라도 들어는 봐야하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도 들더군요. 참 한 인물을 어떤 시각으로 보고 판단해야할지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선택 - 미하일 고르바초프 최후의 자서전고르바초프 최후의 자서전. 뼈속까지 사회주의자였던 고르바초프의 어떤 철학과 삶이 그로 하여금 대변혁의 결단을 하게 만들었을까? 지금도 많은 이들이 개혁과 개방의 길을 선택한 고르바초프의 내면의 결단에 관심과 의문을 갖고 있다.
김용구 연구회고록 - 한국 국제정치학 발전을 위한 60년의 사색
관심을 많이 갖지는 않았던 분야 역사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흥미가 많이 생기기는 해요. 소련이라고 하는 국가의 역사는 가장 거대한 규모의 이념 실험의 역사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의 러시아 상황도 막연하게 푸틴 싫어 하는 수준인데 페레스트로이카의 혼란기에서 지금의 안정기까지 오게 된 역사를 비롯해서 진짜 제가 러시아에 대해 아는 것이 없구나 싶기도 해요.
셰바르드나제는 친구인 제임스 베이커에게 다급한 호소문을 보냈는데, 자금 원조와 소련의 양보를 연결시키려는 미국의 고집이 강경파를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미국은 고르바초프에게 재정 지원을 제공해야 하며, 그러지 않으면 “결국 당신들은 끔찍한 독재자를 상대하게 될 것이며, 지금 고르바초프가 요구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국방비로 지출할 것”이라고 셰바르드나제는 경고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341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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