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3. 깊은숨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제가 케냐의 사파리를 간 적이 있는 데.. 그 넓디 넓은 자연에서 차타고 2시간 정도 투어 하는 거였어요. 운이 좋으면 보고 아니면 말고..이런 거였는데 저 멀리 지나가는 동물들만 봐서 제대로 못봤지만.. 약간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 같은 걸 느꼈어요. 하지만 지금의 폐쇄된 동물원을 보면 짠한 마음이 들어서.. 무언가 야생성과 자유를 제한시키는 게 맞는 걸까.. 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어서..동물원에 가는게 딱히 즐겁지는 않아요.. 비슷한 입장으로 아쿠아리움의 고등 생물들 ㅡ고래 같은 ㅡ 들도 안타깝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물고기나..이런 생물들은 자연 생태계나 아쿠아리움의 인공 생태계나 그들 입장에서 딱히 다르다고 느끼지 않는다면..?그건 좀..괜찮지...않나 싶기는 해요.. 더 싫은 건 애니멀카페? 같은 거예여. 엄청 작은 실내 공간에 토끼나...그런 소동물을 데려와서 애들에게 만지게 하고 또 먹이주기도 시키고 하는데.. 올 초 연휴때..어쩌다 보니.가게 되었는데.. 어린이들이 계속 토끼에게 먹이를 주고 만지고 해서. 그 토끼가 너무 불쌍하더라고요. 제대로 신고는 하고.. 업장을 운영하는 건지...보니까.. 서류는 있긴 있던거 같더라고요.....
어릴 때는요. 동물원에 갈 때 (부끄럽게도) 별생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세상이 점점 더 선명해지고 다양한 목소리를 듣게 되고. 동물원의 모습도 달리 보였던 것 같습니다. 마냥 귀엽게만 보였던 동물들이 안쓰럽다 여겨지기 시작했어요(어린이대공원의 세로가 떠오르네요). 물론 동물원마다 모습은 다를 테지만, 우리 안에 갇혀 삶에 아무런 의지도 없는 듯한 무기력한 모습을 볼 때면 저도 같이 힘이 빠지더라고요. 함께 간 이들이 옆에서 "와, 귀엽다!"라고 말해도 와닿지 않았고요. 그걸 느낀 뒤로는 동물원에 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쿠아리움에도요. 재작년이던가요. 남종영 작가님의 『동물권력』을 그믐에서 함께 읽었던 적이 있는데요. 그 책을 집필하신 남종영 작가(기자)님도 동물운동은 '당사자성'이 없어서 인간이 동물의 권리를 '대리'해야 하고, 여기서 동물이 진정 원하는 바를 대리할 수 없는 경우가 생겨나기 때문에 더 조심스럽다고 하시더라고요. 감상주의 또한 경계해야 하고요. 동물들의 마음은 인간이 다 헤아릴 수 없으니(경우도 워낙 다양할 테고)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작가님의 이 글을 읽고 소설의 숨겨진 의미를 더 자세히 알아간 것 같아 생각이 깊어졌습니다. '비터스윗'이라는 제목의 탄생 배경(?)도 이제서야 제대로 안 느낌이에요. 극과 극, 희비, 명암, 미추, 흑백, 음과 양, 달콤 쌉싸름한 맛의 조화. 저는 사실 '비터스윗'을 읽으면서 숨이 턱턱 막히는 지점이 있었어요. 준과의 관계, 제이슨의 무례함, 진 언니의 과도한(?) 인내 등 실금처럼 시작된 관계의 균열이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오는지. 이건 마치 더러워진 방을 아무도 청소하지 않는 느낌같달까요. 결말이 여운처럼 남아 진아가 다른 선택을 하게 될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더랬죠. 마음에 담고 싶은 문장도 많았습니다. 우리네 삶이 이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같기도 했고요.
