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북 클럽> 두 번째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여름호(18호) 혼돈 그리고 그 너머

D-29
오늘날 내전을 급속히 확산시키는 새로운 동인은 바로 소셜 미디어(SNS)이다. 지금은 유권자들 스스로 독재를 탄생시킨다. p20
서울리뷰오브북스 18호 최현진 외 지음,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엮음
서리북editor님의 대화: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두 번째 특집 리뷰인 「무너질 것 같은 국가 앞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를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부의 펌프'로 인한 '엘리트 과잉 생산'과 '대중의 궁핍화'가 국가 위기를 만들어 낸다는 주장이 퍽 흥미로운데요. 특히, 엘리트 과잉생산을 의자 게임으로 비유하는 부분이 재미있었어요. 사회 전 분야에 고루 퍼져야 할 인재가 특정 직업이나 일자리에만 과도하게 몰리게 되면 필연적으로 수많은 낙오자가 발생하게 되고, 이에 대한 부담을 당사자 뿐만 아니라 게임에 참여하지 않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지게 된다는 것이죠. 이 밖에도 흥미로운 지점이 많았는데요. 1980년 이후 미국의 백만장자의 수가 급증했다는 점, 그에 따라 미국 내 정치 자금의 양도 함께 급증했다는 점, 엘리트 과잉 생산과 대중의 궁핍화가 100년 주기로 발생했다는 점 등이 그랬습니다. 흥미로운 지점이 많은 만큼 의문점도 많았어요. 특히, 이 모든 현상을 발생시키는 '부의 펌프'가 대체 무어냐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서평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는데요. 아무래도 '부의 펌프'라는 개념이 경제의 영역을 넘어서는 범국가적인 것이기에 서평이라는 한정된 지면에서는 제대로 다루기 어렵지 않았을까, 라고 짐작해 봅니다. 여러분은 '부의 펌프'라는 개념과 마주했을 때 어떤 것이 떠오르셨나요? 저는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가 떠올랐습니다. 단순히 금융 자본주의 속에서 떼돈을 벌기 때문이 아니라, 주인공의 돈에 대한 광기와 집착이 꼭 '부의 펌프'의 단면을 보여 준다고 생각해요. 아하, 더 끄적이고 싶은데, 밤이 늦었군요. 부디 다들 시원한 밤을 보내시길...!
https://naver.me/5bVkOeec 부의 대물림을 마중물 삼아 자본력으로 길러진 더 많은 엘리트들이 생산되고 이들이 더 큰 부를 형성하고.. 반대급부로 빈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지요.. 그러다 엘리트들 조차 과잉 생산되며 파이를 두고 경쟁하게 되는 사회.. 게다가 AI까지 인간의 경제활동 영역을 파고들고 있으니 경제력의 경쟁력을 상실당하는 대중의 궁핍 상황은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 조차 찾기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국가적 사회부조 시스템이 굳건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며, 그런 사회부조 시스템을 흔들려고 하는 사람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GoHo님의 대화: https://naver.me/5bVkOeec 부의 대물림을 마중물 삼아 자본력으로 길러진 더 많은 엘리트들이 생산되고 이들이 더 큰 부를 형성하고.. 반대급부로 빈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지요.. 그러다 엘리트들 조차 과잉 생산되며 파이를 두고 경쟁하게 되는 사회.. 게다가 AI까지 인간의 경제활동 영역을 파고들고 있으니 경제력의 경쟁력을 상실당하는 대중의 궁핍 상황은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 조차 찾기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국가적 사회부조 시스템이 굳건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며, 그런 사회부조 시스템을 흔들려고 하는 사람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사 잘 읽었습니다. 한국 사회가 서평 속 의자 게임에 열렬히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이 아프네요. 그런데 여기엔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에서는 서평 속 의자 게임이 점점 변형되고 있다는 겁니다. 의자에 앉지 못한 엘리트 지망생들이 다음 게임을 기다리지 않고, 기꺼이 다른 곳에서 열리는 게임에 참여해 버리는 거죠. 즉, 인재유출입니다. 예전부터 인재유출은 줄곧 있었지만, 전 정부의 R&D 예산 삭감이 여기에 기름을 부었죠. 특히, 박사후과정 중인 연구자들이 많이 빠져나갔다고 해요. 그들이 어떤 야망이 있어서 그랬다기 보다는 연구를 지속하고, 생계를 꾸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한국에서의 처우가 좋아진다고 해서 빠져나간 연구자들이 곧바로 돌아오지는 않을거라고 해요. 참 안타깝습니다.
