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진정으로 사랑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최소한 노력은 하면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수북플러스] 3. 깊은숨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김혜나
카디
초록색 표지. 가늘고 긴 글씨체의 제목이 새벽녘 숲으로의 산책인가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첫 장 부다페스트에서의 이야기가 20여 년 전 동유럽 여행이 떠오르고
부다 왕궁, 아기자기한 소품가게, 어부의 요새며 다뉴브강변의 산책, 물살, 야경, 영웅 광장 등이 생생하게 기억나 추억의 사진을 찾아보게 만들었어요.
반가운 마음으로 시작해 주인공과 같은 길은 걸으며 금세 다 읽어버렸네요.
낯선 곳을 여행할 때는 동네 산책하고 작은 가게에 들어가고 카페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기도 하고
식당에서 사장님이 추천하는 로컬 와인을 맛보며 그 지역을 느껴봅니다.

김혜나
부다페스트 여행해 보셨군요! 저는 코로나 시작되던 시기에 가서 많이 아쉬웠지만, 한편으로는 그 덕분에 정말 여유로운 부다페스트를 마주하게 되어 좋기도 했습니다. 언급해주신 명소들이 항상 관광객으로 붐빈다고 하는데, 제가 갔을 때는 정말 사람이 없어서 좋았어요 ㅎㅎ 그나저나 책 좋아하는 분들은 여행법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저도 여행지에서 동네 산책, 소품점, 카페, 사람구경, 로컬 와인 마시기 정말 좋아해요!
지혜
“ 딱딱하고 차가운 것이 사실은 부드럽고 따듯하다는 사실을 나는 진 언니의 초콜릿을 먹으며 조금씩 믿을 수 있었다. 모든 것에 별다른 차이가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것이 하나임을 한 입 한 입씩 씹어 삼키기로 했다. ”
『깊은숨』 221쪽, 김혜나 지음
문장모음 보기
지혜
나는 그런 그의 관찰력을 좋아했다. 타인과 사물을 유심히 지켜보고 돌아보는 신중한 태도와 자세는, 소설을 많이 읽고 인물과 사건을 오래도록 사유 해보는 습관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깊은숨』 233-234쪽, 김혜나 지음
문장모음 보기
감자쿵야
여경에게 감정이입이 잘 되면서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읽었어요. 저는 아직 부모님과 같이 살아서 낯선곳에서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혼자 있는 시간만 보내도 좋을거 같아요.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가면 그냥 산책도 하고 책도 읽으면서 잉여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김혜나
역시 책을 사랑하는 이들의 성향은 서로 닮았나 보아요~ 저도 낯선 여행지에서 그저 주변 산책하고 책 읽고 카페에 가보는 게 좋던데, 제 친구와 가족들은 그럴 거면 왜 여행을 가느냐고 묻더라고요. 그건 그냥 집 근처에서도 할 수 있 는 것들이라면서요 ㅎㅎㅎ
지혜
“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소설을 썼고, 그 과정에서 나는 결코 홀로 존재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이 세계에 부유하는 존재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알 때 우리는 비로소 행복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
『깊은숨』 310쪽 작가의 말, 김혜나 지음
문장모음 보기

김혜나
벌써 끝까지 다 읽어주셨군요~ 남은 모임 기간동안 한 편씩 천천히 복기하며 다양한 이야기 나누어보아요~^^
지혜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어요~ 😀

김혜나
세심하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연해
“ 여경은 민서가 하는 말의 속뜻을 헤아리려 노력했다. 민서의 표정과 몸짓을 자세히 살펴보기도 했다. 그러나 민서의 모습 어디에도 기분이 나쁘거나 상대를 비꼬는 듯한 기색은 없었다. 오히려 민서는 굉장히 신이 나 보였다. 진수가 여경의 이야기를 많이 해서 자기도 기쁘다는 듯이, 우리가 함께 가까워질 수 있다는 듯이. ”
『깊은숨』 김혜나 지음
문장모음 보기

연해
“ 여경은 진수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했고, 어쩌면 애초에 그가 무언가를 원하기나 할까 싶어 불안하고 불길했다. 오지 않은 미래가 두려운 까닭은 결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설사 비극으로 끝난다 해도 결과를 알 수만 있다면 의연하게 그 한가운데로 걸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끝내 결과를 모른다면, 장밋빛 미래라 해도 더 이상 그쪽으로 다가가고 싶지 않았다. ”
『깊은숨』 김혜나 지음
문장모음 보기

연해
“ 여경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드라마 속으로 나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스스로 시작하고 끝낼 수 없다면 싹을 잘라버리는 게 나았다. 가만히 놔두었다가 발효의 과정을 지나 산패해버리는 탁주처럼 모든 것이 망가지는 결말은 보고 싶지 않았다. ”
『깊은숨』 김혜나 지음
문장모음 보기

지구반걸음
내가 닮고 싶은 사람은 바로 너, 모니카라고 말하며 눈물을 훔치기까지 했다.
p.175
『깊은숨』 김혜나 지음
문장모음 보기
화제로 지정된 대화