저도 어릴때는 동물원을 평화로운 곳으로 생각했다가 최근에는 동물원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비터스웻>을 읽다보니 동물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네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고 다양한 동물들을 보고 싶어하는 어린이들의 마음을 어른의 잣대로 너무 부정적인 편견을 가지게 하는 것도 조심스러워지네요. 저는 <비터스윗>에서 진아가 유독 제이슨을 못 참아 하는 것도 본인과 많이 다른 사람, 본인이 이해하는 범위를 벗어나는 사람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닌가 싶었어요
책을 보면서는 같은 생각을 했어요 근데 생활에서 동일상황 발생하면 인내 한계를 느낄듯햇어요... 허접한 인간이네 😭 하면서
저는 동물원이 멸종 위기 종을 보존하는 데 일정 부분 이점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자연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동물들도 본래의 서식지에서 살아야 마음과 몸이 건강할 텐데, 인간으로 인해 멸종 위기에 몰린 끝에 결국 인간의 손아귀 아래에서 사육당해야 한다는 사실이 참 씁쓸합니다. '애초에 인간이 자연을 잘 지켰더라면, 동물들이 이렇게 갇힌 생활을 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라고 생각하게 되네요ㅠㅠ
사람들에게 구경된다는 관점에서 보면 싫지만 아무것도 안하고 그저 누워있다가 남이 해주는 밥 먹고 편하게 사는 듯한 모씁을 보면 부럽기도 합니다.
작가님 적으신 것처럼 동물원이 인간세상의 한 곳이란 생각을 많이 했어요 동물원처럼 각각의 공간으로 구분하여 통제하지 않으면 계속 기웃거리며 좀더 나아보이는 것을 차지하려 파괴하는 아수라장일거같아요 한편으론 그런 개별 공간으로의 통제가 의도한 평화를 가져오는 방법일지도 모르겠네요 동물원은 어릴때부터 싫었어요 그 시절에 많이 가보진 않았지만. 냄새도 나고 또 가두어 두는 느낌이 어린 눈에게도 싫었던기억이 있어요 어릴때 집에 아빠가 개, 닭, 토끼를 키웠어요 직접 그들의 집을 만들어주고 끼니를 챙기고 아침에 집을 나가실때 꼭 인사도 하셨어요 그래도 저는 많이 좋아하진 못했네요 왜ㅈ그런지 멀리서 보는건 좋았는데 가까이 가는게 힘들었어요 반면 정원가꾸는 것도 좋아하셨던 아빠덕분에 계절꽃을 보는 호강을 했구요 살아있는 나무에 트리장식을 했어요 아련하네요 그래서인지 식물들은 지금도 많이 좋아해요 아무튼 전 동물원시설에 대해서는 좋지않은 기억이 너무 많아서 힘들어요 새를 가두어 두는것도... 동물복지 부분과 연계되어 있는 부분은 말하기가 조심스럽지만... 갠적으론 동물을 엄청 사랑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생명체로서의 대우는 분명 해야한다는 생각입니다. 모든 생명체는 동등하게...
<비터스윗> 보면서 진한 수제 초콜릿 먹고싶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저는 인도를 두번 다녀왔지만 인도에서 동물원을 간적은 없네요. 하지만 길에 원체 동물들(개, 맷돼지, 소, 원숭이) 많이 다니니 많이 본거 같은 느낌은 들어요. ㅎㅎ
인도 얘기나와서 말인데 며칠 전 인스타 어떤 영상에 이런 댓글을 달았는데 현재 베댓이 되어 있더라고요. ㅎㅎ
안녕하세요! 수북지기입니다. 두 가지 공지사항 전해드립니다 :) 1. 문장수집(~8.14) 좋은건 함께 나눠야 더 좋다! 책을 읽으며 마음에 이끌렸던 문장들을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문장을 고르게 된 이유도 간단하게 써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수집된 문장들은 재단 인스타그램, 블로그를 통해 함께 나눌 예정입니다 2. 독자 설문조사(~8.14) 더 나은 북클럽 운영을 위해 독자분들의 진솔한 의견을 듣고자합니다. 참여해주신 분들 중 추첨을 통해 교보문고 기프티콘을 보내드려요 :) ▶ 설문조사 링크: https://naver.me/5IilgdSJ
여경은 진수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했고, 어쩌면 애초에 그가 무언가를 원하기나 할까 싶어 불안하고 불길했다. 오지 않은 미래가 두려운 까닭은 결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설사 비극으로 끝난다 해도 결과를 알 수만 있다면 의연하게 그 한가운데로 걸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끝내 결과를 모른다면 장밋빛 미래라 해도 더 이상 그쪽으로 다가가고 싶지 않았다.