서리북editor님의 대화: 기사 잘 읽었습니다. 한국 사회가 서평 속 의자 게임에 열렬히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이 아프네요. 그런데 여기엔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에서는 서평 속 의자 게임이 점점 변형되고 있다는 겁니다. 의자에 앉지 못한 엘리트 지망생들이 다음 게임을 기다리지 않고, 기꺼이 다른 곳에서 열리는 게임에 참여해 버리는 거죠. 즉, 인재유출입니다. 예전부터 인재유출은 줄곧 있었지만, 전 정부의 R&D 예산 삭감이 여기에 기름을 부었죠. 특히, 박사후과정 중인 연구자들이 많이 빠져나갔다고 해요. 그들이 어떤 야망이 있어서 그랬다기 보다는 연구를 지속하고, 생계를 꾸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한국에서의 처우가 좋아진다고 해서 빠져나간 연구자들이 곧바로 돌아오지는 않을거라고 해요. 참 안타깝습니다.
인재유출과 AI 분야에 대해 관심이 있으시다면, 아래의 영상을 한 번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한빛미디어 박태웅 의장이 대한민국 AI의 미래에 대해 말하는 영상이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lLHlJEnnSs&ab_channel=%EC%95%84%EB%A7%8C%EB%B3%B4%21%EC%95%84%EB%8A%94%EB%A7%8C%ED%81%BC%EB%B3%B4%EC%9D%B8%EB%8B%A4
서리북editor님의 대화: 기사 잘 읽었습니다. 한국 사회가 서평 속 의자 게임에 열렬히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이 아프네요. 그런데 여기엔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에서는 서평 속 의자 게임이 점점 변형되고 있다는 겁니다. 의자에 앉지 못한 엘리트 지망생들이 다음 게임을 기다리지 않고, 기꺼이 다른 곳에서 열리는 게임에 참여해 버리는 거죠. 즉, 인재유출입니다. 예전부터 인재유출은 줄곧 있었지만, 전 정부의 R&D 예산 삭감이 여기에 기름을 부었죠. 특히, 박사후과정 중인 연구자들이 많이 빠져나갔다고 해요. 그들이 어떤 야망이 있어서 그랬다기 보다는 연구를 지속하고, 생계를 꾸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한국에서의 처우가 좋아진다고 해서 빠져나간 연구자들이 곧바로 돌아오지는 않을거라고 해요. 참 안타깝습니다.
저라도 탈출로가 있었다면 탈출했었을 것 같습니다.. 그들도.. 의자게임 근처에 조차 발을 디뎌볼수 없는 이들도.. 모두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세 번째 서평인 「냉전사 쓰기의 난점, 냉전적 서사로 회귀할 함정」은 어떻게 읽으셨나요? 서평을 써주신 백승욱 선생님께서는 비판적인 관점으로 오드 아르네 베스타의『냉전』을 다루는데요. '장기20세기사'를 저술하는 베스타의 시도와 문제의식에 공감하면서도, 그 속에 담긴 냉전주의적 관점이 아쉽다는 것이 글의 요지였죠. 저는 비록 『냉전』을 사두기만 하고 제대로 읽지 않았지만, 서평 속에서 말하는 수정주의적 관점이 제 가치관과 잘 맞아 흥미롭게 읽었답니다. 「냉전사 쓰기의 난점, 냉전적 서사로 회귀할 함정」은『냉전』의 아쉬움에 대해서 말하는 글이지만, 이 글을 읽었다고 책에 대한 관심이 식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이 서평 덕에 『냉전』을 더 재밌고 깊게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이 서평이 책을 읽지 않은 사람에겐 흥미로운 예습이자, 책을 읽은 사람에겐 복습이 될 만한 서평이라고 생각해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서리북editor님의 대화: 안녕하세요, 여러분? 요즘 날씨가 무척 덥군요. 아니나 다를까, 어제 서울의 기온은 37.8도. 구한말 이후 가장 더운 날이라고 하더군요. 파주, 광명은 40도가 넘어가고요. 이제는 점점 날씨가 '덥다'는 느낌적인 영역을 벗어나 '탄다'는 물리적인 영역에 가까워지는 것 같습니다. 지난 서리북 16호에는 이런 우려를 담아 제프 구델의 『폭염 살인』에 대한 서평을 실었는데요. 초대 국립기상과학원장이셨던 조천호 선생님께서 글을 써주셨습니다. 관심 있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 『폭염 살인』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40151923 ▶ 《서울리뷰오브북스 16호》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4317208 부디 다들 이 뙤약볕에 몸 상하지 않길 바랍니다. 자, 서론이 길었습니다. 오늘 더위 때문에 고생을 좀 했더니, 날씨에 대해 할 말이 많아지네요. 여하튼, 저는 지금 특집 리뷰의 첫 번째 글인 「우리는 지금 얼마나 안전한가」를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있답니다. 편집하면서 몇 번이고 읽었던 글이지만, 지금 읽으니 감회가 새롭네요. 특히 지난 탄핵 국면을 묘사한 첫 부분이 그랬습니다. 광장을 꽉꽉 메웠던 사람들과 그만큼의 긴장감으로 가득했던 풍경이, 옛 기억처럼 불현듯 떠올랐거든요. 윤 전 대통령이 탄핵당한 지 아직 백 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너무 쉽게 잊어버린 게 아닌가 반성하는 한편, 그만큼 우리 일상이 회복된 덕분일 수도 있겠다는 나름의 변명(?)도 해보았습니다. 물론 이제 내란 특검이 시작되었고, 구속영장이 유출되는 일이 벌어지는 등 긴장감을 놓아서는 안 되겠지요. 음.. 다시 반성해야겠군요. 어쨌든 저는 그때의 풍경과 감정을 되새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글이 좋게 느껴집니다. 뒤에 소개하는 내전을 일으키는 다섯 가지 조건에 대한 분석도 적절하다고 생각해요. 민주주의 후퇴로 인한 제도적 취약성, 파벌주의의 심화, 지위 격하 집단의 분노, 희망의 상실, 소셜 미디어의 급진화 말이죠. 이 요소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한국 사회가 언제든 내전의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는 긴장감을 느끼게 돼요. 동시에 한국 사회가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될 갈등 상황에서 또다시 분열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듭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관련된 글을 퍼오는 것도 너무 좋습니다.
