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 '나'라는 존재는 어느 누구에게서 발생한 게 아니고, 어느 누구에게 속해 있지도 않았어. 나는 그저 존재할 뿐이지. 마치 그날 바라본 친어머니의 눈처럼, 그 속에 담긴 하나의 영혼처럼, 나도 그저 존재하고 있어. 내가 잃어 버린 퍼즐 조각은 나의 친부도 친모도 아닌, 나 자신이었어. 내가 찾아야 할 존재는 오직 나 자신 뿐이라는 진실. ”
『깊은숨』 _p.139_ 아버지가 없는 나라_, 김혜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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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ra
“ 사람들 틈에 끼어 있는 동안 바깥에 있던 고양이가 안쪽으로 들어와 유유히 돌아다녔다. 고양이의 눈 어디에 보랏빛이 숨어 있을까? 고양이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모니카의 전 애인이 말한 보랏빛 홍채를 발견할 수 없었다. 보이지 않는 빛을, 있지도 않을 빛을, 나는 왜 계속 찾으려는 것일까? ”
『깊은숨』 _p.190_ 모니카_, 김혜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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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ra
“ 소설의 주인공 파이는 그런 말을 했다. 동물원에서는 동물이 사냥을 하며 서로 먹고 먹힐 필요 없이 그저 쉬고 먹고 마시고 목욕하고 털을 가다듬으며 살아갈 수 있다고. 그들은 동물원 안에서도 야생 그대로 행동하며, 야생에서 사는 것보다 객관적으로 더 나을 것도 나쁠 것도 없다고.
"그 논리에는 아무래도 논란이 따르겠지만, 파이의 말을 믿지 않으면 삶이 너무 고통스러워져......" ”
『깊은숨』 _p.216_ 비터스윗_, 김혜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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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ra
“ 나는...... 달라지겠지, 맞춰가야지, 견뎌내야지, 하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현실에 적응해나가는 내가 너무 무서웠다. 매일 술을 마시는 훈을 포기하고, 그와 함께 이루고 싶은 미래를 포기하고, 나 자신마저도 포기한 채 그저 견디는 이 삶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어디로 도망칠 수 있다는 말인가? ”
『깊은숨』 _p.251_ 레드벨벳_, 김혜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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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ra
“ 나는 그저 나와 같은 사람을 사랑하고, 나와 같은 사람과 만나고 있을 뿐인데, 내가 왜 그런 차별과 혐오를 견뎌야 하니? 그렇다고 해서 차별과 혐오가 사라지도록 나를 드러내고 싸울 자신은 없었어. 나는 사회운동가도 인권운동가도 아니야. 나는 싸우는 대신 숨는 쪽을 택했을 뿐이야. 그것이 설사 비겁한 행동이라 할지라도, 타인에게 피해와 불편을 끼치지 않는 선에서 나에게 가장 적합하고 편리한 방식으로 살아가고 싶었어. ”
『깊은숨』 _p.305_ 코너스툴_, 김혜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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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ra
이 세계에서 부유하는 존재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알 때 우리는 비로소 행복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깊은숨』 _p.310_ 작가의 말_, 김혜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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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ra
각 단편과 작가의 말에서 마음을 움직였던 문장들을 하나씩 적어 보았습니다. 쓰면서 다시 읽으니 저의 불안정한 마음과 저의 흔들리는 지금이 많이 담겨있어서 위로를 받아요. 그럼에도 약간의 빛과 앞으로 나아갈 거라는 희망을 안고 인물들을 응원합니다. @김혜나 작가님과 저와 우리 모두를 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 :)
김혜나
문장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 더 깊고 섬세한 문장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지구반걸음
“ 모든 것에 별다른 차이가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것이 하나임을 한입씩 한입씩 씹어 삼키기로 했다. 카카오 특유의 씁쓸한 뒷맛이 여전히 남아있어 나는 그것도 내안으로 함께 받아들였다.
p.221 ”
『깊은숨』 김혜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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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반걸음
환대라는 것은 이방인을 받아들이는 것.
서로를 품고 껴안는 것.
서로의 숨을 깊이 받아들여야 가능한것 .
받아들임이 쉽지않다. 결코.
하지만 계속 해야하는 것.
