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북 클럽> 두 번째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여름호(18호) 혼돈 그리고 그 너머

D-29
책 잘 받았습니다. 오늘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요즘 날씨가 무척 덥군요. 아니나 다를까, 어제 서울의 기온은 37.8도. 구한말 이후 가장 더운 날이라고 하더군요. 파주, 광명은 40도가 넘어가고요. 이제는 점점 날씨가 '덥다'는 느낌적인 영역을 벗어나 '탄다'는 물리적인 영역에 가까워지는 것 같습니다. 지난 서리북 16호에는 이런 우려를 담아 제프 구델의 『폭염 살인』에 대한 서평을 실었는데요. 초대 국립기상과학원장이셨던 조천호 선생님께서 글을 써주셨습니다. 관심 있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 『폭염 살인』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40151923 ▶ 《서울리뷰오브북스 16호》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4317208 부디 다들 이 뙤약볕에 몸 상하지 않길 바랍니다. 자, 서론이 길었습니다. 오늘 더위 때문에 고생을 좀 했더니, 날씨에 대해 할 말이 많아지네요. 여하튼, 저는 지금 특집 리뷰의 첫 번째 글인 「우리는 지금 얼마나 안전한가」를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있답니다. 편집하면서 몇 번이고 읽었던 글이지만, 지금 읽으니 감회가 새롭네요. 특히 지난 탄핵 국면을 묘사한 첫 부분이 그랬습니다. 광장을 꽉꽉 메웠던 사람들과 그만큼의 긴장감으로 가득했던 풍경이, 옛 기억처럼 불현듯 떠올랐거든요. 윤 전 대통령이 탄핵당한 지 아직 백 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너무 쉽게 잊어버린 게 아닌가 반성하는 한편, 그만큼 우리 일상이 회복된 덕분일 수도 있겠다는 나름의 변명(?)도 해보았습니다. 물론 이제 내란 특검이 시작되었고, 구속영장이 유출되는 일이 벌어지는 등 긴장감을 놓아서는 안 되겠지요. 음.. 다시 반성해야겠군요. 어쨌든 저는 그때의 풍경과 감정을 되새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글이 좋게 느껴집니다. 뒤에 소개하는 내전을 일으키는 다섯 가지 조건에 대한 분석도 적절하다고 생각해요. 민주주의 후퇴로 인한 제도적 취약성, 파벌주의의 심화, 지위 격하 집단의 분노, 희망의 상실, 소셜 미디어의 급진화 말이죠. 이 요소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한국 사회가 언제든 내전의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는 긴장감을 느끼게 돼요. 동시에 한국 사회가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될 갈등 상황에서 또다시 분열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듭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관련된 글을 퍼오는 것도 너무 좋습니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야생동물들도 거처를 옮기고 있다, 이 말인즉슨 인간과 닿을 일 없던 전염병 매개체들이 인간의 서식지와 가까워진다는 말이다.' 더워 더워 더워.. 늘어져 있다가.. 내가 지구에 무슨 일을 저질렀나 갑자기 반성하게 되네요.. 덥지만.. 건강히 버텨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도 자연도..
이번 <서리뷰> 북클럽에 꼭 참여하고 싶었던 이유는 이번호에 실린 책들 중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국가는 어떻게 무너지는가』, 『냉전』, 『라이프 이즈 하드』, 『지능의 기원』,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이 모두 제 온라인 서점 장바구니에 담겨 있었기 때문이에요. 책을 구입하기 전에 단상 위주의 독후감, 출판사 책제공에 따른 리뷰제출 등이 아니라 제대로된 서평을 읽어 보고 싶었는데, 갈증이 해소되었습니다!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와 『라이프 이즈 하드』 등 몇 권은 결재 직전이에요 :) 첫 번째 글 <우리는 지금 얼마나 안전한가> 최현진 이번호 서리뷰 ‘특집 리뷰 : 혼돈 그리고 그 너머’ 첫 번째 글 바버라 F. 월터의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에 대한 서평을 읽으면서 먼저 ‘아노크라시’라는 언어를 배웠습니다. 제가 언어라고 표현한 이유는 아노크라시라는 기표가 가진 뜻을 모르고 있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상당수는 알고 있지 않을까요. 바버라 월터가 내세우는 핵심 개념인 아노크라시(완전한 민주주의도, 완전한 독재도 아닌 중간 상태)가 우리 사회의 현재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어요. 그러나 내전을 국제 뉴스로만 보고 듣고 있지 실제 삶에서 겪어본 적 없는 저는 아노크라시와 내전을 연결하는 사고는 아직 가지고 있지 않어요. 내전은 민주화 과정이 정체되거나 역행하는 중간단계에서 더 자주 발생하는데, 현재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 수준이 1993년 이후 처음 ‘자유 민주주의’에서 ‘선거 민주주의’로 강등되었다는 것을 읽으면서 문득 ‘어쩌면 나도 곧 내전을 피부로 겪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서평을 읽으면서 책의 내용에 해당하는 우리 사회의 사례들을 옆에 써두었어요. 이를테면 ‘지위 격하’(p19)를 설명하는 문단 옆에는 ‘이대남’을, 같은 페이지 마지막 단락에 있는 ‘희망의 상실’ 옆에는 ‘헬조선’을 적어두었습니다. ‘종족 사업가’라는 표현도 인상 깊습니다. 우리가 종족 사업가에 휘둘려 선동과 동원의 장에서 이용당하는 처지라는 것을 자각하지 못한 채 온라인 공간에서 지치지도 않고 ‘댓글’달기로 키보드 배틀을 벌이는 우리의 모습이 겹쳐지기도 했어요.