이번 <서리뷰> 북클럽에 꼭 참여하고 싶었던 이유는 이번호에 실린 책들 중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국가는 어떻게 무너지는가』, 『냉전』, 『라이프 이즈 하드』, 『지능의 기원』,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이 모두 제 온라인 서점 장바구니에 담겨 있었기 때문이에요. 책을 구입하기 전에 단상 위주의 독후감, 출판사 책제공에 따른 리뷰제출 등이 아니라 제대로된 서평을 읽어 보고 싶었는데, 갈증이 해소되었습니다!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와 『라이프 이즈 하드』 등 몇 권은 결재 직전이에요 :) 첫 번째 글 <우리는 지금 얼마나 안전한가> 최현진 이번호 서리뷰 ‘특집 리뷰 : 혼돈 그리고 그 너머’ 첫 번째 글 바버라 F. 월터의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에 대한 서평을 읽으면서 먼저 ‘아노크라시’라는 언어를 배웠습니다. 제가 언어라고 표현한 이유는 아노크라시라는 기표가 가진 뜻을 모르고 있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상당수는 알고 있지 않을까요. 바버라 월터가 내세우는 핵심 개념인 아노크라시(완전한 민주주의도, 완전한 독재도 아닌 중간 상태)가 우리 사회의 현재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어요. 그러나 내전을 국제 뉴스로만 보고 듣고 있지 실제 삶에서 겪어본 적 없는 저는 아노크라시와 내전을 연결하는 사고는 아직 가지고 있지 않어요. 내전은 민주화 과정이 정체되거나 역행하는 중간단계에서 더 자주 발생하는데, 현재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 수준이 1993년 이후 처음 ‘자유 민주주의’에서 ‘선거 민주주의’로 강등되었다는 것을 읽으면서 문득 ‘어쩌면 나도 곧 내전을 피부로 겪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서평을 읽으면서 책의 내용에 해당하는 우리 사회의 사례들을 옆에 써두었어요. 이를테면 ‘지위 격하’(p19)를 설명하는 문단 옆에는 ‘이대남’을, 같은 페이지 마지막 단락에 있는 ‘희망의 상실’ 옆에는 ‘헬조선’을 적어두었습니다. ‘종족 사업가’라는 표현도 인상 깊습니다. 우리가 종족 사업가에 휘둘려 선동과 동원의 장에서 이용당하는 처지라는 것을 자각하지 못한 채 온라인 공간에서 지치지도 않고 ‘댓글’달기로 키보드 배틀을 벌이는 우리의 모습이 겹쳐지기도 했어요.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선거 자체가 내전을 준비하는 계기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월터는 선거를 통해 정당한 권력 이양기 이루어지는 것이 민주주의의 핵심이라면서도, 정체성 기반의 선거 전략이 극단화되면 선거 과정이 폭력적 동원이 전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서울리뷰오브북스 18호 p20, 최현진〈우리는 지금 얼마나 안전한가〉 중 , 최현진 외 지음,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엮음
서리북editor님의 대화: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두 번째 특집 리뷰인 「무너질 것 같은 국가 앞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를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부의 펌프'로 인한 '엘리트 과잉 생산'과 '대중의 궁핍화'가 국가 위기를 만들어 낸다는 주장이 퍽 흥미로운데요. 특히, 엘리트 과잉생산을 의자 게임으로 비유하는 부분이 재미있었어요. 사회 전 분야에 고루 퍼져야 할 인재가 특정 직업이나 일자리에만 과도하게 몰리게 되면 필연적으로 수많은 낙오자가 발생하게 되고, 이에 대한 부담을 당사자 뿐만 아니라 게임에 참여하지 않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지게 된다는 것이죠. 이 밖에도 흥미로운 지점이 많았는데요. 1980년 이후 미국의 백만장자의 수가 급증했다는 점, 그에 따라 미국 내 정치 자금의 양도 함께 급증했다는 점, 엘리트 과잉 생산과 대중의 궁핍화가 100년 주기로 발생했다는 점 등이 그랬습니다. 흥미로운 지점이 많은 만큼 의문점도 많았어요. 특히, 이 모든 현상을 발생시키는 '부의 펌프'가 대체 무어냐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서평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는데요. 아무래도 '부의 펌프'라는 개념이 경제의 영역을 넘어서는 범국가적인 것이기에 서평이라는 한정된 지면에서는 제대로 다루기 어렵지 않았을까, 라고 짐작해 봅니다. 여러분은 '부의 펌프'라는 개념과 마주했을 때 어떤 것이 떠오르셨나요? 저는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가 떠올랐습니다. 단순히 금융 자본주의 속에서 떼돈을 벌기 때문이 아니라, 주인공의 돈에 대한 광기와 집착이 꼭 '부의 펌프'의 단면을 보여 준다고 생각해요. 아하, 더 끄적이고 싶은데, 밤이 늦었군요. 부디 다들 시원한 밤을 보내시길...!