결국은 연결고리를 만들어 연대될 것이며
우리는 하나의 원이 되지않을까요.
시작은 받아들임이라 느낍니다.
깊은숨으로 자신을 느끼고 온전히 받아들이듯
당신까지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오늘도 라마스떼!
아린
이번 깊은 숨을 읽고.. 하나도 빠짐없이 좋았다..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특히 이번 책을 읽고 그믐을 함께 하면서 같이 읽으면 좋을 거 같은 책 2권을 빌려서 읽고 있어요.
디아워스 라는 책은 이번 책을 읽고 알게 된 책이고
에이징 솔로는 이번 모임에서 강추되고 있어서 읽고 있어요~
디 아워스퓰리처상, 펜 포크너상 동시 수상작 마이클 커닝햄의 소설 <세월>이 <디 아워스>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오늘의 어법에 맞게 번역문을 세심히 다듬고, 원제 'The Hours'를 살렸으며, 버지니아 울프의 옆모습을 실은 표지로 주제를 강하게 드러냈다.
[큰글자도서]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1인 가구 논의에서 공백이었던 비혼 중년의 삶을 조명하는 책이다. 저자는 혼자 살아가는 비혼 중 년으로서, 자신처럼 혼자 사는 40·50대 비혼 여성 19명을 만나 한국 사회에서 결혼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 외로움에 대처하고 친밀감을 만들어 가는 방법, 노후를 준비하는 여정에 관해 대화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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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린
저도 추천하자면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코로나 시기가 먼 과거 이야기 같지만 불과 몇년 전 일인데.
너무 옛 이야기 처럼 느껴지는 게 신기하긴 해요.
그 시절 다들 각자의 어려움과 힘든 시간을 견뎠을 텐데..
저도 그 시절 재택근무를 하면서 아이와 갇혀 있던 시간들이..까마득합니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자주 생각하는 건..
만약 그때가 내가 고 3이었다면 하는 생각이예요..
코로나가 빈 부 관계 없이 당할 수 있다지만. 대책이나 그런건 엄청 차이가 낫자나요..
공부를 너무 잘하거나 너무 못하거나
돈이 엄청 많았다면.. 코로나 영향과 관계가 크게 없었을 거라 생각되요...
저는 보통의 성적과 공교육에만 기대어 공부했던 처지라..
공교육이 무너졌던 그 때에 고 3이어서.. 대학에 미끄러지고 그래서 직장 선택도 힘들어졌다면...그런 생각들이요.
누구나 겪을 수 있지만 누구나 같은 영향을 받지는 않았던 코로나 시기를 종종 생각합니다.
아린
일기 日記 - 황정은 에세이작가 황정은의 첫번째 에세이집. 책에는 코로나19 거리두기 생활 속에도 피어나는 정원의 꽃들, 어린 조카가 그리고 간 낙서의 비밀을 탐구하는 작가의 모습 등 일상에서 길어 올린 에피소드부터 아동학대 사망사건, 목포항에서 본 세월호 등 사회에 질문을 던지는 두터운 상념까지 황정은의 마음 속 지도가 폭넓게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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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김혜나
여러분 안녕하세요! 한 주가 마무리 되어 가는 금요일 입니다. 어제 입추가 지나며 바람이 한결 시원해졌어요. 제가 매일 달리기를 하다 보니 날씨와 바람에 매우 기민해지더라고요. 똑같은 거리를 같은 페이스로 뛰어도 확실히 덜 지치고 편안한 게 날씨 영향이 매우 컸답니다.
