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4. <소련 붕괴의 순간>

D-29
우리나라도 이런 식으로 개혁하면 금고 속에 숨겨져 있는, 엄청난 액수의 5만 원 권이 세상에 등장할까요? :)
애들 방 청소하다가 가끔 지들도 까먹고 어딘가 처박혀있던 세뱃돈 뭉치를 찾곤 합니다. 마치 꽁돈 생긴 것처럼 좋아하더라구요;;
하하, 그러고보니 바로 얼마 전에 전 장관댁에서 거액의 현금 다발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생각나네요.
(1991년 3월 2일 고르바초프의 예순 번째 생일) 축하 메시지에는 에이브러햄 링컨의 인용문도 있었다. “만일 결과가 내가 옳았음을 보여준다면, 나에 대한 나쁜 말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결과가 내가 틀렸음을 가리킨다면, 열 명의 천사가 내가 옳았다고 단언하더라도 의미가 없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7장 대치, 274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부시는 미국을 해치는 고르바초프의 평화 중재 시도에 대단히 짜증이 났지만, 사담은 미국과 소련 사이를 틀어지게 하려는 것뿐이라고 참을성 있게 반박했다. (…) BBC는 “(1991년 걸프) 전쟁 당시 얼마나 많은 민간인이 죽었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전쟁의 직접적 결과로 민간인 사망자 추정치는 10~20만 명이다”라고 보도했다. 리투아니아에서 사망한 민간인 14명과는 대조적으로, 서방은 이 거대한 사망자 수치를 대체로 무시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7장 대치, 278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14명은 비극이지만, 10~20만 명은 통계 숫자!
1명을 죽이면 살인자, 100만명을 죽이면 영웅이라고 말했던 사람이 생각나네요.
걸프전의 민간인 사상 숫자도 인상적이지만.. 나중에 고르바초프가 걸프전에 쓸 돈은 그렇게 많으면서 소련을 도울 돈은 그렇게 없냐고 소심하게 대드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고르바초프는 애초에 부시를 도와서 걸프전을 시작하고 싶지도 않았지만 부시에게는 큰 업적이자 승리였지만 고르바초프는 이용당하기만 한 거죠..ㅜㅜ
고르바초프가 순진한 건지, 부시가 약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치인으로서 고르바초프는 빵점 부시는 백점
@롱기누스 아버지 부시는 아들 부시와는 격이 다른 정치인이었던 것 같아요. 아들 부시야 아버지 후광으로 정계에 입문한 케이스 같고, 운 좋게 대통령까지 되어서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를 말아 먹었고; 그나저나, 아버지 부시는 저도 이 책 읽으면서 알았는데 1944년 9월 2일에 태평양 전쟁 당시 그가 조종하던 비행기가 전선에서 격추된 적이 있었더군요. 그만 살아남고 동료는 다 사망한 사건. 그 사건이 부시에게 미친 영향이 상당히 컸던 모양입니다.
(1991년 3월) 그 순간부터 백악관에서 논쟁의 초점은 소련의 해체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될 것이고 미국 지도자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맞춰졌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7장 대치, 280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1991년 3월 22일) 러시아 지도자는 소련 당국이 연간 세금의 절반인 대략 560억 루블을 가져가고, 중앙아시아의 비러시아 공화국들을 보조하는 데에 사용하여 “러시아를 강탈”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다른 공화국들을 먹여 살리는 것은 이제 그만!” 그는 외쳤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7장 대치, 285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옐친의 천박한 인식!
이거이거 어디서 많이 본 레토릭인데요… 트럼프인 줄?
(1991년 3월) 알렉산드르 야코블레프는 고르바초프가 군에 의존하지 말고 ‘민주주의에’ 기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말에 체르냐예프는 폭발했다. “민주주의는 무엇으로 이뤄져 있습니까? …… 민주주의는 정당, 기관, 법의 지배, 합법성에 대한 존중으로 조직된 사회의 한 형태요. 민주주의는 지도자들이 집권을 위해 경쟁하는 것이지, 국가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오.” 야코블레프와 체르냐예프 간의 논쟁은 국가의 강압으로부터 즉각적인 자유를 주장하는 인텔리겐치아의 요구와 국가 붕괴를 막을 필요성이라는 변함없는 러시아식 딜레마를 반영했다.
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7장 대치, 288쪽,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저는 이 대목이 고르바초프와 그 참모들이 마주했던 상황의 본질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꼬꼬마였을 때(2000년대 초반에) <녹색평론> 김종철 선생님께서 초청하셔서 독일의 생태주의자 볼프강 작스가 한국에 온 적이 있었어요. 대구에서 행사하고 나서 서울로 오는 KTX 안에서 긴 인터뷰(대화)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작스가 이런 말을 했던 게 기억이 납니다. 많은 낭만적 생태주의자는 강한 국가와 그 국가가 독점한 폭력에 거부감을 가지고, 좀 더 많은 권력이 시민에게 이양되어 직접 민주주의와 비슷한 상황이 생기는 유토피아 같은 상황을 바라죠. 하지만, 자기(볼프강 작스)는 그런 흐름에 선을 긋게 되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20세기 후반에 국가가 권위를 잃고 국가가 폭력을 독점하지 못했을 때 일어나는 일은 직접 민주주의에 기반을 둔 시민의 풀뿌리 자치가 아니라 훨씬 더 강압적이고 날 것의 작은 폭력이 횡행하는 혼돈 속에서 보통 시민의 삶 자체가 뿌리 뽑히는 모습이었다는 것이죠. 그는 어느 정도 정당한 폭력을 독점하고 강력하게 행사하는 국가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답니다. 저는 오랫동안 생태주의적 전환을 고민해온 작스의 이런 고민이 아주 인상적이었답니다.
오! 저도 최근에 어느 책에서 이런 말을 읽은 적이 있어요. 많은 이들이 국가의 통제와 간섭이 없는 세상을 꿈꾸었지만, 실제 역사를 보면 “국가가 없는 상황은 흔히 더 나쁜 결과를 초래했다”고요. 특히 약자에게 국가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평소엔 잘 느끼지 못하고 사는 것 같습니다.
앗 저도 이 문장, 그리고 둘의 논쟁이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마치 어퓨굿맨의 탐크루즈와 잭니콜슨이 대치하던 그 유명한 장면같은 느낌..
A Few Goodman. 저의 인생영화였습니다. 1993년으로 기억하는데... 지나고 보니 저의 인생경로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더라구요. 마지막 재판에서 톰 크루즈가 해군 정복을 입고 법정에 입장하는 씬에서 관객들의 작은 탄성이 들렸던 것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ㅎㅎ
아.. 딴 말이지만 그때 탐 크루즈 정말 이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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