두 번째 글 <무너질 것 같은 국가 앞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 두 개의 키워드로 살펴본 복잡한 세상 이야기 > 최정규 피터 터친, 『국가는 어떻게 무너지는가』 - 엘리트, 반엘리트, 정치적 해체의 경로 서구 백인 남성 학자들은 복잡한 사회 현실을 분석하여 그 작동원리를 어떠한 이론으로 주장하길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피터 터친은 ’클리오다이내믹스’라는 분석모델을 만들었네요. 사회 통합과 해체는 엘리트 과잉생산과 대중의 궁핍화라는 두 힘이 이끌며, 모든 사회에서 100년을 주기로 계속 반복되는 패턴이라는 그의 주장에서 인상 깊었던 ‘100년’이라는 주기를 특정하고 있는 지점입니다. 문득 한국 사회는 현재 100년의 사이클 중 어디까지 왔을까…궁금해졌습니다.
그가 말하는 힘의 다른 한 축인 대중의 궁핍화와 분노는 부분적으로만 다루어진다. 그의 서사에서 대중은 수동적으로 동원되는 대상으로만 다루어진다. 어쩌면 이것이 현실일지도 모르고, 혹은 이들의 움직임을 세분화하고 분석적으로 다룰 데이터가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서울리뷰오브북스 18호 p34-35, 최정규 <무너질 것 같은 국가 앞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중, 최현진 외 지음,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엮음
냉전의 두 진영은 서로 접속하지 않는 떨어진 분리-독립된 공간에서 작동해 온 것이 아니라, 내적으로 영향을 받고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면서 상대적으로 분리된 듯한 착시효과를 주는 통일된 체계 내에서 작동해 온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한 축의 붕괴는 다른 한 축의 승리가 아니라, 두 세력을 묶은 한 시대의 종료와 위기의 재도래로 인식되어야 하는 것이다. p54
서울리뷰오브북스 18호 최현진 외 지음,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엮음
냉전의 원인론 3가지 관점 https://naver.me/xNlOFkyp 수정주의 관점 https://naver.me/xKtGutrm 후기 수정주의 관점 https://naver.me/G28SQUVB 얄타 8일 간의 외교전쟁 https://naver.me/FzS4iQRC 냉전 시대.. 미.소 간의 대립.. 딱 제 이해의 수준이었는데요..ㅎ 얄타회담의 해석이 중요 영향을 끼치며 냉전 시대를 3가지 관점으로 다르게 분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원 도서 '냉전'을 읽어낼 자신은 없으니 이번 서평이라도 깊이 있게 음미하면서 부족함을 채워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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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Ho님의 대화: 냉전의 원인론 3가지 관점 https://naver.me/xNlOFkyp 수정주의 관점 https://naver.me/xKtGutrm 후기 수정주의 관점 https://naver.me/G28SQUVB 얄타 8일 간의 외교전쟁 https://naver.me/FzS4iQRC 냉전 시대.. 미.소 간의 대립.. 딱 제 이해의 수준이었는데요..ㅎ 얄타회담의 해석이 중요 영향을 끼치며 냉전 시대를 3가지 관점으로 다르게 분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원 도서 '냉전'을 읽어낼 자신은 없으니 이번 서평이라도 깊이 있게 음미하면서 부족함을 채워보려 합니다..