동물원과 동물권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디 아워스>, <늑대의 역사> 등 제가 소설 속에 인용한 작품까지도 찾아봐 주셔서 무척 반갑고 고맙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깊은숨>으로 북토크를 할 적에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요. 소설 속에 굉장히 많은 문학 작품을 인용해 두었는데, 그중 딱 한 권만 추천한다면 어떤 책이냐고요. 그때 저는 망설이지 않고 <깊은 강>을 골랐어요. 엔도 슈사쿠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집필한 작품인 데다가 자기 문학 여정의 정점을 찍은 작품이죠. 그가 죽을 때 유언으로 자기 무덤에 <침묵>과 <깊은 강> 딱 두 권을 넣어달라고도 했다죠. 다른 책들도 제가 무척 아끼고 애정하기에 저의 다양한 작품 속에 인용 및 언급을 하였지만, <깊은 강>만큼 읽기 편하고 공감가고 깊이 있는 책이 또 있을까 싶어 이 책을 많이 추천한답니다. 하지만 이 책으로 여러 번 독서모임을 해보고 나서 사람 취향이 다 같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ㅎㅎ 특히 엔도의 대표작 <침묵>하고는 결이 완전히 달라서 실망했다는 분도 많더라고요. 그래도 저는 여전히 이 책 <깊은 강>, 추천합니다^^
오늘은 살짝 쉬어가는 느낌으로 이와 관련한 질문을 드려보고 싶어요.
Q. 죽을 때 관 속에 딱 한 권의 책을 넣을 수 있다면 어떤 책을 고르실 건가요?
자유롭게 이야기 나눠주시고, 즐거운 주말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감자쿵야
좋은 책은 있지만 아직 관속까지 넣어가고 싶은 책을 발견하지 못했어요. 그런 책들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부럽네요.
연해
너무 어려운 질문입니다. 저 그냥 전자책 갖고 들어가면 안 될...(켁, 죄송합니다) 농담이고요. 작가님이 <깊은 강>을 말씀해주셔서 이 책에도 부쩍 관심이 생겼어요. 저는 <깊은숨>을 읽으며 처음 알게 된 책이거든요(어랏? 근데 '깊은'이 같네요).
저는 <표백>을 가져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너무 좋아해서 독서모임을 진행했던 적이 있는데요. 작가님 말씀처럼 '사람 취향이 다 같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저도 깨달았어요(흑흑, 얼마나 좋은데).
참, 입추가 지나며 바람이 한결 시원해졌다는 말씀도 너무 공감합니다. 제가 오늘 산을 다녀왔는데, 바람이 시원하다 못해 살짝 춥다고 느껴질 정도였어요.
Alice2023
죽을때 관속에 넣을 단 한권의 책, 너무 좋은 질문인 것 같애요.
제 장례식에 틀고 싶은 노래 리스트 까지는 생각해 뒀었는데
왜 제가 좋아하는 책은 생각 못했을까요.
죽을 때 넣을 책이면 왠지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줬거나 저를 잘 보여주는 책이어야 할 것 같은데
떠오르지 않는것이 조금 당황스럽지만 앞으로 살아가면서 내 관속에 넣고 싶은 책을 찾아 보려구요.
그러게요 앨리스 님의 장례식 플레이리스트는 무엇일까요?
고 신해철 님께서 생전에 자기 장례식에 이 노래가 울려퍼질 거라고 하셨던 곡이 <민물장어의 꿈>이라서 그런지 돌아가시고 난 뒤 더 많이 듣게 되더라고요. 생전에 이런 노래 하나 미리 지정해두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습니다.
아린
저는, 아마 관속에는 안 들어 갈꺼 같고..
유골함 할인해서.?? 신청하는 기간이 있었는데.. 그때 쌀때 하지 뭐.. 라며 아무생각 없이 신청한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아마,, 그렇게 되지 않을까..싶긴 해요..
거기도 보니까. 아파트처럼 층층이 인데.. 가운데 층이 프리미엄이라 비싸고 양 끝으로 갈수록 점점 싸지더라고요..
죽어서도..돈이 많으면 좋은 자리에 있는거구나..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프리미엄 존 같은게 있어서..한 섹션을 다 쓸수 있는 곳도 있었는데.. 이런건 얼마나 하려나... 그런 생각도 했고요..
책은.. 글쎄.. 죽을 때 읽고 있던 책이면 좋을 거 같고,, 근데 그 미래 시대에는 종이책이 있긴 한 걸까.? 그런 생각도 드네요..
지금 말고.. 내년 부터는 5년 다이어리. 이런거 써볼까 싶고..그럼 죽을 때 그것도 같이 태워서 유골함에 넣을까? 싶기도 하고..(그런데.. 지금은 너무 먼 미래같은 생각이라.. 깊이 잘 생각이 되지는 않아요..)
혹시 이런 5년 10년 다이어리 쓰시는 분 계신지..? 좋은지 어떤지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