내전은 정치 체제가 안정되어 있을 때보다 민주화 과정이 정체되거나 역행하는 중간 단계에서 더 자주 발생한다. p17
서울리뷰오브북스 18호 최현진 외 지음,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엮음
'역행' 멈출 수 있어서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는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으며, 정치는 갈등을 조정하는 공간이 아니라 갈등을 재생산하는 무대로 인식된다.
서울리뷰오브북스 18호 p.23, 최현진 외 지음,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엮음
이 문장에 공감이 참 많이 되더라구요. 제 심리를 명료하게 딱 정리해준 것 같아요!
@개구리0302 진짜 공감해요. 전 우리나라가 이렇게 망가진 것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정치에 있다고 생각거든요. 정치, 정치인에 대한 신뢰가 바닥이기에 올바른 정치적 행위에 대해서도 믿지 못하고, 무엇보다 정부나 국회가 하는 모든 일의 저의를 의심하게 되는 것 같아요. 부디 이번 정권부터는 불신의 정치가 믿음의 정치로 회복되길 바랄 뿐입니다.
@서리북editor 책 앞부분에 인용된 문구처럼 정치가 시민의 삶에 긍정적으로 작동한다는 민음이 복원될 수 있길 바랍니다!
사람들이 얼마나 믿음을 잃었는지 가장 신뢰도 있는 국가기관에 우체국이 1등이였다는 기사 글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하하. 요즘 세상은 자꾸 편가르기를 시키는 것 같아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세상이면 좋겠어요. 너무 유토피아를 바라는 걸까요?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두 번째 특집 리뷰인 「무너질 것 같은 국가 앞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를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부의 펌프'로 인한 '엘리트 과잉 생산'과 '대중의 궁핍화'가 국가 위기를 만들어 낸다는 주장이 퍽 흥미로운데요. 특히, 엘리트 과잉생산을 의자 게임으로 비유하는 부분이 재미있었어요. 사회 전 분야에 고루 퍼져야 할 인재가 특정 직업이나 일자리에만 과도하게 몰리게 되면 필연적으로 수많은 낙오자가 발생하게 되고, 이에 대한 부담을 당사자 뿐만 아니라 게임에 참여하지 않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지게 된다는 것이죠. 이 밖에도 흥미로운 지점이 많았는데요. 1980년 이후 미국의 백만장자의 수가 급증했다는 점, 그에 따라 미국 내 정치 자금의 양도 함께 급증했다는 점, 엘리트 과잉 생산과 대중의 궁핍화가 100년 주기로 발생했다는 점 등이 그랬습니다. 흥미로운 지점이 많은 만큼 의문점도 많았어요. 특히, 이 모든 현상을 발생시키는 '부의 펌프'가 대체 무어냐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서평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는데요. 아무래도 '부의 펌프'라는 개념이 경제의 영역을 넘어서는 범국가적인 것이기에 서평이라는 한정된 지면에서는 제대로 다루기 어렵지 않았을까, 라고 짐작해 봅니다. 여러분은 '부의 펌프'라는 개념과 마주했을 때 어떤 것이 떠오르셨나요? 저는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가 떠올랐습니다. 단순히 금융 자본주의 속에서 떼돈을 벌기 때문이 아니라, 주인공의 돈에 대한 광기와 집착이 꼭 '부의 펌프'의 단면을 보여 준다고 생각해요. 아하, 더 끄적이고 싶은데, 밤이 늦었군요. 부디 다들 시원한 밤을 보내시길...!