수정주의 관점 링크가 카페 자료라 그냥은 안 열리네요.. 혹시 궁금하신 분들은 첨부 이미지 처럼 검색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우주먼지밍님의 대화: 두 번째 글 <무너질 것 같은 국가 앞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 두 개의 키워드로 살펴본 복잡한 세상 이야기 > 최정규 피터 터친, 『국가는 어떻게 무너지는가』 - 엘리트, 반엘리트, 정치적 해체의 경로 서구 백인 남성 학자들은 복잡한 사회 현실을 분석하여 그 작동원리를 어떠한 이론으로 주장하길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피터 터친은 ’클리오다이내믹스’라는 분석모델을 만들었네요. 사회 통합과 해체는 엘리트 과잉생산과 대중의 궁핍화라는 두 힘이 이끌며, 모든 사회에서 100년을 주기로 계속 반복되는 패턴이라는 그의 주장에서 인상 깊었던 ‘100년’이라는 주기를 특정하고 있는 지점입니다. 문득 한국 사회는 현재 100년의 사이클 중 어디까지 왔을까…궁금해졌습니다.
오 이 글을 보니 저도 궁금해지네요. 우리는 100년 사이클 중 어디쯤에 와 있을까요?
결국 냉전 시대를 다시 묻는 이유는, 이 시대를 자기 방식으로 끌어가고자 한 두 세력 즉 미국과 소련 공히 19세기 위기를 돌파하는 각자의 대안이 경합을 벌인 이 시대에 어떤 나름의 해결책이 모색되어 일정 시기 특정한 질서가 유지되었는가를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 질문의 핵심은 19세기 위기를 낳은 ‘자기 조정적 시장경제‘의 무오류성이라는 신화를 유지할 수 있는질, 인민 주권의 시대를 탈피해 민족자결의 틀을 어떻게 수립할 것이가였다고 할 것이다.
서울리뷰오브북스 18호 p53, 백승욱 <냉전사 쓰기의 난점, 냉전적 서사로 회귀할 함정> 중, 최현진 외 지음,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엮음
안녕하세요. 그믐에는 이번에 처음 가입해서 참여해 보네요. 개인적으로는 피터 터친의 책을 매우 흥미롭게 읽었기 때문에 이번 모임에 함께하게 됐습니다. 전 세계가 혼돈스러운 시국이고 그 너머를 낙관하기는커녕 도무지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현재의 위기를 진단하고 시대의 방향을 가리키는 일련의 책들에 눈길이 가는 것 같습니다. 피터 터친은 생태학을 전공하다가 역사학으로 방향을 바꾸었다고 하는데요, 역사동역학cliodynamics이라는 방법론에 저자의 특이한 지적 궤도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보니 사회문제를 조금 다르게 보게 됐던 것 같습니다. 1) 엘리트 과잉 생산과 2) 대중의 궁핍화라는 두 가지 주요 변수와 그 밖에 국가 재정 및 이데올로기 정당성의 취약화, 지정학적 요인이 국가 붕괴 국면에서 공히 발견되는 보편적인 특징이라는 아이디어 자체는 매우 직관적인데요, 그런 면에서 서평자께서 언급하신 "반복되는 패턴을 찾아내는 것 이외에는 추가적 지식을 찾아낼 수 없다는 의구심이 생긴다"는 지적은 어느 정도 타당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무언가를 직관적으로 그러하리라고 예상하는 것과 근거를 바탕으로 논증하고 나름의 서사를 만들어 내는 것은 또한 전혀 다른 문제라는 점에서 이 책은 상당히 성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러한 데이터와 모델링만으로는 구체적인 역사를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겠지만, "실용적으로 볼 때, 한 집단이 구성원들의 물질적 이익을 추구한다는 가정에서 출발하는 게 언제나 좋은 생각"이라는 저자의 관점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게다가 실질임금 등의 통계를 찾아내기 어려운 먼 옛날의 사회를 분석할 때에는 유골을 통하여 평균 신장을 측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중의 궁핍화 정도를 추정하는 참신한 방법이 소개되기도 하고, 중세 이슬람 제국이나 몽골 제국의 흥망성쇠 주기가 일반적으로 더 짧은 까닭으로 일부다처제 등이 제시되기도 하는데, 저자의 논지에 구체적인 설득력을 더해 주는 일화들이라 매우 재밌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대목에서 조선 왕조가 어떻게 500년이나 지속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한 가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는데요. 노비종모법과 일천즉천 제도, 서얼에 대한 구조화된 차별 등이 엘리트의 과잉 생산을 억제함으로써 그토록 오랫동안 나라를 유지할 수 있지 않았나 싶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홍길동'이라는 이름이 상징하는 서얼 계층의 반反/半 엘리트로서의 정치적 역량이 왜 발휘되지 못하였는지도 고민하게 되었는데, 이데올로기적 빈곤과 대중과의 철저한 괴리가 주된 원인이 아니었나 짐작해 보게 되더라고요. 서평에서는 이러한 보편적 붕괴의 경로에서 벗어나 사회구조를 개선-또는 조선의 경우에는 단순히 재생산이겠지요-한 사례에 대한 분석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는데, 확실히 저자가 추후 이러한 주제를 좀 더 깊이 다뤄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터친의 분석은 그 자체로 정치적 비전을 제시해 주지는 않으니까요. 사회 붕괴의 위협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된 엘리트들이 장기적인 시각으로 새로운 사회 질서 도출에 나선 근세 영국과 전후 미국의 사례가 간략하게 소개되긴 하는데, 좀 더 파고들어 볼 만한 과제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일단 붕괴의 소용돌이에 올라탄 나라는 웬만하면 내재적으로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무너지는 것 같더라고요. 