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베스크

D-29
아직도 신문을 신뢰하고 그 내용에 깊이 빠지는 이유는 그 내용에 뭔가 신용이 가기 때문이다.
인간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상호 신뢰다. 믿을 수 있어야 안심이 된다. 그 관계가 편안하다.
화이부동 같이 좋은 말은 이미 사회에 다 있다. 그러나 진정한 뜻을 아는 인간이 별로 없다. 그것에서 깨달음을 얻지 못한 것이다.
인간사회에서 내가 사는 자세 나는 이상을 추구하지만, 그것은 사실 인간사회에선 이루기 불가능하다. 그냥 내가 만든 가상(假想)에서만 이루면 된다. 인간은 믿을 것도 안 믿을 것도 사실 없다. 그냥 이 자세로 살아가며 내 위대한 이상(理想)을 이루는 데만 쓰면, 현실에서 에너지를 쓸데없이 낭비하지 않고 그냥저냥 살아가 수 있다. 기본(평균), 기본(基本)만 가지고 사는 것이다. 기본만 하면 된다. 그냥 평균적(平均的)으로 사는 것이다. 실제는 모났더라도 안 그런 척 사는 것이다. 그러면 내 이상을 이루는 데 쓸데없이 힘을 뺄 수 있기 때문이다. 별로 안 좋아하고 그럴 필요가 없는 데에 뭐하러 아까운 힘을 빼나. 그냥 기본, 평균만 하며 인간사회를 영위해 나가면 그뿐이다. 상식, 나와 다른 인간들에게 크게 기대할 것도 없다. 그냥 상식(常識)만 말하면 된다. 그들이 꼬여 이상한 말을 해도 그냥 상식선에서 말하고 그렇게 상식적으로만 행동하면 큰 탈이 없다. 그래야만 별로 도움도 안 되는 그들과 엮이지 않는다. 나는 인간사회에서 그게 큰 과제다. 남과 쓸데없는 데에 엮이거나 연루되지 않는 것. 애쓰지 않는 곳엔 거기에 맞는 힘만 쓰면 되는 것이다. 그 힘을 비축해 놓았다가 사랑하고 아끼는 곳에 아낌없이 쓰는 것이다. 합리(순리), 합리와 순리적으로 하면 일이 순순히 잘 풀린다. 억지로 고집을 안 부리고 쓸데없이 고집을 부릴 필요가 없다. 애정이 안 가는 곳에 뭐하러 용을 쓰고 힘을 써서 공격하나. 그냥 합리적(合理的)으로 순리적(順理的)으로 대응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 그쪽에서도 합리와 거리가 먼 억지를 부리지 않는다. 승객들도 일단은 그들이 하는 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다. 쫓아다니면서 과잉 친절을 베풀 필요가 없다. 실은 그건 친절이 아니라 간섭이다. 화이부동(和而不同), 남과 형식적으로 어울리는 척하지만, 그것에 온갖 정성을 쏟을 필요가 없다. 이상을 바라보면서 현실에서 내 세계를 유지하면 된다. 그들과 잘 지내는 척하지만, 그들에게 절대 물들지 말아야 한다. 그들은 내가 아니기 때문에 같아지기도 불가능하고 그렇게 되더라도 나는 불행할 수밖에 없다. 나는 그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냥 적당히 어울리는 척만 하면 된다.
요즘 AI 여자들이 남자들의 환상을 만족시키며 여럿이 등장하기도 한다. 여자에게 소외당하는 남자없이 다 같이 즐기는 세상이 도래한 것 같다.
비명은 여자들이 잘 지른다.
마광수의 글을 읽으면 여자들 속에서 한껏 즐기면서 나올 수 있다.
마광수는 미모를 엄청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러다가 우측 눈은 실명할 것 같다.
