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의 인생책> 성현아 평론가와 [이방인] 함께 읽기

D-29
"그것이 내게 하는 인사인지 아니면 그들의 버릇인지 알 수 없었다"(21쪽)라는 대목도 '습관'이나 '버릇' 어떤 반복되는 행동양식에 관해 뫼르소가 깊이 생각한다는 인상을 줘서 밑줄 그었습니다.
이 부분을 다시보니 그렇네요~ 어머니의 죽음에도 무감각한 뫼르소가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는 깊이 생각하나봐요~ 계속 읽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뫼르소란 인물 퍼즐이 맞춰질까요~^^
계속 읽어가다보면 자신 주변 인물에 대해선 일반적으로 무관심하지만 자연에대해선 서정적인 사유를 하는 대목이 반복되는것 같습니다. 사람에 대해서도 가끔은 '내가 안해줄 이유가 뭔가?'하는 태도로 의외로 친절하게, 아니 쿨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같습니다.
읽으면서 저도 느끼긴했는데 이렇게 명확하게 설명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어렴풋하던 것이 또렷이 보이는 거 같네요 저도 어머니의 죽음이나 마리의 사랑 고백에는 시큰둥한 뫼르소가 왜 레몽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는지 신기했어요~ 그래서 뫼르소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무관심하고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는 적당히 친절한 사람이 아닐까 싶네요 그런데 이런분들은 주위에서도 꽤 보이던데^^ 뫼르소를 패륜아 느낌나게 묘사한게 신선했어요~
@흥하리라 의외로 친절하다는 말씀에 동의해요.ㅎㅎ 뫼르소가 참 입체적이고 묘한 인물이네요. 사람들에게는 다소 심드렁하지만, 자연이나 풍경에 깊은 관심을 가져서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거북별85 님과 이야기 나누다보니까 몰랐던 뫼르소의 성격들을 더 많이 알아가네요!
"지금 당장은 마치 엄마가 죽지 않은 것이나 거의 마찬가지다."(14쪽)라는 부분도 인상적이었고요.
"하늘에서 쏟아지는 빛은 견딜 수 없을 지경이었다."(28쪽) 견디기 힘들 정도로 내리쬐는 햇빛에 관한 묘사들도 반복적으로 등장한다는 점도 재밌죠!
"그다음에는 모든 것이 어찌나 신속하고 확실하고 또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는지 더 이상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29쪽) 이 대목도 좋았어요. 신속하고 확실하고 빠르고 자연스러운 그런 흐름. 우리도 너무 많이 알잖아요. 참 익숙하죠.
어떤 문장이 여러분들에게 와닿았을지 아주 궁금해요! 단어도 좋고요. 많이 알려주세요! 그리고 이유도 설명해주시면 참 좋고요. 개인적인 경험을 들려주셔도 되고요!
서로서로 얘기 많이 나눠주세요! 꼭 저를 거치지 않아도 되니까요!! ^_^!!
주인공 뫼르소는 어머니의 죽음을 목전에 두고서도 슬픔을 느끼는 것 보다 잠에 대한 욕구를 참지 않는 모습들, 어머니 장례식에 가기 위해 탄 버스에서의 졸음과 어머니 시신 앞에서,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난 후 열두 시간을 내리 잘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의 기쁨이 생경하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분명 장례식이 진행되는 장면임에도 밝고 찬란한 햇살이 내리쬐는 장면묘사가 많아서 책 뒤의 내용이 더 궁금해지네요. 뫼르소에게 어머니의 죽음이 슬프고 어둡기보다 그저 쏟아내리는 햇살처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가 궁금해요.
햇살처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말씀이 인상적이네요!! @미뇽 님께서 나눠주신 감상이 참 좋아요. '엄마 일만 아니었다면 산책을 할 수 있었을 텐데'가 아니라 '엄마와 산책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니. 뭔가 뭉클하기도 하고요ㅠㅠ! 대비되어서 뫼르소가 얼마나 비정하고 무심하고, 또 많은 것을 포기한 존재인지 알 수 있었네요. 그 덤덤함이 어디서 오는지 좀 더 지켜보도록 하죠!
저는 새움출판사 판본으로 읽고 있는데 27p에 나오는 "나는 만약 엄마 일만 아니었더라면 산책을 하면서 얼마나 큰 기쁨을 맛볼 수 있었을까 싶었다"라는 문장이 굉장히 낯설었어요, 나의 경우라면 '엄마와 함께 이곳을 산책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고 생각했을텐데 뫼르소에게는 엄마가 긍정적인 존재는 아니었던 것일까 하고 상상하게 되는 문장이었습니다.
"저 멀리 하늘 닿는 언덕까지 줄지어 늘어선 실편백나무들, 그 적갈색과 초록색의 대지, 드문드문 흩어져 있지만 그린 듯 뚜렷한 집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엄마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 고장에서 저녁은 우수에 젖은 휴식과도 같았을 것이다." 저는 이 문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제 고인이 된 엄마를 볼 수 없지만 그의 마음에는 엄마가 있어요.