오늘날 한국 사회의 앞날을 미리 내다보는 듯하여 우울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한편으로 이 지점에서 반엘리트와 대중의 전략적 제휴, 그리고 기존의 엘리트 계층에 대항하기 위한 무기로서 이데올로기는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지점에서 저는 결론부에서 서평자께서 제기하신 비판—대중의 분노와 정치적 주체화에 대한 분석이 미진하다—을 제한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는데, 사회 질서의 개혁을 위해서는 '언어'와 '상징'이 필요하고, 이는 결국 기존의 엘리트와 알력을 빚는 반엘리트 계급이 주도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점에서 그렇게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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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저로서는 차라리 현재 한국 사회에서 반엘리트 계층으로서 지식 계급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무엇을 잘못해 왔는가를 환기해야 하지 않나 싶어 아쉬웠습니다. 역사 속의 혁명들이 늘 상류 중산층과 대중의 전략적 제휴로 촉발되나, 그 뒤로는 상류 중산층의 기득권 편입 또는 교체로 귀결되어 왔다는 점에서 서평자께서 지적하신 뜻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요. 하지만 저는 여전히 분노를 비전으로 전환할 수 있는 지식 계급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지난 십수 년간 한국의 지식인들이 방기하거나 그릇되게 실천해 온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터친의 책을 읽다 보면 미국에서 트럼프가 당선된 까닭을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요점은 기존에 진보를 표방하는 것처럼 여겨지던 민주당이 더 이상 하층 계급을 위한 정당이 아니고, 오히려 (최소한 표면적으로는) 공화당이야말로 혁명 정당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대중의 궁핍화 양상에 대한 분석에서 ‘이민자’ 문제가 어떤 식으로 노동 계급의 협상력을 약화시켰는지에 대한 터친의 분석을 읽고 있노라면, 우리가 국가라는 정치적 단위를 당장 포기하고 대체할 수 없는 한, 이민 문제는 단순히 인권과 기존 시민권자들의 기득권 차원에서 접근할 수 없는 문제라는 점이 명백해 보입니다. 한국은 이민 문제가 시급한 현안은 아니지만, ‘진보 정당과 자유주의 지식인들의 배신’이라는 화두는 당장의 현실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테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터친의 책에 관한 서평이라면 이러한 부분들을 더 구체적으로 다뤄 주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 전에 터친이 서술하는 미국 역사상 이민자 유입과 노동 계급의 협상력 약화의 인과 관계가 타당한 분석인지도 검토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러한 맥락에서 모임에 참여하신 분들께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는데요, 하나는 ‘감정노동’이라는 조어를 탄생시킨 저명한 사회학자 앨리 러셀 혹실드의 『자기 땅의 이방인들』이라는 책입니다. 저도 아직 앞부분밖에 읽어 보지 못했고, 트럼프 1기 시절에 쓰인 책이지만 왜 미국의 하층 계급이 트럼프를 밀어 주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책인 듯합니다. 아울러 영어가 되시는 분들은 Musa al-Gharbi의 『We Have Never Been Woke』라는 책도 훑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저자는 현대의 과열된 문화전쟁을 지식 계급의 정체성 투쟁 차원에서 바라보는데, 터친의 엘리트 과잉 생산에 대한 분석도 적절하게 언급됩니다. 요점은 실제 보통 사람들과 괴리된 담론과 이미 또 다른 기득권이 된 지식 계급—터친식으로 말하면 반엘리트 계급—에 대한 비판입니다. 저자 개인 홈페이지에 이번 대선 당시 트럼프와 해리스 지지층을 인구통계학적으로 분석해 놓은 내용도 있는데, 진보 진영 스피커들의 편견과 달리 해리스가 여성·흑인이라 지지받지 못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백인 중산층들이 민주당으로 결집하고 있고 서민 계층이 인종과 성별을 막론하고 트럼프를 지지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내용입니다. 링크 첨부합니다. (https://musaalgharbi.substack.com/p/a-graveyard-of-bad-election-narratives) 한국의 지식인 사회에서는 국제정치를 해설할 때도 여전히 뉴욕타임스 등의 일부 영미권 진보 언론의 시각만 받아 적는 경향이 있는데, 아마도 이는 그러한 시각이 기존의 입장에 부합하기 때문이겠지요. 이 지점에서 다시 한번 한국의 반엘리트 계층의 구태의연한 사고 방식이 개탄스러웠습니다. 이런 점을 지적해 주었다면 더 좋은 서평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 다소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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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땅의 이방인들 - 미국 우파는 무엇에 분노하고 어째서 혐오하는가<감정노동>으로 잘 알려진 앨리 러셀 혹실드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사회학과 명예 교수가 진보의 본거지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파란 미국’ 버클리에서 주민 절반이 티파티를 지지하는 초보수주의의 숙주인 ‘빨간 미국’ 루이지애나를 오가며 쓴 공감과 이해의 여행기다.