김혜나
여러분 안녕하세요~!
무더운 여름날 다들 무탈하게 지내고 계신가요?
제가 사는 속초는 바닷가라 햇볕이 뜨겁긴 해도 바람은 시원한 편이었는데요. 올해는 정말 무덥네요. 한낮에 기온이 36도까지 오르는 데다가 습하기까지 해서 체력이 많이 떨어지곤 해요. 다들 여름철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오늘부터 사흘간 이야기 나눠볼 단편소설 <가만히 바라보면> 또한 태국 파타야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엄청나게 무더운 기후를 자랑하는 곳이죠. 저도 파타야에 일주일 정도 머무른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반바지나 민소매 상의를 입으면 더 더웠던 기억이 납니다. 얇은 카디건이나 스카프를 몸에 둘러서 햇볕을 차단해야만 더 시원하더라고요. 정말 무더운 곳이었죠...!
이 소설 <가만히 바라보면> 첫 단락에 '깊은숨'이라는 어휘가 등장하죠. 사실 이 책을 편집할 때 도서 제목 또한 <가만히 바라보면>으로 하면 어떨지 끝까지 고민했는데요. 담당 편집자께서 이 소설 도입부에 등장하는 '깊은숨'을 책 제목으로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셔서 이렇게 결정되었답니다.
또한 이 소설 첫 단락에 태국인 트랜스젠더 캐릭터 '잠'이 등장합니다. 간혹 '잠'이 인물 이름인 줄 모르고 '수면'을 의미하는 줄 알았다는 독자도 본 적이 있어요. 사실 태국인들의 이름이 굉장히 길고 발음이 어려워 초성만 따와서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잠 또한 대부분 Jamsai인 경우가 많은데 줄여서 Jam이라고 부르죠.
오늘은 이 잠이라는 캐릭터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볼까 합니다. 첫 단락 묘사에 드러나듯이 잠의 외모부터 뭔가 비범해 보이지 않나요? 참고로 제가 최근 런닝크루 가입해 활동하면서 다양한 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요. 지난 달 서울에서 있었던 퀴어퍼레이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트랜스젠더와의 인연 또는 에피소드를 가지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독자님들께서도 트랜스젠더와의 인연 또는 에피소드가 있으셨는지 궁금해졌어요~ 여러분의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소설은 요가를 소재로 썼기에 요가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고 싶은데, 내일이나 모레 또 여유가 된다면 질문 올려보겠습니다(보시다시피 저는 즉흥형이라 질문도 그다지 계획적이지 않습니다^^)
그럼 트랜스젠더 또는 LGBTQAI+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나눠주시고, 질문이나 감상이 있다면 남겨주셔도 좋습니다~
여름철 건강 유의하시고 항상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연해
저는 파타야가 나올 때마다 왜 자꾸 파파야가 떠오르는지 모르겠어요(하하하). 너무 단순한 단순한 사고회로지요. 그리고 저도 과거에 태국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요. 거의 방콕에만 있었던 터라 파타야의 풍경이 낯설기도 했어요. 제가 기억하는 태국의 모습은 후덥지근한 날씨와 사방에서 쏟아지듯 달려오던 오토바이들...
저도 '잠'이라는 인물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살짝 필요했는데요. '수면'과 헷갈리지는 않았는데 '잠'이라는 캐릭터를 머릿속으로 상상할 때마다 졸리고 나른한 모습이 자꾸 떠오르더라고요. 소설에서 묘사한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말이죠. 이름이 주는 이미지가 꽤 있나 봅니다. 낯선 사람과 마주할 때도 이름에서 풍겨지는 분위기를 제멋대로 상상할 때 가 종종 있었거든요. 성별을 헷갈렸던 적도 있고요.
저는 아직 트랜스젠더와의 에피소드가 없어 이번 질문을 읽고 살짝 놀랍기도 했어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는 말씀에서요.

연해
하지만 인상 깊게 봤던 영화가 하나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대니쉬 걸>이라는 영화인데요. 후반부로 갈수록 고통스러워하는 주인공의 모습에 마음 아팠던 기억이 납니다.

대니쉬 걸1926년 덴마크 코펜하겐. 풍경화 화가로서 명성을 떨치던 에 이나르 베게너(에디 레드메인)와 야심 찬 초상화 화가인 아내 게르다(알리시아 비칸데르)는 누구보다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부부이자 서로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는 파트너이다. 어느 날, 게르다의 아름다운 발레리나 모델 울라(엠버 허드)가 자리를 비우게 되자 게르다는 에이나르에게 대역을 부탁한다. 드레스를 입고 캔버스 앞에 선 에이나르는 이제까지 한번도 느껴본 적 없었던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마주한다. 그날 이후, 영원할 것 같던 두 사람의 사랑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하고, 그는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
책장 바로가기

김혜나
제가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물 을 잘 접하질 않아서 전혀 몰랐던 작품이에요. 하지만 @지구반걸음 님 말씀대로 <캐롤>은 저도 봤어요. 퀴어영화 중 제가 인상깊게 본 작품은, 대학생 때 보긴 했지만 ㅎㅎ <트랜스아메리카>라는 영화였어요. 그 당시 위기의주부들로 인기 있던 펠리시티 호프만이 주연해서 보기도 했지만, 트랜스젠더의 현실을 섬세하고 깊이 있게 다뤄줘서 정말 좋았고 호프만의 연기도 진짜 좋았답니다.

트랜스아메리카성전환자인 브리는 자신의 새로운 정체성을 찾기 위해, 즉 자신을 완벽한 여자로 만들어 줄 마지막 수술비를 벌기 위해, 2개의 직업을 갖고 정신없이 일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자기가 남자였던 시절 낳았던 아들 토비가 감옥에 있다는 전화를 받게 되자 할 수 없이 신분을 숨긴 채 보석금을 내주고 처음 보는 자신의 아들과 어색하게 대면한다.
책장 바로가기

연해
오, 이 영화도 제가 몰랐던 작품이에요. 2005년에 개봉한 영화네요. 트랜스젠더의 현실을 섬세하고 깊이 있게 다뤘다는 말씀이 눈에 콕 들어옵니다. 줄거리도요. 이 영화도 보고 싶은 영화 리스트에 살포시 넣었습니다:)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