중년 남녀 중년 남자들은 삶이 재미없다는 말을 곧잘 하는데 이상하게 같은 나이대의 여자들은 그런 말은 잘 안 하는 것 같다. 자기의 불행을 겉으로 표시하는 것에 더 겁을 먹는 게 여자라서 그런가. 하긴, 여자들은 겉으로 자신이 남에게 어떻게 보이는가에 엄청 예민하게 반응한다. 여자들은 또 그런 말을 잘 안 하는 게 자기가 자기 일을 찾아서 해서 그런가? 그리고 어린 나이의 여자는 자살을 잘하는데, 나이 들면 그게 뜸해지고, 대신 중년 남자들이 자살을 잘 감행한다. 아마도 아니마가 작동해 그럴 것이다. 그리고 여자들은 삶이 재미없다는 말을 잘 안 하는 대신에 혼자서 속앓이하면서 스스로 자신을 해하기도 한다. 자존심 상해 겉으로 그걸 드러내는 대신에.
인간들이 듣기 싫어도 지당하신 말씀이면 찍소리 못하는 것이다. 원래 인간은 그렇다.
남녀 몸도 낯을 가린다.
마광수는 나르시시즘도 아주 좋아한다.
마광수는 서양 의학보단 동양 의학을 기독교보단 불교를 더 좋아한다.
부처는 80세까지 곱게 살다 죽었다.
마광수는 여자와 섹스에 대한 상상을 아주 엄청나게 다양하게 한다.
책만 하는 사람 물론 전혀 안 읽는 사람보단 이들이 백배 낫다. 글은 별로 안 쓰고 책만 읽는 사람은 그냥 권수만 채우기 위해, 남에게 자랑하기 위해 읽는 사람도 많다. 그들은 그리고 책을 사서 안 보고 어디서 주로 빌려 읽는다. 책 사는 게 아까운 것이다. 한 마디로 별로 책을 사랑하진 않는 것이다. 그래 나는 이들을 별로 인정하지 않는다. 글을 쓰고 자기 책을 쓴 사람은 남의 글이라도 우습게 안 보고 글자 한자한자 되새기며 읽어 잘 진도가 안 나간다. 읽는 권수가 아니라 단 한 권이라도 거기서 뭘 얻느냐가 그들에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독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자기 글을 위해 그는 책을 읽는 진짜 독자(讀者)인 것이다.
쓸데없이 포장이 너무 많아 요즘엔 실속은 없더라도 겉만 번지르르하지 않으면 안 팔려서 물건 하나 사면 포장이 너무 많아 공해 유발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잘 썩지도 않는 거 이거 어쩔 것인가? 인간의 이런 나쁜 습성은 고쳐져야 마땅하다. 안 그러면 온 지구가 곧 쓰레기장으로 변모할 것이다.
나는 골방에 앉아서도 세상을 알 수 있다 자기를 알면 세상을 알 수 있다. 자기 마음이 약하면 남의 그냥 그런 말에도 쉽게 상처를 받는다. 여러 인간들도 불안하면 쉽게 세상의 가짜 뉴스에 현혹되어 불안 속에서 살아간다. 이건 딴 얘기인데, 인간은 아는 한 인간에 대해선 대개 안 미워하지만 인류 전체에 대해선 경멸의 눈으로 혐오한다.
생각은 적어야 자기 것이 된다 어떤 자기만의 생각을 갖고 있는데 그냥 생각으로 끝나면 곧 잊혀 흐지부지될 수 있다. 그러나 그걸 바로 글로 적으면 남의 것이라도 진정한 자기 게 되고 그런 생각들이 축적되고 또 새로운 자기만의 생각들이 폭발하는 것이다.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이다. 생각들이 계속 파생(派生)되는 것이다. 적으면 생각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마치 자신이 경험한 것처럼 되어 그 생각이 비로소 자기에게 스며드는 것이다. 인간은 다 체험할 수 없기에 이런 식으로라도 경험해야 한다. 이를테면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라는 속담도 자기가 하고자 하는 말과 연관 지어 인용해 적으면 그때부터는 평범한 속담이 아니라 비로소 진정한 자기 것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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