Ennui님의 대화: 요컨대 저로서는 차라리 현재 한국 사회에서 반엘리트 계층으로서 지식 계급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무엇을 잘못해 왔는가를 환기해야 하지 않나 싶어 아쉬웠습니다. 역사 속의 혁명들이 늘 상류 중산층과 대중의 전략적 제휴로 촉발되나, 그 뒤로는 상류 중산층의 기득권 편입 또는 교체로 귀결되어 왔다는 점에서 서평자께서 지적하신 뜻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요. 하지만 저는 여전히 분노를 비전으로 전환할 수 있는 지식 계급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지난 십수 년간 한국의 지식인들이 방기하거나 그릇되게 실천해 온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터친의 책을 읽다 보면 미국에서 트럼프가 당선된 까닭을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요점은 기존에 진보를 표방하는 것처럼 여겨지던 민주당이 더 이상 하층 계급을 위한 정당이 아니고, 오히려 (최소한 표면적으로는) 공화당이야말로 혁명 정당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대중의 궁핍화 양상에 대한 분석에서 ‘이민자’ 문제가 어떤 식으로 노동 계급의 협상력을 약화시켰는지에 대한 터친의 분석을 읽고 있노라면, 우리가 국가라는 정치적 단위를 당장 포기하고 대체할 수 없는 한, 이민 문제는 단순히 인권과 기존 시민권자들의 기득권 차원에서 접근할 수 없는 문제라는 점이 명백해 보입니다. 한국은 이민 문제가 시급한 현안은 아니지만, ‘진보 정당과 자유주의 지식인들의 배신’이라는 화두는 당장의 현실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테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터친의 책에 관한 서평이라면 이러한 부분들을 더 구체적으로 다뤄 주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 전에 터친이 서술하는 미국 역사상 이민자 유입과 노동 계급의 협상력 약화의 인과 관계가 타당한 분석인지도 검토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러한 맥락에서 모임에 참여하신 분들께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는데요, 하나는 ‘감정노동’이라는 조어를 탄생시킨 저명한 사회학자 앨리 러셀 혹실드의 『자기 땅의 이방인들』이라는 책입니다. 저도 아직 앞부분밖에 읽어 보지 못했고, 트럼프 1기 시절에 쓰인 책이지만 왜 미국의 하층 계급이 트럼프를 밀어 주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책인 듯합니다. 아울러 영어가 되시는 분들은 Musa al-Gharbi의 『We Have Never Been Woke』라는 책도 훑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저자는 현대의 과열된 문화전쟁을 지식 계급의 정체성 투쟁 차원에서 바라보는데, 터친의 엘리트 과잉 생산에 대한 분석도 적절하게 언급됩니다. 요점은 실제 보통 사람들과 괴리된 담론과 이미 또 다른 기득권이 된 지식 계급—터친식으로 말하면 반엘리트 계급—에 대한 비판입니다. 저자 개인 홈페이지에 이번 대선 당시 트럼프와 해리스 지지층을 인구통계학적으로 분석해 놓은 내용도 있는데, 진보 진영 스피커들의 편견과 달리 해리스가 여성·흑인이라 지지받지 못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백인 중산층들이 민주당으로 결집하고 있고 서민 계층이 인종과 성별을 막론하고 트럼프를 지지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내용입니다. 링크 첨부합니다. (https://musaalgharbi.substack.com/p/a-graveyard-of-bad-election-narratives) 한국의 지식인 사회에서는 국제정치를 해설할 때도 여전히 뉴욕타임스 등의 일부 영미권 진보 언론의 시각만 받아 적는 경향이 있는데, 아마도 이는 그러한 시각이 기존의 입장에 부합하기 때문이겠지요. 이 지점에서 다시 한번 한국의 반엘리트 계층의 구태의연한 사고 방식이 개탄스러웠습니다. 이런 점을 지적해 주었다면 더 좋은 서평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 다소 아쉬웠습니다.