저도 이부분 문장들이 참 예쁘고 슬펐어요 요양원에서 외롭지만 하루하루 일상을 살아냈을 뫼르소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어요
그러네요. 계속 엄마를 생각하고 있군요! 그의 마음에는 엄마가 있다는 말씀이 굉장히 시적이네요! 스페인의 사상가이자 철학자인 ‘오르테가 이 가세트’는 가벼운 연애 소설이나 모험 소설은 그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궁금해서 읽으며 현대 소설은(오늘날 우리가 순문학 소설이라고 부르는) 분위기 때문에 읽는다고 했다네요. (이 내용은 오르한 파묵의 책, <소설과 소설가>에 실려있습니다.^^) 아주 적은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는 소설이 오히려 ‘풍경화’와 같기 때문에 더 가치가 있다는 판단인데요! 묘사들을 옮겨주시니 그런 부분들도 생각나고요.
@성현아 인상적인 문장들(민음사 ~32쪽) 1. 쾌청한 하루가 시작되려는 참이었다. 나는 오랫동안 야외에 나가 보지 못했다. 그래서 엄마 일만 없었다면 산책하면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2. ”와서 관을 닫으라고 할 생각인데, 그 전에 마지막으로 어머님을 보겠는가?“ 나는 아니라고 말했다. 3. ”연세가 많으셨나요?“ 나는 정확한 나이를 몰라서 ”그렇죠, 뭐.“하고 대답했다. 4. 그리고 마침내 버스가 알제라는 빛의 둥지 속으로 돌아오고 그리하여 이제는 잠자리에 들어 열두 시간 동안 실컷 잘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을 때 내가 느꼈던 기쁨이었다. * ‘오늘 엄마가 죽었다.’라는 강렬한 문장으로 시작되는 첫 장을 보고 최근에 모시고 있던 외할머니를 요양병원에 보내고 마음 아파하는 엄마와 그 일이 언젠가는 엄마와 나의 일이 될까봐 걱정하고 슬퍼하는 지금의 제 상황에 맞는 소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이 소설을 읽으면서 언젠가는 맞게 될 미래의 상황을 미리 연습하고 받아들일 준비를 할 수도 있겠다 싶었지요. 그런데 위의 문장들을 보고 ‘<이방인>의 ‘나‘는 패륜아인가?‘하고 생각했습니다. 엄마의 죽음에 이토록 덤덤하고 무감할 수 있다니요. 이것이 ‘나’의 타고난 성격 때문인지 아니면 ‘나’와 엄마 사이에 있었던 어떤 사연 때문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이것이 그냥 주인공의 성격 때문이라면 이야기로서의 매력이 떨어지겠지요. 부디 제가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나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힘든 시간을 보내셨겠네요. 마음이 아프고요. 저도 같은 걱정을 하고 있는 참이라 더욱 공감이 갑니다. 패륜아처럼 보인다는 게 어찌 보면 정확한 평가인 것 같아요. 이게 이후 사건들에 영향을 주긴 합니다! 타고난 성격 때문일지도 끝까지 지켜봐 주시면 재밌을 거라고 생각해요. 더불어서 기행님께서 써주신 글들을 보니, 우리가 특히 자신과 좀 더 먼, 완전히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공감하는 일이 참 어렵다는 생각도 들어요. 저도 뫼르소에게 몰입하기보다는, 뫼르소의 생각들이 더 재미있게 느껴졌던 것 같고요. 좀 더 적극적으로 상상해야 한다는 점이 매력적이기도 했어요. 더불어서 뫼르소를 움직이는 카뮈의 그림자가 얼핏 비칠 때마다 이 소설이 재미있게 느껴집니다.ㅎㅎ
“그러나 그것은 습관 때문이었다.” 습관이라는 단어가 인상깊었습니다. 감정이 습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봤는데, 평상시에 영혼 없는 대답을 한다는 말을 종종 듣는 저로서는 습관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감정과 관계를 습관적으로 만드는 것 만큼 해이해지는 것은 없겠다 싶습니다. 제 mbti도 T라서ㅎㅎ 감정과 습관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나는 엄마를 이해할 수 있었다.” 앞서 첫 구절에 대해 설명해주신 것 덕분에, 읽는 내내 성숙한 관계에 대한 생각 밖에 없었습니다. 성숙한 관계의 시작은 이해인 것 같습니다. 이해만큼 상대를 위하는 것도 없으니까요. 저는 이 책에 대한 배경지식이 아예 없었기 때문에, 위 문장을 읽을 때까지만 해도 뫼르소가 성장한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마리, 살라마노 영감을 대하는 것을 보니 그건 아닌 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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