이 글을 쓰신 최정규 교수님이 게임이론으로 저명하신 분이라서 그런지, 저도 의자 게임 부분을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간단한 게임으로 엘리트 과잉생산의 개념을 재미있고 또 현실처럼 생생하게 이해 할 수 있었어서 교수님의 표현력에 감탄했습니다...👍
저는 부의 펌프라는 말을 들으니 요즘엔 서로가 서로의 부의 펌프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같이 부자 돼요." 하며 서로를 격려하는 것이 마치 아름다운 문화처럼 인식되는 듯합니다. 그리고 자기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뒤에 인용한 '9.9퍼센트' 안으로 들어가려는 눈물겨운 노력을 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기도 하고요. 결국은 평등과 민주주의의 문제라는 결론에서 저도 조금은 희망을 가져보고 싶네요.
https://naver.me/5bVkOeec 부의 대물림을 마중물 삼아 자본력으로 길러진 더 많은 엘리트들이 생산되고 이들이 더 큰 부를 형성하고.. 반대급부로 빈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지요.. 그러다 엘리트들 조차 과잉 생산되며 파이를 두고 경쟁하게 되는 사회.. 게다가 AI까지 인간의 경제활동 영역을 파고들고 있으니 경제력의 경쟁력을 상실당하는 대중의 궁핍 상황은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 조차 찾기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국가적 사회부조 시스템이 굳건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며, 그런 사회부조 시스템을 흔들려고 하는 사람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사 잘 읽었습니다. 한국 사회가 서평 속 의자 게임에 열렬히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이 아프네요. 그런데 여기엔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에서는 서평 속 의자 게임이 점점 변형되고 있다는 겁니다. 의자에 앉지 못한 엘리트 지망생들이 다음 게임을 기다리지 않고, 기꺼이 다른 곳에서 열리는 게임에 참여해 버리는 거죠. 즉, 인재유출입니다. 예전부터 인재유출은 줄곧 있었지만, 전 정부의 R&D 예산 삭감이 여기에 기름을 부었죠. 특히, 박사후과정 중인 연구자들이 많이 빠져나갔다고 해요. 그들이 어떤 야망이 있어서 그랬다기 보다는 연구를 지속하고, 생계를 꾸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한국에서의 처우가 좋아진다고 해서 빠져나간 연구자들이 곧바로 돌아오지는 않을거라고 해요. 참 안타깝습니다.
인재유출과 AI 분야에 대해 관심이 있으시다면, 아래의 영상을 한 번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한빛미디어 박태웅 의장이 대한민국 AI의 미래에 대해 말하는 영상이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lLHlJEnnSs&ab_channel=%EC%95%84%EB%A7%8C%EB%B3%B4%21%EC%95%84%EB%8A%94%EB%A7%8C%ED%81%BC%EB%B3%B4%EC%9D%B8%EB%8B%A4
저라도 탈출로가 있었다면 탈출했었을 것 같습니다.. 그들도.. 의자게임 근처에 조차 발을 디뎌볼수 없는 이들도.. 모두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두 번째 글 <무너질 것 같은 국가 앞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 두 개의 키워드로 살펴본 복잡한 세상 이야기 > 최정규 피터 터친, 『국가는 어떻게 무너지는가』 - 엘리트, 반엘리트, 정치적 해체의 경로 서구 백인 남성 학자들은 복잡한 사회 현실을 분석하여 그 작동원리를 어떠한 이론으로 주장하길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피터 터친은 ’클리오다이내믹스’라는 분석모델을 만들었네요. 사회 통합과 해체는 엘리트 과잉생산과 대중의 궁핍화라는 두 힘이 이끌며, 모든 사회에서 100년을 주기로 계속 반복되는 패턴이라는 그의 주장에서 인상 깊었던 ‘100년’이라는 주기를 특정하고 있는 지점입니다. 문득 한국 사회는 현재 100년의 사이클 중 어디까지 왔을까…궁금해졌습니다.
오 이 글을 보니 저도 궁금해지네요. 우리는 100년 사이클 중 어디쯤에 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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