@Ennui 와..풍성한 글 감사합니다. 애석하게도 저는 아직 '국가는 어떻게 무너지는가'를 읽어보진 못했는데요. Ennui 님의 글을 읽으니 한 번은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과거의 사회를 분석하는 다양한 방법론이 재밌을 것 같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여러분? 주말 잘 보내셨나요? <서리북 클럽> 2주차가 되었습니다. 2주차에 읽을 리뷰 소개에 앞서, 한 가지 재미난 사실을 알려드리려고 해요. 특집 리뷰의 도서를 유심히 살펴보신 분은 아실 수도 있을 텐데요.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국가는 어떻게 무너지는가』,『냉전』이 모두 한 명의 번역가에 의해 옮겨졌다는 사실입니다. 바로, 유강은 번역가인데요. 유강은 번역가는 사회과학과 국제문제 도서를 전문적으로 옮기는 번역가로, @Ennui 님이 추천하신 『자기 땅의 이방인들』도 옮기셨습니다. 여기서 더 놀라운 점은 특집 리뷰의 세 도서가 올해 초에 연이어 출간되었다는 점인데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기사를 참고하세요!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5431 2주차 읽기는 리뷰 6편입니다. 전체 분량은 약 80쪽 입니다. 일견 많아 보이지만, 읽다 보면 금방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최소영, 「감옥에서 온, 환대의 기록」// 『이븐 바투타 여행기』 송지우, 「이 책은 '인생 수업'이 아닙니다」// 『라이프 이즈 하드』 백종관, 「감염의 비평」// 『물듦』 정은진, 「인공지능 시대, 복잡한 질문들에 대답하기」// 『이것이 기술윤리다』 권석준, 「인간의 지능은 AI로 진화하는 징검다리인가」// 『지능의 기원』 오서정, 「공무원은 나라를 위해서 일하고 싶다」//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 "이븐 바투타가 메카 순례를 마친 이후에도 여정을 계속한데에는 세상에 대한 그 자신의 지적 호기심뿐만 아니라, 당시 그가 알고 있는 세계의 절반을 차지하던 이슬람 세계(Dār al-Islam)에서 받은 지속적인 환대가 중요한 동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이는 동시대 여행가인 유럽 출신의 기독교도 마르코 폴로에게는 불가능했을 경험이었다. " __「감옥에서 온, 환대의 기록」 "사는 게 힘들다는 걸 그렇게 잘 이해해서 뭐 하겠냐고 물을 수 있겠으나, 행복한 삶과 잘 사는 삶을 구분하는 세티야에게 현실의 이해는 필수적이다. 행복하게 사는 것도 좋지만, 세티야에게 철학적 자조의 궁극적 목적은 잘 사는 것이다. 현실과 괴리되어 망상에 빠진 사람도 감각적 의미에서는 행복할 수 있지만, 망상의 삶을 잘 사는 삶이라고 할 수는 없다. 잘 산다는 것은 나의 현실에 닿아 있는 삶이고, 나의 현실에서 잘 살기 위해서는 그 현실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__ 「이 책은 '인생 수업'이 아닙니다」 "이 글에서 저자는 일관되게 한 가지 질문을 반복한다. 그것은 자유간접화법이 단순한 서술 기법이 아니라 (파졸리니의 표현을 빌리자면) 다른 생명 경험을 다시 살아 내는 문체적 조건으로 작동할 수 있는가 하는 물음이다. 이는 작가가 인물의 ‘말’을 단순히 대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인물의 언어적 감각과 사회적 조건, 이데올로기적 지형까지도 ‘되살리는’ 문체적 사건으로서 자유간접화법을 사유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__ 「감염의 비평」 "기술의 비도구적 사용은 기술이 사회적 가치에 부합하는지 아닌지 판단하기에 조금 더 복잡하다. 완전한 자율주행 중, 즉 차에 탑승한 사람이 전혀 주행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상황에서 여러 사람이 위험에 처해 있고 그들 중 일부는 다칠 수밖에 없다면 자율주행차는 누구의 안전을 우선으로 여겨야 할까? 이런 도덕적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에 자율주행차는 도구라고 하기 어렵고, 도구의 사용자가 누구인지도 불분명하다."__ 「인공지능 시대, 복잡한 질문들에 대답하기」 "베넷은 지능의 빅 히스토리를 통해 진화생물학, 신경과학, 비교심리학, 인공지능의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며 유비와 비교 사례를 제시한다. 이러한 연계는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생각 소재를 던져 준다. 저자가 밝히듯, 이 책은 자신의 지적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쓴 책이기도 하므로, 비슷한 호기심을 가진 독자들에게도 즐거운 지적 자극과 함께 짧은 학문적 모험을 제공할 수 있다."__ 「인간의 지능은 AI로 진화하는 징검다리인가」 "나는 이 책이 무엇보다도 일반 국민에게 널리 읽히기를 바란다. 민주주의의 원칙에 비추어 행정부의 진정한 주인은 국민이다. 공직 사회의 문제를 단편적인 사건 중심의 반응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인 원인과 제도적 한계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갈 때, 비로소 건설적인 변화의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 이러한 비판은 정부를 위축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행정부가 본연의 책무를 성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외부 동력이 될 수 있다"__ 「공무원은 나를 위해서는 일하고 싶다」 여러분은 어떤 글을 먼저 읽고 싶으시나요? 또, 서평이 아니라 책을 읽고 싶다면, 어떤 책이 끌리나요? 그럼, 2주차 모임을 시작합니다. 이번 주도 활기차게 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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