깊은숨 _p.42-43_ 오지 않은 미래_, 김혜나 지음
"나는 왜 여기에 있어?" 그녀가 나에게 물었다. 나 또한 그게 궁금했다. 나는 왜 여기에 있을까? 여기서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을까? 수도 없이 묻고 또 물었지만 답을 알 수 없었다. 그럼에도 질문은 끝내 사라지지 않고 반복됐다.
깊은숨 _p.69_ 가만히 바라보면_, 김혜나 지음
그래, '나'라는 존재는 어느 누구에게서 발생한 게 아니고, 어느 누구에게 속해 있지도 않았어. 나는 그저 존재할 뿐이지. 마치 그날 바라본 친어머니의 눈처럼, 그 속에 담긴 하나의 영혼처럼, 나도 그저 존재하고 있어. 내가 잃어 버린 퍼즐 조각은 나의 친부도 친모도 아닌, 나 자신이었어. 내가 찾아야 할 존재는 오직 나 자신 뿐이라는 진실.
깊은숨 _p.139_ 아버지가 없는 나라_, 김혜나 지음
사람들 틈에 끼어 있는 동안 바깥에 있던 고양이가 안쪽으로 들어와 유유히 돌아다녔다. 고양이의 눈 어디에 보랏빛이 숨어 있을까? 고양이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모니카의 전 애인이 말한 보랏빛 홍채를 발견할 수 없었다. 보이지 않는 빛을, 있지도 않을 빛을, 나는 왜 계속 찾으려는 것일까?
깊은숨 _p.190_ 모니카_, 김혜나 지음
소설의 주인공 파이는 그런 말을 했다. 동물원에서는 동물이 사냥을 하며 서로 먹고 먹힐 필요 없이 그저 쉬고 먹고 마시고 목욕하고 털을 가다듬으며 살아갈 수 있다고. 그들은 동물원 안에서도 야생 그대로 행동하며, 야생에서 사는 것보다 객관적으로 더 나을 것도 나쁠 것도 없다고. "그 논리에는 아무래도 논란이 따르겠지만, 파이의 말을 믿지 않으면 삶이 너무 고통스러워져......"
깊은숨 _p.216_ 비터스윗_, 김혜나 지음
나는...... 달라지겠지, 맞춰가야지, 견뎌내야지, 하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현실에 적응해나가는 내가 너무 무서웠다. 매일 술을 마시는 훈을 포기하고, 그와 함께 이루고 싶은 미래를 포기하고, 나 자신마저도 포기한 채 그저 견디는 이 삶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어디로 도망칠 수 있다는 말인가?
깊은숨 _p.251_ 레드벨벳_, 김혜나 지음
나는 그저 나와 같은 사람을 사랑하고, 나와 같은 사람과 만나고 있을 뿐인데, 내가 왜 그런 차별과 혐오를 견뎌야 하니? 그렇다고 해서 차별과 혐오가 사라지도록 나를 드러내고 싸울 자신은 없었어. 나는 사회운동가도 인권운동가도 아니야. 나는 싸우는 대신 숨는 쪽을 택했을 뿐이야. 그것이 설사 비겁한 행동이라 할지라도, 타인에게 피해와 불편을 끼치지 않는 선에서 나에게 가장 적합하고 편리한 방식으로 살아가고 싶었어.
깊은숨 _p.305_ 코너스툴_, 김혜나 지음
이 세계에서 부유하는 존재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알 때 우리는 비로소 행복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깊은숨 _p.310_ 작가의 말_, 김혜나 지음
각 단편과 작가의 말에서 마음을 움직였던 문장들을 하나씩 적어 보았습니다. 쓰면서 다시 읽으니 저의 불안정한 마음과 저의 흔들리는 지금이 많이 담겨있어서 위로를 받아요. 그럼에도 약간의 빛과 앞으로 나아갈 거라는 희망을 안고 인물들을 응원합니다. @김혜나 작가님과 저와 우리 모두를 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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